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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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나영이의 소원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가중처벌을 받는다.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더 높게 본다는 증거다.

가끔 경찰들이 도로를 막고 음주측정을 한다.

음주단속을 거부해서도 안 되고 음주단속에 걸리면 벌점도 받는다.

그만큼 음주운전을 쉽게 생각하지 않는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일 것이다.

사고가 나도 음주상태라면 더 크게 날 수 있다는 것이 법 감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의 범죄는 정반대다.

술을 먹고 나쁜 짓을 저질렀는데도 가중은 켜녕 오히려 감형이다.

이해가 되는지.

술 먹고 저지르는 죄는 더 위험성이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라면 가중에 가중을 또 가중에 가중을 해서 사회와 격리시켜야 하는 게 아닐까.

성범죄는 고칠 수 없어서 재범률이 높으며, 재범 때는 더 완벽해진 법 지식으로 무장하고 증거인멸과 거짓말로 일관한다. 그래서 미해결 사건도 많다고 하는데…….

 

<소원>

이 책을 읽으면서 나영이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전 국민에게 배변 주머니의 존재를 알린 아이다.

어린 아이가 성인 남성에게 무자비하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장기까지 유출되었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분개하던 일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나영이 아빠의 추천사를 읽으며 우리사회가 범죄자의 인권은 신경 쓰면서 상처받은 선량한 대다수의 시민의 인권은 내동댕이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의 인권을 지켜야 하는 걸까.

 

법을 만들고 법을 심판하는 이들의 의식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성범죄, 그것도 유아나 아동,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에 술을 마시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면 처벌이 줄어든다. 심신미약이라는 거다.

게다가 증거를 없애고 모르쇠로 전혀 기억에 없다고 발뺌하면 영장조차도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

상처받은 아이들과 그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어디다 호소해야 할까.

 

성 범죄자 조두순의 변명을 들으면서 우리 가족 모두는 극형을 바랬다.

그러나 법은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 지금의 법으로는 그것도 최고의 중형이라는 것이다.

그때 우리가 지켜야 할 법에는 모순이 많음을 알았다.

흔히들 법망이라고들 하지 않나.

빠져나갈 구석이 그만큼 많다는 게다.

더 촘촘한 법규범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런 잔학무도한 범죄는 법정최고형이어야 하질 않나.

당시 국민들의 감정은 그랬다.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도 법은 여전히 솜방망이다.

 

국회에서는 바꿔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까.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아빠, 나쁜 아저씨 징역 얼마나 받았어?

-12년 받았으니 10년 조금 넘게 더 감옥에 있어야 나와.

-그때까지 내가 힘을 길러야겠다. (책에서)

 

나쁜 아저씨가 감옥에서 나올 때까지 힘을 기르겠다는 나영이의 마음이 가슴을 쑤셔온다.

국가는, 사회는 어린 아이의 꿈이 되어 줄 수는 없는 걸까.

나쁜 사람들로부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수는 없는 걸까.

 

책을 반쯤 읽다가 마침 영화를 상영한다기에 이준익 감독의 <소원>을 보러갔다.

조조영화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소설의 내용을 조금씩 달리해서 영화로 나왔지만 느낌은 그대로 전달되었다.

 

설경구와, 엄지원, 이레의 연기는 가슴을 적셨다가 가슴을 따뜻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남자 어른을 무서워해서 아빠마저 거부하는 아이의 모습, 그것을 해결해보고자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영화 캐릭터 코코몽으로 변장해서 나타나는 아빠 이야기에 눈물이 흘렀다.

평온한 가정이 악마로 인해 깨어지고 다시 평화를 찾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 주변의 도움이 있었고 마침내 가정이 화목하게 된다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끔찍한 악몽을 꾸던 가족들이 오랜 고통을 겪고 결국 사랑으로 희망의 날갯짓을 하게 된다는  기적 같은 영화였다.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도라에몽을 좋아하는 지현이로 나오고, 아빠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다가가기 위해 아빠가 도라에몽으로 분장해서 나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땅에 모든 성폭행은 없어지길 빌어본다. 더구나 아동 성범죄는 더욱 있어서도 안 된다. 아이의 고통, 가정의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성범죄를 막는 것이다.

좀 더 강력한 처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법으로는 재범을 키울 정도로 약하다고 생각한다.

백세 장수 시대에 성범죄자들은 법망을 피해 다니며 또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지를지 걱정된다.

시대가 바뀌면 법도 바뀌어야 하질 않나.

 

아이의 상처, 그 고통을 함께 껴안으며 치유를 해나가는 가족의 노력, 주위의 따뜻한 손길, 해바라기 아동센터의 존재,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가벼운 처벌에 대한 것을 생각한 하루다.

 

이 책은 출간과 함께 법 개정을 촉구하는 여러 가지 행사를 가질 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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