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너블 Fashionable - 아름답고 기괴한 패션의 역사
바버라 콕스 외 지음, 이상미 옮김 / 투플러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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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너블(fashionable)] 아름답고 기괴한 패션의 역사를 한눈에?!!

 

 

자신들의 몸을 붉은 색으로 칠했던 네안데르탈인은 역사상 최초로 패션을 인식한 인류라는데……. 인간의 패션 감각은 거의 본능인 걸까.

 

모두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기쁨과 행복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패션이 때로는 이성을 벗어나고 절제를 벗어나서 잔혹하게 행해지기도 했다는데…….

패션의 역사에서 빛나는 영광과 비참한 실패였던 것은 무엇일까.

 

사실 패션에는 여러 가지 항목들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지위, 부, 철학, 종교, 도덕, 정치, 예술, 과학, 식습관, 신체적 특징, 그리고 특히 성에 대한 생각 등이 담겨 있다. (책에서)

 

체형을 위한 보조 도구로서의 패션은 어떻게 시작했을까.

코코 샤넬은 패션을 건축으로, 비율의 문제로 봤다는데…….

 

욕망과 사치와 과장의 패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파딩게일.

15세기 스페인에서 처음 나타나 궁정 여인들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는 패션으로 유럽에 퍼지게 된다.

끈이나 갈대, 버드나무 가지 등으로 둥글고 큰 고리를 만들어 스커트 안에 넣어 무겁고 경직된 자세로 불편하게 했던 패션이다.

 

바구니란 뜻의 파니에.

페티코트의 변형인 파니에는 파딩게일이 사라진 200년 후에 양옆으로 부풀리는 형태로 스페인에서 처음 등장하더니 곧 프랑스를 거쳐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다. 높은 신분임을 과시하고 싶은 귀족들의 사치스런 경향은 현실적인 대화와 행동을 어렵게 만들었다.

 

새장 모양의 크리놀린, 엉덩이 뒤에만 다는 버슬 등은 위엄과 에로틱함을 강조하고자 했지만 실생활에는 위험하고 불편한 옷들이었다.

 

꼬리를 길게 남기는 트레인은 요즘엔 레드 카펫이나 결혼식에서만 볼 수 있는 패션이 되었다. 길이도 1미터에서 8미터까지 다양하게 두어 신분을 과시했다고 한다.

 

패션에 있어서 과장과 사치는 옷뿐만 아니라 머리와 신발에서도 나타난다.

주름을 잡아 만든 칼라인 러프는 실용성은 전혀 없고 실생활에 불편해서 50cm나 되는 스푼으로 수프를 떠먹었다고 한다. 지금은 합창단이나 서커스에 출연하는 개들의 목장식 정도로 남아 있다.

 

18세기 유럽 귀족이 썼던 터무니없이 높이 솟은 가발도 있고 글리터가 잔뜩 붙은 1970년대 플랫 폼 부츠에도 과장과 엽기적인 유행이 따른다.

 

염색이 발달하면서 귀족들은 다양한 컬러를 원하게 되고......

 

1ml의 티리언 퍼플 염료를 얻기 위해서는 바다 고등 8만 마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 따른 비용 때문에 보라색은 전통적으로 왕과 왕족들의 색깔이었다. 로마 시대 귀한 태생의 아이는 포르파이어 제니토스라고 불렀는데, 이는 보라색으로 태어났다는 뜻이다. (책에서)

 

8만 마리의 연지벌레를 끓이거나 굽거나, 혹은 데쳐야 500g 정도의 적색 염료를 얻을 수 있었는데, 영국 군대의 붉은 코트, 여우 사냥 때 입는 세련된 분홍색 코트를 물들일 때 사용했다. 식물을 죽이거나 동물을 죽여서 얻는 염료들 중에 독성이 강한 셸레스 그린은 피부와 눈을 부식시키고 간을 썩게 만들었다고 한다. 나폴레옹도 벽지에서 뿜어져 나온 비소먼지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추측한다는데, 잔인한 염색의 역사다.

 이 책에는 모자, 안경, 얼굴 가리개, 모피, 비즈, 넥타이, 신발, 화장, 문신, 피어싱, 보디 바인딩, 의치, 중국의 전족의 이야기까지 아름답고 잔인하고 괴이한 패션의 역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짧게 유행한 패션도 있고 길게 유행한 패션도 있다. 물론 지금 오랜 세월 발전해 온 스타일도 있다.

그 당시로서는 놀랍고 혁신적인 것들이 시대를 흐르면서 진부하고 허접한 패션으로, 때로는 엽기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패션은 변하는 것, 돌고 도는 것일까.

 

과거의 패션 이야기가 아름답기도 하고 황당하고 괴이하다.

아름다워지기 위한 인간의 본능, 특별나게 싶은 욕구를 패션에 담은 이야기가 그대로 인간 욕망의 세계사 같다.

 

이 책은 패션을 통해 읽는 역사, 문화, 사상 등이 흥미 있게 얽혀 있는 이야기다.

늘 변해왔던 패션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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