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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 가슴으로 써 내려간 아름다운 통일 이야기
이성원 지음 / 꿈결 / 2013년 8월
평점 :
이중섭의 그림과 함께 한 통일 이야기 -그래도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그리 와 닿지 않는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등의 영화를 보면서도 분단국가라는 생생한 느낌보다는 배우에, 이야기 거리에 매료되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일까.
북에 둔 가족이 없어서 일까.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분단 상태가 지속되었기 때문일까.

가깝고도 먼 곳이라는 북한을 실감하는 건 여행이나 영화를 통해서 일 뿐이다. <설국열차>의 끝없는 운행이 북한이라는 장벽에 막혀 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 중국을 갈 때 기차를 타고 압록강을 거쳐 만주를 거쳐 갈 수 없다는 현실 정도만 인지할 뿐이다.
그래도 한 번씩 책을 통해서 보는 분단의 현실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산가족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 아프다.
이산가족상봉에서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
일제 강점기가 막 끝나고 해방을 맞이했지만 나라는 어수선하고 살기는 힘든 상황이 계속되었다. 그러다 전쟁이 터지고 다시 국토는 쑥대밭이 되고 백성들은 가족을 잃고 헤어지게 되고....
그렇게 헤어진 가족들은 5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얼마나 변했을까.
결혼한 부부가 남북으로 흩어지게 되면서 남자는 결혼을 다시 하고 여자는 남편을 기다리게 된다. 누굴 원망 할 수도 없어 억울하고 서러운 이야기, 대상도 분명치 않는 원망에 눈물로 쏟아내는 현장의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하다.
부산 아시안 게임 당시의 북한의 미녀단원들이 인기를 모았지만 그들이 한국에서 본 문화적 충격을 어떠했을까.
컵라면을 처음 맛보고서는 매끼마다 컵라면을 국처럼 먹던 선수, 북한사격 선수단에 연습용으로 준 5만 발 중 4만 발을 남겨서 가져가려 했다는 이야기,
사격 연습용으로 가져가려 한 건지, 실탄으로 용도 변경하려 하는지 몰라서 거절했다는 이야기, 북한 지하철, 북한 교회, 북한 문화재, 북한 생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들은 내용도 있고 모르는 내용도 있다.
생소한 그들의 모습, 애틋한 그들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북한에도 종교가 있고 교회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아직도 허구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주민들은 진정성이 있는지 몰라도 북한 지배층은 진정성이 있을까.
물론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언제쯤 할 수 있을까.
누가 어떻게 양보해야 할까.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라는 노래를 어렸을 때부터 불렀지만 통일은 손에 잡을 수 없는 신기루 같다고만 생각했다.
지금은 그나마 남북교류가 있으니까 통일이 가능할까.
통일을 이루려면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그래도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이 책은 30년차 통일부 공무원이 생생하게 써내려간 남북교류의 이야기다.
그가 그동안 업무적인 일로 북녘에서 만난 사람들, 북한사람들과의 교류,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책에 담았다.

이 책에는 이중섭의 <봄의 어린이>가 곳곳에 들어 있다.
<봄의 어린이>를 모티브로 삼고 이를 변주하여 '통일의 봄'에 대한 기다림과 소망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림 속의 꽃과 나비처럼, 꽃밭 위를 뒹굴며 정답게 노니는 아이들처럼, 우리 민족도 서로 만나 마음을 나누고 하나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TV에서 보던 이산가족 찾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남북이 하나가 되는 날을 소원하던 김구 선생님을 떠올려 본 시간이다.
희미해져 가던 통일에 대한 바람을 다시 상기 시켜본 시간이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