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귀가 기가 막혀! - 주변의 도움 없이 난관을 헤쳐 나가는 친구들 이야기 ㅣ 세용 창작동화 2
문재갑 지음, 백철 그림 / 세용출판 / 2013년 7월
평점 :
멋쟁이 빵쟁이들의 도원결의!? [방귀가 기가 막혀!]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방귀나 똥은 친숙하다. 일상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웃음보따리를 던져준다. 언제나 예상 못하는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요즘 초등학교 5학년이면 알 것 다 알고 모든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춘기다.
이런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큰일이라면 어른들이 개입할 필요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아이들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 책의 주인공은 그 예민하다는 초등학교 5학년인 민우, 영광, 수지다.
모범생이고 과묵한 민우와 방귀쟁이 뺀질이인 영광이는 1학년과 3학년 때 한반이었지만 친한 편이 아니었다. 5학년이 되어서야 영광이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말을 하기 시작한 친구사이다.
세심하고 내성적인 민우는 바쁜 부모로 인해서 늘 외로움을 친구처럼 달던 아이였는데 개그맨 같은 영광이로 인해 활기찬 아이가 되어간다.
어느 날 장난과 개그로 반을 휘어잡는 영광이를 노려보는 규명이의 눈빛을 느낀 영광이. 그 서늘한 기운에 예감이 좋지 않는 영광이. 알고 봤더니 규명이는 중학생 형들과 어울리며 반 아이들을 졸병 취급하고 있었다. 반에서 제일 약한 베트콩이라 불리는 철호는 규명이의 빵셔틀이었고 늘 어두운 얼굴을 하던 다문화 가정의 아이였다.
-헐!
-얘들아! 철호가 달라져 보이지?
-우리 반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철호랑 나랑 셋이서 결의를 맺은 것뿐이야!
-유비와 관우와 장비가 복숭아나무 밑에서 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는 도원결의 있잖냐? 그런 비슷한 거야. (본문에서)
철호를 보호하기 위해 영광이의 아이디어로 결성된 빵쟁이.
빵셔틀의 빵, 방귀쟁이의 쟁, 범생이의 이를 합한 '빵쟁이'라는 그룹이 결성되면서 철호의 옷차림과 얼굴은 점점 밝아져 간다.
반에서 공부도 잘하고 예쁜 최수지도 방셔틀에 들고 싶다는 쪽지가 오고.....
알고 봤더니 수지와 규명이는 오랜 친구사이였고 규명이도 예전에는 모범생이었는데 잦은 이사로 인한 스트레스가 비만을 가져왔고 자신감 상실과 난폭한 성격으로 변하게 됐다는 것이다.
과연 빵쟁이그룹은 규명이와도 어울릴 수 있을지...
어떻게 규명이의 마음을 열게 할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른들의 문제가 아이들에게 이어지고 사소한 환경변화가 아이들의 성격변화에도 영향을 미침을 생각하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에 찾아 온 작은 문제들이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큰 문제가 될 수도,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 억지로 훈계하는 것보다도 효과적이고 바람직함을 생각하게 된다.
어른들의 잔소리와 간섭을 유난히 싫어하는 사춘기 아이들. 그들의 문제를 스스로의 해결하는 모습에서 키만큼이나 훌쩍 자라난 아이들이 든든해 보인다. 잔소리보다는 내버려두라는 말이 와 닿게 하는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