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고전 -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로베르트 짐머 지음, 이동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고전철학의 이해를 돕는 길잡이! [철학의 고전]

 

 

철학은 어렵긴 하지만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분야다.

세월을 거슬러가며 읽는 시대정신을 캐는 묘미가 있다.

보고 또 봐도 흥미로운 철학의 세계.

 

 

이 책에는 16권의 철학 고전들을 풀어 놓았다.

이름이 익숙한 철학자와 그의 저서들이기에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이 한 권의 책에 모두 담아내기에 버겁지 않을까 했는데 필요한 핵심 내용들을 작가의 해설과 함께 담아내서 물 흐르듯 읽혀진다.

물론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의미가 새롭게 와 닿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플라톤의 <국가론>.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억울한 죽음, 아테네 시민들의 무지에 통탄해서일까. 플라톤의 국가론은 국가 유토피아다.

타고난 최상의 자질과 적성을 갖춘 사람들이 자기 위치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그렇기에 통치자는 지혜와 능력을 조화롭게 갖춘 철인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무지한 지도자가 이끌어가는 국가가 아니라 정신적인 지도자가 인도하는 이상향이다.

 

플라톤은 시인 경연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디오니소스 극장으로 갔다가 소크라테스를 만났던 일화처럼 그는 시인이 되고자 했다.

그래서 그의 국가론은 철학을 대화체로 쓴 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문학적으로 아름답다.

유력한 정치 가문의 후손답게 그의 정치에 대한 고민은 깊어 보인다.

그가 정치의 길을 포기하고 철학의 길로 간 것은 소크라테스를 알게 되면서 부터다.

소크라테스는 거리에서 철학을 가르치던 소피스트 계열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인간 행위에 대한 보편타당한 척도가 존재하며 덕이 있는 행위는 인식과 지식에 기초한다고 주장한 점이 상대주의자인 일반 소피스트들과 다르다.

 

소크라테스 죽음 이후, 플라톤은 정치적 망명으로 보낸 10년의 세월동안 지중해에 있는 국가들에게 이상적인 국가론을 실험해 보지만 실패로 끝나게 된다. 그리고 그 이론을 확대하고자 아카데미아를 세우게 된다.

 

플라톤의 국가론의 중심은 이데아론인데, 동굴의 비유에서 이데아론은 빛을 발한다. 포로처럼 동굴에 갇힌 채 해를 등지고 있는 죄수의 모습이 인간이고 그림자가 드리운 일상의 감각적인 세계, 그게 현실 세계다. 감각의 현실을 벗어나 참된 현실을 보게 하는 것이 통치 지도자의 몫인데 철인 왕이어야 가능한 인식의 세계다.

 

하지만 플라톤은 서민이나 노예 계급의 삶과는 거리가 먼 엘리트적 보수주의여서 그의 국가론은 사회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측면이 강하다.

 

통치자,  전사계급, 피지배자계급은 태생적으로 정해져서 각자의 역할에 맞게 교육받고 훈련 받으며 조화와 안정을 꽤한다는 거다. 가정을 떠나 사회가 공동 교육을 하며 최상의 후손을 생산해내기 위해 성적교류도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배 계층은 섹스 파트너뿐만 아니라 소유까지도 일종의 사회주의적 숭단사회를 형성한다.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20세기 전체주의 국가에서 시험적으로 실행되었던, 최상의 상속인을 기르는 이론인 정치적으로 동기화된 우생학을 선전한다. (본문에서)

 

플라톤의 국가론이 전제적이고 폐쇄적인 점은 있지만 정의로운 국가를 꿈꾸던 그 시절 플라톤의 고민이 느껴진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이상적인 국가, 정의로운 국가를 소망했다는 점, 여성평등권을 내세웠던 점, 통치자가 철학적으로 바로 서기를 원했던 점은 지금도 우리의 고민이지 않나.

 

모든 나라의 지도자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철학자라면 지금 세상은 어떨까.

신뢰할 만하고 정신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지도자라면 지금 우리에게도 매력적인 지도자인데......

윤리규범에 맞는 통치자가 다스리는 국가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와 윤리가 겉도는 물과 기름 같아서 말이다.

 

 

이 책에는 아우렐리우스의 <고백록>,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몽테뉴의 <에세>,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파스칼의 <팡세>, 로크의 <순수이성비판>,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키르케고르의 <이것이냐 저것이냐>, 마르크스의 <자본론>,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롤스의 <정의론>이 해설되어 있다.

 

철학서적들은 혼자서 보기는 어려운데 이렇게 요약정리와 더불어 해설까지 되어 있어서 좀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설 수 있어서 좋다.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친절한 길잡이 같은 책이다.

 

집에도 사놓고는 펼쳐보지 못한 철학서적들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책들이 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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