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발명가
최우근 지음 / 북극곰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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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발명가- 웃다가 보니 슬픔이 엿보여~~

 

 

영국에 세익스피어가 있다면 한국에는 최우근이 있다.

......

미국에 우디앨런이 있다면 한국에 최우근이 있다.

......

읽는 내내 미소를 거둘 수 없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코끝이 찡하다.

......(추천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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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읽은 희곡집이다.

추천사의 글들을 읽으며 대단한 작가의 글이겠구나..... 하는 기대와 설렘과 새로움에 달뜬 기분이 된다.

 

작가는 베테랑 방송 작가인 최우근이다. MBC에서 <경찰청 사람들>, <성공시대>, <록 달리다>, <파랑새는 있다>, <형사수첩>, 드라마 <강력반> 등을 집필한 작가다.

<이웃집 발명가>는 20년 경력의 방송 작가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 첫 희곡집. 2008년 5월에 문삼화 연출로 초연되었다고 한다.

 

처음 읽는 희곡집이라서 무대배경을 염두에 두고 읽다 보니 연극을 보는 기분이다.

 

무대배경은 천재발명가 공동식의 집.

집 안은 온갖 발명품들과 작업도구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널 부러져 있다. 딱~ 고물상 입구에 들어 선 느낌일까.

그의 조수인 블랙은 개인데, 구석에 앉아 독서 중이다.

인간대신 개를 조수로 쓰는 그. 개의 언어를 사람말로 번역해 주는 장치를 발명해서 블랙의 후두에 이식시켰고 지능을 높여서 번역장치 없이 말하게 되자 필요에 따라 조금씩 발전시켰더니 이제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너무 어려보이지 않아?

딱 박사님 나이로 보여요.

그래? 근데 블랙. 너 그 목걸이.....

괜찮죠?

개목걸이 같다. 본능적으로 땡겨 보고 싶어지는데?

 

대화가 가능한 개....

처음부터 농담과 웃음이 진동한다.

새 발명품들을 개발할 때 마다 이웃들을 초대하는 공동식...이번에도 이웃들을 초대하지만 새로 이사 온 로즈밀러만 찾아온다.

그의 작품이 형편없었던 걸까, 아니면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발명이어서 일까. 그러나 단 한명의 손님이라도 손님은 손님!! 이번에 그가 선보일 발명품은 '어둠'이다.

그의 말대로 에디슨이 빛의 어머니라면, 공동식은 어둠의 아버지일까.

간단한 스위치 조작으로 환하던 천지가 어두워지자 한바탕 소란이 인다. 누군가 로즈밀러의 가슴을 만진 모양인지 그녀는 놀라서 소리 지르며 흥분한다. 이건 치한들을 위한 발명이라며 제대로 된 발명을 하라며 박사님께 훈계를 하는 그녀.

남들이 알아주는 유명한 발명을 하라니..... 현재 30와트에서 100와트로 올리면 완벽한 어둠인데....이전에 존재하던 모든 과학적인 이론들을 전등 하나로 뒤집어버리는 기상천외한 발명품인데......

상상력 풍부한 천재 발명가에게 감히 외람된 표현을 거침없이 퍼붓다니..... 그녀는 자기계발서를 너무 봤나 보다.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대화가 진지할수록 두 사람의 공감대는 멀어지기만 하고.....더구나 개를 조수로 쓴다고 이제는 동물학대라며 걸고넘어진다.

 

개를 조수로 쓰다니....이건 동물학대예요!

동물학대요...?

전 학대 받은 적 없는데요?

불쌍한 것... 자기가 학대받는 줄도 모르다니...

 

로즈밀러는 선량한 시민들에 보탬이 되는 발명품을 만들라며 발명가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다. 그리고 박사님의 발명품을 모두를 그의 발명품인 물질소멸기에 넣어 버린다. 블랙에게도 개로서의 삶을 살아야한다고 쫓아 버린다. 결국 블랙도 떠나보내고 발명품도 잃어버린 공동식은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혼란에 빠진다.

 

현실이 강조되자 상상력과 창조력을 잃은 발명가는 정체성으로 혼돈에 빠져 삶의   의욕을 잃게 되고......

 

 

서로 다른 가치관의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공감과 이해, 배려를 생각하게 된다.

대비가 돋보이는 작품...

인간과 개. 남자와 여자, 천재와 둔재, 공상가와 현실주의자. 한국이름 공동식과 외국이름 로즈밀라, 어둠과 빛......

소통불가능한 사람들의 대화는  현실적인 코미디다. 그 코믹함이  사실은 비극임을 암시하는 이야기...

 

연극이 코미디 대본 같다.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보면 사실은 슬픈 이야기다. 현실이 비극적임을 말하고 있어서 더욱 슬픈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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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3-07-0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력과 창조력을 갖춘 천재 발명가와 현실적이고 틀에 박힌 평범한 이웃집 여자와의 대화는 슬퍼서 우습기도 하고 우스워서 슬프기도 한 기막힌 대비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