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책 읽기 2 - 뚜루와 함께 고고씽~ 베스트컬렉션 인문.교양.실용편 카페에서 책 읽기 2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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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책읽기 2] 독서의 취향, 창조적 책읽기를 점검해 보는 책~

 

 

아직은 카페에서 책읽기를 해 본적이 없다. 장소를 가리진 않지만 일부러 책을 읽고자 카페를 찾은 적은 없다.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 더 잘 읽힐까. 카페에서 책을 읽으려면 일단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아서 눈치가 적은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손님이 많이 찾는 곳은 아무래도 빈자리도 없을뿐더러 오래 앉아 있으려면 눈치가 보일 텐데.

 

좋아하는 분야만 읽던 독서취향에서 벗어나 다방면의 책을 읽고 있다. 하지만 독서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기에 읽은 책이 별로 없다. 도서관이나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면 내가 읽은 책이 별로 없음을 확인할 뿐이다. 그럴 때면 탐험가의 마음이 되어 읽고 싶은 도서를 눈에 찜해 두느라 즐겁다. 영토 확장하는 광개토왕의 마음이 이런 걸까. 나의 독서 영역도 더 넓게 더 깊게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카페에서 책읽기 2>

이 책도 그래서 더 반가운 책이다. 세상은 넓고 읽을 책들은 널려 있음을 알려 주는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다른 어떤 책보다 가장 공감 가는 책이 독서에 관련된 책,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다.

저자처럼 읽은 책을 카툰으로 리뷰 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가능 할까. 단지 그림 잘 그리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할 텐데. 내용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핵심을 파악하고 간결한 압축미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유머감각까지 필요할 텐데.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고독은 전혀

외롭지 않았다.

고독은 뭐랄까,

나는 영원히

살 수 없는데

이 우주는 영원히

반짝일 것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의

감정 같은 것이다.

혼자서

고독하게

뭔가를 해내는 일은

멋지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결국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책에서)

 

김연수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의 글들은 잔잔히 읊조리는 듯해도 반전과 개성,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 있어서 좋아한다.

 

휴식이란 내가 사는 세계가 어떤 곳인지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와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쉴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나를 둘러싼 반경 10미터, 이게 바로 내가 사는 세계의 전부구나.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몇 명, 혹은 좋아하는 물건들 몇 개, 물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지만, 잠깐 시간을 내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계가 그렇게 넓을 이유도, 또 할 일이 그렇게 많을 까닭도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책에서)

 

가만히 혼자 앉아 주변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시간, 홀로 차를 마시며 주변의 관계를 반추하거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고독한 휴식의 시간이겠지.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 나의 반경도 그리 넓지 않다. 늘 가던 길을 걷고, 늘 가던 코스만 달리는 일상에 익숙해져 버린 나. 바쁘기만 한 내게도 그런 휴식, 영혼의 쉼터는 필요한데…….

 

마쓰오카 세이고,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책을 읽게 되면서 책탑이 쌓여가고 있다. 쌓여져 가는 책탑의 높이와 부피만큼, 나는 책읽기를 제대로 한 걸까. 예전의 읽기만 할 때와 지금은 분명 다르다. 느낌을 글로 적으면서 더 알찬 독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창조적 책읽기란 어떤 것일까.

저자는 다독술이 답이라고 한다.

 

독서는 너무 지나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보다는 매일일상생활에서 하는 다른 행동들처럼 그냥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독서란 어떤 옷을 골라 입는 것과 비슷합니다. 독서는 패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죠.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매일 갈아입는 옷에 가깝습니다.(책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읽고 쓰는 내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나도 일 년만 책을 읽고 글을 써보자고 결심했다. 하지만 점점 속도가 붙더니 세월이 갈수록 독서의 힘을 느끼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나에게 책 속의 세상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지구 저쪽의 세상, 우주의 이야기, 아프리카의 굶어죽는 아이들, 전쟁 이야기까지……. 정치, 경제, 주식, 부동산 경매, 미술과 음악의 세계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니까. 동화와 소설, 시와 인문학, 엽기 호러 소설, SF소설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느낌에 매일 신나게 읽고 있다. 신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 어느새 읽고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물론 처음에 가졌던 글쓰기에 대한 부담도 점점 덜고 있어서 행복하다.

매일 숙제를 하는 아이처럼 독서계획 속에서 움직이다 보니 다독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내 취향의 책이 물론 있지만 취향이 아니더라도 다양하게 읽다보니 또 다른 세계를 알아가는 매력을 느낀다. 닥치는 대로 읽기, 나도 추천하고 싶다. 다방면 독서의 장점은 상식의 폭이 넓어지고 시야를 넓힐 수 있으니까.

 

전집독서는 해보지 않았지만 세계문학전집 독서도 꿈꾸고 있다. 대하소설, 작가별 독서에 대한 로망도 있다. 언젠가는 시도하지 않을까. 아마도 설레는 마음으로 읽게 되겠지.

다방면의 창조적 책읽기, 나도 시동을 건 셈이라니, 왠지 같은 배를 탄 동료의식이 생긴다.

이 책은 카툰을 곁들인 책에 대한 이야기라서 정말 공감하며 읽은 책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말들이 쏙 와 닿는 책이다. 나의 독서리스트에 올리고 싶은 목록들이 많은 책이다.

솔직하고 발랄한 글쓰기, 그림을 곁들인 이런 리뷰, 정말 색다른 멋이 있다. 뼈 있는 한마디, 코믹한 캐릭터의 표정들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살며시 미소 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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