빅 피쉬 비룡소 창작그림책 47
이기훈 지음 / 비룡소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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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피쉬] 아주 먼 옛날 대홍수의 비밀,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지어 봐요.

 

 

아주 특이한 책이다. 글자는 없고 오로지 그림만 그려진 책이니까.

뒤표지에는 커다란 물고기와 대홍수의 비밀이라는 설명이 짧게 적혀 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땅에는 비 한 방울 오지 않고 모든 것이 메말라 갔다.

마을에서는 전사들을 뽑아 동굴 속 벽화에 그려진

물을 뿜어내는 신비한 물고기를 잡아 오게 한다.

전사들은 쫓고 쫓기는 사투 끝에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지만

이를 막으려는 동물들과의 싸움이 계속되는데......(뒤표지에서)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책, 추리력과 상상력, 논리력을 발휘해가며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야 한다. 쉬운 듯 하나 그림 속의 동작과 표정, 배경까지 꼼꼼히 살펴야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옛날 어느 나라에 가뭄이 계속되었다.

비가 오지 않아 강물이 마르고 땅은 갈라지는데도 하늘엔 햇볕만 쨍쨍 내리 쬐고 있었다.

집집마다 물통도 비었고 우물도 말라버려서 사람들은 기우제를 지내지만 하늘은 뜨거운 햇빛만 보낼 뿐이었다.

드디어 가축마저 말라죽게 되자, 신이 난건 까마귀 떼뿐이었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마을의 족장들은 회의를 했다.

그리고 전사들을 불러 모은 뒤 마을 깊숙한 곳의 동굴로 찾아 갔다.

전설적인 동굴벽화에는 물을 토해내는 신비한 물고기가 있었고, 물고기가 사는 장소가 그려진 그림지도가 있었다.

마치 보물지도를 발견한 것처럼 기쁨에 찬 이들은 물을 뿜는 신비한 물고기를 찾아 탐험을 떠났다.

전사들은 길을 가던 중에 커다란 방주를 만드는 백발의 노인을 만나게 되었다.

하늘이 맑은데 배가 무슨 소용이냐며 비웃는 전사들에게 노인은 미래를 보라고 했다.

전사들은 드디어 물이 콸콸~ 넘쳐흐르는 숲을 찾았다.

그곳에서 물을 품는 신기한 물고기를 발견하고는 즉시 그물을 만들고 활을 만들었다.

전사가 쏜 활에 맞아 물고기가 물속으로 사라져 버리자, 사람들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그물로 물고기를 잡아 버렸다.

사람들은 잡은 물고기를 가지고 의기양양하게 마을로 돌아왔다.

그러자 어디선가 코끼리, 사자, 얼룩말, 코뿔소 등의 동물들은 몰려와 물고기를 놓아주라고 덤벼 들었다. 하지만 전사들은 물고기를 더욱 꽁꽁 가두어 버렸다.

 

동물들은 하늘이 내리는 재앙을 감지했던 걸까.

치열한 전투 끝에 동물들이 포기하고 돌아가자, 사람들은 갇혀있던 물고기를 풀어 주었다. 갇혀있을 땐 물을 품지 않던 물고기가 억압이 풀리자마자 본능적으로 물을 품어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금세 물에 휩쓸려 버리게 되고 갈 곳을 잃게 되자 노인의 방주를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각종 동물들로 꽉 차버린 뒤였다.

 

엎친 데 덮치는 게 이런 걸까.

말짱하던 하늘도 먹구름이 일면서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비가 내리더니 드디어 하늘이 맑게 개었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깨끗했다.

모든 인간들과 생물들은 사라져 버렸고 오직 노인의 방주만 높은 산에 덩그마니 걸려 있게 된 것이다.

물이 가득한 세상에는 오직 새 한 마리가 잎사귀를 물고 방주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 것이다.

 

 

물이 없는 세상은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만약 가뭄이 계속된다면 우린 신비의 물고기를 찾아 떠나야 할 것이다. 물고기를 데려 와야 할까, 아니면 물고기가 사는 곳으로 이주해야 할까, 아니면 샘을 파야 할까.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 내일을 생각하지 못하는 아둔함을 잘 그려낸 그림책이다. 배경 하나, 표정 하나, 동작 하나가 모두 세밀하게 그려져 있기에 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동화책이다.

 

이 책은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내용은 조금 다르다.

같은 그림이라고 해도 그림을 보고 지어내는 이야기가 아이들마다 각기 다를 수도 있으리라.

아이들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책, 상상력을 무한 자극하는 책, 관찰력을 기르고 논리력을 기르는 책, 이런 책 정말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2009년 CJ 그림책 축제, 2010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책이다. 특히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중 단 2명에게 주어지는 'MENTION 2010'에 선정되었고, 2013년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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