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일을 하고 싶어요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5
실비 니만 글, 잉그리드 고돈 그림, 이주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커다란 일을 하고 싶어요]등대만큼 커다란 일이 뭘까~~요?

 

 

 

아이들의 질문은 구체적이지 않아서 어른들의 질문보다 추상적이고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정말 난해합니다.

앞뒤를 싹둑 자른 갑작스런 아이들의 질문은 어른들을 당황스럽게 합니다.

 

 

주인공인 앙리도 하고 싶은 일이 있나 봅니다.

 

-아빠, 저는 커다랗고 멋진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전 아직 꼬맹이예요.

-얼마만큼 커다란 일을 하고 싶은데? 산만큼 커다랗니?

-아니, 아니. 산만큼 커다란 일이 아니에요.

-코끼리만큼 커다란 일이니?

......

-탑만큼 커다란 일이니?

-그러면 집만큼 커다란 일이니?

-집만큼 커다란 일도 아니에요. 아빠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 우리 꼬맹이는 어떤 커다란 일을 하고 싶은 걸까?

-바닷가에 있는 등대같이 커다란 일이요.

-등대는 배들이 길을 잃을까 봐 밤바다를 환하게 비춰 주잖아요.

 

아빠는 앙리가 하고 싶은 커다란 일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이리저리 궁리를 하지만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아빠는 인내심을 가지고 앙리가 하고 싶다는 일에 대한 질문을 멈추지 않습니다.

아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거죠.

하지만 기다려 주기로 합니다.

 

아빠는 앙리를 품에 꼭 안고 기특하다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앙리가 스스로 고민을 해결하고 아빠에게 달려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자라 있겠지요.

 

아빠는 질문하는 앙리도 사랑스럽고, 장화를 신고 바닷가를 걷는 모습도 사랑스럽습니다. 아이의 질문을 존중하며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기에 그 많은 질문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격려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습니다, 중립인 거죠.

 

-작은 일은 좋지 않아요.

-그럴까?

-아까부터 아빠는 계속 비슷한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살다 보면 어떤 게 진짜 커다란 일인지 알게 될 거야.

 

바위틈에 갇힌 물고기를 바다로 보내주면서 작지만 커다란 일에 대한 아빠의 말을 이해하게 됩니다.

머릿속에 있는 막연한 그림들이 점점 구체화 되어 가면 앙리도 아빠를 이해할 수 있겠지요.

 

 

앙리가 하고 싶은 커다란 일은 무엇일까요.

그저 막연한 걸까요.

 

아이들의 질문이 황당할 때가 많지만 일일이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른들도 부쩍 성장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일상에서 어른들의 잣대로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대화를 해버릴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나름의 기준은 있는데 말입니다. 조금 다를 뿐이죠.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른들이 곁에서 지켜보고 격려하는 일이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질문도 많은 거겠지요.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깨달아 가도록 하는 앙리 아빠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꼬마 철학자처럼 고민이 많은 앙리의 모습을 보며 어린 조카들을 떠올립니다.

 

어른들의 기준이 아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함을 느끼게 하는 동화입니다.

 

저는 오래된 나무처럼 커다란 일을 하고 싶어요.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