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이 예쁜 코리안 - 독일인 한국학자의 50년 한국 문화 탐색
베르너 사세 지음, 김현경 옮김 / 학고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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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민낯이 예쁜 코리안]50년을 한국과 함께한 외국 학자의 한국 이야기

 

 

1966년부터 한국을 지켜본 외국인의 눈에는 한국이 어떻게 비칠까.

남의 눈치를 보거나 남의 평가 받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은 책이었는데......

 

저자가 50년간 한국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이야기에 끌려 펼쳐 들었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가장 예쁜 한국 문화는 우리의 민낯이라는데…….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것을 찾는 시간이 될까.

내가 가진 생각과 비슷할까, 아니면 전혀 다를까.

 

저자가 한국 문화의 얼굴로 삼은 것은 한옥, 정자, 마당, 한복, 밥, 김치이다.

한국 문화의 속살로 분류한 것은 선비, 유교, 무당, 불교, 한글, 전통 시가다.

한국 문화의 자화상으로 삼은 것은 띠 문화, 결혼, 전통 교육과 사교육, 한류이다.

 

한국에서는 50년간에 이룬 빠른 발전과 정치적 변화들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문화 격차를 만들어 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전통적인 가치와 현대적인 가치는 충돌했고 결과적으로 전통문화의 위기마저 도래 되었다.

 

저자는 이런 전통문화 위기가 19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시대의 더딘 사회 발전은 전통 가치를 손상시키기 시작했고 일본의 식민지배로 많은 부분을 억압당하거나 상실해 갔다.

한국전쟁과 정치적인 격동기를 거쳐 이젠 다문화 사회로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한국의 미는 얼마나 남아 있을까.

 

저자는 한국의 급속한 발전과 전통적 가치관이 서로 관계가 있다고 하는데.....

근면성실성과 자녀에게 가능한 한 최고의 교육을 시키겠다는 마음, 강한 가족적 유대감, 공동체적인 상부상조의 단결력이 한국 발전의 동력이었고 그 기저에는 한국 전통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건축물은 단연 한옥일 것이다.

낭만적인 집이자 낭만 이상의 건축물이라는데.....

한옥에는 기와집도 있고 초가집도 있다. 더 먼 옛날로 거슬러 가면 선사시대의 움집도 있겠지.

한옥은 ㅁ자형, ㄷ자형, ㄴ자형이 있다. 여름날의 장마를 비하고자 처마는 길게 비스듬히 얹었고 겨울의 추위를 이기고자 온돌이라는 특수한 난방장치가 된 곳, 정말 건축 이상이다. 좁은 툇마루의 앙증맞음, 너른 마당의 다양성, 뒤뜰의 장독대, 낮은 담벼락은 추억을 만들던 장소였는데.......

 

한옥은 건축 재료나 건축 구조가 자연친화적이다.

짚, 나무, 흙, 돌, 황토, 흙을 구운 기와까지 자연에서 얻은 것들을 다듬은 것이다.

자연재료에 공기습도, 공기정화에 한몫한다.

낮은 담장, 낮은 마루는 마을 전체를 마당처럼 여기게 했고, 마을의 산과 흐르는 강은 그대로 정원이 되었는데......

 

언젠가 시골 친구 집에서 황토로 된 방에서 아궁이에 불을 떼고 뜨끈뜨끈하게 긴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 온 몸에서 땀이 날 정도로 뜨끈뜨끈 한 방에서 개운하고 시원한 숙면을 취했던 기억이 있다.

 

암사동 움집을 구경한 적이 있다. 가장 자연 친화적인 모습에 숙박체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침낭 속에 들어간 1박2일 처럼 말이다.

 

서울 북촌은 가 본 적이 없지만 양동민속마을과 하회마을을 가본 적은 많다. 우리의 한옥 마을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기에 갈 때마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유유자적하게 된다. 선조들의 숨결도 느끼고 한옥의 운치도 엿보고......

 

우리 것에 대해서 그래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을수록 저자의 한국공부가 깊음에, 한국 사랑이 절절함에 감탄하게 된다.

한국의 선비 문화와 유교, 불교에 대한 박식함, 한글 창제와 시가문학에 대한 구조적 이해까지 다양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우리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우리라고 생각했는데…….

사랑한 만큼 알게 되고, 사랑한 만큼 보이는 걸까.

우리의 것을 더 사랑해야지 하는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독일인 한국 학자의 50년 한국 문화 탐색이다.

 

저자는 베르너 사세다.

1966년부터 4년간의 한국 거주, 1970년부터 대학에서 일본학과 중국 문학 공부, 1975년에 서독 최초의 한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림유사>에 나타난 고려방언에 대한 논문을 쓰게 된다. 그리고 신라 향가에 대한 저작으로 교수 자격을 얻게 되고......

독일 보훔대학과 함부르크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며 한국학과를 개설하고 은퇴 후 한양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가르쳤다.

그는 평생을 고대와 중세 한국어, 한글, 이두, 알타이어, 고대 한국사, 일반 한국 문화에 대한 글쓰기에 집중했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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