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불황의 늪을 빠져 나오게 하는 해법

 

 

경제 불황이 전 세계적으로 오랜 기간 휩쓸다 보니 불황에 관련된 책들이 여러 분야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기불황의 직접 당사자이든 아니든 어느 누구도 경기침체가 좋을 리는 없다. 개인적으로 경기불황에 대한 체감이 그리 크지 않지만 확실히 도로의 차량통행량이 예전만 못하고, 대형마트에 들어가려는 차량행렬이 줄어들었다.

 

다들 오랜 경제 불황으로 불안해하고 있는 시점이기에 누구나 경제 불황에 대한 해결책이라면 귀가 솔깃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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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의 경기침체에 대한 해법이 담겨 있다. 그는 " 오랜 경기침체를 이젠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넘어 안타까운 심정으로 호통치고 있다,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고.

지금까지의 경제 불황 원인분석만으로도 충분하므로 이젠 대책을 짜서 빨리 탈출하자고, 더 이상 시간허비하지 말자고 호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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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폴 크루그먼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예일 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 및 MIT 경제학 교수를 역임했다. 1991년에 노벨경제학상보다 받기 어렵다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국제무역과 경제지리학의 영역을 통합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 교수이자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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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통해 오늘의 방향을 잡아 가듯이 경제 불황도 역사를 통해 해법을 찾아본다면 어떨까.

크루그먼은 1930년대의 미국 대공황과 지금의 경제 불황의 유사점을 제시하면서 대책을 내 놓았다.

 

대공황 당시, 경기부진과 부분적인 경기회복이 반복된 것을 보면 현 상황도 그와 비슷한 국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사례가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육아협동조합 사례, 유럽경제위기, 일본의 사례를 들기도 한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경제 불황의 끔찍한 수준이 계속된다면 치명타를 입는 건 아무래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빈곤자들인 취약계층이다. 회복이나 완전붕괴의 조짐 없이 비정상적인 흐름이 오랫동안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누적된다는 건 이들에게 치명적일 소지가 다분하다. 일자리 가뭄이 5년 동안 지속되고 있어서 실업자들의 삶의 질은 떨어지고 있고 자존감마저 결여되고 있으며 청년들의 미래는 초라하고 어두워 절망하고 있다. 무너져가고 있는 인생들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도 분명히 있다.

그는 지금의 비자발적 실업은 위험수위에 있으니 정부는 달러를 더 찍어서 재정지출확대에 힘쓰라고 돌직구다. 그리고 케인스 경제학의 원리를 들먹이며 달러를 푸는 재정정책을 과감히 지속적으로 하면 2년 안에 이 위기를 끝낼 수 있다고 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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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 있고 가능하다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경제위기가 오면 언제나 특별한 것처럼 모두들 호들갑이다. 물론 똑같은 상황이 어디 있겠는가. 경제학자들과 경제 관료들이 머리를 짜내고 대책을 내놓지만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은 힘들고 오히려 99%의 국민들은 살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분명 정치의 잘못, 학자들의 잘못도 있는 법이다.

그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고 빚부터 갚으라는 것은 지금의 병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한다. 그런 교과서적인 대책이 아니라 전혀 다른 처방이라야 통한다는 건데......

 

달러를 폭발적으로 풀어도 미국경제는 끄떡없으니 지속적으로 더 풀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신뢰회복을 위한 긴축재정 프로그램들 모두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회복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다른 침체국면과 최악의 실업사태까지 맞았음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절망적인 정치 지도층의 개개인의 이기심도 문제고 부와 권력을 가진 극소수 1%의 이익보호를 위한 정책들은 빈부의 차를 벌이기만 하는 경제악몽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도대체 우리가 모르는 정치 전략가들과 최상위 1%의 이해관계란 무엇일까.

일자리 가뭄이 재정적자보다 더 큰 문제이며 침체 정도가 심각한 현실을 볼 때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5년을 넘기고 있는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 15조 달러정도인 미국이 기껏 1조 달러 정도의 적자에 두려워 말라고 호통이다.

실업으로 줄어드는 소비는 경기침체를 동반하며 다시 일자리 감소와 소비자들의 부채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정부가 융자구제 프로그램이나 부채를 줄이는 정책 등으로 돈을 대폭 쓴다면 회복전략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채증가속도가 경제성장속도보다 느리게 유지시키는 건 미국 정부가 할 일이라고 한다.

 

애초의 위기는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각종 금융 규제를 풀어버리면서 예측된 것이었다. 도덕적 해이를 가진 작자들의 무분별한 탐욕이 금융위기를 가져왔고 그 여파로 경제위기가 몰아쳤다는 것도 동감이다.

저자는 비자발적 실업자들의 상처 입은 자존감을 위해서는 서둘러 고용확충을 위한 합리적 정책을 시행할 의지를 정부가 보여주길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올바른 정책이라면 2년이면 이 불황의 늪을 탈출할 수 있으므로 지출을 축소할 게 아니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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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꼼꼼한 자료 분석과 통쾌한 역설, 오랜만에 되새겨 보는 케인스 경제학 등이 다시 학창시절로 되돌아가는 듯 한 느낌이 들게 했다. 최근에 읽은 다른 경제서적보다 학문적인 듯해서 시간을 두고 그 내용을 검색해보며 정독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놀라운 성장의 열매가 소수상류층에 집중되었다는 사실에 마음 한켠 씁쓸해진다. 자유를 갈망하지만 그 자유로 인해 더 큰 혜택을 누리는 것은 모두가 아닌 소수 1%라는 것도 충격이다. 빈부의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는 것을 어찌해야 할까. 오랜 경제 불황의 여파는 나머지 99%를 더욱 힘들게 한다고 하니 정부의 지혜로운 개입이 필요함을 느낀다. 경제 불황도 그렇고 분배의 문제도 자꾸 신경 쓰인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정부의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형편도 비슷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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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3-05-2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라서 끌린 책인데 읽다보니 저자의 열정이 묻어나서 더 좋았어요.^^
최근에 읽은 경제서적 중에 개인적으로 최고예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