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렙과 슈렉과 스마트폰 쌈지떡 문고 4
서지원 글, 김숙경 그림 / 스푼북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만렙과 슈렉과 스마트폰] 스마트폰 중독을 치료하다!

 

 

 

만렙.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게임에서의 레벨이 최고치일 때 즉, 레벨 업이 더 이상 될 수 없는 최고 경지를 말한다. 레벨이 꽉 찬 상태를 한자어와 영어를 혼합해서 쓰는 인터넷 용어다.

요즘 노래가사에도 나온다는데, 아이돌 노래를 듣지 않거니와 게임도 하지 않으니 생소할 밖에.

 

이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2030년, 미래사회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 중독자가 늘어나더니 2018년 이후엔 스마스트라는 병명까지 생길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어 버린다.

이름하여 스마트폰 중독 증후군인 스마스트.

 

 

은수네 집안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도 모두 의사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엘리트 의사 집안이다.

유치원 때까지는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당당했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공부에 소질이 없음을 안 은수는 괜히 식구들의 눈치를 살피며 지낸다.

그 답답한 마음을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으로 달래다가, 신의 경지인 만렙의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얼굴도 못생긴 슈렉 같은 왕자다. 게다가 스마스트까지 걸려 버린 환자다.

 

스마스트의 특징은 갑자기 온몸을 부르르 떠는 발작 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뇌에 이상이 생겨서 학습능력 저하, 틱이나 투렛, 발달 장애, 학습 장애 등으로 나타난다. 키도 잘 자라지 않고 입맛도 없어지는 병이다. 이 병은 아이일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져서 18살이 되면 아예 고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기에 학교에서도 한 달에 한 번씩 스마스트 검사를 할 정도다.

 

 

은수는 스마스트 약을 먹어서 키도 자라지 않고, 폭력적일 때도 있다.

군인이 되고 싶었던 외삼촌도 스미스트다. 외삼촌은 스마스트 약을 먹느라 키도 자라지 않고 체력이 약하다. 평생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집중력이 어린 아이 수준이다.

은수는 책도 읽어 주고 공부도 가르쳐 주고, 간단한 요리와 청소를 하는 도우미 로봇과 늘 함께 지낸다. 일종의 감시용이다. 스마트폰 게임을 일정시간 넘기면 로봇이 비상벨을 누르고 엄마를 호출한다. 그러면 엄마는 스마트폰을 강제 종료 시켜 버린다.

 

엄마 아빠가 바빠서 늘 외로운 은수는 또다시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뇌혈관이 터져 버리고 응급 수술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특수학교인 푸른 별 학교로 전학가게 된다.

 

배를 타고 들어간 섬 학교는 이상한 학교다.

성적순도 아니고, 나이순도 아니고,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반에 들어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된다.

공부보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강철 선생님.

텃밭에서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직접 심고 길러서 반찬으로 먹는 학교,

자기들 끼리 회의해서 무엇을 할 것이지 결정하는 학교,

필요한 장난감을 만들어 노는 아이들, 놀이 방법도 스스로 생각해 내는 아이들,

 

만렙 대신 갈매기라는 별명을 갖게 된 은수는 푸른 별 학교에 차츰 적응해 나간다.

20년 뒤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기도 하고.

선생님으로부터 뱃속에 파리가 든 왕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가져 본다.

글을 잘 쓴다는 민희의 말이 생각나서 작가의 꿈을 꾸게 된다.

은수는 동화를 쓰고 연극무대에 올려 부모님에게 보여주게 된다.

 

연극 대본의 작가가 은수라는 말에 감짝 놀라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부모님을 보며 은수는 그동안 쌓인 오해를 풀게 된다. 부모님의 진정한 사랑에 감동받은 은수는 이제 글 쓰는 재미에 스마트폰과도 멀어져 간다.

이젠 은수는 만렙 작가다. 만렙 이야기꾼이다.

 

중독이란 라틴어로 노예가 된 사람을 말한다.

스마트폰의 노예가 된 사람들 이야기는 2030년이 되기 전에 발생하지 않을까.

스마트폰의 노예가 된 은수의 모습에서 지금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요즘 우리와 가장 친근하고 밀접한 기계를 들라면 스마트폰일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시간이 예전보다는 많이 늘었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러니 스마트폰 중독의 증세가 지금도 있지 않을까.

 

푸른 별 학교의 교육방법처럼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법일 듯도 하다.

자연주의 교육자 루소의 <에밀>이 생각난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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