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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미제라블 O.S.T.
휴 잭맨 외 / 유니버설(Universal)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조조할인.예전에 대학 다닐때는 돈이 없어서 몇달을 벼르다가 영화 한 편을 보는 게 고작이었다. 그것도 조조할인으로. 오전에 일찍가면 30 % 정도를 깎아줬다. 그것도 서울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지. 대구에서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었다. 요즘은 모든 영화관이 조조할인을 해서 자주 볼 수가 있어서 고맙게 여기고 있다. 영화관람료가 서민들 입장에서는 엄청 비싸서 조조 아니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드니까.
어제 오전. 조조할인으로 영화 한편을 예약했다. 레미제라블을. 많은 사람들이 미리 예약을 해놔서 빈자리가 없어서 어쩔수 없이 불편한 구석진 자리를 예약했다. 시간이 되어 극장에 갔더니 오전 8:30 이라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꽉 찬 좌석에 놀랐다. 조조 시간대에 아이들 대상의 만화가 아닌데도,방학이 아닌데도 이렇게 꽉찬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온 것일까? 시나리오가 명작이라서? 뮤지컬 이라서? 어릴 적 읽은 고전소설의 향수에 젖어서? 배우들 때문에? 영화 평점이 높아서? 궁금해 하며 시작을 기다렸다.
장발장.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소설속의 인물이지만 너무나 유명해서 , 한번쯤은 읽은 책이어서 대부분 기억 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 다시 본 장발장은 역시 감동이었다. 다시 소설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렬히 들었다. 배경도 좋고, 노래도 좋고, 연기도 좋고 ,최근에 본 영화 중에 단연 최고였지만 가슴을 울린 건 무엇보다도 인간답게 살고자 했던 서민들의 외침이었다. 어느 시대건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법을 만들고 서민들은 배고픔을, 질병을 해결해 달라고 울부짖고.. 200 년이 지난 아직도 팽팽한 줄다리기 같은 느낌이다. 물론 지금은 배고픔과 질병이 많이 해결되었지만 빅토르 위고가 본 사회의 기본적인 구조는 여전히 똑같음에 놀랐다. 오래전 부터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외침들이, 배고픈 자들의 목숨 건 외침이, 법과 제도가 만능이 아님을 생각하게 하는 절규가 있음을 생각하니 앞서간 선조들에, 예전 문인들에, 이전의 혁명가들에게. 깊이 고개를 조아리게 된다. 빅토르 위고가 왜 프랑스의 위대한 보물같은 작가인지를 새삼 확인되는 순간이다.
내가 본 영화중에 단연 올해 최고의 영화. 아직도 그 감동이 가슴깊이 메아리친다. 쿵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