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아가리 - 홍세화, 김민웅 시사정치쾌담집 울도 담도 없는 세상 2
홍세화.김민웅 지음 / 일상이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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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아가리] 민주주의를 위한 아고라 광장에서의 정치 토크~

 

 

말 많은 세상이다. TV에서도, 인터넷에서도, 스마트폰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말의 홍수 속에 매일을 살고 있다.

말이 주는 선동과 혼란을 싫어해서인지, 아니면 행동은 없는 말 뿐인 사람들에 질린 때문인지 말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그렇다고 침묵이 금이라고 믿는 것도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고 꼭 해야 할 말은 해야 바보 취급당하지도 않는 세상임도 알고 있다. 독설가는 싫어하지만 평소에는 담아 두었던 말을 한 번씩 내뱉으면 정곡을 콕콕 찔러대는 사람에 매력도 느낀다. 허접한 말들이 떠도는 세상이라서, 그저 시끄러운 게 싫어서 뉴스도 잘 보지 않는 편인데…….

 

무관심은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일까. 눈 뜨고 귀 세우고 입 열려니 혼동과 혼란 속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일까. 무엇이 선량이고 무엇이 위선일까.

열려라 아가리.

권력의 모순과 위선에 대해 여기저기서 힘차게 떠들지 않으면 세상은 변할 수 없다. '아가리'는 '입'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우리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어느새 천대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민중의 입은 아가리고, 권력자의 입은 말씀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는 공동체의 공적 가치에 대해 치열하게 아가리를 열었던 현장이었다. 그러니 아가리 없이 아고라 없고, 아고라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 (책표지에서)

 

홍세화 김민웅의 시사정치 토크는 어떨까.

한 때 파리 망명 생활을 했던 언론인 홍세화와 목회자이자 언론인인 김민웅의 토크를 들어보고 싶다.

말이 홍수를 이루는 세상이지만 설마 이들의 말조차 그저 유영하진 않겠지.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통진당과 이석기 사태다.

진보의 필요성을 알지만 종북적인 진보의 등장은 국민을 어이없게 만들었기에 개인적으로도 아쉽고 실망이다.

노동자와 약자들의 기대를 안고 시작한 통진당은 내부에서의 폭력성과 패권주의로 자멸하게 되었다. 이들이 과연 진보정당이었는지조차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주체적인 성찰 노력이 없다면 아마도 회복은 불가능 하지 않을까.

 

저자들은 통합과 연대의 문제부터 직설한다.

개인적으로도 통합에 대한 의구심, 진정성에 대한 불안이 많았는데…….

 

단순히 대선과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이유로 통합이 강조되어선 안 됩니다. 자신들이 지켜내야 할 기본적인 가치와 의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대선과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야권이 통합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오로지 통합만이 강조되면서 대중의 구체적인 삶의 현실과 당면과제에 관해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책에서)

 

진보 정당의 통합과 연대는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그들이 빠진 꼴이다.

저자들은 진보진영의 실력에 대한 반성도 꼬집고 있다.

 

미셸 푸코의 경우 <감시와 처벌>에서 감옥의 탄생, 감옥의 현실, 처벌의 종류, 사법제도와 권력의 관계까지 심층적으로 연구했다고 한다. 근대화 과정에서 감시와 처벌이 자리 잡게 되면서 가정, 학교, 병원, 공장 등도 사실상 유사한 구조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동료와 후배들을 모아 감옥감시대를 꾸리며 현실 비판의 힘을 기르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진보 정당은 현실에 대한 연구에서 너무 안일한 자세로 임하지 않았는지 지적한다.

저자들은 이석기 의원의 경우에도 과거 사고방식에 얽매여 비현실적인 발상을 함으로써 현실과 동떨어진 하게 된 것이 문제라고 직설한다.

진보 지식인과 진보 언론인이라면 응당 현실과 사실에 기초하여 연구와 토론을 했어야 하며, 거기에 따른 비판이 있어야 했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무관심과 담론불능이 본질을 놓치게 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업자득의 길을 택한 진보당의 우둔함은 회복불능의 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진보 정당의 연대는 세력이 아니라 의제의 통합이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개인적으로도 서로의 꿍꿍이를 감추고 연대니 통합이나 하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 대선에서, 총선에서 승리하고 나면 분열과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철저한 이해타산의 파워게임에서 누가 양보할까. 권력 앞에서 서로에게 양보란 있을 수 없는 일일 텐데.

각자가 부족함과 허점투성이인데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도 좀 더 세련된, 진정 약자의 편이 되어 줄 진보정당은 나올 수 없을까. 무리한 기대일까.

이들의 정치토크에는 이런 것들도 있다.

박근혜 정권의 거짓공약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의 실천가능은 거짓공약이었다.

사회적 모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삼성을 욕하면서도 삼성에 열광하는 현실을 바꿀 수는 없을까.

대선 결과와 통진당 사태, 진보 세력에게도 책임이 있다.

현실에 관심을 갖고 지평을 넓혀 나간다면

…….

 

저자들은 상식이 무너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정치인들을, 정책실현을 감시하며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국민행복시대를 원한다면 입을 열고 생각을 말하라고 촉구한다.

 

이 책은 권력기관의 대선공작 실체,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들, 사회복지, 교육환경, 시민과 언론의 역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근본적인 성찰을 담은 시사정치 토크다.

사실과 본질에 무게중심을 두고,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입을 열라는 말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현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게 사실이어서 뜨끔하기까지 하다.

민주주의의 주인은 시민이라는데, 주인의식이 부족한 것만 같아서 반성을 하게 된다.

중심을 잡고서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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