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읽는 지식 키워드 DNA
데이비드 E. 던컨 지음, 김소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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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지식 키워드 DNA] DNA, 너는 누구냐??

 

 

줄기세포의 연구가 더 진행되고 질병치료 사용에 일반화된다면 불치병이라는 말이 사라질까.

유전자의 활성화나 간단한 조작만으로 생명체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면 인간 수명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히면서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이자 무신론자인 제임스 왓슨 박사는 '생명이란 우주 과학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데…….

배아 줄기세포를 둘러싼 논쟁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앞으로 병원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까.

"DNA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유전적으로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평균보다 2배 높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DNA를 보니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불치병 치료와 생명연장의 열쇠를 쥔 DNA와 관련된 유전공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났다.

찬반논쟁이 뜨거운 과학계의 핫한 문제여서 일까. 아니면 내용이 어려워서 친절한 설명이 필요해서 일까. 서두가 무척이나 긴 책이다.

 

천재 과학자 7인이 들려주는 유전공학 이야기에는 열정과 신비함이 가득해서 놀라우면서도 흥미롭다. 더글러스 멜튼, 신시아 케년, 프랜시스 콜린스, 크레이그 벤터, 제임스 왓슨, 시드니 브레너, 폴 버그의 놀라운 DNA이야기들.

 

처음에 나오는 이는 하버드대학의 발생학자인 더글러스 멜튼.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전혀 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야 하다니.

그보다 더 지루한 일은 없을 겁니다. -더글러스 멜튼 (하버드 대학 교수, 발생학자)

 

멜튼 박사는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줄기세포로 랑게르한스 섬 세포를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두 아이가 어릴 적부터 모두 제1형 당뇨병 때문에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오는 기관이상이나 시력 상실, 심장병 같은 질환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그는 배아줄기 세포를 더 확보하기 위해 증식은 하되 다른 세포로 분화하지 않는 특별한 배아줄기세포를 증식하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배아의 파괴는 윤리적인 찬반 논쟁이 되고 있는데…….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배아 줄기세포를 증식시키는 과정이 아주 중요하다. 배아 줄기세포를 증식시키려면 페트리 접시 위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아가 파괴되기 때문에 윤리적인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식의 배아 파괴는 살인 행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궁 속에서 자라지 않는 배아는 단순히 세포 덩어리일 뿐 진정한 의미의 사람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책에서)

 

문제는 막대한 연구비도 문제지만 국가의 줄기세포 연구 승인마저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딸 엠마는 '치료를 목적으로 한 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하고 싶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한다.

자식들의 당뇨병을 치료해서 건강을 찾아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은 더욱 연구에 매진하게 만든다고 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줄기세포 연구는 조심스러운 모양이다.

 

캘리포니아대의 신시아 케년 박사는 한 사람의 DNA를 모두 품고 있는 난자에 유전자를 더하거나 빼거나, 유전자를 수리하거나 약을 먹음으로써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인간 수명이 200세, 300세 이상 길어질 수 있을까.

 

1953년 DNA 이중나선 구조를 공동으로 밝혀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 박사는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질병은 물론 유전자의 결함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과학이 큰 걸음을 내딛기 전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폴 버그 박사의 주장도 있다.

 

세포 안에 있는 핵이라는 둥근 세포소기관이 있고 액속에는 염색체가 들어있다.

거의 대부분의 생명체는 염색체 속에 부모로부터 받은 한 쌍의 완벽한 게놈이 들어가 있다. 완벽한 게놈이 들어 있지 않은 세포는 부모의 한쪽 염색체만을 물려받은 난자와 정자, 핵이 퇴화한 적혈구뿐이다. (책에서)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기 위해, 수명연장을 위해, 새로운 신체 기관을 만들기 위해 유전자를 연구하는 사람들…….

인간게놈프로젝트들의 놀라운 성과들이 정말 대단하다.

유전자 검사가 개발되어 콜레스테롤 검사처럼 상용화되면 질병에 걸릴 확률을 알 수 있게 되고 곧 죽게 될 지의 여부도 알 수 있다니!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는 유전자 정보를 파악하여 화를 잘 내는 성향이 있다거나,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거나 낙천적이라거나 자살 가능성이 있는 지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니!

유전학자 다발성 경화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뇌질환 연구는 뇌졸중 치료에 도움이 된다니!

 

유전공학이 암을 치료하고 에이즈를 극복하고 말라리아를 물리치고 결핵을 지구상에서 종식시키고, 300년까지 수명을 연장시키고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배불리 먹게 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전혀 의도하지 않았거나 혹은 일부러 만들어낸 무시무시한 괴물이 탄생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유전공학은 인류의 재앙인 동시에 축복일지도 모른다. (책에서)

 

이제 과학은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야 하는 고도의 과학으로 발전하고 있다는데…….

앞으로의 삶의 방식이 어떻게 진행될까.

유전공학을 보는 환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앞으로 자신의 유전자 프로파일을 가지고 맞춤형 치료, 맞춤형 약 복용이 가능해질까.

 

유전공학 이야기가 설레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불치병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 반갑고 즐거운 소식이다. 하지만 위험할지도 모르고, 윤리적인 문제가 될지도 모르기에 조심스럽기도 하겠지.

제발 나쁘게 이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연구가 지속되었으면 좋겠는데…….

선의의 연구자, 선의의 사업가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전공학이라는 뜨거운 주제여서 어렵지만 흥미진진한 책이다.

기술, 과학의 발전에는 축복과 재앙이 함께 올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약 치료효과와 부작용 효과도 생각하게 된다.

선의의 연구자와 악의의 이용자도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자신에게 딱 맞는 맞춤형 치료가 언제쯤 가능할까.

망가진 심장, 고장 난 척추를 자신의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세상이 언제쯤 올까.

많은 것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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