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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에리카 김을 말한다 - BBK 사건 진상 파헤치기 8년 여 변호사의 육성 증언
메리 리 지음 / 진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이명박과 에리카 김을 말한다]BBK사건의 핵심은 옵셔널 주가조작, 옵셔널 8년 싸움의 진실~
BBK사건의 실체를 잘 모른다. 그저 뉴스에 나오는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에 매일 뉴스에 나왔던 사건이었으니까. 그리고 그저 돈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금융사기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 순간, 세상에 떠도는 진실은 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진실을 파헤치려면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아서 말이다.
미국에서는 경제사범들에 대한 죄가 무겁다고 한다. 권력자들도 금융이나 회계 관련 범죄가 드러나면 회복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명박과 에리카 김이 서울이 아니라 미국을 주 무대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저자는 '그랬다면, 이들은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회복불능, 재기불능이 아니었을까?'라는데.
에리카 김은 미국 이민자로서 범죄와 관련해 자격이 박탈되었지만, 미국 변호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경준의 에리카 김의 남동생이며 미국에서 명문대학을 나온 국내 한 외국계 증권회사에서 펀드매니저였다. 이명박은 당시 대권주자였다.
이명박, 에리카 김, 김경준의 공통점은 머리회전이 아주 빠르다는 점이다. 이들은 회사를 만드는 데도 선수였다. 이름만 다를 뿐인 회사를 여러 개로 쪼개는 능력이 뛰어났던 갓이다. LKeBank, BBK, MAF, EBK증권 중개 등. 이들이 만든 유령회사들은 첨단 금융 사업을 목표로 했고 회사를 여러 개 보유하게 되면 일단 그럴 듯 해 보이는 홍보효과도 있었다.
BBK사건의 핵심은 유령회사를 동원한 주가조작사기사건이다. 여기에 옵셔널은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긴 소송 중에 있다.
원래 옵셔널은 광은창투라는 작은 상장회사를 김경준 일당이 인수하면서 탄생한 것이다. 이전에 미국에 옵셔널 벤처스라는 회사를 만들었기에 마치 자회사처럼 보이려는 의도였다.
이명박이 회장으로 있는 것을 보며 처음에는 굵직한 대기업들이 투자를 했다가 이내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 회사들은 재빨리 발을 뺐다고 한다. 그러자 남매는 미국에 40개에 육박하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 이른바 유령회사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를 받으면서 재미를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당이 빼돌린 옵셔널의 돈은 10여 년 전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380억 원이 넘었다고 한다. 그것도 개미투자자들의 손해는 제외한 액수라니!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었을 텐데.
에리카 김과 김경준 남매가 이 돈을 먹고 가만히 있자 이명박 측에서 분개했다. 동업자에서 갑자기 피해자가 된 이명박은 힘으로 이들을 압박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매를 법정에 세워도 언제나 기술 좋은 남매의 판정승이었다. 하지만 계속적인 이명박 측의 힘의 압박은 불법적으로 140 억 원을 이명박의 형 이상은이 대주주로 있는 다스에 건네주게 만들었다. 당시 이명박은 대권 주자였으니까.
허울뿐인 미국의 페이퍼 컴퍼니의 대표는 김경준의 친구이거나 에리카 김의 비서였다. 이들은 에리카 김의 초청으로 한국에 여행을 갔을 뿐 범행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광은투자 인수는 겉으로는 인수합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가조작의 교두보를 얻기 위한 심산이었다. 외국회사들의 투자라는 홍보까지 담당하는 효과를 보이기도 했으니 개미투자자들의 손실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LKeBank 홍보에 나서준 이명박으로 인해 이들은 첨단금융업의 선두주자처럼 보일 정도였다. LKeBank의 주가조작으로 힘을 실어준 것도 이명박의 홍보에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EBK 증권중개는 김경준 일당의 작전을 위해 철저히 이용된 뒤 폐기된 회사다. 범죄에 활용한 이후에, 그 범죄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공중분해할 계획이었으니까. 이들은 3자 배정유상증자라는 수법으로 약탈하는 수법을 썼다. 회사의 일반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주식을 새로 발행해 파는 행위를 한 것이다. 그 제3자란 이들이 만든 미국의 유령회사들이었다.
금융당국조차도 몰랐던 사실을 일반 개미 투자자들이 알 리가 있는가.
그리고 불법 주식대여로 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미국의 유령 회사들이 인수한 주식들을 LKeBank가 빌린 다음에 시장에서 몰래 팔아 치웠다.
'3자 배정 유상증자+주식대여'는 기상천외한 수법이었다. 외국의 회사들이 달려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모습은 개미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다.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뛰어들고자 모두들 안달할 정도였다. 그리고 LKeBank의 처분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면서 돈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명박이 설립 당시부터 대주주로 있던 LKeBank는 옵셔널 주가조작의 핵심고리역활을 했다.
김경준 일당이 사기극으로 옵셔널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었다,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작은 회사에서 급성장한 회사다.
다스는 이명박의 형 이상은이 대주주로도 있다.
사건이 터졌을 때 김경준과 에리카 김은 다스에 39억 원을 건넸다. 옵셔널 주주들 몰래 회사 돈을 다스에게 함부로 건네 줄 수는 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심텍의 등장은 옵셔널 주가조작으로 인한 피해를 그나마 줄이는 계기가 되었다. 김경준 일당에게는 방해꾼이었을 테니까.
심텍은 원래 BBK에 돈을 투자했던 회사다. 하지만 투자금이 사기로 날아갈 것을 알고 이들을 형사고소 해 버렸다. 검찰의 수사, 김경준의 체포. 이명박의 재산은 가압류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루한 소송들……. BBK사건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약탈에 동참했던 LKeBank는 이들 뒤에 숨은 실세들이다.
BBK사건은 옵셔널 벤처스 코리아에서 벌어진 상장회사 약탈사건이었다. 저자는 옵셔널 벤처스 코리아의 변호를 맡아 김경준 일당의 횡령을 미국법정에서 입증해서 371억 원의 배상판결을 받아냈다.
이 책에는 BBK관련 사건일지와 주요 증거자료들, 이들의 주가조작 및 횡령의 핵심수법 등이 부록으로 있다. 누구든디 이런 금융사기 수법에 휘둘리지 말라고 말이다.
한 때 시끄러웠던 사건들 중에는 유야무야된 사건들이 많을 것이다. 흐지부지된 사건의 이면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일반인들이라면 잘 알 수 없는 것들이 나중에 회고록에서 터져 나오기도 하는 이야기들. 마주하기가 거북할 정도인 돈의 이면에 깔린 힘과 권력의 실체 이야기들.
그중의 하나가 BBK사건이 아닐까.
BBK사건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길고 지루한 싸움이지만 진실이 승리했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금융사기극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BBK사건의 두 주인공 이명박과 에리카 김. 그 진상을 8년 간 파헤쳐온 변호사의 육성 증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