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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철학 : 플라톤에서 들뢰즈까지
시릴 모라나.에릭 우댕 지음, 한의정 옮김 / 미술문화 / 2013년 6월
평점 :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예술 철학, 플라톤에서 들뢰즈까지
예술이란 무엇일까. 美란 무엇일까.
예술이 그 자체만으로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부터라고 한다. 그 이전까지 예술은 기술로, 예술가는 장인 또는 전문가로 여겨졌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회화를 기계적인 예술에서 정신적인 것으로 보았고, 회화에 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18세기 들어서야 예술철학의 장르가 존재하게 되면서 미학의 개념이 생겨나게 된다.
美란 무엇인가.
플라톤은 美를 철학적 질문의 대상으로 여긴 최초의 철학자이다. 그래서 그의 개념은 모든 예술철학에 등장하고 있다.
그는 감각의 존재인 환영적인 실재와 예지적인 참된 존재의 차이점을 대비시킨다.
플라톤은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는 감각의 세계이며 참된 세계가 아닌 실재의 모방이며, 그림자일 뿐이라고 했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혼으로 다가갈 수 있는 예지적 실재가 이데아이며 본질이다. 그러므로 가상에서 멀어져 참된 실재에 도달하려는 자세가 '美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美 자체에 대한 질문과 아름다운 것에 관한 질문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美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것과 멀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美를 감각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 플라톤의 철학은 미학의 '본래 의미에서의 美를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와 통한다.
美 자체가 아니라 감각미만을 아는 사람은 꿈을 꿀 뿐이고, 현실의 불완전한 미와 감각적이지 않고 예지적인 미를 구별할 줄 아는 자는 깨어있는 자라고 했다. (본문 중에서)
향연에서는 사랑을 영혼이 열망하고 그 어렴풋한 기억을 갖고 있는 이상에 이르는 길의 첫 번째 단계라고 했다. 그리고 예지미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대상이라고 봤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이 자연의 모방이며, 자연이 성공시키지 못한 것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그는 미메시스에서 예술은 자연의 결점을 보충하기도 하고 자연을 앞질러 나아가기도 한다고 했다. 아름답다는 것은 비례가 잘 잡힌 것이고 비례는 질서와 크기로 측정되는 중용의 미다. 그의 비극적 카타르시스로서의 예술론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거치면서 유명해지게 된다.
18세기. 버크는 '숭고와 미의 이념의 기원에 관한 철학적 탐구'에서 숭고와 감정의 기원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며 미를 비례, 적합성, 조화의 문제로 만드는 미학의 틀을 완전히 다시 검토하고 우리가 감정의 미학이라고 부르는 것을 장려한다. 이러한 비례가 건축가들의 표본이 되었고 건축에 등장하면서 1:1.618 이라는 황금률로 탄생하게 된다. 조화로운 비례에 대한 미학은 현재에도 종이, 필름, 국기 등 수많은 직사각형 물건들에 숨어 있다.
버크는 미학의 복수성에 대한 여지를 남겨 미적 형성의 다양성에 공헌하게 된다.
형식주의를 주장한 칸트는 그의 세 번째 비판서인 판단력 비판에서 미적 판단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순수한 취미판단으로 감각적 자극과 섞이지 않고 쾌적한 것에 대한 모든 고려도 제외하는 판단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칸트는 자연이 예술에게 순수미의 표본을 제공하므로 예술은 자연적 외관을 제공하는 한에서만 아름답다고 단언한다.
20세기 철학자인 질 들뢰즈는 회화를 비언어적 사유로 보는 다니엘 아라스 같은 이들을 따라 사유는 철학의 전유물이 아니며 예술도 사유한다고 주장한다. 예술가는 철학자나 학자들의 이념과는 다른 성질의 이념을 갖는다. 예술은 지각작용에서 지각을, 정서작용에서 정서를 뽑아온다, 예술은 고유한 창조로서, 감각적 집합체는 그것을 느끼는 자에 비하면 철저한 독립성으로 특징지어진다. 창조적 활동으로서의 예술은 저항한다는 것이다.
예술은 소통하지 않지만 , 우리가 살펴보았던 것처럼 저항하는 것이다. 삶을 약화 시키는 모든 것, 삶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모든 것에 저항한다. 그러므로 "삶의 권력을 해방시키지 않는 예술은 없다. " -질 들뢰즈의 아베세데르 (본문 중에서)
이 책은 플라톤에서 들뢰즈까지 서양 철학자 12명의 예술에 대한 생각을 그들의 저서들과 함께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바칼로레아 입시학년 및 프레파의 철학교수인 시릴 모라나, 에릭 우댕 두 사람이다.
대개 예술이란 말을 떠올릴 때면 미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작가의 개성, 창조성, 가치관을 존중하며 이야기하게 된다.
이 책은 미를 추구하는 예술의 본질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풀어서 예술철학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읽는 동안 철학과 예술이 만난 접점에서 아름다움의 본질을 잠시 생각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