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그만 벌기로 결심했다 - 더 행복해지기 위한 인생 실험
김영권 지음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나는 그만 벌기로 결심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 내 영혼을 채우는 경제학.

 

動과 靜, 일과 놀이, 돈과 시간 중에서 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어느 쪽을 가야 할까? 어느 하나를 버리고 선택할 수는 없는데…….

때로는 노후를 편하게 살려고 젊음을 불사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순간을 즐기면서 살기도 하는데…….

어느 한 쪽을 고른다는 것은 너무 치우친 선택이 아닐까.

애당초 정중동을 지키며 중용으로 살 수는 없는 걸까.

저자는 인생의 전반전에서 動과 일, 그리고 돈에 초점을 맞추어 살다가 인생 후반전으로 들어서면서 靜과 놀이, 시간에 초점을 맞춰 살기로 하고 언론사를 박차고 나온다.

그의 이른 은퇴는 인생 2부를 더 행복하게 살려는 인생실험이라는데…….

 

저자가 말하는 6덜2더. 6 less 2 more.

어쨌든 덜 쓴다는 건 지구의 자원과 생태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실천이기에 공감과 박수를 보내면서도 살짝 걱정이 된다.

평소의 씀씀이를 버릴 수 있을까. 과연 청빈한 생활을 버텨낼 수 있을까.

 

그의 행복한 실험내용은 이런 거다.

한 달 120만 원으로 평생을 살기. 국민연금이 나오는 시점에서는 연금만으로 살기.

산골로 내려가 꼭 하고 싶은 일, 꼭 해야 할 일만 하며 살기.

스스로 이런 삶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잘 견디며 충만한 행복감을 누릴까.

 

삶에서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기울이고 있는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 무가치한 일에 시간과 능력을 탕진하면 인생이 녹슬어버린다. 쇠만 녹이 스는 것이 아니다. 인생에도 녹이 슨다. -법정스님(책에서)

 

드디어 저자는 만 50세에, 총 재산이 5억 2000만 원이 되는 시점에 직장을 그만 둔다.

집을 판 4억 1000만 원과 꾸준히 모은 돈 1억 1000만 원을 가지고 재무 설계를 한다.

시골에 집과 땅을 마련하느라 1억 8000만 원이 들어가고, 2억 5000만원으로 오피스텔 2채를 사서 임대 수입으로 매 달 120만 원이 나오게 한다. 그 매달 120만원이 저자와 여동생의 생활비가 될 것이다.

아들 학자금으로 5400만 원 , 귀촌 준비와 1년간의 하프타임 비용으로 1600만 원, 아들과의 배낭여행비 1000만 원, 비상금 1000만 원으로 나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처럼 살 것이 아니라면, 법정 스님처럼 살 것이 아니라면 자발적인 가난에 대한 도전이 무모하지 않을까 싶은데.

 

자발적 가난은 물질적 풍요 대신 마음의 풍요를 선택하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에 홀려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는 것이다. 문명 대신 자연, 이성 대신 감성, 머리 대신 다리, 경쟁 대신 조화, 빠름 대신 느림, 승부 대신 놀이, 라이벌 대신 친구, 적대신 이웃, 기계 대신 생명, 글로벌 대신 로컬, 도시 대신 마을, 시장 대신 자급, 아스팔트 대신 흙, 식탁 대신 밥상을 선택하는 것이다. (책에서)

 

단순하고 소박하고 적당한 삶이 갑자기 가능하게 될까.

'어느 정도까지만' 쓰고 만족하기가, 적당한 수준에서 정지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오랜 세월동안 몸에 밴 습관들을 무시하지 못할 텐데…….

오랜 세월 꿈꿔온 것이라고 해도 실상은 다를 텐데.

 

책에는 극단적이긴 해도 마음부자의 삶이 나와 있다.

노 머니 맨과 노 임팩트 맨의 실험 이야기가 극단적이긴 해도 지구를 생각한다면 공감 가는 이야기다. 쓰지 않고도 사는 법이 과거로의 후퇴가 아닌 행복을 위한 전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푼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경제학이기도 하니까.

 

먹는 것, 다 먹으면 사세요.

냉장고, 텅 비면 넣으세요.

신발, 다 닳으면 사세요.

생활용품, 다 쓰면 사세요.

옷, 다 떨어지면 사세요.

책, 빌려 보세요.(책에서)

 

아끼고 누리고 나누자는 말에 공감한다.

돈을 벌기 위해 자질구레한 일까지 하면서 시간 낭비, 돈 낭비를 한다는 말에도 절감한다.

돈 없이 누릴 수 있는 것도 많다는 것에도 공감한다.

그래도 움직이는 것이 모두 돈 일 텐데…….

 

한 달 120만원으로 살기?

시골이라서 가능할까? 만약 도시라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돈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세상, 돈 없으면 굴러가지 않는 세상에서 보통 각오가 아니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어쨌든 덜 벌고 덜 버리고 덜 사고 덜 쓰고 덜 움직이는 심플 라이프를 결심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은데, 아무튼 대단한 사람이다.

월든 호수가의 소로처럼 자급자족, 청빈한 삶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자의 소원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건, 분명 남과는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읽은 <누가 지구를 죽였는가!>에서는 소비의 해악이 지구를 멍들게 하고 지구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다고 했는데…….

여러 책에서도 소비를 줄이고 검소하게 사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라는 글들이 많아서 이런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 된다.

지구의 자원과 환경을 살리는 것도 덜 쓰는 것이라는데,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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