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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의 발견 - 노벨상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자전 에세이, 놀림받던 의사에서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기까지
야마나카 신야, 미도리 신야 지음, 김소연 옮김 / 해나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가능성의 발견-세포의 시간을 되돌린 연구로 노벨상을 타다.
이 책은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쿄토대 교수 야마나카 신야의 이야기다.
그는 1962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재봉틀 부품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장인정신을 배우며 성장한다.
라디오와 시계분해가 주특기였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SF소설 읽기, 밴드활동과 학생회 활동, 유도와 마라톤 등을 다양하게 즐기며 중고교 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의대 진학.....
애초에 기초의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주변의 반대로 임상의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정형외과 의사를 선택하게 된다. 노련한 의사라면 20분이면 끝낼 수술을 2시간이나 질질 끌면서 의사로서의 무력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기초의학으로 변경하게 된다.
그는 개를 대상으로 혈압강화 실험을 하면서 자신의 적성이 연구라는 걸 깨닫게 된다.
어떤 분야에 매력을 느끼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된다더니 그는 전율을 느껴가며 기초의학의 매력에 빠져든다.
연구를 하면서 녹아웃 마우스(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없앤 쥐)를 만드는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와 연관 있는 글래드스턴 연구소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연구와 논문 쓰는 법, 강연기술을 배우게 된다.
'간에서 APOBEC-1 이라는 유전자를 과잉 발현시키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내려간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트랜스 제닉 마우스(유전자조작 쥐)를 만들게 된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농도조절에 관여할 거라고 생각했던 유전자가 암 유전자임을 알고는 유전자발견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그러다 만능세포라 불리는 ES세포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 세포는 뛰어난 증식능력에 신경세포나 근육세포 등의 200 여 종의 세포를 만들 수 있는 다능성 세포이다.
1998년 11월,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톰슨 교수가 사람의 ES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ES세포는 재생의료의 비장의 카드로 주목 받게 된다. 인간 ES세포의 대량 배양은 신경세포, 심근세포, 췌장세포 등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어서 척수손상, 심부전, 당뇨병 환자에게 건강세포이식이라는 꿈의 길을 여는 셈이었다.
그러나 인간 배아 사용은 윤리적 문제와 면역거부반응 등의 문제가 있었기에 그는 인간 배아가 아닌 체세포를 이용해 ES세포와 동일한 세포를 만들기를 목표로 삼게 된다.
1962년, 존 거든 박사의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창자세포를 이용해 올챙이로 만드는데 성공한 케이스와 1997년, 스코틀랜드의 로슬린 연구소의 핵이식으로 탄생한 복제양 돌리의 탄생을 보며 몸의 모든 세포가 체세포의 초기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몰두한다.
이후 쿄토대학으로 옮기며 ES세포처럼 증식능력과 다능성을 갖는 세포인 iPS세포(유도다능줄기세포)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끈질긴 연구 끝에 세포의 시계를 되돌려 놓을 유전자 4개를 발견하게 되고.... 이 유전자 4개를 떨어뜨리면 한 달 뒤에는 피부세포와도 같은 iPS세포로 변한다는 사실에 흥분한다. 재생의료의 가능성을 더욱 활짝 열어젖히는 셈인데......
iPS세포를 이용한 질환모델의 생산은 신약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다 자란 어른의 세포를 유전자 조작으로 배아가 시작된 것처럼 해서 심장이나 근육, 신경 등 다양한 세포를 만들어서 특정 세포가 망가진 환자들에게 새로운 세포를 이식하여 치료가 가능하다니. 치료를 목적으로 세포를 복제할 수 있다니.
이론적으로는 iPS세포를 이용해 불임환자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iPS세포가 온갖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면 정자, 난자로도 분화 가능한 일...물론 생명윤리 문제로 법으로 금지된 일이지만...
지금 세계는 iPS세포를 이용한 신약개발이 경쟁적이라고 한다. 재생의료의 실용화보다 범용성이 높기 때문에...
iPS세포는 환자 본인의 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ES세포가 안고 있는 생명윤리 문제나 면역거부반응 문제를 피해 갈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고비용이 발생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제대혈이나 말초혈 외에도 머리카락의 모근, 혹은 발치된 사랑니로도 iPS세포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2012년, 그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게 된 이유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 개발과 응용 과정에 기여했다는 점 때문이다.
2010년에 이어서 다시 노벨상을 받은 교토 대는 이번이 6번째 수상자라고 한다.
일본 정부나 대학의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집중적 투자로 19번째 노벨 수상자를 탄생 시켰다. 놀랍고 부럽고 고무적이다.
일본에서는 노벨 수상자가 과학 분야가 16명 ,문학상2명, 평화상 1명이다.
특히 과학 분야에서는 물리학상 7명, 화학상 7명, 생리 의학상 2명이고...
연구자의 노고와 땀방울의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이 글을 읽으면서 연구자들의 노고와 땀방울이 고귀하게 느껴진다.
구석진 연구소 안에서 새벽부터 밤늦도록 불 밝히고 연구하고 있을 우리의 과학도에 대한 정부 지원은 어느 정도 일까....... 노벨상이 다가 아니지만 아쉽고 부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언젠가 우리에게도 노벨상 수상 소식이 올 거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