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심리학 - 나도 몰랐던 또 다른 나와의 만남
아네테 쉐퍼 지음, 장혜경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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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심리학]내 물건에 대한 심리학

 

 

왜 여자아이들은 인형에 집착하고, 남자아이들은 자동차에 집착할까?

여성들이 아끼는 물건은 무엇이고, 남성들이 아끼는 물건은 무엇일까?

물건이 가지는 의미는 유아기 때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달라질까?

현대소비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물건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나?

주인이 세상을 떠나면 남겨진 그의 물건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은 어떤 물건이 없어지면 극도로 고통스러울까?

갑자기 불이 나서 물건들이 다 타 버렸다면 제일 아쉬운 것은 무엇일까.

물건은 우리의 행복과 자아상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까.

 

 

사람들은 물건을 통해 스스로를 정의 한다는데…….

물건은 나를 나타내는 메시지라는데…….

 

 

윌리엄 제임스는 이미 1890년에 소유물이 한 인간의 정체성과 자의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였다. 또 본능이론의 추종자들은 인간의 소유욕이 생물학적으로 타고나는 현상이며 동물의 먹이수집이나 "둥지 건축 재료"와 비교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초기 정신분석학자들은 물건을 억압된 감정의 대리인으로 보고 물건과의 관계는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기인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책에서)

 

자연재해나 화재, 절도 같은 극적인 사건으로 재산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심각한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소유물과 인간이 맺고 있는 일상적인 관계는 무엇일까.

불에 타거나 물에 휩쓸려 갈 때의 상실감은 자신을 잃는 느낌이라고 한다.

불은 과거의 자신까지 몽땅 태워버리고 물은 과거의 흔적을 싹 쓸어가는 느낌이라고 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아마도 물건에 대한 애착 정도에 따라 그 물건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더 클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의도와 달리 가진 것을 잃은 사람은 재산의 많고 적음이나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가 정체성의 기반이 흔들리는 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물질의 가치는 슬픔의 깊이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잃어버린 집이나 자동차, 가구, 기타 물건들의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에너지, 추억과 사랑이 그 안에 담겨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책에서)

 

도난이나 화재, 자기 실수 등으로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은 오랫동안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가까운 사람이 죽은 경우와 비슷한 상실감을 가진다는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모든 물건에는 주인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기에 주변의 물건들을 함부로 잡지 않고, 인도의 나가족은 의자와 침대가 주인의 인성과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부로 앉지 않는다. 죽은 사람의 물건을 시체와 함께 매장하는 풍습, 기념일에 물건을 선물하는 것도 물건이 자기 정체성에 대한 상징성이기 때문이다.

 

정신과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자기 물건에 대해 이야기를 시켰더니 예전의 인성이 되살아났다는데. 추억의 물건은 기억도 살리고, 인성도 살리는가 보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아끼는 물건의 기능들은…….

실용적인 의미에서 긴장완화, 만족감, 몰입의 도구역할을 한다.

상징적인 의미로서 자기와 동일시하거나 신분이나 사회적 소속감을 나타내거나 성공적 상징의 역할을 한다.

 

아이들의 일상에서도 물건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들에게 물건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을 이겨내게 한다.

사춘기에도 사물의 종류와 관계는 변하지만 여전히 밀착관계라고 한다. 인형, 자동차, 악기에서 패션, 스포츠용품, 전자 기기로 대상이 바뀌는 것이다.

이때는 물건 소유에 따라 자율성과 사회적 소속감, 자기과시, 자기성찰, 감정조절의 의미를 지닌다.

 

심리학자들과 교육학자들은 휴대전화가 정신적인 독립을 지체시킨다고 한다. 일주일에 3번 이상 부모와 통화하는 대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자율성 및 정서적 독립성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십대들이 특정한 물건을 아끼는 이유가 자신과 관련된 측면이 강하다면, 어른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물건이 1순위라고 한다.

 

인간과 사물의 관계에도 심리학이 숨어 있다.

집에 잡동사니가 많은 사람, 집에 물건이 적고 깔끔한 사람의 심리는 어떨까.

물건정리는 속박을 풀고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함이라는데…….

물건을 간직하느냐, 버리느냐, 이것이 문제인데.

물건 속에 감춰진 심리는 뭘까.

물건 속에 감춰진 정체성과 자의식을 알 수 있다는데…….

 

물건은 바로 나, 나를 상징한다.

당연히 애착관계가 형성된다.

내가 아끼는 물건과 나의 관계는 단순한 소유관계가 이상이다.

때로는 개인적인 정체성, 자아상, 사회적 소속, 인생의 감정, 개인사와 관련이 있다.

 

특히 옷차림이 인성 특징의 판단에 매우 중요한 지침이었다. 예를 들어 사교성이 좋은 사람은 유행에 민감하고, 성실한 사람은 프로의 냄새가 풍기는 점잖은 옷차림을 선호하며 개방적인 사람은 특이한 패션을 좋아한다. (책에서)

 

물건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지만 주기적으로 정리를 할 뿐, 잘 버리지는 않는 편이다.

그래서 유난히 정리정돈이 잦고 잘 버리는 친구들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물건에 대한 욕심도 없지만 한 번 손에 쥔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일까.

 

나의 물건이 나의 일부라는 생각에 공감이다.

내가 어떤 물건을 가지느냐에 따라 나를 평가할 수 있다는 말도 공감이다.

아마도 자신이 가진 오랜 물건들은 자기 인생의 지나온 기록이라서 더욱 소중한 가치를 지니겠지.

한 사람의 방을 정찰하기만 해도 그의 인성에 대한 심오한 통찰이 가능하다는데, 공감한다.

개인적으로는 남의 집을 방문하면 서가를 유심히 보는 습관이 있는데…….

 

물건은 타인에 대한 나의 메시지이지만 많이 소유한다고 해서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에 공감이다. 물질적 성향이 강할수록 평균적인 삶의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말처럼, 오히려 많은 물건이 삶을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읽은 <적게 소유하며 살기>에서는 적게 소유하는 것이 더 큰 만족을 주고 지구를 살리는 길이라고 했는데…….

책을 읽을수록 물건에 대한 욕심을 덜 가지게 된다.

 

 

이 책은 물건 소유의 심리학이랄까.

물건과 욕망에 깔린 관계들을 조망해보는 책이다.

심리학, 인류학, 신경학, 사회학적 측면들도 다루고 있다.

왜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지, 물건을 모으는지, 물건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는 지에 대한 통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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