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 초일류들의 뇌 사용법
조나 레러 지음, 김미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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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이매진]창의성은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르는 것!

 

 

시대가 어려워서인지, 아니면 세월이 창의성을 요구해서인지 요즘 창의성 관련 책들을 정말로 많이 접하게 된다.

 

이 책은 '초일류의 뇌 사용법'이라는 부제가 붙었으니 좀 더 구체적인가 보다.

상상력과 창의성이 작동하는 순간에 관한 책이라는데.....

그러서인지 창의력이니, 창조성이니 하는 시대적 필요와 시대적 가치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빼고 깔끔하게 바로 실제사례들을 풀어 놓는다.

 

서문부터 프록터앤갬블(P&G)의 일회용 종이 대걸레 '스위퍼'개발에 얽힌 사연부터 시작한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과학자를 보유하고 있는 P&G는 가정용대걸레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외주를 주게 된다. 이를 맡은 외주의 회사에서는 우연히 시민을 상대로 동영상을 촬영하다가 바닥에 쏟은 커피를 치우는 어떤 할머니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가정용대걸레인 '스위퍼'를 개발하게 된다.

 

창의력은 평범한 할머니의 머릿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를 기업에서는 연결했을 뿐이고…….

저자는 천재성이나 창의성이 대단한 뭔가와 통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어느 날 문득 떠오를 수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지불식간에 말이지.

그럼 나도 멍~하게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건데…….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우리에겐 멍~하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지금은 의학의 발전으로 뇌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뇌의 활동을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가고 있다.

뇌의학 발달, 뇌스캐너, 뇌 촬영 장비들의 개발은 우리의 뇌에 대한 이해를 돕지만 아직도 1.4kg 의 뇌 속은 미지의 신비한 세계다.

 

이 책에는 밥 딜런의 뇌, 알파파와 파랑조건, 숨겨진 실체 드러내기, 겁먹은 상상력 놓아주기, 아웃사이드의 관점, Q의 매력, 도시의 마찰, 셰익스피어 역설로 나누어 뇌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모든 창의성의 여정은 문제에서 시작한다. 그것은 좌절의 느낌으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무지근한 아픔에서 출발한다. 열심히 애썼지만 벽에 부닥치고 말이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다.

......

문제와 씨름하다 패배할 필요가 있다.

……

흔히 답은 오직 이 시점, 우리가 답 찾기를 멈춘 이후에만 찾아온다. 상상에는 역설을 즐기는 악취미가 있다.

흔히 과학자들의 통찰의 순간은 막다른 골목에서의 발견된 일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확신이 찾아온다. (책 속에서)

 

저자는 밥 딜런의 창작의 뇌를 설명하면서 막다른 골목에서의 휴식이 창의성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좌반구에 비해 뇌의 우반구는 쓸모없는 뇌 덩어리로 여겨지다가 우반구 손상이 언어적 결함으로 나타나자 우반구의 기능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통찰의 문제를 해결하는 우반구의 기능의 발견....

숲을 보도록 하는 우반구의 기능은 창의성과도 관련 있다는데.....

 

밥 딜런이 우드스탁에 있는 빈집으로 기어들어가 소설을 쓸 거라며 내놓은 노래<라이크 어 롤링스톤>의 창작배경, 창의적 통찰의 이야기는 한 순간에 탈바꿈하기도 함을 말하고 있다.

 

마음이 느긋한 상태가 창의적 통찰에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마음이 편안할 때, 그 알파파들이 뇌에서 물결칠 때 우리는 주위의 스포트라이트를 안쪽으로, 다시 말해 우반구에서 흘러나오는 원격 연상의 줄기 쪽으로 비출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우리가 열심히 초점을 맞추면 주의는 바깥쪽인 풀려는 문제의 세부 사항을 향하는 경향이 있다. (책에서)

 

멤피스 대학교의 심리학자 화이트의 연구에서는 다양하고 어려운 창의력 시험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진단된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의력결핍이 창의성의 핵심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그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이 창의성의 출발이다.

 

이 책에는 3M의 포스트 잇 개발과 관련한 개념의 혼합 이야기, 그래픽 디자이너이 글레이저의 주의와 작업 기억의 힘 이야기, 극심한 우울과 천재성이 관련된 작가와 음악가들의 이야기 등이 있다.

 

이런 종류의 창의성에 관해서는 낭만적인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대부분 땀, 슬픔, 실패로 이루어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무자비한 과정이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생각한다. 다음 생각이 답일지 모르니까. (책 속에서)

 

저자는 갈수록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전문가들의 틈새를 서로 연결해야 한다고 한다.

이건 통섭과 융합과 관련이 있다.

 

저자는 지금껏 가장 널리 알려진 창의성 촉진 기법인 브레인스토밍은 집단의 잠재력을 속박에서 풀어 주지만 각자의 잠재력을 누르고 각자의 창의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반면에 플러싱은 비판적인 집단회의의 형식을 띄지만 사람들이 가혹하거니 비판적인 언어를 쓰지 않으면서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기법이다. 플러싱이 제대로 작동하면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돌파구가 뚫린다느니...

 

구체적인 사례를 통한 창의성이 작동하는 순간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누구에게나 발현될 수 있는 게 창의성이구나 싶다.

그것을 연결해서 세상에 내놓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이지.

 

이전의 고정관념이 상상력을 저해할 수도 있음을, 상식적인 방법이 창의력을 방해할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그냥 내버려두는 멍~ 하니 있는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싶다.

주변을 잘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함도 느낀다.

 

반전이 있는 세상이어서 재미를 느낄 때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기대를 하게 된다.

어떤 창의적인 작품들이 나와서 세상을 놀라게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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