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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빙 경제대이동 - 우리는 경제 대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스한빙 지음, 차혜정 옮김, 권성용 감수 / 청림출판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스한빙 경제대이동- 세상은 지금 체스게임 중. 과연 승자는 누구?
공식 인구 13억 5천명, 잠정인구 31억 정도, 국토크기는 러시아, 캐나다, 미국 다음이고 최근 G2로 급부상한 거대공룡 중국.
중국최고의 경제예측가이자 상하이자오퉁대교수이며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스한빙.
중국의 경제전문가 스한빙이 중국 인민을 위해 애정 어린 마음으로 써 내려 간 <스한빙의 경제대이동>.
이 책이 중국에서 베스트셀러였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오랜 우리의 이웃 중국이고 한반도를 둘러 싼 국제정세와 경제흐름 또한 중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구나 싶었다. 중국의 인기 경제전문가가 내 놓은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전망은 어떠할까? 그의 글은 경제현상의 본질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다각적 접근을 통한 논리적 전개라는 면에서 설득력이 강하면서도 쉽게 쓴 편이다. 그래서 500여 쪽에 이르는 글을 메모하며 읽는 동안 부담 없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비록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이 글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글로벌금융시장을 둘러싼 미국 유럽 등 전통강국과 뜨는 강국 중국의 움직임이 어떻게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중국인 입장에서의 솔직한 전망이 담겨 있다. 열강들의 정책 이면에 숨겨진 속내를 파헤쳐 놓은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고 새로웠다. 경제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정치전략, 사회제도, 국민의 가치관에 대한 중요성도 빠뜨리지 않고 지적하고 있다. 2010 GDP 규모면에서 이미 일본을 넘어섰고 해마다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아마도 2020년에는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G2로 부상한 이웃 중국과 G1 우방 미국과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또한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전략은 어떠해야 할까?
화폐의 위기와 중국 경제트렌드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부분이 금융시장이다.
제 2 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발행국이라는 특혜를 배경삼아 세계경제를 통제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하고 있어서 유로화, 위안화의 확대로도 역부족인 달러와의 대결. 달러의 절대 권력은 환율에 따라 각국 무역수지가 요동치더라도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기대 마침내 결실을 맺고야 만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난 10 년간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위안화의 절상을 독촉해 온 것은 이런 맥락이며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에도 중국은 여전히 달러를 쥐고 있는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도 열세일 수밖에.
물론 이를 타개하기위해 중국도 내수 시장 확대 등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오랜 시간이 필요한 문제여서 애초에 공정한 게임이 될 수가 없다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G2의 경기부양책과 거품경제
투자, 수출, 소비 중 GDP의 70%를 소비가 차지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GDP의 20%가 소비, 80%가 수출인 구조다. 부동산 거품 등 거품 경제를 빼고 내수시장 확대를 부르짖으며 자동차소비시장을 위한 제도, 농촌의 소비 진작을 위한 사회보장체제 등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많이 미흡한 상태다.
자국보호의 출구를 찾는 미국의 전략을 보면 연속적이고 체계적인 느낌이다. 미국의 경기부양책 논리는 자국을 보호하면서 위기를 전가하고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것인데 미국의 자국보호핵심전략은 사회보장강화라는 것이다. 미국은 부시든, 오바마든 누가 집권을 하더라도 미국의 전략에는 연속성이 있고 자국보호시스템이 체계적이어서 세계의 화폐전쟁에 주도면밀할 수 있다는 부러운 시선도 던진다.
예를 들면 사회보장강화라든지, 의료개혁방안, 중산층구제와 감세조치 등은 지출확대로 연결되어 전체금융체계가 파괴되는 걸 막아준다. 또한 미국은 경기회복을 위해 전 세계에 위기를 전가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다. 미국이 다른 국가로 경제위기를 전가하는 방식에는 달러발행량 증가, 환율전쟁, 국채발행, 무역 전쟁이 있다. 실제로 서브프라임 위기가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최대한 진상을 은폐하기위해 유럽, 일본, 중국 등이 대규모 자금을 미국에 투자하게 했다. 이런 자금은 미국의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것을 막아주었다. 미국이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하는 이유 중에는 큰 그림을 보며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우수한 제도와 정책, 강력한 위기대응 능력 등이다.
위기 이후 세계경제와 힘의 이동
한국과 북한이 서로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지만 정작 주시해야 할 상대는 남북한이 아니라 중동 이라는 분석은 그럴싸하면서도 놀랍다. 연평도,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으로나 국제관계로 볼 때 북한은 미국에 큰 해를 입히는 방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미군을 계속 배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빌미인 까닭에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석유자원의 보고이자 전략요충지인 중동은 어떤가. 재스민 혁명, 색깔혁명으로 인해 부는 중동민주화는 서서히 번지고 있어 미국과 공감이 가능해지고 있고 미국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중동평화의 적이며 미국과도 적대관계이다. 그래서 미국은 다음목표인 이란과의 싸움에 대비해 석유수입원을 다변화하고 동시에 바이오연료산업 등을 추진함으로써 에너지위기를 준비해 왔으니 중동에서의 전쟁이후에나 남북한을 신경 쓴다는 것이다. 중동전쟁에 있어서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러시아극동지역은 영토가 넓고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자원지상주위를 내세우는 러시아의 전략에 미국이 관용을 보이는 이유도 자원국가인 러시아의 도움을 구하기 위함에서다. 핵무기로도 할 수 없었던 일을 푸틴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이용해서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누구와 더 친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란과의 전쟁에 협력을 얻을 필요가 있어서 일본과의 관계보다 더 중요해 질것임을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들
중국이 G2로 부상했다지만 아직은 거품도 많고 취약한 부분이 많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자동차시장의 급증으로 비축석유부족, 교통체증유발, 오염, 세계 식량전쟁 등은 중국이 처한 어려움들이다. 그래서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와 농촌경제 살리기를 외치지만 정책의 선진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문제해결이 어려움을 고백한다. 경제거품빼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빼야 할 거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집값거품, 화폐거품, 증시거품, 화폐발행초과거품, 생산력거품, 과학기술거품, 교육거품, 도덕거품......
또한 정부주도의 경제개발은 위험이 너무 크다는 주장이다. 효율성과 경쟁력 저하, 높은 행정비용, 권력 악용과 남용, 음성조작과 부패만용 등은 많은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도의 개혁, 정치개혁이 먼저 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빈곤취약계층이 너무 많고 부의 분배가 효율적이지 않아 응집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국유기업이 많은 현실에서 부실과 부패는 건강하지 못한 기업문화를 만들고 리스크를 키운다는 것이다. 중산층 부재와 가치관 실종은 안정적인 지지층이 부족하게하고 진보적이고 적극적인 가치관의 결여로 이어진다. 중산층이 사회에서 맡는 역할은 소비의 주력군이고 사회안정의 기반이며 사회진보를 추진하는 동량이므로 건강한 중산층을 키울것을 당부하고 있다.
중국의 미래전략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넘어서서 부의 고착화로 재산을 지키려면 양질의 제도와 시민들의 건전한 가치관이 우선되어야 세계경제의 선두에 설 수 있다. 특히 금융혁신과 시장거래에 유리한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고 희귀자원의 고부가가치상품으로의 전환, 해외진출, 해외투자전략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우수한 정치체제는 사회안정과 경제발전의 기초일 뿐만 아니라 민족의 미래운명을 결정하는 기초다. 제도가 우수해야 부패를 최대한 줄이고 운영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으며 자원배치 최적화와 국민 행복감도 증진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세상은 체스게임중이라는 스한빙. 그는 좋은 제도 아래서는 체스게임을 마음대로 원하는대로 이끌어 갈 수 있지만 지금의 중국 제도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역부족이기에 어서 빨리 제도 개혁에 나설 것을 충고한다. 그리하여 훗날 보다 강력한 중국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 책을 어떻게 봐야 할까?
요즈음 중국의 저력과 밑바탕에 깔린 인프라가 잘 되고 있음을 느끼기에 위기감이 저절로 드는 게 사실이다. 미국이 세계최강인 이유도 놀라웠고 자국을 보호하기위한 철저한 속내와 그 대비책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강호들의 틈바구니에서 그들의 속내를 꿰뚫어 보는 힘을 길러야 겠구나하는 생각에 한 개인이지만 정신이 퍼득 든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좋은 제도의 혁신과 건전한 시민의식이 더욱 필요하겠구나 싶다. 이 책은 전쟁은 무력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분야가 전쟁인 세상임을, 그래서 사실을 똑똑히 알고 대비를 잘 해야 함을 알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