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완성하는 미술관 - 10대의 정체성, 소통법, 진로, 가치관을 찾아가는 미술 에세이 사고뭉치 6
공주형 지음 / 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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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완성하는 미술관] 그림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나를 완성해 갈 수 있을까?

 

 

부제가 '10대의 정체성, 소통법, 진로, 가치관을 찾아가는 미술 에세이'다.

자아의 정체성 찾기, 소통법 발견하기, 함께 성장하기, 가치관 완성하기를 주제로 삼아 그림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처음에 나오는 화가는 발라동이다.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 <부기발에서의 춤>, <머리를 땋는 소녀>에서 모델을, 툴루즈 로트레크가 그린 <수잔 발라동>에서 모델을 한 여인이 발라동이다.

르누아르의 그림에서는 해맑고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로트레크의 그림에서는 삶의 공허함을 달래는 초라하고 찌든 여인으로 그려져 있다.

어째서 대상은 하나인데, 표현은 서로 상반되는 걸까.

 

"그림 속 나는 현실보다 아름답다. 하지만 그 모습이 진짜 나의 모습일까."(책에서)

 

자신의 모습을 르누아르처럼 더 아름답게 그린 것도 아니고, 로트레크처럼 더 나쁘게 그린 것도 아니다. 자신의 모습을 담담히, 있는 그대로 그린 <자화상>은 고단한 화가로서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할까.

발라동의 <자화상>에는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오롯이 담은 솔직함이 묻어난다.

화가 드가도 인정했다는 발라동의 그림들을 보면 그녀의 그림은 진솔한 편이라고 할까.

지독한 가난을 견디기 위해 곡예사를 하기도 할 정도로 자유로운 영혼, 의지의 화가이기도 했던 발라동. 모델에서 연인으로, 그리고 화가로서의 그녀의 삶은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인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은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 그게 행복의 시작이기도 하겠지.

 

조선시대 선비화가인 윤두서는 명문가의 종손이지만 서민들의 생활을 그렸던 화가다.

윤두서의 <자화상>에는 머리와 귀가 없이 얼굴과 수염만 그려져 있다.

눈, 코, 입, 수염 한 올, 얼굴 표정까지 살아있는 생동감, 입과 눈에는 다부진 의지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 초상화 중에서 최고로 평가받으며 국보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세심한 관찰을 한 다음에 그림을 그리기로 유명했다는 그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풍속화를 주로 그렸다.

남인 출신의 한계, 명문가의 종손이라는 처지는 벼슬길에 오르기가 힘들게 했겠지. 글과 그림을 사랑한 집안의 분위기도 그에게 책읽기와 그림 그리기로 소일하게 했겠지.

어쨌든 신분차이가 엄격한 조선사회에서 명문가의 양반이 서민들을 대상으로 풍속화를 그렸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낮은 신분의 사람들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도 느껴지니까.

 

박수근의 그림들.

가난한 화가의 부유층 소녀에 대한 상사병 앓이로 유명한 박수근.

애틋한 짝사랑에 대한 결실이 그의 그림 세계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박수근의 그림에는 소박하고 선한 여인들이 많이 나온다.

<여인과 항아리>, <빨래터>, <세여인>, <할아버지와 손자>에서도 선한 이웃들의 일상이 묻어난다.

서민들의 모습에서 진실함을 드러내고자 한 박수근의 반칙하지 않고 순리대로 살아가려는 진실함이 엿보이는 그림들, 정말 따뜻하고 착한 그림이다.

 

 

잃어버린 우리의 미술품들.

한국에는 없는 한국미술품의 이야기는 그대로 슬픈 우리 역사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민예연구가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국 미술의 탁월함을 여러 번 언급한 학자다.

석굴암 본존불, 광화문, 불국사, 해인사 등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일본이 광화문을 헐고 조선총독부를 세우려 할 때 그의 노력으로 광화문을 그대로 두고 총독부를 세웠다고 하는데…….

1936년 그가 일본에 세운 일본문예관에는 고구려 벽화 인쇄본을 비롯한 한국 미술품이 3000점에 이른다고 한다.

 

착취와 약탈로 인한 물건들 일 텐데…….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고스란히 붕괴될 우리 것들……. 안타깝기 그지없다.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 일본 도쿄에 있는 한국의 <이천향교 오층 석탑>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시민단체에서 돌려 달라고 요구한지 2년이 되었다는데…….

아직도 돌려받는 길은 멀기만 하다는데……. 국민운동을 벌여야 할까.

 

이 책은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 속에서 나를 찾고 상대를 이해하는 법, 나를 완성해가는 법을 배우는 책이다.

이 책은 <중학 독서평설>에 '사춘기 아이들에게 미술을 통해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글'코너에서 2년간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다.

청소년들이 키가 자라는 만큼 마음도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이다.

 

저자는 '박수근론'으로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고 학고재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200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으로 등단한 공주형이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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