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 세 개 - 십대에게 보내는 9인 9색 멘토링 에세이
강수돌 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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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멘토를 만난 순간들 [개똥 세 개]

 

 

 

사람은 어떻게 성장하나? 정말 나이만 먹으면 어른이 되는 것일까? 사람에게 허물이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내 허물을 벗어 낼 수 있을까? 개똥을 먹지 않겠다고 큰 소리를 쳤는데 바로 그 큰 소리가 내가 끊임없이 벗어 내야 하는 허물이 되었다. 나는 셋째 개똥 이전에 첫째 개똥, 둘째 개똥을 먹지 않을 수 있는지 자격을 나 자신에게 주기 어려웠다. (본문에서)

 

 

인생에서 멘토를 만난다는 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누구는 준비된 자에게만 멘토가 보인다고 하고, 누구는 우연처럼 스쳐간다고도 하는데...

멘토는 굳이 사람의 형상이 아니어도, 책이나, 사건일 수도 있음을 이 책에서는 보여 준다. 어쨌든 필요할 때 멘토를 만난다는 건 부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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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회 명사 아홉 사람이 감수성 예민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십대들에게 보내는 멘토링 에세이다. 이 한 권의 책에서 힘과 용기를 얻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나온 책이다. 스스로 멘토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라고 격려해 주고 싶다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강수돌이다.

그는 '돈의 경영'이 아닌 '삶의 경영'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일에 힘쓰는 경영학 교수다. 학교 근처 귀틀집에서 텃밭을 일구며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마을 이장을 하기도 한다. 그의 멘토는 선생님, 책, 현실 자체 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쓴다는 칭찬에 공부와 일기 쓰기에 재미를 붙인 이야기, 에리히 프롬의 <소유나 존재냐>를 읽으며 올바른 삶에 대한 고민을 한 이야기, 독일 유학에서 만난 홀거 하이데 교수의 언행일치의 삶을 보고 풀뿌리 관점으로 현실을 보게 된 이야기 등이 흥미롭다.

 

중요한 것은 자기 행복과 더불어 늘 사회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꿈'도 비로소 완성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공동체적 개인' 이니까. 나의 행복과 사회의 행복이 일치하는 삶, 나 자신의 자유로움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체의 공동선도 중요시하는 삶, 이게 진짜 '하늘의 뜻'이 아닐까? (본문에서)

 

전직 버스 운전기사였던 월간 <작은 책> 발행인 겸 편집장인 안검모가 멘토를 만난 이야기는 가슴이 뭉클하다 못해 아려온다. 변산공동체에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부와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야기, 자신의 어린 시절에 겪은 가정폭력과 학교 선생님들의 폭력, 일찍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사회를 모르고 살았던 이야기, 그러다 골목길에 있는 주민독서실에서 책을 만나게 된 사연 등이 들어 있다.

 

올바른 역사를 알게 되니까 내가 못나서, 못 배워서 가나하게 살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잃어버린 자존감을 찾았지. 노동자의 권리도 깨달았지. 버스 운전을 하면서 월급을 안 주는 못된 사장들과 싸우고 휴가도 찾아 쓸 수가 있었어. 내가 그런 책들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사장이 월급을 안 줘도 휴가를 안 줘도 굽신거리며 살앗겠지. (본문에서)

 

이 외에도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문학 강좌를 기획 운영하고 있는 고병헌 성공회대 교수,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인 김명곤, 인천 도시 생태 환경연구소를 운영하는 박병상, 청소년문학의 대가인 박상률, 무용가이자 예술 감독인 안은미, <아저씨>의 영화감독인 이정범, 언론인이자, 사회운동가인 홍세화 등의 멘토를 만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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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멘토는 국경도 초월하고 형태도 초월할 수 있음을 배운다.

멘토가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방법으로 언제나 우리주변에 있음을 본다. 예전과 달리 내가 손 내밀기만 하면 되는 세상이다. 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된다는 뜻이다.

멘토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어린 시절과 비교해 보면 요즘 아이들은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는 풍부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이 책은 꿈과 희망을 찾아 멘토를 구하려는 십대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아홉 사람이 보내는 멘토를 찾은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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