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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드 ㅣ 매치드 시리즈 3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3년 7월
평점 :
제아무리 기억, 시, 사랑을 통제해도 자유와 사랑, 창의력은 본능!! - 리치드
기억, 행복, 사랑, 결혼, 질병, 직업....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통제된 사회, 소사이어티.
몸의 조직 샘플을 보관하고 온갖 데이터를 저장해서 바코드로 지정하는 사회.
빨간색, 파란색, 녹색으로 된 알약으로 기억과 질병을 통제하고 언어와 감정까지 조절하는 소사이어티.
이렇게 시스템이 개인의 삶을 완벽히 통제하는 사회가 가능할까. 그 속에서도 행복이 존재할까.
<리치드>는 금단의 로맨틱 판타지 소설인 <매치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1, 2 편을 읽지 않아서 인터넷 검색으로 대략의 줄거리를 파악하고 읽기 시작했다.
1편 <매치드>는 모든 것이 통제된 근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소사이어티에서는 센트럴의 오피셜들이 개인의 삶과 기억까지 결정한다.
17 살이 되면 중요한 의식인 '매칭파티'에서 반려자가 결정된다. 주인공 카시아의 반려자로 결정된 상대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 온 가장 친한 친구인 믿음직스럽고 잘 생긴 잰더였다. 그러나 다음날 매칭상대의 정보가 들어 있는 마이크로카드에서 잰더가 아닌 다른 소년의 얼굴에 마음이 끌리게 되고,,,, 그는 '일탈자'로 평생을 소사이어티의 이면에서 조용히 살아가야 하는 카이였다 . 카시아는 잰더와 결혼하면 편안하고 행복하게 소사이어티의 시스템에 안주할 수 있다. 그래서 일탈자 카이에 대한 사랑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2편 <크로스드>는 금단의 사랑을 택한 카시아와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카시아를 다시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서는 카이의 이야기다.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끌려간 카이를 찾아 바깥 지방으로 향한 카시아는 마침내 그가 몇 개의 단서를 남기고 무사히 탈출했음을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여태껏 자신이 살아온 것과는 달리,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한 여러 종류의 삶을 만나게 된다. 두 연인은 황량한 바깥 지방에서 재회하지만 ,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소사이어티뿐만이 아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드러나는 비밀들에 충격을 받게 된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통제하는 시스템 사회 소사이어티. 오피셜이라는 관리자들이 사람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지만 소사이어티에 반대하는 봉기세력은 인도자를 중심으로 반란을 계획한다.
이렇게 작은 반역의 행동들을 저지르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흐름에 맞서 헤엄치는 사람들과 심연 속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그림자들이 있다.
나는 어두운 것이 태양 앞을 지나가면 위를 쳐다보는 사람이었고, 땅과 물이 하늘과
만나는 곳을 따라 미끄러져가는 그림자 그 자체였다.(본문 중에서)
모든 것이 규정대로 정해져있는 소사이어티의 삶이 싫어 봉기 세력에 가담하기로 하는 카시아.
그녀는 겉보기에는 소사이어티 센트럴에서 일하는 일반의다. 그러나 남몰래 봉기를 위해 일하고, 기록보관자들과 거래한다.
카시아는 소사이어트를 무너뜨리기 위해 바꿔치기한 알약을 사람들에게 먹이면서 서서히 전염병을 퍼뜨린다. 어느 날 불려간 센트럴에서 매칭 정보를 바꿔치기 해서 소사이어티 최고의 성취인 매칭파티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물론 봉기세력의 인도자는 그 전염병의 치료약을 개발한 상태다. 소사이어티가 해결 못하는 전염병을 구실로 세상을 잡아 보겠다는 것이다.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환자들을 돌보는 카시아. 하지만 곧 전염병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치료약이 필요하게 된다.
카이는 바깥세상에서 봉기세력의 유능한 에어십 조종사가 되어 전염병이 퍼지는 곳에 약을 전달하는 일을 맡았다. 그러나 늘 카시아 곁에 가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내 세상의 중심에 카시아가 있는 한, 세상이 아무리 작아져도 상관없었다. 나는 카시아와
함께하려고 봉기에 합류했다. 그러나 그들은 카시아를 다시 센트럴로 보냈고, 지금 나는
계속 날아가고 있다.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녀에게 가닿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소사이어티가 나를 쏘아 떨어뜨리지만 않는다면.(본문 중에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 되어 간다.
봉기세력에서도 원인과 치료법을 찾지만 방법이 없다. 소사이어티에서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봉기세력에서 카시아를 데려간다. 인도자는 카이와 카시아, 잰더에게 치료약 개발을 시킨다. 계속 빠른 속도로 퍼지는 전염병에 의해 소사이어티도, 봉기세력도, 그 외 세력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함을 알게 된다.
결국 카시아는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기억을 조금씩 떠올리며 치료식물을 찾게 되고 카이와
함께 하게 된다.
“카시아.”
그가 내 이름을 노래처럼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그런 음악을 품고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내 이름을 불렀다. 함께 움직이며 내가 약함과 강함 사이의 이상한 공간에 붙잡힐
때까지. 어지러움과 명료함 사이, 욕구와 포만감 사이, 주는 것과 받는 것 사이의…….
"카이."
나도 그를 불렀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기억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서로 이야기하고 서로를 믿어야 가능한 일일 거야.
전에도 그렇게 했다면 치료약을 더 빨리 발견했을지도 몰라. 그 사람이 무슨 이유로
들판에 식물을 심었는지 누가 알겠어? 어쩌면 치료약에 그 꽃이 필요하리란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 어쩌면 우리 어머니처럼 그냥 그 꽃이 아름답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움 속에서 답을 찾는 일이 많잖아. (본문 중에서)
완벽한 통제 시스템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해도 선택의 자유가 없는 인간들에겐 낙원이 아니다. 자유를 원하는 인간 본능이 깨어나는 날 봉기는 일어나게 되어있음을 보게 된다. 글쓰기, 그림 그리기, 노래하기 등 모든 창의적인 것이 통제된 사회에서도 자유본능이 깨어나는 날 창조적인 열망도 불타오름을 본다.
통제된 사회가 완벽하게 움직인다 해도 인간본질까지 다 바꿀 수는 없음을 , 사랑과 믿음이 승리함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온갖 어려움을 딛고 사랑과 창의력을 찾은 주인공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근 미래 사회를 다룬 소설을 읽다보면 주로 통제된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구분이 명확하고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않은 설정들.
약, 기계, 컴퓨터로 모든 것이 통제된 사회 속에서 감정도 반납한 채 살아가는 생활은 기계와 같은 부품일 뿐이다.
그러다가 감정이 살아나면 봉기가 일어난다.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모으게 되면 반란이 일어난다. 자유를 위한 혁명.....
( 영화 <헝거게임>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은 <헝거게임>이 생각났다. 룰에 따라 꼭두각시 같은 움직이는 것도, 사는 구역이 신분에 따라 정해지는 것도, 소설이 3부작인 것도, 소설이 영화화 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영화로는 <헝거게임>은 곧 2부가 나온다고 하고 <매치드>는 곧 1부가 나온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열광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