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봄나무 문학선
샐리 그린들리 지음, 정미영 옮김, 정해륜 그림 / 봄나무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희망의 불씨가 있는 한 다시 피울 수 있을 거야.<메이드 인 차이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진 끈은,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생각보다 훨씬 질긴 게 분명했다. (56쪽)

 

중국의 작은 시골에서 조그마한 밭을 일구는 루 시안 가족은 세상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았고 행복했다.

엄마는 늘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고 루 시안도 아빠와 함께 있을 때 덩달아 행복해짐을 느꼈다.

 

공장에서 일해 돈을 더 벌어 보라는 큰 아버지와 지금 여기에 만족한다는 아버지는 형제였지만 생각은 많이 달랐다.

공장 노동자인 큰 아버지는 결혼도 하지 않고 집과 재산을 늘여갔지만 갈수록 마음이 차가워진 반면에 아빠는 "자기가 넉넉히 가졌다는걸 아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다." 라고 하면서 현실에 만족했다.

 

아빠가 있을 때는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했고 부자였고 자신만의 꿈을 꾸던 루 시안.

 

루 시안이 9살 때,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아빠가 돌아 가셨다.

 

어머니와 루 시안은 슬픔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아빠 몫을 해내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는 큰 아버지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였다.

아빠 대신 수레를 끌고 시장에 나가고, 아빠 대신 밭을 일구고, 아빠 대신 오리와 닭에게 모이를 주고, 시간나면 동생을 돌보거나 독서를 도피처로 삼았다. 세 식구는 이러한 버티기로 한동안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다.

 

20130503_133517_resized[1].jpg

 

 

어느 날 가뭄으로 밭이 말라가고 갑작스런 폭우로 지붕마저 무너지자 엄마마저 쓰러져 버린다.

엄마는 폐렴증세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고 결혼도 안한 큰 아버지는 남동생인 장손을 키워야하는 부담 때문에 여자인 루 시안을 먼 도시의 공장사장 집에 식모로 팔아 버린다. 다 크면 그 집 아들과 결혼한다는 조건으로.

 

진흙탕 같은 이 세상을 혼자 헤쳐 나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며 네 삶을 스스로 개척할 때라며 먼 도시로 밀어낼 때 어린 루 시안의 발버둥과 저항은 너무 미약했고 힘이 없었다.

 

"나는 죽을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왜 번번이 결과는 좋지 않을까?(113쪽)

 

 

주인어른 첸의 아들인 예모가 아이 같은 뇌장애인 이라는 것도 실망스럽지만 하루도 쉴 날 없는 식모살이는 더욱 버겁고 절망적이었다.

멀리 보이는 양쯔 강을 보며 자유와 희망을 꿈꾸게 되고 그 집 할머니의 배려로 돈을 챙겨 탈출하게 된다.

 

어린 소녀에게 사회는 호락하지 않은가 보다.

루 시안은 가지고 있던 돈을 도둑맞게 되고 결국 배위에서 만난 왕사장 부부가 운영하는 인형공장 으로 향한다.

손이 아프고 머리가 아파도 춘절이면 어머니를 뵈러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틴다.

 

현실은 가혹했지만 리 메이라는 마음씨 좋은 언니를 만나 공장 생활을 버텨 나간다.

왕사장은 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손이 아프다고, 힘들다고 말하면 "이골이 나면 괜찮아 질 거야." 라며 했다.

 

매캐한 공장공기와 피로가 몰려 피를 토하며 쓰러져 결국 병원으로 실려 간다.

이대로 쓰러져 죽고 싶다는 생각만 하며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싶던 찰나에 큰 아버지가 찾아온다.

 

"난 당신이 정말 진절머리 나게 싫어"

 

큰 아버지에게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11살에 남의 집 식모로 팔려가 12살에 피를 토하며 죽기 직전인 소녀가…….

큰 아버지의 고백을 듣는 소녀는 남동생 루 리후를 떠올리며 기운을 차리게 되고…….

동생 곁에서 힘이 되어 주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

 

일찍 죽은 부모를 대신해 동생을 보살피느라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큰 아버지.

동생이 죽고 난 후 그 아내와 자식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억울함 때문에 조카를 부잣집에 팔아 버린다. 엄마의 죽음과 죄책감에 뒤늦은 후회로 살았다는 큰 아버지의 고백을 들으며 시안은 결국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우리 아빠가 좋아하는 말이다. 나는 지금 여정의 어디쯤에 와 있는 걸까? 아니, 이제 막 새로운 여정이 시작 되려는 걸까.(244쪽)

 

큰 아버지의 어릴 적 트라우마도 가슴 아프지만 어린 루 시안의 돌고 도는 여정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루 시안에게 있어서 희망의 불씨는 무엇이었을까.

물보다도 진하다는 끈적끈적한 핏줄, 가족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20130503_133539_resized[2].jpg

 

 

 

<메이드 인 차이나>

'메이드 인 차이나' 라는 저렴한 가격의 이면에 숨겨진 아동학대, 아동 노동력 착취를 고발하는 동화다.

동화 속에 나오는 중국 경제성장의 이면에 은폐된 어두운 모습이 보기 불편했다.

우리의 60년대, 70년대 모습이 아니었을까.

 

동화속의 내용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 있는 실제 모습이란다.

끔찍하다. 현실에서 진행 중인 이야기라니........

 

아이들의 비참한 생활을 고발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만나는 가슴 따듯한 사람들의 존재는 그래도 살 만한 세상임을 보여 주기도 해서 위로가 된다.

 

 

요즘 아이들은 풍족함 속에서 자라서, 춥고 배고픔이 무엇인지를 이해 못할 것이다.

그 또래라면 학교에 다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서 남의 집 식모로, 공장 노동자로 간다는 걸 이해할 수는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읽고 가난, 가족, 사랑,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