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터 팬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7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정지현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3년 11월
평점 :
[피터 팬]별빛타고 내려온 나뭇잎 패션 피터 팬, 네버랜드 이야기.
디즈니 만화영화로 보던 <피터 팬>을 동화책으로 만났다.
아득한 기억 속에는 달빛을 화사하게 받으며 창문으로 살포시 내려오는 작은 소년 피터 팬이 있다. 은하수를 몰며 별빛을 타고 앙증맞게 내려앉는 모습은 압권이었는데…….
상상과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는 신기한 환상 마법에 걸린 듯 쏙 빨려들게 하는데…….

창문이 활짝 열리더니 소년이 방안으로 사뿐히 내려앉았다. 소년의 옆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이상한 불빛이 있었는데 마치 살아 있는 물체처럼 방 안을 빠르게 돌아다녔다. 그 불빛에 잠에서 깬 소녀는 그 소년이 피터 팬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책에서)
별빛을 타고 하늘을 나는 소년 요정 피터 팬의 이야기는 어른이 되기 싫은 아이들의 판타지다.
'영원히 이대로라면 정말 좋겠어!' 라는 상상이 요즘의 SF소설을 능가하는 환상특급 에버랜드를 만들었나 보다.
웬디, 존, 마이클, 달링부인, 딜링씨, 미스 풀섬의 유치원, 보모인 뉴펄들랜드 종 개인 나나.
'네버랜드의 이야기가 상상불가의 신세계는 아닐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이들의 상상은 무한 자유니까.
네버랜드의 모습은 아이들마다 다르다. 이를테면 존의 네버랜드에는 호수가 있고, 그 위를 날아다니는 홍학이 있다. 그리고 존은 홍학에게 총을 쏜다.
……(중략)……
즐거운 섬들은 많지만, 가장 아늑하고 아담한 섬은 네버랜드다. 네버랜드는 모험과 모험 사이가 지루하게 멀거나 넓지도, 불규칙하게 뻗어 있지도 않으면서도 꽉 들어찬 느낌이다. (책에서)
잎맥이 선명한 나뭇잎과 나무의 수액으로 만든 옷을 입은 앙증맞은 아이, 피터 팬.
피터 팬과 웬디의 만남은 정말 몽환적이다.
웬디의 집에 왔다가 창문을 뛰어내리는 순간 나나가 창문을 닫는 바람에 피터 팬 그림자가 방안에 남겨지게 된다.
나중에 자신의 그림자를 찾으러 온 피터 팬은 그 집의 아이인 웬디와 친하게 된다.
-난 어른이 되기 싫어. 언제나 어린아이인 채로 재미있게 놀고 싶어. 그래서 난 켄싱턴 공원으로 도망쳤고 요정들하고 살게 된 거야.
-웬디, 갓난아기가 처음으로 웃으면 그 웃음이 천 개의 조각으로 부서져서 껑충껑충 뛰어다녀. 그게 바로 요정이 되는 거야. (책에서)
'난 요정을 믿지 않아.'라는 한 마디에 요정들이 하나씩 죽게 된다는 이야기, 옆에는 손바닥 크기의 요정 팅커벨을 달고 다닌다는 이야기, 네버랜드 이야기, 후크선장의 이야기,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팬 이야기에 아이들은 피터의 뒤를 따라 네버랜드로 가게 된다.
네버랜드에서는 늘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위기가 배고픔, 위험과 질투에 시달리기도 한다.
팅커벨과 후크선장의 계락은 최고의 긴장감을 주는 대목이다.
피터 팬을 좋아하는 팅커벨은 웬디와 피터 팬 사이를 질투하게 되면서 벌어진 것이다.
팅커벨은 후크 선장의 꼬임에 빠져 피터 팬 핫케익에 독을 넣게 된다.
피터 팬 핫케익을 먹으려는 순간, 팅커벨이 낚아채고 …….
결국 후크 선장의 소행임이 들통 나고…….
나뭇잎을 네모나게 잘라 만든 옷을 입은 팅크벨, 늘 아이들과 함께하는 자라지 않는 소년인 피터 팬 이야기가 허튼 소리 같은 상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은하수 별빛을 몰고 다니는 소년, 팅커벨을 달고 다니는 소년 피터 팬의 이야기가 상상 속 동화세계로 빨려들게 한다.
아이들의 꿈속은 언제나 네버랜드겠지.
아이들만 볼 수 있고 아이들만 갈 수 있는 피터 팬의 네버랜드 이야기가 허튼 소리만은 아님을, 상상은 그렇게 시작하는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네버랜드가 없다는 말은 꿈이 사라진다는 말처럼 들리겠지.
인기 동화의 영향은 신조어도 만들어 내나보다.
피터 팬 증후군이라니......
피터 팬 증후군은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린이 같은 남성을 말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이 중견 기업으로 분류되면 규제가 늘고 자원은 끊기는 이중고가 성장의 걸림돌이기에 기업 스스로 중견기업으로서의 성장을 기피하려는 증후군이라고 한다. 중견기업 회피현상이다.
피터팬을 읽고 있으니 하루 종일 딸랑거리는 팅크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햇빛은 요정가루를 뿌리는 듯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