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발랄 맛있는 남미 - 상
이애리 지음 / 이서원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엉뚱발랄 맛있는 남미, 상] 낯선 남미로의 여행, 맛있는 외출이야!^^

 

매일 집을 나서 길을 걷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마치 엄마 뱃속에서 나와 첫 울음을 울 때 인생이 시작된 것처럼.

인생이 나그네길이라면 우린 길 위를 걷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어차피 가는 길이라면 부딪히고 깨지더라도 오늘은 색다른 길, 이전과는 다른 걷고 싶은 길을 가고 싶다. 비록 그곳이 낯선 도시, 먼 이국땅일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떠나는 먼 여행들.

23살의 휴학생, 6개월의 뉴질랜드 어학연수를 마치고 영어보다 바디랭귀지만으로 친구를 사귀는 특별한 재능을 발견했다는 저자 이애리.

그녀는 1년 간 500만원을 모아 무작정 남미로 갔고 278일 동안 6개 나라를 돌아다녔다.

이 책은 카우치 서핑, 우핑, 봉사활동, 길거리 장사까지 하면서 체험한 그녀의 발랄하고 맛있는 남미 여행기다. 그녀가 간 곳은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 이였다.

 

커피의 나라 콜롬비아.

처음에는 한국인 배낭 여행자들을 만나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물론 나중에는 나 홀로 여행을 하게 되지만.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비둘기 똥을 머리에 맞다니. 비둘기가 얼마나 많으면 머리에까지 떨어질까. 나도 비둘기 똥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는데……. 주차할 곳이 없어서 소나무 밑에 대놓으면 영락없는 비둘기 똥 세례다. 차량 변색의 주범인 똥을 물티슈로 닦아내지만 마음은 영 찜찜했는데.

보고타에서 오물보다 더 심한 세례는 소매치기 일당들이 벌이는 침 세례다. 친절하게 닦아주는 척 접근해서는 귀중품을 소매치기 한다는데……. 더럽고 무서운 나라인 걸. 하지만 세계 어디를 가도 나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있으니 언제나 조심할 밖에.

 

납치와 마약으로 유명해서 왠지 무섭고 두려운 나라, 하지만 친절하고 정 많기로 유명한 나라였기에 저자는 용기를 내어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가이드 없이 나 홀로 여행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지만 의외의 사교성을 발휘하며 낯 선 거리에 익숙해져 간다.

마음을 열면 세상은 그렇게 들어오나 보다.

마음속의 두려움을 걷어낸 저자에게 전에 없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리에서 만난 남미의 젊은이들에게 Hola(안녕)라는 한마디에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메일주소도 교환하게 된다.

 

콜롬비아의 대표적 명소의 하나인 엘페뇰이라는 산봉우리.

엘페뇰 전망대 입장권이 아까워 오르지 않고 구경만 하다니. 나라면 커피를 줄이고 봉우리에 오를 텐데……. 봉우리 위와 아래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해도 오른 만큼의 색다른 느낌은 있을 텐데.

에콰도르

에콰도르 암바토 주에 속한 작은 시골마을인 살라사키에서의 교사로 봉사생활을 시작한다.

불편한 잠자리, 멀건 수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영어수업이라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교사들과의 교류는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각자 개성이 있으니 싫은 사람, 좋은 사람이 생기나 보다.

자원 교사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원 봉사를 신청하고 먼 이국으로 날아온 사람들이다. 교육에 관심이 없는 가난하고 외진 지역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보겠다는 열정으로 찾아온 사람들이다. 가르치는 일에 적응해가는 과정, 마지막 눈물의 이별식까지의 기록에서 저자의 열정과 따뜻한 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페루에서의 일, 맛잇는 남미 음식 레시피들…….

가이드 없이 나 홀로 하는 여행자들을 보면 그 용기가 정말 대단해 보인다. 삶이 길 위를 나서면서 시작한다지만 장소가 다르면 느낌도 새롭겠지. 그것도 나 홀로 여행이라면 자신을 더 잘 볼 수 있으리라. 하지만 설렘보다는 낯섦에 대한 긴장과 불안의 강도가 더해서 동네처럼 활보하진 못할 텐데……. 역시 익숙해지면 다른가 보다. 저자는 무작정 떠난 278일 간의 남미 여행이 맛있고 유쾌했다는데......

바디랭귀지. 어디에서도 말의 능청을 떨 수 있고 말이 안 되면 몸으로도 수다는 떨 수가 있다. 몸 언어가 만국공통어라는 말이 달리 붙었겠는가.

길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 세상은 간만큼 내 것이 된다는 말에 모두 공감한다. 고생이더라도 겪어봐야 내 것이 되는 것들이라면 고생은 즐거운 추억으로 빛을 발할 것이다.

삶은 오늘도 길 위로 나를 떠밀고 있다. 낯선 도시가 아닌 친숙한 거리 위로.

걷기 시작하는 순간 시작하는 여행길에서 삶을 돌아보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겠지. 먼 여행을 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