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 - 평생 화학을 가르쳐 온 한 교수가 화학 속에서 만난 과학과 영성에 관한 이야기
황영애 지음, 전원 감수 / 더숲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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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 화학 물질 속에서 삶을 투영해 보자.

 

 

개인적으로 화학이라면…….

온갖 물질을 섞어 금을 만들어내는 연금술사가 떠오르고, 마법 약을 만드는 마법사가 떠오르고 학교에 있던 실험실이 떠오르고 주기율표가 떠오른다.

 

이 책이 평생 화학을 연구한 학자가 화학 속에서 만난 과학과 영성의 이야기라기에 호기심이 인다. 과학과 영성의 결합을 어떻게 풀고 있을까.

보통은 과학과 영성이 전혀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고 생각할 텐데…….

 

얼마 전에 읽은 <신의 흔적을 찾아서>에서도 과학과 종교의 접점을 찾고자 과학과 종교의 오랜 논쟁이 되어온 '신의 존재'를 주제로 잡았었는데……. 그 책의 저자도 영적체험의 신경생리학적 연구, 뇌과학과 물리학, 최첨단 과학 등을 총동원한 대규모 탐사를 통해 물질과학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영성과학이라는 금단의 세계를 깊이 있게 파고들었는데……. 그리고 신의 존재에 대한 증거를 추적하고, 탐사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담아 인상적이었는데…….

 

저자는 화학에서 어떻게 영성을 찾았을까.

누군가 그랬다지요? 과학은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요, 예술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고, 종교는 설명해서는 안 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라고요. (본문에서)

 

저자는 과학의 세계가 질서와 규칙 속에서 존재하듯 우리의 일상도 어떤 질서 속에 존재하는데, 영성이란 우리의 내면에 새겨진 고유한 가치와 신의 질서를 발견하고 이를 삶으로 드러내는 생활일 뿐이라고 한다.

 

화학에서의 단결정은 순수한 성질을 좀 더 오래 지속하기에 광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에 유리하다고 한다. 하지만 단결정을 키우는 데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들여야 하고 마음을 비울 때쯤 곱게 자란 결정을 볼 정도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한다.

 

결정이 잘 생기지 않을 때 불용성 용매나 약숟가락으로 충격을 가함으로써 영롱한 결정을 얻게 되는 과정은 우리가 평범한 삶에서보다는 고난과 시련을 통해 고귀한 영성과 만나게 되는 과정과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문에서)

 

저자는 단결정을 키우는 어려움과 기쁨을 인생의 고난과 시련도 영성을 위한 촉매임을 말하고 있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에서 겸손을, 홀로 존재해도 완전한 단원자분자에서는 인생의 고독과 외로움을 이야기 한다.

 

플라즈마의 산화정신에서는 빛으로 승화한 순교자의 삶을, 이온결합과 공유결합을 통해 가족 간의 끈끈한 결합을, 필수원소와 독성원소에서 선을 가장한 악을, 촉매의 희생정신에서 더해주는 삶을, 금속의 녹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노년을, 결정과 비정질의 중간물질인 준결정에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록, 헤모글로빈의 산소운반에서 집착을 버리고 내어 맡기는 삶을 이야기 한다.

 

화학과 관련된 이야기와 이웃에서 만나는 이야기의 결합에 영성이 촉매작용을 하고 있는 책이다.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그대로 우리의 삶을 투영하고 있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예전에 사회학의 이론들이 과학의 법칙들과 많이도 닮았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화학실험실에서 만나는 물질에게서 사회의 질서를, 신의 질서를 만날 수 있구나 생각하니 화학이 새롭게 다가온다. 신선한 설명이다. 화학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이런 시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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