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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잠긴 약자를 위한 노트
김유정 지음 / 자유정신사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슬픔에 잠긴 약자를 위한 노트] 감정과 삶에 대한 해석
표면적으로는 이성적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실재로는 감성에 충실할 때가 많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만큼은 아니지만 마음이 흔들릴 때는 감정의 기복을 느끼기도 한다. 마음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는데 이성적인 시간은 그렇게 빨리 흘러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기도 한다.
약자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절대 강자인 것도 아니기에 약자를 위한 감성노트가 궁금해진다.
슬픔에 잠긴 약자는 아니지만 슬픔 가득한 약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지 궁금한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118/pimg_726971195957048.jpg)
저자가 해 놓은 삶의 감성적 분석에는 이런 감성들이 들어 있다.
초라함, 아름다움, 설렘, 욕망, 혼돈, 불안, 흔들림, 중압, 자기모순, 슬픔, 격정, 순수, 허무, 상심, 민족, 불일치, 외로움, 느낌, 고갈, 변심, 감성 대립, 감성 나침반, 휴식, 감성 존재, 무력, 불안의 이유, 망각을 위한 연습, 감정과 감성, 경멸, 인내, 불확실성, 희생, 흐릿함, 조화, 경이로움, 그리움, 호기심, 치장, 시기심, 우아함, 미소, 숭고함, 착각, 변심........
이렇게 많은 감성들이 내 안에 있는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저자는 이러한 감성들에 대한 분석을 시처럼, 수필처럼 풀어 놓아서 읽기가 편하다.
우리 삶은 이성이 아닌 감성에 의해 지배된다.
이성은 감성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책에서)
하루에도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때로는 기복이 심한 날도 있을 지도 모른다. 슬픔, 기쁨, 만족, 불안 등이 한꺼번에 불어 닥치는 날은 정신이 혼미하지 않을까.
이성적이고 싶지만 감성은 이성보다 한 발 앞 설 때가 많다. 가슴으로 하는 감성이 머리로 하는 이성보다 앞서다 보면 힘이 들 때도 있고 합리적이지 못할 수도 있으리라. 그래도 머리보다 가슴이 앞서는 건 너무나 자연적인 현상일 텐데…….
초라함.
초라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누군가로부터 간파당하지 않아야 한다. 간파 당하지 않으려면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중략) 타인의 감성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질서 속의 규칙성을 찾아야 하는 데, 이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물론 지속적이지 않지만 의외로 쉽게 발견되기도 한다. (책에서)
초라함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그러니 얼굴에 미소를 띤 당당한 목소리,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몸짓으로도 초라함은 사라질 것이다.
자신의 주변을 벗어나 변화 있고 역동적인 삶을 사는 것도 초라함을 벗어나는 일 일 것이다. 주변을 잘 정리하고 깨끗이 하는 것도 초라함을 벗어나는 방법일 것이다.
아름다움.
인간 일반은 자신을 초월하는 것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느낀다. (중략)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아름다움의 대상뿐 아니라 주변 많은 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책에서)
아름다움의 관점이 언제나 일치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은 늘상 변화해왔다. 패션 트렌드만 봐도 한때는 추하다고 여겼던 것이 지금은 아름답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미에도 상대성의 원리,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니까.
아름다움은 강자의 특징이라면 초라함과 추함은 약자의 특징일 것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118/pimg_726971195957072.jpg)
욕망.
즐거움은 중독성을 갖는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중략)
자신의 삶으로부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불평하는 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원하는 것은 즐거움이 아니라 더 큰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책에서)
작은 즐거움에 만족할 줄 아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생각한다. 소소한 즐거움에 감사하는 것이 삶을 윤택하게 함도 생각한다.
작은 것에도 즐거움을 찾는 자가 强者요. 더 큰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자는 弱者임도 알고 있다.
작은 것일지라도 만족하며 기쁨을 발견한다면 강자의 입지를 가지겠지만 불만족하고 슬퍼만 한다면 약자의 위치에 있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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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만족 시간은 길고 약자의 만족시간은 짧다는 말에 공감이다.
보통 약자는 어려움에 부딪히면 의지를 변화시키고 의존적이 된다. 상황이 바뀔수록 불안해하는 것도 약자의 특징이다. 판단에 중심이 없고 오락가락 하는 것도 약자의 특징일 것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진정한 강자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도 강자의 마음이다. 매사에 감사하는 것도 강자의 마음일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즐거운 것은
소리 내어 웃을 때보다
소리 없이 미소 지을 때이다. (책에서)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118/pimg_726971195957069.jpg)
세상엔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을 것이다.
때로는 약자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강자이기도 하겠지.
민낯 그대로의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대체로 강자의 감성을 지닌 것 같다. 다분히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머리 아플 일도, 슬플 일도 없었고, 하루의 삶에 충실했다는 결론에 이르렀기에 말이다.
혹시 무의식 깊숙이 담아내지 못한 날 것 그대로의 감성이 있으려나. 하지만 그건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세계의 것인 걸.
책을 읽는 동안은 다양한 감성들을 대하는 시간이었다.
약자에서 강자로 가는 길 안내자를 만난 시간이었다.
감성에 대한 삶의 태도를 분석한 책, 의외의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