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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탄생
이재익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욕망에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남자의 욕망은 유죄![복수의 탄생]
라디오 PD,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인 이재익의 17번째 책이다. 저자는 현재 2시 탈출 컬투쇼의 PD, 영화 <질주>, <목포는 항구다>, <원더풀 라디오>, <41>, <오페라 소녀>, <노벰버 라디오> 의 시나리오 작가다.
<복수의 탄생>은 2013년 4~6월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된 인기 작품이라고 한다.
주인공은 최고의 인기 아나운서인 한석호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최고의 대학을 나오고 키 커고 잘 생겼고 인기절정의 아나운서다. 집안 배경 좋은 미모의 아내에 아들과 딸까지 있는 남자다. 욕망과 에너지가 온 몸에서 철철 넘치는 남자다.
단, 한 가지 트라우마가 있다면 어릴 적 아버지는 한 중견기업 대표의 자가용 기사였고 어머니는 그 사장집의 식모였다는 점이다. 중학생이던 어느 날, 사장 동생이 자신의 어머니를 겁탈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부모님은 그 집을 나와 만두가게를 열게 된다. 물론 부모님들이 지금은 잘나가는 음식점 사장이지만 그 때의 트라우마가 늘 그를 괴롭힌다. 그리고 여성에 대한 복수심에 왜곡된 성생활과 여성편력에 빠져든다. 물론 아무도 모르게.
가난한 어린 시절, 남의 집에 얹혀살면서 견뎌야 했던 모욕과 수치심은 극복할 수 없었던 것일까. 자신의 스트레스를 여자로 푸는 것으로 여자 전체에 대한 복수를 하고 있는 남자다. 여자를 통해 분노와 갈증을 해소하고 평정과 자신감을 지켜내는 남자다.
한석호가 방송국 사장인 장인의 인정을 받은 날은 다시 세상에 태어난 기분이었다.
-조그만 흠결이 자넬 막을 수도 있는 거야. 그런 선례가 많잖나?
-네, 새겨듣겠습니다. (본문 중에서)
카사노바의 생활도 청산하리라 다짐하며 새로운 기운에 산뜻한 출발을 하려던 찰나에 그의 발목을 잡는 일이 생겨 버렸다. 생방송을 하러 출근하던 길에 의도적인 차사고가 난 것이다.
조태웅.
알 수 없는 인물의 개입으로 그의 삶은 추락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그동안 저지른 불륜의 현장사진과 동영상을 가지고 한석호의 일상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한석호가 가진 걸 모두 뺏기 위해 숨통을 조여 오는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누가 그의 배후를 조종하는 것일까.
사촌 처남댁인 옛 애인 연이일까? 그녀의 남편이자 부인의 사촌인 재우일까? 현재의 애인 방송작가 은정일까? 아니면 자신도 기억 못하는 사람일까?
잃을 것이 너무 많아져 버린 한석호는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을 시작하는데.....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 등장하는 대사였던가.
먼지처럼 하잘것없는 증거도 질투하는 이에게는 성서만큼 강력한 증거로 변하지. 질투를 조심하라. 그것도 스스로 잉태되어 태어나는 괴물. 푸른 눈으로 먹잇감을 조롱한다. (본문 중에서)
어떤 이에게는 사회적 죽음이 생물학적인 죽음보다 더 두렵다. 석호가 바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본문 중에서)
삐뚤어진 삶을 반성하고 청산하려던 첫날 아침, 욕심을 버리고 사는 삶을 깨쳤던 최초의 아침, 인생에서 가장 겸손해 하던 아침, 세상에서 가장 희망찬 출근을 하던 행복한 아침에 불쑥 나타난 악마의 손길. 극과 극을 오가는 삶이 하루아침에 일어나 버린다.
드라마도 막장 드라마는 거의 보지 않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불쾌지수가 업 되기 때문이다.
막장 드라마처럼 불륜과 복수가 난무한 소설을 읽고 있으려니 불편하고 낯설다. 처음에는 불륜이 난무하고 그 이후로는 복수가 긴박하게 펼쳐진다. 그래도 추리소설의 묘미는 확실히 스릴이다. 싫어하는 내용이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니 작가의 이야기 솜씨에 빨려들어 후딱 읽어 버렸다. 마치 막장드라마에 혀를 차면서도 빨려 들어서 보는 사람들처럼.
복수의 내용이 인과응보적인 면도 있다고 하면 스포가 되려나.
성공을 윈하면서도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위험한 행위도 마다않는 이율배반의 행동이 인간의 본능일까. 죄값을 받는 모습을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법적인 처벌이 아닌 사적인 처벌을 보고 있으니 그 또한 불편하다.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욕망에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분명 남자의 욕망은 유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