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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 분리주의와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금빛 황혼 ㅣ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9
타탸나 파울리 지음, 임동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클림트- 키스의 화려함은 시대적 분위기를 타고.....
하나의 그림 속에서 압축된 사회상과 작가의 생각을 읽고 있노라면 그림 감상의 맛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절감하게 된다. 안 만큼 보인다는 게 그림감상에도 통하는 걸 보면 만고의 진리라는 것이 가장 평범한 말임을 깨닫게 된다. 요즘은 그림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 것을 보면 그림감상의 경지가 한 계단 올라선 기분이 들기도 한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1862년 7월 14일 빈 외곽의 바움가르텐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귀금속 공예사, 할아버지도 수공업자였다. 가난한 하층 계급 출신이었지만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그는 일찍부터 예술에 재능을 보이고...
클림트가 살던 시절에는 산업 사회가 번창하면서 자본주의, 제국주의가 활개를 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빈은 부유층이 사는 상당히 풍요로운 도시였다.
하지만 경제적 성공 이면의 성적인 타락들..... 그의 그림에도 이러한 시대상이 잘 드러나 있는데....
내가 클림트를 알게 된 것은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키스>를 통해서다.
이 작품은 독특한 비잔틴의 모자이크 기법을 연상시킨다는 점이 특이했으며, 상당히 이색적이었다. 그러나 키스를 나누는 두 남녀가 절벽 위에서 곧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포즈로 있어서 죽음의 키스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어 지금도 그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남자는 고개를 돌려 여자의 목을 따뜻하게 감싸고 남은 한 손으로는 그녀의 턱에 손을 포개고 있다.
여자는 눈을 지그시 감고 남자를 감싸 앉은 듯한 포즈를 취하며 그의 키스에 응한다.
그들을 둘러 싼 노란 빛은 마치 후광과도 같아서 키스의 분위기를 화려하게 하고
두 연인이 절벽 끝, 예쁘게 핀 꽃밭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있다.
이 작품은 남성성과 여성성이 잘 표현된 작품이라고 한다. 사각형으로 남성성을 표현했고 원형으로 여성성을 표현했으며 무릎 꿇고 있는 여자는 남성에 대한 순종을 표현한다고 한다.
클림트는 동물성 접착제를 혼합한 '제소'라는 것을 사용하여 금을 다양하게 사용했다는데.... 그림 속 남녀의 의복에도 금이 사용되었고 꽃밭을 봐도 금이 있다. 그리고 배경 전체에도 금으로 번쩍인다. 이것은 1903년 이탈리아 여행 중 '라벤나'의 성당에 있는 황금 모자이크가 그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한다. 그 후 금과 황금색에 집착하게 되고..... <키스>에도 화려한 도시의 성적타락들에 대한 묘사가 들어 있다고도 한다.
클림트의 작업실에는 언제나 나체의 여인들이 휴식을 취하며 그의 그림 모델 역할을 했다.
그의 작업실을 그린 그림을 보면 나체의 여인이 클림트에게 음료수를 가져다주거나 곳곳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 당시 오스트리아 빈의 미술계를 지배하며 빈 분리파를 이끌었던 구스타프 클림트는 53세에 뇌졸중으로 죽기까지 기존의 보수적인 풍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을 갈망했다고 한다. 당대의 미술뿐만 아니라 아시아, 이집트, 미케네 미술에 대한 양식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데...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100년 전의 그림이 아니라 현대적 문양의 디자인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그의 작품에 배경으로 깔린 연속적 혹은 비연속적 무늬들의 나열은 미술이 일상생활과도 밀접해야 한다는 아르누보적인 그의 신념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