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 당시 구독하고 있는 일간지를 끊고 다른 일간지를 구독하기 위해 해당 ‘신문 지국’에 전화한 적이 있다. 전화하여 용건을 말하자 6개월간 무료 구독 서비스를 해 줄 테니 신문을 끊지 말아 달라고 해서 6개월간 무료 서비스를 받았다. 이 무료 서비스를 받을 경우 서비스를 받은 뒤 1년 동안 유료 구독을 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그 일을 상기하자 내가 무료 서비스를 받은 지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료 서비스를 요청하려고 어제 신문 지국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요즘 종잇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면서 이달부터 몇 개월간 무료 서비스를 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마음이 영 불편했다. 나는 유료 구독률이 상위권에 속하는 거대 기업을 상대로 무료 서비스를 받고자 함이었는데 담당자가 종잇값을 운운하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한 게 맘에 걸려서다. 그런 태도를 보인 이유가 아무래도 그가 손실을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그 담당자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다시 그곳에 전화를 해서 무료 구독 서비스의 조건은 1년간의 유료 구독이지만 나는 3년 이상 구독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3년 이상 무료 구독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반성했다. 나의 이득이 누구에게 손실을 보게 한다면 이건 잘한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다짐했다. 앞으로는 무료 구독 서비스를 절대 요청하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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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6-17 18: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반듯하신 페크 님^^ 미소가 지어집니다.
사진도 싱그러워요.
예전에 종이신문 무료구독 많이 했죠. 그렇게 시작해 몇 년 장기구독하다가 중단하려면 얼마나 힘들었는지요. 중단하겠다고 하면 또 무료구독 이어지고요 ㅎㅎ 옛날이야기가 되었어요. 요샌 종이신문 구독자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저희도 두 가지 받아보다가 하나로 줄였다가 지금은 그것도 끊었어요. 신문 스크랩도 하고 그랬는데 말이죠.

페크pek0501 2022-06-18 12:44   좋아요 3 | URL
저 반듯하지 않습니다.ㅋㅋ
제주도에선 어디서나 찍어도 경치가 좋은 것 같아요.
신문 끊기 어렵단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점점 종이신문 구독률이 떨어지는 시대예요. 그래도 저는 아직까지 종이신문이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좋으네요. 오늘은 토욜이라 신간 안내 지면을 열심히 봤네요. 사고 싶은 책이 또 생기네요.^^

얄라알라 2022-06-21 02:42   좋아요 1 | URL
˝반듯˝ 딱 페크님 스러운 어휘를 프레이야님께서 뽑으셨는데 페크님 겸손하셔서 공은 다시 프레이야님께 넘겨드리네요

페크pek0501 2022-06-21 14:29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 님, 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mini74 2022-06-17 18: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종이신문. 저 어릴적엔 아빠가 다니는 직장의 계열사!! 거기 신문과 잡지를 거의 반강제로 받아봤던 기억나요. 직원은 50%로 할인해준다지만 굳이 잡지까지 받아볼 필요는 없는데 엄마가 궁시렁거렸던 기억납니다. 페크님. 상술일지도 모른다면서도 또 짠하죠. 그들도 힘없는 노동자ㅠㅠ프레이야님 말씀처럼 반듯하고 선하신 분 ㅎㅎ

페크pek0501 2022-06-18 12:46   좋아요 2 | URL
상술일지 모른다, 그럴지도요. 그래도 물가 상승하고 전체적으로 어려우니 짠하네요.
반듯하게 살고 싶은 사람입니당~~~ 아직 멀었어요. ㅋ

아침에혹은저녁에☔ 2022-06-17 2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일상화가 된것 같아요! 신문을 보는사람들이 없기때문에 무료구독 후에 돈을 받더라고요 원래는 아주 옛날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전에는 기본 두달 이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길어 진것 같아요 앞으로는 더욱 심하겠지요!

페크pek0501 2022-06-18 12:48   좋아요 1 | URL
무료 구독이 필수가 되었군요. 거리에서도 신문 구독을 권하며 상품권까지 주겠다고 한 일도 있었죠. 신문은 구독률보다 광고 수익에서 이윤 창출이 이뤄질 것 같네요. 그마나 다행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서니데이 2022-06-17 2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은 2019년까지 종이신문을 구독했는데, 요즘은 잠깐 쉬고 있어요.
생각해보니까, 얼마전에 신문 다시 보라는 전화가 왔는데, 그 때 마침 낮에 바쁜 시간이어서 다시 전화주시라고 했었네요. 좋이신문 구독할 때는 잘 보지 않는 것 같아도 매일 오는 게 좋았는데, 요즘에는 신문지가 없어서 생각나요.
페크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6-18 12:50   좋아요 2 | URL
코로나로 인해 신문을 끊은 집도 많을 것 같아요.
아직도 저는 좋은 글 있으면 오려 놓아요. 저도 언제까지 이럴지 모르겠네요. 점점 인터넷에 더 친숙해지니까요.
서니데이 님도 매일매일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기억의집 2022-06-18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종이신문이 진짜 사라지는 구나, 하고 현타를 가장 많이 느끼는 때가 재활용예요. 저의 아파트에는 종이신문이 아예 없더라고요. 재활용할 때 보면…. 이젠 종이 신문도 끝인 것 같어요. 이제는 지원도 안 되나 보네요. 종이신문 배급소에는..

페크pek0501 2022-06-18 12:54   좋아요 2 | URL
우리 아파트엔 그래도 아직까지 신문 재활용이 많아요. 예전보다 줄었지만요. 점점 더 줄겠지요. 연령이 내려갈수록 종이신문보다 인터넷에 더 친숙할 테니.
주위를 둘러 보면 어려운 이들이 많아 어떤 불평도 할 수 없어요.어려운 현실이 안타깝네요.
물가라도 내리면 좋겠어요. 그마나 코로나가 종식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6-21 02:43   좋아요 1 | URL
그렇네요? 별로 신경 써서 본 적 없는데 그러고 보니, 분리배출 현장(?)에서 신문지는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2-06-21 14:27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 님, 종이 신문 구독자가 앞으로도 점점 줄어들 거예요. 코로나 때문에 신문을 끊은 경우도 많았고요. 저도 종이 신문 만지는 게 코로나 때문에 신경 쓰여 끊을까 고민했었죠....

2022-06-18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0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1 0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1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06-19 0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종이신문 보는 사람이 많이 줄었겠습니다 인터넷 신문이 있기도 하니, 저는 그런 것도 잘 안 보는군요 그런 게 아주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소식을 많이 실린 신문이 있다면 좋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페크 님 사진 멋지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6-20 12:49   좋아요 2 | URL
아마 코로나로 인해 종이 신문의 구독자가 많이 줄었을 거예요.

하하~~ 얼굴이 예쁘면 그냥 공개해도 될 텐데 후져서 얼굴만 가렸어요.
남의 사진을 넣으면 초상권 침해가 되고 풍경만 넣으니 재미없어서요. 그래도 사람이 들어간 풍경이 더 나아 보여서요. 좋은 시간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소중한 하루예요.^^

scott 2022-06-21 0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하늘 색과 같은 치마!

발레 동작 처럼 서 계시는 모습 멋집니다

전 이제 구독하는 거 전부 온라인으로 보거나 듣거나 읽지만

구글 인 앤 결제 정말 싫어서
이북을 가급적 안구매 하기롱 ^ㅅ^



페크pek0501 2022-06-21 00:19   좋아요 3 | URL
이왕 치마 입은 김에 발레 동작으로 한 다리를 쳐들 걸 그랬습니다.ㅋㅋ
하늘과 같은 색의 치마인 줄 몰랐네요. 제가 좋아하는 색입니다.
저는 오디오북 구매가 폰 결제 간단해서 애용합니다. 이북과는 친해지지 않네요.
여전히 이북보단 종이책이 좋습니다.
굿밤 되시길...

2022-06-21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1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16회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응모>


응모요강 안내


응모자격대한민국 여성 누구나 (재외 한국여성 포함)

※ 등단 작가는 해당 부문 응모 불가




응모부문 :

시부문

분량 제한 없음 / 3편 이상


소설부문

A4 9장 내외 (200자 원고지 60매 내외) / 1편 이상


수필부문

A4 3장 내외 (200자 원고지 20매 내외) / 2편 이상


아동문학부문 – 동화

A4 5장 내외 (200자 원고지 30매 내외) / 2편 이상


아동문학부문 – 동시

분량 제한 없음 / 3편 이상


※ 바탕체 10p, 줄간격 160% 기준입니다. 편수 미달 및 기준 분량 크게 미달ㆍ초과하는 작품은 심사에서 제외됩니다.


응모기간 : 2022년 5월 23일~10월 4일



주제 : 자유주제 (제한없음)



수상발표2022년 10월 24일 동서문학상 홈페이지 / 월간문학 12월호에 등단작 발표

시상내역총 7,900만원 상금 / 대상 1,000만원



특전대상 및 금상 수상작은 등단 및 한국문인협회 입회자격 부여, '월간문학' 12월호에 게재




작품접수 :

인터넷 접수

http://bookclub.dongsuh.co.kr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홈페이지


우편접수

우) 03434 서울특별시 은평구 갈현로3길 47, 3층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운영위원회 담당자


※ 인터넷 접수는 마감일 자정 (00:00)까지 / 우편접수는 마감일 소인 분까지 유효합니다.




응모요령 :

1) 부문별 중복 응모 가능합니다.

2) A4용지 또는 원고지에 워드 또는 수기로 작성 바랍니다. 온라인은 한글/MS워드 파일만 접수 가능합니다.(우편 접수는 표지 별도 작성)

3) 응모작은 온/오프라인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품이어야 합니다.


우편 응모 시 아래 링크를 통해 표지 양식 다운 받아 작성

① 응모 부문, ② 작품명, ③ 본명, ④ 생년월일, ⑤ 주소,

⑥ 연락처(E-mail/전화번호/핸드폰), ⑦ 약관동의, ⑧ 설문조사

※ 인터넷 접수는 마감일 자정 (00:00)까지 / 우편접수는 마감일 소인 분까지 유효합니다.




원문은

⇨ https://bookclub.dongsuh.co.kr/01_entry/01_trick.asp




시상내역 안내


대상

종합 1 명 / 상금 1,000만원 및 부상


금상

부문별 각 1 명 / 상금 500만원 및 부상


은상

부문별 각 2 명 / 상금 300만원 및 부상


동상

부문별 각 3 명 / 상금 100만원 및 부상


가작

부문별 각 5 명 / 상금 50만원 및 부상


입선

부문별 각 10 명 / 상금 20만원 및 부상


맥심상

부문별 각 100 명 / 기념품상





※ 대상 수상 부문에선 금상 수상자가 없습니다.

※ 대상 및 금상 수상자는 등단 및 한국문인협회 입회자격이 부여되며, 수상작은 '월간문학' 12월호에 게재됩니다.

※ 수상자 상금에 대한 제세공과금은 본인 부담입니다.






..............................

여성 알라디너분들에게 도전해 보시라고 올립니다. 


‘등단 작가는 해당 부문 응모 불가’라고 하니 

수필로 등단한 분은 소설이나 동화를 쓰시면 되고, 

소설로 등단한 분은 수필이나 동화를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페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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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13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전혀 해당이 없군요 😅

페크pek0501 2022-06-14 11:25   좋아요 1 | URL
아 그런가요?

지금처럼 열심히 책 읽고 글 쓰시는 걸로 충분해 보입니당~~.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6-13 2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등단 작가의 제한이 있는 응모네요.
페크님도 응모하시나요?

페크pek0501 2022-06-14 11:20   좋아요 2 | URL
저는 예전에 이런 공모전 여러 군데 응모해 봤어요. 몇 번 떨어졌고 몇 번 뽑혔어요.
공모전에 응모할 글을 써서 좋은 점은 비교적 완성도 있는 글을 쓰게 된다는 거예요.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공들여 쓰거나 퇴고를 많이 하게 되진 않잖아요. 공모전 글은 공들여 쓰고 퇴고를 많이 하게 돼서 좋은 작품 하나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게 아주 중요해요. 떨어지더라도 글을 쓰면서 많은 걸 배우게 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응모하길 강추합니다.

저는 능력이 된다면 동화를 쓰고 싶은데 능력이 없다는... 현실은 칼럼 하나만으로도 벅차다는... 이것도 헤매고 있어요. ㅋㅋ

yamoo 2022-06-14 0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혀 해당 사항이 없군요~
알라딘에는 응모 하시는 분이 계실 듯합니다..

페크님도 응모하시나요?

페크pek0501 2022-06-14 11:29   좋아요 0 | URL
남성들이 제외되는 응모이니 경쟁률이 반으로 감소할 것 같은데 워낙 유명한 공모전이고 상금도 많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응모하는 것 같아요.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두 명이 뽑혀 수십만 원의 상금을 탔었어요.

저는 이제 응모는 그만하려해요. 해 볼 만큼 해 본 것 같아서요.
올 여름엔 독서로 역량을 키우겠습니다. ^^
 

1. 제주도의 나무




























2. 제주도의 카페 또는 레스토랑



















3. 제주도의 바다





















7박 8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마쳤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친구 모임마저 삼가야 했으니 가족과 함께한 이번 제주도 여행은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하게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엔 매우 행복한 여행이 돼서 집에 와서는 여행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집안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이 붕 떠 있는 것 같고 어디론가 또 떠나고 싶을 뿐이다. 내가 이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하고 나 자신도 놀라워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는 날만 해도 귀찮다는 생각을 갖고 출발했는데 역시 귀찮음을 극복하고 노력해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아름다운 추억의 탑을 쌓고 돌아온 여행이었으니.  



여행지에서 해 본 것 중 좋았던 것을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예쁘게 꾸민 낯선 집에서 살아 본 것

2) 밥하지 않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

3) 바다를 실컷 본 것

4) 푸른 자연 속에서 산책한 것

5) 예쁜 물건을 파는 가게에서 손수건, 머리핀, 양말, 카드지갑 등을 산 것 

6) 밤에 풀장에서 수영한 것

7) 차를 렌트하여 멋진 풍경을 보며 드라이브한 것

8)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은 것

9) 바다가 보이는 예쁜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책을 읽은 것

10) 여행지에서 내 글을 이메일로 신문사에 보낸 것(마침 내 글이 게재될 차례가 되었다.)

11)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에 여행지를 돌아다닌 것

12) 여행지의 작은 서점에서 시집을 산 것 



내가 산 시집은 최승자 시인의 <쓸쓸해서 머나먼>이다. 이 책에서 시 한 편 뽑아 옮긴다.  


















....................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이다

오랫동안 내 詩밭은 황폐했었다

너무 짙은 어둠, 너무 굳어버린 어둠

이젠 좀 느리고 하늘거리는

포오란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

그러나 이사 갈 집이

어떤 집일런지는 나도 잘 모른다

너무 시장 거리도 아니고

너무 산기슭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예는, 다른, 다른, 다, 다른,

꽃밭이 아닌 어떤 풀밭으로

이사 가고 싶다


- 최승자, <쓸쓸해서 머나먼>, 50쪽. 

....................



이번 여행에 책 두 권을 가지고 갔는데 그중 하나가 장석주 시인의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라는 산문집이다. 나는 여름을 싫어하는데 여름을 예찬한 글이 있어 인상적이었다. ‘여름의 기쁨들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산문에서 한 단락을 뽑아 옮긴다.















....................

콩국수나 냉면, 찐 옥수수를 먹는 것은 여름에 누리는 조촐한 기쁨이다. 크고 둥근 수박을 쩍 갈라 식구들이 한 조각씩 나눠 먹는 것도 여름의 보람 중 하나다. 파블로 네루다는 수박을 예찬하며, 이것을 물의 보석상자, 과일가게의 냉정한 여왕, 여름의 초록고래라고 썼다. 이 초록고래들이 집집마다 배달된다. 집집마다 붉은 과육이 꽉 찬 이것을 몇 통씩 깨 먹으며 무더위를 이기는 것이다. 누가 내게 여름이 행복한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기꺼이 흰모래와 푸른 바다를 떠올리며, 그렇다, 라고 대답한다.


- 장석주,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251쪽.

....................



여행의 후유증을 앓으면서 ‘그래도 내게는 후유증을 날려 버릴 수 있는 책이 있고 글쓰기가 있어 다행이야. 그것도 없었다면 어쩔 뻔...’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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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6-12 2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곧 갑니다. 페크님 추천해 주세요~

페크pek0501 2022-06-12 20:58   좋아요 1 | URL
맛집에서 먹은 해물 뚝배기, 해녀 라면, 흙돼지가 맛있었고요(인터넷 검색해 찾아 갔음), 그 유명하다는 고기 국수, 라는 건 저는 별로였어요. 큰애가 예약해서 고급 호텔에서 묵기도 했지만 마지막 밤을 보낸 펜션 같은 ‘엠블레포‘를 추천하고 싶어요. 2층집 독채로 되어 있는데 2층에도 따로 침실이 있고 큰 세탁기와 완벽한 부엌이 있어서 한 달 살이를 해도 좋겠다 싶었어요. 멋진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면 좋아요. 함덕 해수욕장 부근에 있음. 하루 20만원쯤의 숙박료. 성수기에는 더 비쌀 수 있대요.

stella.K 2022-06-12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아, 7박8일요? 좀 긴 것도 같지만 완전 부럽네요.
글치 않아도 요즘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 보면서
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인데.
저는 7박8일까진 필요없구요, 2박3일이나 3박4일만 다녀와도 좋겠습니다.ㅠㅠ

페크pek0501 2022-06-12 21:03   좋아요 2 | URL
7박 8일이 결코 길지 않았는 걸요. 제주도는 가 볼 곳이 많아서요. ‘금오름‘이란 곳도 멋졌어요. 고생 많이 하지 않고 올라갈 수 있는 데다 올라가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거든요.
요즘 실외 수영장의 물이 따뜻하다는 것 알고 계셔요? 온도 설정의 시스템인가 봐요. 저는 밤에도 수영할 수 있다는 것에 깜놀했어요. 물이 적당히 따뜻해요.
꼭 여행 가세요. 특히 글을 쓰는 사람은 상상력 발전을 위해 여러 곳을 다니는 게 바람직하다고 합니다.ㅋㅋ

프레이야 2022-06-12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제주 바다 제주 수풀 넘 부러워요 ^^
요즘 드는 생각이 차 싣고 배타고 제주 한번 가보고 싶다예요. 좀 낫고 나면 할 수 있겠죠 ^^
위 댓글에서 엠블레포 귀띔요. ㅎㅎ
여행지의 작은 서점 가보기. 저도 꼭 합니다.
시집 사기 좋지요 간단히 무겁지 않게.

페크pek0501 2022-06-12 22:26   좋아요 2 | URL
저도 렌터카 비용이 비싸 차 싣고 가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ㅋㅋ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섬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겨울에 갔을 때보다 훨씬 좋았어요. 역쉬~ 푸른 자연을 볼 수 있는 계절이 좋아요.

저도 마지막 집이 맘에 들어 진작 여기로 숙박할 걸 그랬다 싶었죠. 그냥 빌라 같은 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독채예요.
작은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 프레이야 님도 좋아하시는군요. 글 쓰는 사람들의 특징인 듯해요.
앞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기로 했어요. ^^

새파랑 2022-06-13 0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박8일 여행이라니 길게 가셨네요 ㅋ 후유증이 장난 아니실거 같아요. 날씨가 좋았어서 다행입니다. 여행지에서 했던 일 리스트 보니까 완전 즐거우셨을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2-06-13 11:58   좋아요 2 | URL
항상 3박 4일 정도로 갔었는데 이번엔 길게 잡았어요. 아직도 후유증 때문에 살림하기를 포기하고 있답니다. 아침을 토스트와 커피로 때우는 등. 식구들이 고생이죠.ㅋㅋ
7,8월의 피서철이나 겨울에만 갔었는데 딱 좋은 날씨에 가니깐 여행이 더 즐겁더라고요. 날씨가 여행에서 큰 변수였음을 알았네요. 제주도엔 비가 적당히 뿌려지는 날도 있어 더 좋았어요.

거리의화가 2022-06-13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주 여행 사진과 글로 오롯이 그 감정이 전해집니다~^^ 딱 좋은 계절에 다녀오셨네요. 제주도의 푸른 바다색은 여전하구요~ㅎㅎ 7박8일 정도는 되어야 휴가맛이 나는데 말이죠. 제주도는 늘 짧게 다녀와서 아쉽습니다. 저도 언제 기회가 되면 길게 다녀오고 싶네요.

페크pek0501 2022-06-13 12:03   좋아요 1 | URL
앞으로 여행을 간다면 5,6월이나 9,10월에 가겠어요. 더운 피서철엔 가지 않겠어요. ㅋ
7박 8일도 아쉬웠어요. 열흘이면 좋겠더라고요. 마침 현충일이 끼어 연휴가 있어 그런지 사람이 많아 맛집에선 줄을 서서 기다리다 먹곤 했어요. 이젠 경제 활성화가 된 것 같았어요.^^

yamoo 2022-06-13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좋으셨겠어요! 사진만 봐도 시원합니다. 사잔이미지 몇장 담아가요. 보고 비슷하게 그려볼랍니다~~ㅎ

페크pek0501 2022-06-13 12:04   좋아요 1 | URL
야무 님, 얼마든지 사진 담아가세요. 영광이죠.
컬렉터이신 건 아는데 그림도 그리시다니... 아마 옷 잘 입으시는 미적 감각이 있으셔서 그림도 잘 그리실 것 같습니다. 후후~~

mini74 2022-06-13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다가 너무 예쁩니다 ㅎㅎ 12가지 즐거움에 부러워집니다 ~ 최승자시인 시ㅠㅠ 너무 쓸쓸해요 ~ 여름의 행복이라. 그렇네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수박 바싹 마른 빨래에서 나는 냄새 아이스커피 ㅎㅎ *^^* 여행의 여운 까짓거 좀 길게 누리면 어떻습니까 ! ㅎㅎ

페크pek0501 2022-06-13 15:49   좋아요 1 | URL
바다가 가는 곳마다 색이 다르고 날씨에 따라서도 달라 신기했어요. 정말 예뻤어요.
저도 수박과 아이스커피, 너무 좋아합니다.
ㅋㅋ 여행의 여운이 긴 게 행복한 여행의 부작용이에요.

지금 동서문학상 응모에 관한 정보 글을 올렸습니다. 미니 님도 시간 되시면 도전해 보시길요. 상금이 아주 많아 탐납니다.^^

서니데이 2022-06-13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주도 여행 잘 다녀오셨나요. 일주일 가까이 되는 시간이라서 더 좋았을 것 같은데요.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좋은 풍경 많이 보고 오셨는지요.
사진 예뻐서 잘 봤습니다.
페크님, 더운 하루 시원하게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6-14 11:50   좋아요 2 | URL
예, 행복한 여행 잘 다녀왔어요.
남는 건 추억과 사진이네요. 사진이라도 보면서 위로 받습니다. ㅋ
서니데이 님도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6-16 0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길게 제주도에 계셨군요 후유증 남을 만합니다 제주도 숲 멋지네요 저는 저런 숲엔 한번도 못 가 본 듯합니다 제주도는 숲뿐 아니라 바다도 멋지지요 섬이니 당연한 거군요 아주 덥지 않아서 좋으셨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2-06-17 14:34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제주도 숲은 금오름, 이란 곳을 올라갈 때 찍은 사진이에요. 나무 색이 사진에서처럼 특이했어요. 초록색이긴 한데 보통 나무와 다른 색이어서 찍아 놨어요.
바다도 장소에 따라 색이 달라 가 본 곳마다 찍었어요. 마지막 바다 사진은 사진이기보다 그림 같지요. 실제로 그림 같았답니다. 다 둘러보지 못한 게 아쉬워서 또 가도 좋을 것 같아요.^^
 




뭘 바라고 남에게 호의를 베푼 것은 아니나 막상 보답이 없으면 섭섭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한 지인은 보답이 없는 이를 보면 몰인정해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보답이 없는 사람을 다른 시각으로 보려 한다. 몰인정한 게 아닌데 오해를 받는 사례가 있다고 믿어서다. 내가 경험한 일도 있고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도 있어 이를 바탕으로 예를 들어 보겠다.  



첫 번째 예. A씨는 어떤 강좌를 듣는다. 쉬는 시간이 되면 한 수강생이 복도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뽑아 수강생 전원에게 돌린다. 그 수강생은 스스로 선심을 쓰며 기쁨을 누리는 것 같았다. 그때는 오후였고 A씨는 카페인이 수면에 방해를 준다고 여겨 오전에만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어 수강생이 주는 커피를 사양했다. 그랬더니 그 수강생은 커피 대신 다른 음료를 갖다 주겠노라고 해서 미안하여 그냥 커피를 받곤 했고 마시지는 않았다. A씨는 상대에 대한 배려의 차원에서 커피를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커피를 몇 번 받았으니 그에게 보답을 해야 할까?



두 번째 예. B씨는 걷는 걸 좋아한다. 지인들 모임이 끝나 집에 갈 때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지하철역까지 걷는 걸 즐긴다. 그런데 걷고 싶은 B씨를 방해하는 이가 나타난다.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지인으로 모임이 있을 적마다 같은 방향이라며 차에 B씨를 태워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주려는 사람이다. 그가 동승을 권해 B씨는 몇 번을 사양했으나 자꾸 사양하기가 미안해서 그 차에 타서 신세를 진 게 두 번이었다. 신세를 진 B씨는 즐거운 산책을 포기하고 동승했는데도 그에게 꼭 답례를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지 않으면 인정 없는 사람이 되는 걸까? 



세 번째 예. C씨는 중학생인 딸아이에게 독선생으로부터 수학 과목을 배우게 했다. 일주일에 두 번 집에서 수업하는데 겨울 방학이 되니 하필 아이와 점심을 먹으려는데 선생이 올 때가 많았다. C씨는 선생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여러 번 권했고 선생은 사양하다가 함께 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이 수업료를 인상하게 됐다고 알렸다. 수업료가 높지 않아 좋았는데 갑자기 올린다고 하니 C씨는 기분이 언짢았고 선생에게 잘 말해서 수업료 인상액을 조금 깎기로 마음먹었다. 둘이 얘기를 하는 중에 C씨는 선생한테 그동안 점심 대접을 한 적이 많으니 수업료를 깎아 달라고 했다. 그러자 선생은 이렇게 응대했다. “제가 먹지 않겠다고 했는데 계속 같이 먹자고 해서 밥 생각이 없는데도 예의상 먹었던 거예요.” 이 말이 만약 진실이라면 점심을 얻어먹고 수업료를 올린 선생을 몰인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 



여기까지 세 가지 예를 들어 봤다. 베푸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속담에 검은 머리 가진 짐승은 구제 말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은혜를 갚지 않거나 배은망덕하기 일쑤이니 도와주지 말라는 뜻이다. 이 속담이 옳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면 그 이유는 은혜를 갚지 않는 몰인정한 사람들이 실제로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위의 세 가지 예처럼 상대편의 속마음을 몰라서 몰인정하게 보였던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몰인정해 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타자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타자와 똑같은 처지에 있지 않고 똑같은 삶을 살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의 속마음을 알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인간이란 불합리한 존재라서 상대편의 속마음을 모르면서도 느껴지는 대로 생각하는 탓에 오해가 생겨 문제다. 남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을 미안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도 문제다. 서로 의견과 취향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로 바뀌어서 거절하는 사람의 불편함이 없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거절하고 싶을 때 거절 의사를 당당히 밝힐 수 있는 사회가 된다. 



누구나 자신이 원치 않는데도 뿌리치기 어려워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으리라. 자기가 도움을 베풀었음에도 답례하지 않은 그 누군가도 뿌리치기 어려워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음을 헤아려야 하겠다.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세를 가져야 대인 관계가 원만할 수 있고 대인 관계가 원만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글입니다. 

아래의 ‘바로 가기’ 링크를 한 번씩 클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2060701000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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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9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2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06-09 23: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호의의 경계가 사람에 따라서 참 애매한거 같아요. 상대방이 고마워 할 수도 있고,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고.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한 상황도 발생하고... 그래도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는것보단 있는게 좋은거 같아요 ㅋ

3번 클릭했습니다 ^^

페크pek0501 2022-06-12 21:30   좋아요 2 | URL
그 애매함이 참 어려워요. 상대가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이들이 있더라고요.
순수한 마음으로 한다면 호의를 베푸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죠. ^^

서니데이 2022-06-10 0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절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듯 해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달라서, 글로 쓰면 같은 문장인데 사례마다 의미가 다른 경우도 있었어요.
상대의 호의나 어려운 부탁을 거절하기 힘든 순간에도 잘 대처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옆에서 보면 적절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잘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6-12 22:16   좋아요 2 | URL
저는 거절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ㅋㅋ
처세에 능한 사람이 있긴 하지요. 좋은 하루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6-16 0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거절하면 마음이 안 좋기는 하겠지만, 그런가 보다 하는 게 좋을 듯 싶어요 거절을 잘 하는 사람 대단해요 그게 서로한테 좋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마음도 좋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6-17 14:36   좋아요 0 | URL
거절이라기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한 걸로 알면 서로 좋을 듯합니다.
누구나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아 사양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지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6-16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의에 반응하는 다양한 반응도 그렇고, 호의의 의도도 그렇고 ... 이제는 다양함을 인정하는 쪽으로 .... 그닥 서운하거나 하지는 않는듯요

페크pek0501 2022-06-17 14:39   좋아요 1 | URL
다양함, 서로 다름, 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 생각한 것은 호의를 거절해도 괜찮을 만큼 친한 관계에서만 베풀면 좋겠다는 거예요. 이건 더 생각해 볼 문제지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어떤 노인이 도시의 성문 앞에 앉아 있었다. 먼 곳에서 온 이방인이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르신, 저는 이 도시를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곳 사람들의 인심은 어떻습니까?”

노인은 대답하지 않고 그 낯선 이에게 물었다. 

“자네가 살던 곳은 어땠나?”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 천지였지요. 그래서 그 도시를 떠나왔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다. “여기도 마찬가지일 걸세.”

잠시 후 다른 이방인이 와서 노인에게 물었다.

“저는 먼 곳에서 왔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노인이 또 물었다. “자네가 살던 곳은 어땠나?”

“착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었는데 여기 오느라 헤어져야 해서 마음이 아팠지요.”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다. “여기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걸세.”

그 상황을 줄곧 지켜보던 낙타 상인이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두 사람이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왜 대답은 그렇게 다르게 하신 겁니까?”

노인은 이렇게 대꾸했다. “저마다 마음속에 자기 세상이 있는 법이지. 우리가 보는 세상은 세상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의 세상 아닌가. 이 동네에서 불행한 사람은 세상 어느 동네를 가도 불행한 법이네.”

- 장석주,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65~66쪽.



⇨ 이 이야기가 모든 경우에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95프로쯤은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100명 중 95명은 노인의 말대로 그러리라는 것이다. 대체로 불평이 많은 이는 어딜 가나 불평이 많고, 행복한 이는 어딜 가나 행복하다는 얘기다. 


만약 실제로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자기가 살던 곳의 이웃들을 나쁘게 말한다면 그를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본다. 그가 앞으로 사귀게 될 이웃들에 대해서도 나쁘게 말할 거라는 걸 사람들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들에 가도 샌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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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28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크님 글 보고 이 책 구매했습니다. 사람은 느끼는대로 살아가는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2-05-30 14:06   좋아요 1 | URL
오, 혹시 새파랑 님이 제 글에 땡스투 눌러 주셨나요? 세 분이나 눌러 주셔서 제가 하루에 390원을 벌었어요. ㅋㅋ 저도 책 구매할 때 꼭 땡스투를 누룬답니다. 꼭 아는 분으로 누르지요. 아마 새파랑 님께도 땡스투 해줬는지 몰라요. 하하~~
앞으로도 서로 눌러 주는 걸로... 하기로 해요.^^

2022-05-30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0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5-28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잔디가 잘 가꿔진 곳이네요. 보기 좋은 곳은 그만큼 가꾸는 사람이 힘들것 같아요.
사람마다 서로 다른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게 되니까, 같은 일을 보고도 느끼는 건 다를 거예요.
생각하기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페크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5-30 14:11   좋아요 1 | URL
아름다움을 보존하려면 사람의 정성 있는 손길이 필요하긴 하죠.
코로나 발생 이전 여름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예뻐서 찍었죠.

이웃이라면 어느 동네든 저는 반반, 일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보기에 좋은 사람이 반, 나쁜 사람이 반. 그러니까 나쁜 사람만 있지 않고 좋은 사람만 있지 않다는 생각이에요.
같은 사람도 누구에겐 좋은 사람이 되고 누구에겐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할 듯해요.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욜입니다. 본격적인 여름 같군요. 한 주 소중한 시간 보내세요.

세실 2022-05-29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평이 많은 사람은 피하게 됩니다.
과하지 않은 긍정의 에너지 있는 사람이 좋아요^^

페크pek0501 2022-05-30 14: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는 할 수만 있다면 행복한 사람들을 제 주위에 배치해 놓고 싶군요.
행복도 전염성이 있다고 믿어서요.
과하지 않은 긍정. 좋은 말씀 새겨 두겠습니다.^^

얄라알라 2022-05-30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후아!!! 페크님 올려주신 사진으로 눈이 즐겁다보니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초록 중에서도 연초록이었네요^^

페크pek0501 2022-05-30 14:14   좋아요 1 | URL
저도 연초록을 좋아합니다. 여름철보다 봄에 새로 나온 잎이 연초록이잖아요. 그때 사진을 많이 찍어 둬요. 정말 예뻐요.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희선 2022-05-31 0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그곳이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겠습니다 마음을 열면 다른 사람도 마음을 열기도 하겠지요 모두 그러지 않는다 해도 그런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싶어요

페크 님 오월 마지막 날이네요 오월이 가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5-31 11:41   좋아요 2 | URL
모든 건 마음의 문제인 것 같아요. 더운 여름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옷을 얇게 입어도 되는 여름이잖아, 초록 세상을 실컷 볼 수 있는 여름이잖아, 피서 여행을 갈 수 있는 여름이잖아, 라고 생각하면 더워도 지낼 만하게 되겠지요...

그러네요. 5월31일, 5월의 끝자락이네요. 푸름을 눈에 담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6-01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일 올 때마다 페크님의 서재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은 한강이거나 해안 근처의 건물들 같네요.
오늘부터 6월입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6-01 13:04   좋아요 2 | URL
한강 맞아요.
서재 배경을 무엇으로 바꿔도 예전 것만 못해서 자꾸 바꾸게 되네요.
아무래도 13년 동안 사용했던 걸 다시 써야 하나 봐요.ㅋㅋ 알라딘 제공의 것이 가장 낫다는 결론이에요.
6월1일이 시작되는 날이네요. 5월보다 더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22-06-01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01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2-06-04 16: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이 동네에서 불행한 사람은 다른 동네로 가야 불행할 확률에서 벗어날 수 있는걸로요. 그사람의 탓으로만 모는 도덕관은 바뀌어야 합니다. 저런 윤리가 주입되면서 자신의 환경에 순응해야 옳은 사람인 것처럼 교육받은 것 같아요. 불평이 많은 사람은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지요. 외적으로 받은 내면의 고통이 겉으로 터져나오는 것이죠. 그런 소리 듣기 거북하다고 피하는 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고 싶으면 하는 수 없지만 그만큼 그 대상과는 멀어지는 것이고 대상을 자기가 편할 대로만 접하려는 거라 생각해요. 불평불만을 타당하게 들어주는 귀를 장착할 때 관계가 진일보하고 변화도 혁신도 가능한 거라 생각됩니다 스스로도. 모든 게 마음의 문제이지만은 않더이다. ^^ 왜 정색하고 이러죠 제가 ㅎㅎ 페크님 유월 첫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날이 너무 좋아요.

페크pek0501 2022-06-06 16:13   좋아요 4 | URL
프레이야 님의 반론 제기를 환영합니다. 응원의 박수 박수!!! 일리 있는 말씀이에요.
그래서 저도 95프로라고만 하고 5프로를 뺐던 것입니다.(아, 30프로를 뺄 것 그랬음.) 동네마다 인심이 다를 수 있고 친구 그룹마다 우정의 깊이가 다를 수 있어요.
모든 걸 당사자 탓으로만 돌리는 건 문제인 것 맞아요.

사람들이 행복은 마음의 문제라고 굳이 강조하는 건 그만큼 행복은 마음의 문제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고 봅니다. 당연한 사실이라면 굳이 마음의 문제라고 글을 쓸 필요가 없잖아요. 마음의 문제라고 돌리고 긍정적으로 봐서 불행을 느끼는 마음을 지워보자는 의도인 거죠. 또 이렇게 하면 진짜 마음의 문제로 생각되기도 하거든요.ㅋㅋ

저는 여행 중입니다. 그래서 답글을 이제 씁니다. 며칠 더 있을 예정임..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추후 올리겠습니다. 프레이야 님, 반가웠어용^^

서니데이 2022-06-07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더워지는 6월이라서 그런지, 밖으로 나오면 연두색잎보다 초록색잎이 많고,
연잎만큼은 아니지만, 목련나무 잎도 매일 매일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비가 와서 조금 덜 더웠지만, 이번주 다시 더워진다고 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6-12 22:31   좋아요 1 | URL
푸른 잎들이 커지고 많아지고 그러지요. 장마가 올 때가 된 것도 같고요.
초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아름다운 계절 같아요.
하루를 잘 마무리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