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눈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45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구자언 옮김 / 더클래식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킬리만자로의 눈] 헤밍웨이 단편선을 만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선을 만났다.

<킬리만자로의 눈>

모두 5편의 단편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도 제인 먼저 나오는 <킬리만자로의 눈>이다.

조용필의 노래에도 나오는 킬리만자로의 눈…….

 

 

헤밍웨이의 작품 중에서 읽은 거라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노인과 바다>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 읽은 것 같은데, 그땐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 이유는 아마도 헤밍웨이가 경험한 전쟁, 부상병의 경험, 취재기자로서의 전쟁체험담들이 내게는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나마 이해가 되었던 건 노인과 바다인데, 청새치에 대한 노인의 집념은 인정하나 너무 무모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퓰리처상 수상 작가라는 그의 타이틀이 그 당시의 나에게는 무의미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러다 나이 들어가면서 읽게 된 <노인과 바다>, <킬리만자로의 눈> 등은 그가 경험했던 큰 짐승의 사냥, 낚시, 투우, 전투 경험 등이 글 속에서 실감나게 육감적으로 살아있음에 감탄하며 읽었다.

매우 섬세한 미적 감수성이 재치 있고 생생하게 깔려 있다고 할까.

20세기의 미국작가 중 헤밍웨이의 명성을 뛰어넘을 작가가 몇 안 된다는 평가를 읽은 적이 있는데, 확실히 그의 글에서는 남성적인 강인함과 대담하고 힘찬 기운이 흘러넘친다.

 

킬리만자로의 눈.

킬리만자로는 만년설로 뒤덮인 아프리카 최고의 산이다.

 

서쪽에 있는 정상은 마사이어로 "응가예 응가이"라 불리는데, '신의 집'이라는 뜻이다. 정상 근처에는 얼어서 말라붙은 표범사체가 하나 있다. (책에서)

 

무릎이 가시에 긁히는 순간 요오드 소독약을 바르지 않았기에 상처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사내와 그의 부상을 돌보며 곁을 지키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가 무미건조하게 흘러간다.

글을 쓰는 사내의 삶을 부러워하던 그녀와 통증은 없어졌지만 오른쪽 다리의 괴저로 다리를 잘라달라는 사내의 말싸움은 서로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다.

사랑한다는 여자와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랑하지 않는다는 남자.

세상의 안정과 편안함을 위해 자신에게 남아있던 것을 팔아치웠다는 남자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은 후송 비행기를 기다리게 된다.

 

지금 죽어가고 있다면 무엇이 관심을 끌까.

후송 비행기? 후송할 트럭? 술? 책? 킬리만자로 정상의 하이에나?

공포도, 삶의 의욕도 죽음에 사로잡히게 되면 무의미함을 사내를 통해서 본다.

흘러간 과거의 영광들이 죽음 앞에, 고통 앞에 무용지물임을 생각한다.

죽음과 고통 앞에서는 사랑도 이별도 무의미한 걸까.

 

최소한의 것만 들고 온 사파리 여행자가 점점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듯, 인생 여행자인 나도 오늘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아직은 죽음이 멀게만 느껴지기에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소중할 뿐인데.....

 

이 책은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시리즈다.

더클래식의 책들은 한글판과 영문판이 세트로 되어 있어서 원어로 읽는 감동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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