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선비 나가신다 - 조선 최대 백과사전 편찬기 샘터역사동화 3
한정영 지음, 강영지 그림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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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선비 나가신다] 실학자인 서유구, 조선 최대 백과사전을 만든 열정, 감동이야~

 

 

조선에서 실사구시와 이용후생을 외치던 실학자들이 당대의 권문세족이었다면 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힘을 가진 자가 주도적으로 백성들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애썼다면 조선의 국력도 튼튼했을 텐데…….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늘 그런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건,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조선시대 실학자인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놓은 역사동화를 만났다.

 

 

 

 

역사시간에 이름만 알던 서유구(1764~1865)

그는 목민심서를 쓴 정약용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학자다.

<조선왕족실록>에 64회, <승정원일기>에 1273회나 이름이 나올 정도로 학문적 성과나 지위가 대단한 사람이라는데.

 

 

 

 

 

이책에는 그의 가족들인 아들 서우보, 아버지 서유구, 형수인 빙허각 이씨 등이 나온다.

 

서우보는 암행어사가 되고 싶었으나 아버지가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 바람에 농사일을 배우는 게 불만인 아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일을 묵묵히 배우며 돕는다.

 

 

서유구는 숙부가 유배되자 종3품의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임원경제지>라는 백과사전을 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미쳤다는 비난을 해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기에 묵묵히 최선을 다해 글을 남긴다.

 

 

빙허각 이씨는 우보의 큰어머니로 글 솜씨와 바느질 솜씨가 뛰어나 시어머니의 배려로 <규합총서>라는 생활 경제 백과사전을 쓴다. 물론 임원경제지에도 도움을 준다.

 

 

책에서는 퇴비로 쓰기 위해 삭히는 과정이 나와 있다. 서유구는 그 과정에서 오줌 맛을 직접 맛보기도 한다. 보리알을 많이 맺게 하려고 아들에게는 닭똥을 모아 삭히라고도 한다.

하찮은 벼슬아치들도 하지 않는 일을 한다느니, 미쳤다느니 하는 소리를 듣지만 개의치 않고 농사에 대한 연구를 해나간다.

 

그리하여 그는 글쟁이 농사꾼, 책을 쓰는 농사꾼, 농사를 연구하는 선비가 되어 간다.

 

 

 

 

한때는 높은 벼슬을 했지만 직접 농사를 지었고, 신분이 낮은 사람에게 배울 것도 있다면 서슴지 않고 가르침을 받았고, 그렇게 해서 익힌 것들을 책으로 남긴 사람이다.

 

 

서유구가 방대한 양의 <임원경제지>를 쓰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할아버지 서명응의 영향을 받았던 서유구.

할아버지도 영조와 정조 시대를 살면서 천문과 농업에 관한 책인 <보만재총서>를 남긴 학자다.

아버지 서호수도 이조판서까지 역임한 고위관료다.

그의 형수 빙허각 이씨는 가정 백과사전인 <규합총서>를 썼다.

<규합총서>는 <임원경제지>를 쓰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글 쓰는 집안에서 자라 글쓰기 훈련을 받았던 서유구.

성균관 유생시절을 지나 과거에 급제 후 정약전과 함께 초계문신으로 발탁되어 규장각 생활을 한다.

그는 규장각에서 수많은 책의 저술과 책 교정 등의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작은 아버지가 역적모의에 가담했다는 누명을 쓰고 유배된다. 그래서 스스로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농사를 짓게 된다. 그는 손수 농사를 짓고 연구하며 그 경과를 글로 남기게 되었는데, 이 책은 그 결과물이라고 한다.

 

 

 

 

조선의 백과사전이라는 <임원경제지>에는 무엇이 있을까.

임원이란 숲과 동산이란 뜻이다. 시골이라는 의미다.

이 책에는 농촌에서 알아야 할 지식을 크게 16개 분야로 나누었다.

농업, 생물학, 의학, 예술, 경제, 수학, 천문, 식품, 음악을 골고루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는 채소와 약초, 꽃과 난초, 부녀자들의 옷감 짜기와 옷 만들기, 풍년과 흉년을 예측하는 천문학, 가축 기르기, 양봉, 사냥, 물고기 잡이, 요리, 집짓기, 몸보신과 건강, 병의 치료, 향촌의 의례와 행사,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문화생활, 좋은 집터 잡는 법, 경제와 상업 활동 등이 기술되어 있다.

총 113권으로 된 방대한 백과사전이다.

 

 

 

그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책이 무려 900여 종이었다니 놀랍다.

 

사농공상의 신분제가 엄격하던 시절, 선비라면 농사지을 일이 필요 없었을 텐데…….

오히려 구차하게 보이거나 미친 사람 취급 받았을 텐데......

체통을 중시하던 시절에 겉치레를 버리고 백성들의 실속을 챙기며 연구하는 것이 그의 숙명이었을까. 그에게 정치적인 실권이 주어졌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유구는 사대부의 일상과 생각을 개혁시켜서 국가 경제와 문화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고 이를 실천해 보인 실학자다. 백성들의 실제 생활 향상을 바랐던 학자의 양심, 끈질긴 집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

창조경제의 시대에도 이런 실사구시의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이들을 위한 역사동화지만 이름만 알던 실학자의 열정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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