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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유혹한 나비
나호철 지음 / 애랑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꽃을 유혹한 나비]세상을 시끄럽게 한 그때 이야기들을 풍자소설로 !^^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온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던 사건들을 모아서 한 편의 풍자소설로 만든 책을 만났다.

꽃을 유혹한 나비.
신정아의 학력위조 사건, 북한 핵실험, 광우병 사태, 세종시 건설, 4대강 사업, 신종플루 사태, 천안함 사건, 연평도 사건, 소말리아 해적 사건, 반값 등록금 사태, 전기대란 .......
그 당시의 관심도에 따라 아직도 생생한 사건들도 있고, 희미하게나마 기억되는 사건들도 있을 터인데…….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을 한번 쯤 뒤흔든 사건들인데......
현실풍자소설, 사회세태소설은 일종의 사회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르포의 형식에 소설적인 구성과 작가의 상상력을 첨가한 픽션이라고 할까.
이 소설도 실제의 사건들에 작가적 상상력을 입히고 소설적 재미를 더한 픽션이다.
미모의 젊은 여성 큐레이터 유도화와 청와대 정책실장 김팔봉, 노대통령이 나오는 첫 장면은 그대로 예일대 박사라던 신정아 사건이다.
유도화는 예일대박사라는 학력위조 덕분에 동국대 교수로 임용되고, 유도화의 애인 김팔봉은 아내를 두고 유도화를 애인으로 삼으면서 30년 관료생활의 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다.
김팔봉은 자신의 주관 하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게 되고, 청와대에서의 신임도 날로 높아간다.
하지만 천구팽 의원이 기자들에게 흘린 김팔봉의 축첩과 유도화의 학력위조는 술자리의 안주가 되고 기자들의 입을 타고 발 빠르게 퍼져간다.
권력 앞에서는 친구도, 의리도 없는 것인가.
그러게 애초에 죄는 짓지 말아야 하고 거짓말도 시작하지 말아야 하는 건데…….
유도화와 김팔봉은 기자들의 질문과 법망을 빠져나가려고 모르쇠로 일관하다 결국 발목 잡히게 되고 재판도 받게 된다.
대선이라는 중요한 대목 앞에서 여당의 하락하는 인지도를 올리려면 관심을 바꿀만한 이슈가 필요한 법인데…….
이들의 드라마틱한 불륜이 이용된 걸까.
노통과 여당이 각자의 갈 길을 가게 되면서 노통의 정치적 입지를 좁히고 동시에 새롭게 결성한 여당의 위상을 높이려면 굵직한 사건이 필요한 법인데…….
이들의 불륜과 허위학력 사건이 이용된 걸까.

신정아 사건 이후로 전국에는 위조학력 적발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위조 학력이 상상 이상으로 많음을 알고 얼마나 놀랐던가.
권력의 정점은 좁은 곳이라 모두가 함께 할 수는 없나 보다.
먹고 먹히는 권력의 살벌한 현장 이야기, 욕망과 이익을 위해 거짓과 부패를 일삼는 이야기가 소설 속을 흐르고 있다.
분명 우리의 이야기인데 ,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인데도 읽는 내내 불편한 이유가 뭘까.
권력과 정직은 함께하기 어려운 걸까.
지도자의 윤리를 기대하면 안 되는 걸까.
세상에 진실이라고 떠도는 것이 진정 진실일까.
플라톤이 이루고 싶어 하던 이상국가인 철인국가가 생각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