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미 비포 유 Me Before You]눈물 샘을 건드리는 로맨스 소설, 헐리웃 영화로~~

 

 

 

예전엔 잘 나갔던 사지 마비된 부유한 남자와 평범하고 가난한 젊은 여자 간병인의 조합은 미묘한 느낌을 준다. 손조차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남자와 그를 돌봐야 할 의무를 지닌 여자, 그들의 공간은 폐쇄적이고 그들의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로맨스에 빠질 것이라는 추측은 당연해 보이는데…….

 

남자와 여자가 같은 공간에서 매일 만나고 부딪치다 보면 고운 정 미운 정까지 들게 될 텐데……. 무인도에 불시착한 남녀의 로맨스가 확률 100%의 결실을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사랑에 빠졌다.

 

 

책표지에 나온 이 말이 달콤한 로맨스가 아님을 예고하고 있어서 슬픈 감정을 준비하고 읽었다고 할까. 언제 어디에서 눈물이 터지려나. 기대되기도 했는데…….

 

 

 

한때 성공한 남자의 표본이었던 윌 트레이너.

과거의 그는 세상 무서울 것 없고 세상에 꺼리길 것 없던 현명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전직 천재 경영인, 전직 스카이다이버, 스포츠맨, 여행가에 멋진 애인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완벽한 남자였던 그는 하루아침에 추락하게 된다.

모터바이크 사고를 우연히 당하게 되면서 각본에도 없던 전혀 다른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남이 낸 사고의 희생자가 되어 억울하고 비참한 생을 살게 될 지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윌은 그 사고로 척수외상이 오면서 온 몸에 사지마비가 오고 아무리 노력해도 더 나아질 가망이 없음을 알게 된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수록 인간은 더욱 예민해지고 까칠해지고 소심해 지는 걸까.

윌은 이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늘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 근육마비를 막고 통증을 막기 위해, 다리의 울혈이 생기지 않기 위해, 뼈가 뒤틀리지 않기 위해, 6개월마다 끔찍한 병원 치료도 받아야 한다. 더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이, 단지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매일 남의 손에 의지해 살아야 한다. 윌은 전혀 예상 못한 인생행로를 생각할 때마다 그 좌절감에 민감해지고 까칠해지는데…….

이럴 때 자존심 강한 남자의 선택은 무엇일까. 누구나 그 상황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텐데…….

 

 

별다른 특색 없는 26살 루이자. 그녀는 일하던 카페에서 잘리고 직업을 찾던 중 6개월 한시적인 간병인으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사지마비환자의 말 상대와 그의 수족처럼 대해주고 다치지 않게 보살피는 보조 간병인 정도라는 설명에 쉽게 생각해 버린다.

할아버지가 병을 앓게 되면서 엄마가 직장을 그만 두게 되었고 여동생마저 아기를 낳아 집에 있으니 루이자가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인 셈이다. 집안 사정이 그러하니 루이자는 쉴 처지가 아니다. 더구나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면 더더욱 가릴 처지가 아니다.

 

 

예전에는 완벽 맨 이었다면 지금은 스티븐 호킹을 닮은 남자인 윌. 늘 자신감에 찼던 그였지만 지금은 삶의 의미마저 잃은 남자다. 그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이 생겨나게 될까.

 

 

 

꽉 막힌 공간에서 다루기 힘든 환자를 간병한다는 게 쉽지가 않은 루이자는 딱 6개월만 버텨보자고 스스로를 달랜다.

옛날 영화를 본 적도 없고, 자막 처리한 외국영화를 본 적도 없는 그녀가 윌과 함께 옛날 영화나 자막 처리된 외국영화를 보게 된다. 생전 처음으로 말이다.

그리고 취미, 여행, 즐겨가는 장소, 꿈꾸는 직업,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을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돈 벌기에 급급했던 자신의 삶을.

그리고 루이자는 윌을 통해 자신이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게 되고, 윌을 통해 꿈과 희망도 갖게 된다.

 

윌과 함께하는 삶이 조금씩 즐거워지려는 찰나에 우연히 알게 된 소식은 그녀를 힘들게 한다.

예전에 윌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을 시도했고 그 이후로 6개월의 시한을 두고 삶의 의욕을 지필 수 있을 지 가족들과 합의하에 테스트 중이라는데…….

윌의 자살시도를 몰랐던 루이자는 그가 생존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한다. 그리고 그를 위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게 된다.

자존심이 강했던 윌리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티격태격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점점 물들어 버리는 사랑 이야기다.

사랑의 시작과 전개는 예상되나 결말은 반전이 있는 소설이다. 확실히 충격적이다.

 

읽다 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폭풍의 언덕> 같은 격렬한 전쟁 같은 로맨스를 떠올리게 되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제인 에어>같은 자존심 강한 여자의 신데렐라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고전의 로맨스 소설이 조금씩 들어간 느낌이 들게 하고, 읽는 속도감은 추리소설을 능가한다고 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눈물 뚝뚝 흘리며 읽는 소설이다.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다는데, 어떻게 만들어질 지, 주인공은 누가될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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