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미스터 갓
핀 지음, 차동엽 옮김 / 위즈앤비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Hi, 미스터 갓]안나의 눈높이로 고정관념과 무지함을 일깨우는 이야기.

 

 

저자는 1915년 아일랜드 출신의 핀(Fynn)이다. 정규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다. 런던 근교의 연구실에서 학계에 기발한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미스터리 작가다.

이 책은 <무지개 원리>의 저자 차동엽 신부님이 편역했다는 소식을 듣고 끌렸던 책인데, 역시 책의 내용도 희망적이다.

 

TV프로그램 <아빠, 어디가?>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지만 잘 보지 않는다.

책 띠지에 '아빠 어디가?'를 뺨치는 아이와 어른의 기상천외한 교감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 온다.

미리 프로그램을 보고 이 글을 쓸 걸 하는 생각이 드는데…….

 

"사람과 천사의 차이는 별거 아냐. 천사는 대부분 속에 있고 사람은 거의가 바깥에 있거든."

 

첫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문장에 담긴 뜻만 캐내려 해도 몇 시간은 보내야 할 책인 걸까.

 

안나의 대답은 단도직입적이고 단순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것들이었다. (책에서)

 

스무 살의 핀과 일곱 살 안나의 만남, 꺽다리 청년과 꼬마 여자 애의 만남.

안나가 말하는 미스터 갓은 하느님이다.

 

-사랑하는 미스터 갓, 안나 에요.

-고마워요, 미스터 갓. 핀이 날 사랑하게 해줘서.

 

바보 멍청이 엄마, 술주정꾼 아빠의 학대에 시달리던 안나는 부두에서 핀을 만나게 되고, 핀의 집에서 보살핌을 받게 된다.

온 몸에 상처투성이와 피멍이 들었음에도 밝기만 한 안나의 웃음소리에 핀의 가족들은 마음이 짠해진다.

안나는 사고뭉치 개 보시를 길들이기도 하고 핀의 집에 적응해 나간다.

안나는 교회에 대해서, 공부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기에 여러 여른들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한다.

하지만 핀은 안나의 답변에서 감동을 느낀다.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변명으로 '오 마이 갓!' 이라고 하지만 안나는 '고마워요, 미스터 갓! '이라고 할 줄 아는 긍정 소녀다.

 

안나는 성경을 초보자들을 위한 입문서 정도로 간주하였다. (중략) 신앙은 실천하라고 있는 것이지, 행동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말한 것을 읽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책에서)

 

-교회에 다니니?

-아뇨.

-왜 안 다닐까?

-다 알고 있으니까요.

-뭘 알고 있는데?

-하느님을 사랑할 줄도 알구, 사람들 사랑할 줄도 알구 그리고 고양이도, 개미도, 거미도, 꽃도…….

이 모든 것을 내 마음을 다해서 사랑할 줄도 아니까요.(책에서)

 

다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지 않는 어른들의 위선적인 신앙에 대해 본질을 꿰뚫는 안나의 답변들은 정리 요약된 유쾌한 답변들이다.

하나의 답에 억 경개의 질문이 있을 수 있다는 발상도 놀랍다.

2더하기 5는 4도 되고, 10도 될 수 있다니!

물론 0도 될 수 있고 7도 될 수 있다. 언제나 답은 무한하니까.

수학적 답변들이 명쾌해서 좋아하는 나에게도 이런 답변은 당황스럽지만 발상의 전환을 자극한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수학에도 정답이 없다면......

 

9살 안나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이야기가 놀라울 정도로 통찰력도 있고, 심오하고 명쾌하기까지 하다.

철학자 같은 안나의 솔직하고 심오하고 기발한 토크가 어른 중심의 현실사회를 꼬집고 있기에 찔리는 것도 있다.

선입견을 깨고 고정관념을 깨고 눈높이를 맞추며 살라는 의미로 와 닿는다.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각도로 비틀어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일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안나와 핀은 속마음부터 사귀었다는 데, 속마음부터 먼저 사귀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도 친구가 되기도 하고 스승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도 안나는 핀의 마음의 스승이었는데......

조카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어른의 스승일 수도 있고, 꼬마 철학자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실존했던 인물인 안나의 이야기는 어린 왕자를 읽는 느낌이다.

어린 공주 버전이랄까.

어린 아이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필요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한우리북카페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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