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슬털이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1
이순원 글, 송은실 그림 / 북극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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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이슬털이]어머니가 털어주신 이슬 길은 따뜻한 사랑길

 

 

학교가기 싫은 아들에게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주인공인 나는 학교에 가기 싫어합니다.

 

학교로 가는 길 중간에 산길이 있는데, 방향을 틀어 늘 산으로 빠집니다.

점심때가 되면 나 홀로 도시락을 까먹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엄마를 속이기가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점점 쉬워집니다.

대담하게도 아예 핑계를 대고 학교에 가질 않습니다.

핑계도 점점 진화를 하겠죠.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비가 와서, 눈이 와서.......

 

학교가기 싫다며 핑계를 늘어놓는 아들에겐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요?

엄마의 묘책은 신작로까지 같이 가주는 것입니다.

말동무를 해주려는 걸까요?

아니면 옆길로 새지 못하도록 감시하려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가방을 든 아들과 지겟작대기를 든 엄마.

때리지 않는 엄마의 작대기가 오늘따라 낯설고 무섭고 어리둥절해서 아들은 머뭇거립니다.

엄마는 계속 학교에 가기 싫다고 칭얼대는 아들의 가방마저 들고 앞장서 걷습니다.

 

학교로 가는 좁다란 산길은 양옆으로 풀잎마다 송알송알 이슬이 매달려 있지요.

엄마의 작대기가 산길의 이슬을 털어내며 앞장섭니다.

하지만 워낙 좁은 산길이라 어머니도 젖고 아들도 젖지요.

신작로에 도착해서야 엄마는 품속에서 꺼낸 새 신발과 새 양말을 아들에게 갈아 신깁니다.

 

앞으로는 매일 털어주마.

그러니 이 길로 곧장 학교로 가.

중간으로 새지 말고. (책에서)

 

어머니가 이슬을 털어주신 길이 아들에게는 어떤 길일까요?

아마도 감동의 눈물길이겠죠.

이런 엄마의 사랑이 아들을 멋지게 키우겠지요.

 

학교 가기 싫어한 적이 없는 저에게 이슬털이 엄마는 없답니다.

전 학교가 재미있었다고 할까요?

저에겐 도시락을 열심히 챙겨 주시던 손이 따뜻한 엄마, 미소 따뜻한 엄마가 곁에 계셨네요.

그 손길과 그 미소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네요.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도록 사시길. 우리 엄마.

 

소박하고 단조로운 이야기가 따뜻하고 가슴 뭉클합니다.

짧은 이야기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이슬털이라는 말, 처음으로 알았네요.

어릴 적 추억을 풀어내게 하는 동화입니다.

평범한 이야기를 빛나는 감동으로 엮는 작가의 솜씨가 대단한 동화입니다.

 

작가는 이순원입니다.

자연과 성찰과 치유의 화법으로 양심과 영혼을 일궈온, 우리 시대의 최고 작가랍니다.

상을 많이 받은 대단한 작가네요.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로 동인문학상, <그대 정동진에 가면>으로 한무숙문학상, <아비의 잠>으로 효석문학상, <얘들아 단오가자>로 허균문학상, <푸른 모래의 시간>으로 남촌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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