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 어린이를 위한 회의 철학 안내서
댄 바커 지음, 이윤 옮김, 송광용 감수 / 지식공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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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꼬마 합리주의 회의철학자.

 

 

어린이를 위한 합리주의 회의철학 안내서다.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만화로 되어 있어서 읽기에는 부담이 없을 것 같다. 내용도 아이들이 좋아 하는 유령이야기다.

문제는 내용이해인데…….

 

주인공 안드레아는 합리적 회의주의자다.

이를테면 낯설고 이상한 이야기를 들으면 무조건 믿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의문을 품는 아이다.

모든 것에 의문을 갖고 생각하는 아이다.

 

증거를 찾기 전에는 의심을 풀지 않고 증거가 나오면 그게 참인지 거짓인지 직접 확인하는 아이다. 철학자 데카르트 같다.

물론 상대의 말을 빼놓지 않고 경청하며 의문을 시작하는 안드레아.

앞뒤가 맞지 않은 친구의 말을 지적하며 상대가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닮았다.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책이 틀릴 수도 있음을 알고 있는 아이다.

사건의 앞뒤가 맞아야하고 말의 이치가 맞아야 한다고 믿는 안드레아는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증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믿지 않기에 초능력, 텔레파시, 염력, 예언, 유체이탈, 수맥 찾기, 별점, 점성술, 신앙요법 등을 믿지 않는 아이다.

 

-이게 사실입니까?

-진짜?

-정말이니?

-진짜 네 눈으로 유령을 똑똑히 봤니?

-글쎄?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 토미, 네가 들은 소리가 유령 소리 맞니?

-잠자면서 소리를 들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자고 있을 때 어떻게 소리를 들을 수 있어? 혹시 유령 꿈을 꾼 건 아니니?

-그러니까 토미, 너는 네가 들은 소리가 뭔지도 모르는 거네. 아마 너희 엄마나 아빠가 낸 소리일지도 몰라. 왜 유령 소리라고 생각해?

 

안드레아는 철학적인 질문을 하고 과학적인 자연의 법칙을 믿는 아이다.

과학은 자연의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과학자는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밝히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한 법칙들은 무엇일까.

 

확인하라.

어떤 사실이 진실인지 아니지를 확인하고 질문을 하는 것이다.

도구를 사용하거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거나 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하라.

반복확인 하지 않으면 믿을 수 없다. 우연적인 것은 과학이 아니다.

그게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라.

거짓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면 그게 참일 수도 있다.

단순하게 하라.

이치에 맞아야 한다.

어떤 사실이 참이라면 반드시 이치에 맞아야 한다.

정직하라.

정직은 진실을 알고 싶은 열린 마음을 갖게 한다.

 

가끔씩 우리 집에 오는 꼬마 회의 철학자가 생각난다.

늘 질문을 달고 다니는 6살 조카. 지훈이.

 

-매미는 어디에 살아요.

-땅 속에서 어떻게 7년을 살 수 있어요.

-땅 속에서는 뭐해요.

-땅 밖으로 나온 매미는 어떻게 되나요.

-매미는 어떻게 죽어요.

-매미시체가 없잖아요.

 

뭐가 그리 궁금한지, 뭐가 그리 믿기지 않는지 어른들을 붙들고 질문 공세다.

그리고 본 것에 대해서는 그림도 잘 그려댄다.

자기가 한 일을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려고…….

조카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원래 질문이 많은 합리적인 회의론자가 아닐까.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조잘조잘, 재잘재잘 물으니까.

오늘 우리 집 꼬마 합리론 자를 위해 매미가 들어있는 백과사전을 택배로 보내야겠다.

증거를 보내는 거다.

 

불합리하고 미신적인 것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하고, 사실을 밝혀내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문제해결에 이르는 방법이 아이들에게는 원래부터 주어진 본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철학적인 본능, 과학적인 본능을 자라면서, 살면서 어른들이나 학교가 차단시킨 건 아닐까.

산다는 것의 정답은 한 가지가 아닌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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