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생활
남궁문 지음 / 하우넥스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정상적인 생활] 오랜 화가의 삶을 에세이처럼 쓴 소설

 

화가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실제 화가로 살면서 이 세상의 한 화가에 대한 글을 써왔다.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40대 중반의 독신 화가인 인야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10여 년 전의 작가의 모습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주인공 인야는 고등학교 중반에 고흐나 피카소에 매료되어 대화가가 되겠다며 미술을 시작한다.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미대로 진학하게 되면서 정통코스를 밟는다는 자부심으로 대학생활을 마치게 된다. 대학졸업 후의 생활은 미술학원의 실기 강사였다.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면서 대학원에 진학하지만 미술대전 등의 공모전에서는 무수히 낙방만 경험한다.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자 떠난 스페인 유학생활은 방랑과 떠돌이 생활이었다. 그렇게 해외를 떠돌다 돌아온 한국 땅에선 여전히 설 자리가 없이 막막하다.

성공한 전시회도 없고 팔리는 작품도 없고, 애인도 없고 이렇다 할 명함도 없는 인야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화가로서의 삶을 고민하게 된다. 이 모든 게 정상적인 건지를.

 

스페인유학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개인전을 끝내고나자 친구 요석의 해외여행 제안을 받는다. 그것도 스페인으로의 여행을.

다시 가보는 산티아고, 가우디의 나라, 스페인 여행.

 

이 글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 글이다.

생활고에 맞서는 화가로서의 자존심, 비리로 얼룩진 협회 이야기, 작품전시회 이야기 등은 현실 그대로 에세이를 읽는 느낌이다. 소설 형식 보다는 에세이 형식이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화가 인야와 건축가 요석의 여행에 나오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공원, 까사 밀라 등의 건축 이야기, 피카소와 미로의 미술관 이야기 등은 여행 에세이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안달루시아 지방, 세빌랴의 축제들, 관광지의 소매치기들, 바스크 지방 여행에서는 기행문을 읽는 듯 했다.

 

이 글은 한국 미술계의 흐름과 한 화가의 일상을 일기체 형식으로 나열한 소설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과연 '정상적인 생활'이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모두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에 모두 정상이거나, 아니면 모두 비정상이거나 하겠지.

누가 옳고 누가 그런지 어떻게 알겠는가. 인생엔 정답이 없다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아닐까.

그림도 글처럼 마음가는대로 그리는 것 아닐까. 물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다면 더 행복하겠지.

 

이 책을 읽으니 두 친구가 떠오른다.

한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유명한 미대, 저자와 같은 학교를 다닌 친구다. 시골에서 올라온 우리들은 자취방에 모여 현실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수다를 떨곤 했는데…….

그때마다 내 모습을 일러스트 해주던 친구…….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 교수가 되었을까.

 

또 다른 친구는 그림을 배우다 알게 된 이웃 친구.

늦게나마 미대에 편입하더니 대학원까지 꿋꿋하게 다니고 있는 의지의 친구다.

전시회할 때마다 그림이 팔렸다며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던 친구. 자신의 그림이 추천 들어갔다고 교과서에도 실릴지 모른다고 했는데……. 올해는 달력까지 찍었다며 선물로 준 친구.

 

그림이든 글이든 마음을 비워야 겠지.

행복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을 담으면 감동을 주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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