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심야특급
조재민 지음 / 이서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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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심야특급] 전혀 독특한 여행기, 추리소설 같아~^^

 

 

 

 

이색적인 여행기를 만났다. 다분히 주관적인 느낌이겠지만 이전에 읽은 여행기와는 분명 다르다.

아메리카 심야특급.

제목만 보고 추리소설인 줄 알았으니까. 추리소설 같은 여행기를 읽은 느낌이랄까. 읽을수록 아슬아슬, 조마조마, 벌렁벌렁이 3종 세트되어 따라다닌다. 스릴, 유쾌, 궁금증도 3종 세트되어 따라다닌다.

저자에게 말하고 싶을 정도다. "그냥 소설로 쓰시지 그랬어요. 그것도 추리소설로."라고.

 

 

 

 

첫 장면부터 충격적이다.

강가에서 목욕하다 권총강도에게 가방 채 도둑맞다니!

대낮 도심에서 벗어난 강가에서 소녀의 가족과 물놀이를 즐기다 권총강도를 만난 것이다.

애초에 낯선 볼리비아 소녀의 쪽지에 의심을 가져야 했을까.

 

-지낼 곳이 없으면 우리 집에서 자도 좋아.

 

이 한마디에 덜컥 수락을 해버리다니!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인데.

그것도 온 가족이 친 짜고 고스톱이었다니! 온 가족들이 강도짓을 모의하다니!

 

"그러게, 좀 조심하지 그랬어요."가 통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님을 익히 다른 책에서 읽은 터라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은 대목이다.

남미 여행기를 보면 단골손님처럼 따라다니는 노상강도나 도적떼들. 남부 유럽보다 훨씬 더하다. 분명 선량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여행자를 노리는 악당들도 좀 많은 나라인가.

아예 현지인들이 도둑과 짜고 여행자들을 벗겨 먹는 곳도 많다는데.

 

 

 

 

 

군제대후 오른 아메리카 여행길.

저자가 미국에 오게 된 것은 'WEST'라는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비행기 값과 생활비를 지원 받으며 현지에서 일을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뉴저지의 한 케이블 방송국에서 6개월 계약으로 인턴 생활을 시작한다.

 

저자는 아주 먼 길을 아주 오랫동안 달리고 싶어서, 아메리카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달리고 싶어서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딴다.

저자는 서툰 솜씨에 운전하다 대형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상대가 음주운전이었다는 사실로 인해 교도소 대신 병원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미국에서 받은 교통사고 보험금으로 남미여행을 시작한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쿠바로.

 

 

 

 

카우치 서핑(여행자와 현지인을 연결시켜주는 전 세계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을 통해 콜롬비아 칼리의 동갑 청년 알렉한드로의 집으로 가게 된다. 이 집 주인도 괴짜다.

자신의 집에서 레스토랑을 오픈 한다면서도 준비는 느긋한 남자다. 라틴계 특유의 느긋함과 느림의 미학을 보면서 얼마나 답답증을 느꼈을까. 집은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요리사도 오지 않고 간판도 없다. 결국 살사댄서와 함께 알렉한드로의 레스토랑 개업을 돕는다. 주인보다 더 긴장하면서 말이다.

 

 

 

 

마약에 빠진 남미 청년과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버스를 통째로 빌려 개인 자가용처럼 타고 국경을 넘는다. 게이의 집에서 카우치 서핑을 하기도 하고 소금 사막의 낭만도 즐기게 된다. 마지막에 알씨 아저씨의 돈은 그래도 너무 한 것 같은데. 물론 갚아주면 되지만......

 

 

 

 

 

 

 

길 떠나면 여행은 시작인데, 굳이 먼 길을 가겠다는 사람은 길에 대한 욕심이 많은 걸까. 아니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듯이 잃어버린 길을 찾으러 가는 걸까.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길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본능인가 보다. 길 위를 걷는 일에 지치지 않으니 말이다. 자꾸 하다 보면 습관을 넘어 여행도 중독인 게야.

여행기를 읽다가 보면 장소보다는 만남에 더 관심이 간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까. 그곳의 인심은 어떨까.

 

 

 

길을 따라가고 국경을 넘는 남미 여행기이지만 나도 이런 여행은 권하고 싶지 않다. 소설을 쓰듯, 영화를 찍듯 스릴은 있지만 주인공은 찌질하거나 대범해야 하니까. 하지만 책을 추천이다. 재미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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