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오는 날 생각한 것 : 비오는 날은 무조건 좋다. 마치 만나고 싶었던 손님이라도 방문한 양 반갑다. 도대체 왜 나는 비가 오는 게 좋은 걸까. 정확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냥 좋다고 할 수밖에. 굳이 생각해 내자면 비오는 풍경을 창밖으로 볼 수 있어 좋고,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어 좋고, 먼지 없이 깨끗한, 촉촉한 세상이 되어서 좋은 건지 모르겠다.

 

 

창을 통해 아름다운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나는 엉뚱하게도 ‘죽음’을 생각했다. 비오는 날에 내가 아는 누군가가 죽는다면 큰일이구나 싶었다. 그러면 비오는 날에 장례식장에 가게 될 것이고, 그 뒤로는 비만 오면 그 죽은 사람이 떠올라서 비오는 날이 슬픈 날이 되어 버릴 것이고, 자연 비오는 날을 지금처럼 마음껏 좋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을 마음껏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은 나로선 큰 즐거움을 잃는 일이다. 아니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여전히 비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 어떤 쪽이든 불행하긴 마찬가지일 터. 결국 내가 비를 좋아할 수 있는 조건이 하나 있는 셈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비오는 날엔 죽지 않을 것, 그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이기적이다.)

 

 

 

 

2. 해피엔딩이 없는 이유, 연인의 죽음 : 남는 자들은 죽어가는 사람이 덜 고통 받고 죽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죽는 사람도 남겨지는 사람들을 위해 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죽는 자의 의무란 남겨진 사람들을 덜 슬프게 만들어 놓고 떠나야 하는 것.

 

 

죽는 사람이, “나 고통스럽지 않아. 편안히 떠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해 준다면 남겨지는 사람들은 덜 슬플 것이다. 그래서 암 같이 심각한 병으로 투병중인 환자는 육체적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이외에 남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까지 감당해야 한다.

 

 

마르크 베르나르 저, <연인의 죽음>이란 소설이 있다. 여기엔 사별한 연인이 있다. 죽음의 순간은 이렇게 찾아왔다.

 

 

 

 

우리의 서른한 해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세계로 우리를 몰아넣는 그 순간에 당도했다. 한 순간만 지나면 곧 우리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이전보다도 더 낯설게 될 것이었다.

 

 

- 마르크 베르나르, <연인의 죽음>에서.

 

 

 

 

서른 한 해를 아내로 살았던 여자 엘스가 죽었다. 홀로 남은 남자는 앞으로 불행한 삶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남자는 죽은 엘스를 몹시 그리워한다.

 

 

 

 

그러면 나로 하여금 그녀가 더 이상 속해 있지 않은 세상에서 살아가게 하는 이 사랑은 무엇인가?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그녀를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녀의 분신이라 해도 그녀를 정말로 빼닮은 여자는 찾지 못할 것이다. 어떤 여자도 시간을 보기 위하여 그토록 기이하게 손목을 돌리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한들거리며 걷지 않을 것이며, 그녀만큼 용기와 유머를 갖지 못할 것이며, 그녀의 말처럼 ‘정돈된 무질서’의 재주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다면!” 어떤 여자도 엘스가 될 수는 없다.

 

 

- 마르크 베르나르, <연인의 죽음>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다음엔 그 누구도 그를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할지 모른다. 그런 절망은 사랑하는 연인 관계에서 흔한 일이다. 언젠가는 어느 한쪽이 먼저 죽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에 해피엔딩은 없다. 그 이유를 헤밍웨이는 이렇게 정리한 바 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가 없다. 죽음이란 반드시 찾아들어 남겨진 자는 사랑을 잃어야 하기 때문이다.

 

 

- 어네스트 헤밍웨이, <오후의 죽음>에서.

 

 

 

 

연인 간에서뿐만 아니라 가족 간에서도 해피엔딩의 삶이란 없다. 가족이 있는 한, 누군가는 남겨져서 사별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게 인생이니까.

 

 

 

 

 

 

 

 

 

 

 

 

3. 해피엔딩이 없는 이유, 아들의 죽음 : 연인의 죽음 못지않게 슬픈 게 자식의 죽음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더 큰 슬픔일 것이다.

 

 

 

 

원태야, 원태야, 우리 원태야, 내 아들아. 이 세상에 네가 없다니 그게 정말이냐? 하느님도 너무하십니다. 그 아이는 이 세상에 태어난 지 25년 5개월밖에 안 됐습니다. 병 한 번 치른 적이 없고, 청동기처럼 단단한 다리와 매달리고 싶은 든든한 어깨와 짙은 눈썹과 우뚝한 코와 익살 부리는 입을 가진 준수한 청년입니다. 걔는 또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젊은 의사였습니다. 그 아이를 데려가시다니요. 하느님 당신도 실수를 하는군요. 그럼 하느님도 아니지요.

 

 

- 박완서, <한 말씀만 하소서>에서.

 

 

 

 

이처럼 우리의 일반적인 시각은 죽음은 단지 ‘슬픈 죽음’일 뿐이다. 때로 억울하고 때로 안타깝고 때로 분노하게 만드는 슬픈 죽음이다.

 

 

 

 

 

 

 

 

 

 

 

 

4. 죽음에 대한 몽테뉴의 태도 : 하지만 많은 위대한 인물들은 죽음에 대한 태도가 달랐다. 몽테뉴는 죽음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졌을까.

 

 

 

 

장사는 젊은이들의 낭비가 없으면 되지 않는다. 농사꾼은 곡식이 비싸야 하며, 건축가는 집이 헐어 무너져야 하고, 재판관은 사람들이 소송 싸움을 해야 된다. 그리고 성직자들의 명예와 직무마저도 우리의 죽음과 악덕(惡德)이 있어야 존립한다.

 

 

고대 그리스의 희극 작가는, 의사는 자기 친구가 건강한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며, 군인은 자기 도시의 평화조차도 탐탁치 않게 여긴다고 언급했다. 다른 일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더 언짢은 일은, 우리 각자가 스스로 내부를 파헤쳐 보면, 우리 마음속의 소원은 대부분이 타인에게는 손해가 되게끔 싹터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몽테뉴, <몽테뉴 수상록>에서.

 

 

 

 

요즘 인간의 수명이 길어져서 고령화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되어 버렸다. 만약 인간이 죽지 않는다면, 그래서 인간의 새로운 탄생만 있고 소멸이 없다면 이 지구는 멸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죽음은 우리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 몽테뉴의 말처럼 어떤 사람들이 덕을 보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그리하여 한쪽의 해로움이 다른 한쪽의 이로움을 만드는 것, 그게 우리의 삶이다.

 

 

 

 

 

 

 

 

 

 

 

 

5. 죽음에 대한 장자의 태도 : 장자는 죽음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졌을까.

 

 

장자의 아내가 죽어, 혜자가 문상을 갔다. 그때 장자는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질그릇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혜자가 장자에게, 아내가 죽었는데 곡을 하지 않는 것은 너무한 일이라며, 거기다 질그릇을 두드리며 노래까지 하다니 너무 심하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장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네. 아내가 죽었을 때 나라고 어찌 슬퍼하는 마음이 없었겠나? 그러나 그 시작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 본래 삶이란 게 없었네. 본래 삶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본래 형체도 없었던 것이지. 본래 형체만 없었던 것이 아니라 본래 기(氣)가 없었던 것이지. 그저 흐릿하고 어두운 속에 섞여 있다가 그것이 변하여 기가 되고, 기가 변하여 형체가 되었고, 형체가 변하여 삶이 되었지. 이제 다시 변해 죽음이 된 것인데, 이것은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의 흐름과 맞먹는 일. 아내는 지금 ‘큰 방’에 편안히 누워 있지. 내가 시끄럽게 따라가며 울고불고한다는 것은 스스로 운명을 모르는 일이라, 그래서 울기를 그만둔 것이지.”

 

 

- 오강남 풀이, <장자>에서.

 

 

 

 

 

 

 

 

 

 

 

 

 

 

 

6. 나는 : 밤에 전화벨이 울리면 깜짝 놀란다. 혹시 친정에서 걸려온 전화가 아닐까 해서다. 아버지가 연로하신데다 지병까지 있으셔서, 자식으로서 죽음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살게 된다. 난 이런 상상으로 근심하곤 한다.

 

 

‘깊은 밤 갑자기 울리는 불길한 전화벨, 이어서 어머니의 울음 섞인 목소리, 이어서 병원 응급실에서의 공포와 초조함, 이어서 장례식장의 깊은 슬픔, 그리고 홀로 남은 어머니를 위로하며 우울하게 사는 나.’

 

 

‘삶’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것이라면, ‘죽음’은 무대 뒤에 꾸민 배경 같다. 그만큼 삶 가까이에 죽음이 있다. 무대에 있는 사람은 살면서 배경을 의식하며 살 수도 있고, 잊고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배경 없이 무대를 만들 수 없듯이 죽음 없이 삶은 없다. 그러므로 죽음을 자연스럽게, 긍정적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그게 어렵다. 누군가가 부재하는 고통을 견뎌야 하니까.

 

 

누군가가 죽게 될 때, 죽은 자와 남겨진 자 중에서 누가 더 불행할까.

 

 

 

 

7. 죽기 전에 후회하는 것 : 우리는 죽기 전에 무엇을 후회할까. 이에 대해 다섯 가지로 정리한 글이 있다.

 

 

 

 

 

죽기 전에 후회하는 다섯 가지.

 

내 뜻대로 살 걸,

일 좀 덜할 걸,

화 좀 더 낼 걸,

친구들 챙길 걸,

도전하며 살 걸.

 

 

- 이의수,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에서.

 

 

 

 

이것을 이렇게 해석해 본다.

 

 

(나를 위해) 내 뜻대로 살 걸. 내 맘대로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나를 위해) 일 좀 덜할 걸. 즐기며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나를 위해) 화 좀 더 낼 걸. 참기만 하고 화내며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나를 위해) 친구들 챙길 걸. 친구와 재미있게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나를 위해) 도전하며 살 걸. 도전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반대로 자신만을 위해 산 사람은 ‘좀 남을 위해 살 걸.’하고 후회하지 않을까. 내 생각엔 어떻게 살든 후회가 따를 것만 같다.

 

 

 

 

 

 

 

 

 

 

 

 

8. 맺는말 : 꽃이 아름다운 건 피어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죽음이 있기에 삶은 제한적이며, 그래서 삶은 소중한 것이다.

 

 

죽음에 대한 성찰 없이는 좋은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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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3-17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이란 나쁜 일이 아니기에, 근심할 일은 없다고 느껴요.
<아나스타시아>라는 책을 한번 찬찬히 읽어 보셔요.
내 생각에 따라 내 삶과 내 좋은 이웃들 삶이 달라지잖아요.

페크pek0501 2012-03-17 19:13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에 감사 드립니다.
그런데 그 새벽에 일어나신 거예요? 으음~~너무 부지런하신 것 같은데요.

글을 너무 안 올린 것 같아 어제 급히 써서 올린 글이랍니다. 이 글이 후진 이유입니다. ㅋ ㅋ

노이에자이트 2012-03-1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남에게 성질 부리고 화내는 사람도 자기는 늘 참으며 산다고 여기더군요.적당히 새겨들어야죠.

페크pek0501 2012-03-17 19:14   좋아요 0 | URL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성질 부리는 사람도 자기는 많이 참아서 그 정도만 성질 부린 거라고 생각해요. ㅋ 다 주관적인 생각에 빠져 살죠.


stella.K 2012-03-17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다섯 가지 중 전 해당사항이 없는 것도 있어요.
일 좀 덜 할 것. 전 일을 좀 더 해야하는데.
화 좀 덜 낼 걸. 점점 줄어 들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참아 병 되는 건 아닐지 모르겠어요.
친구들 챙길 걸. 난 챙기고 싶은데 친구들이 거부하는 것 같더라구요.
친구도 한때 친군가 봐요.ㅠ

페크pek0501 2012-03-17 19:15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저 빵 터졌어요. 다 웃겨요.

전 일을 좀 더 해야하는데.
너무 참아 병 되는 건 아닐지 모르겠어요.
난 챙기고 싶은데 친구들이 거부하는 것 같더라구요 - 다 웃겨 웃겨. ㅋㅋ

stella.K 2012-03-18 13:48   좋아요 1 | URL
ㅋㅋㅋ 언닛! 저는 이 댓글 달 때 나름 우울하고 심각했단 말예요!
그런데 언니가 웃으시니까 나도 따라 웃게 되잖아욧!
내가 너무 내 분위기에 빠져 심각했었나요?ㅋㅋㅋㅋㅋ
근데 진짜예요. 믿어 주세요.ㅠㅠ

페크pek0501 2012-03-19 13:34   좋아요 1 | URL
ㅋㅋ 믿겠습니다. 나름 우울하고 심각했단 말을...
근데 누군 우울한 적 없고 심각한 적이 없겠습니까. 인간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합니다. ㅋ(인간은 고독과 근심을 숙명처럼 달고 사는 존재인데, 어찌 우울한 적이 없겠습니까.)
혹시 제가 스텔라님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 알고 있다면 님의 기분이 좋아질지 모르니, 응원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겠어요. ㅋ(실제로 제가 추천도 많이 눌러 주고 있습니다.ㅋ)

요즘 좀 바빠서 여기저기 서재 마실을 자주 다니지 못하고 있어요. ㅋ
좀 이따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신지 2012-03-18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과는 좀 다른 애기지만, 결혼식, 장례식에 갈 때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고 죽음은 가족의 일이다. 장례식은 가족의 행사다.(...) 아무도 모르게 조용한 것이 나는 좋다" (소노 아야코)
그런데 친구들과 가끔 애기를 나눠보면 이런 생각은 아직은 너무 소수여서, 사회적 인식과 불화랄까요...번번히..

오랜만에 첫번째로 추천했는데 이것저것 하다가 이제 들렀습니다 모처럼 날씨가 따뜻한데 편안한 휴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2-03-19 13:36   좋아요 0 | URL
아, 신지님이 첫 추천을 누르셨군요. (정중하게~)고맙습니다. 어느 천사가 추천만 누르고 흔적도 안 남기고 갔는지, 늘 궁금했는데, 바로 신지님 같으신 분이겠군요.

“~ 아무도 모르게 조용한 것이 나는 좋다" (소노 아야코) - 생각해 볼 만한 일이네요. 신지님은 좋은 말을 많이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으음~~ 독서광이신 듯해요.

날씨, 어제 하루종일 밖에 있었는데, 낮에 포근하더니 해 지고 나니까 찬 바람 불더라고요. 님도 편안한 봄날 보내세요.

마녀고양이 2012-03-2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득,
이별이 무서워서 아예 만남도 피하는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죽음이라는 이별은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것이니, 미래를 생각하고 현재를 포기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요... 물론 언니의 글은 절대 그런 의도가 아니셨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참 다양한거 같아요, 그죠.... 이별이 있으니 지금 열심히 살아야겠다가 답일텐데, 요즘, 이별이 있어서 무서워서 혼자 지낼래 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 생각을 했나봐요...

페크 언니, 잘 계시죠...? ^^

페크pek0501 2012-03-21 11:15   좋아요 0 | URL
예,예,예, 잘 지내고 있어요.^^ 반가운 마고님...ㅋ

한동안 새 글을 안 올리시기에 바쁘긴 바쁜가 보다 했어요. 공부 잘 되고 있겠죠? 가장 아깝지 않은 투자는 공부, 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결국 공부한 것들은 재산이라는 생각이에요. 요즘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공부시간이란 참 좋은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마고님 힘 내시라고 파이팅!!!!!!!!!
 

 

 

 

1. 자신감 : 20대 사람들과 40대 사람들을 비교하면 분명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자신감’의 유무인 듯하다. 예를 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여기서 40대 사람들이란, 40대 후반의 사람들을 말하는데 50대 사람들도 포함함.)

 

 

20대의 여성은 어느 카페에 들어섰을 때 그곳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면 자신이 예뻐서인 줄 안다. 그런데 40대의 여성은 어느 카페에 들어섰을 때 그곳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면 자신이 그 장소에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어서 쳐다보는 걸로 안다. ‘내가 카페에 잘못 들어왔나?’, ‘여긴 젊은 사람들만 들어오는 데인가?’하고 생각한다. 20대의 여성이 타인의 시선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면, 40대의 여성은 타인의 시선에 대해 위축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은 40대의 여성도 있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일은 모자를 쓸 때도 나타난다. 요즘 내가 모자를 쓰고 다니는데, 추운 날에 모자를 쓰면 머리가 시리지 않고 따뜻해서 좋기 때문이다. 내 딴에는 백화점에서 멋있다고 여겨지는 걸로 골라 산 것인데 문제는 멋있게 쓸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20대에 이 모자를 쓰고 다녔다면, 사람들이 쳐다봤을 때 모자를 쓴 내 모습이 예뻐서 보는 것이라고 마음대로 해석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모자를 쓰면 해석부터 달라진다. ‘이 모자가 어색해서 사람들이 쳐다보나?’, ‘이 모자가 웃기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예뻐서 쳐다보는 것이라고 착각하던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갖는다. 이렇듯 나이가 들면 자신감이 하나씩 없어지는 것 같다. 비단 외모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그런 것 같다. 그리하여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자신감은 자신의 능력과 거의 관계가 없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자신감은 실제 능력과 거의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서 학자들은, 무능한 사람은 유능한 사람보다 자기 능력을 더 그럴 듯하게 과장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어떤 논문은 논리와 문법, 유머 세 분야 시험에서 하위 25퍼센트에 속한 사람들이 특히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무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할 때 사람은 자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 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 331쪽.

 

 

 

 

내가 봐도 많은 사람들이 자만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이 들어서 자신감이 없어지는 게 오히려 진실에 가까워지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

 

 

 

 

2. 열등감 : 하지만 자만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열등감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누구나 어느 부분에선 자만하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어느 부분에선 열등감이 있지 않을까. 나만 해도 자만한 구석이 있는가 하면 열등감을 갖는 구석도 많다.

 

 

내가 열등감을 갖는 것 중 하나가 ‘운전’이다. 요즘 운전 못하는 여성이 없을 정도로 여성 운전자가 흔한 세상이 되었다. 내 친구들만 해도 대부분 차가 있고 운전을 하고 다닌다. 그런데 난 운전을 안 한다. 아니 못한다. 내가 20대 중반이었던 때에 운전하다가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냈는데, 그 이후로 무서워서 운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운전에 정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내가 이렇게 운전을 못한다고 말하면 열등감이 느껴지지 않는데, 누군가가 “너 운전 못하니?”라고 물으면, 또는 “너 차가 없니?”라고 물으면 마음속 깊숙이 숨어 있던 열등감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운전하는 친구들을 보면 멋져 보이고 부럽다. 나도 운전을 잘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또 한때는 딸 둘을 낳은 것에도 열등감이 있었다. 아들이 없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다. 주위 사람들이 ‘딸딸이 엄마’라고 부르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우연히 만난 동네 사람이, “다음엔 꼭 아들을 낳으셔야겠네요.”라고 말하면 열등감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어 더 이상 아들 타령을 하는 시대가 아니어서 이 열등감은 없어졌다. 만약 지금도 예전처럼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시대라면 내 열등감은 지속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아들이 있는 친구가 아들을 예뻐하면서 자랑스러워하면 그 친구가 부럽다. 나도 아들이 있었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그런데 열등감을 가져서 좋은 점이 있다는 건 중요한 깨달음이다. 열등감의 좋은 점은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어느 것에 열등감이 생기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것을 잘 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둘째, 다른 사람의 열등한 면을 무시하지 않고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다. 셋째, 겸손해진다.

 

 

 

 

3. 사랑 : 무엇엔가 마음을 빼앗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고 불편한 일이기도 하다. 무엇을 아주 좋아하게 되면 우선 마음의 중심을 잃는다. 정신이 온통 그것에 집중되어서 일상생활을 균형 있게 해 나가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행복하면서도 스트레스가 따른다. 이것을 ‘스트레스가 있는 행복’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아주 맘에 드는 책을 만나면, 그것을 단숨에 읽고 싶어서 점심 먹을 시간이 몇 시간 늦어지고, 파마하러 가려던 계획이 내일로 미뤄지고, 청소할 시간을 놓치고 저녁을 맞게 되는 수가 있다. 이처럼 책에 빠져 해야 할 일을 제때 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따르기 마련이다. 이럴 때 중요한 건 어느 한 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음으로써 균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렵다.

 

 

결혼이란 것도 어느 한 쪽으로 쏠리는, 그런 사랑에 빠져야 할 수 있는 것.

 

 

앞으로 결혼할 사람들은 그 균형을 어떻게 잡고 살게 될까, 생각해 본다.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언젠가는 우리 딸들도 겪을 일이니까. 이 시대엔 결혼하면 맞벌이 부부로서 살 가능성이 많을 텐데, 부부 간의 사랑과 직장생활, 집안일, 육아 등의 문제들을 어떻게 조화시키며 살지 의문이다. 그 일들을 다 하려면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몇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집안일 해 주는 사람과 아이 키워 주는 사람이 있어야 그나마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결혼생활과 직장생활, 이 두 가지를 잘 병행하는 일도 쉽지 않다. 결혼생활을 중요시하면 직장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고, 직장생활을 중요시하면 결혼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이것을 다 알면서도 여자들은 또 남자들은 무모하게 결혼을 한다.

 

 

그 없이 행복하기보다 차라리 그와 함께 참혹해지는 게 더 좋다고 여긴다면 결혼을 해도 좋으리라. 둘의 영혼을 녹여서 하나로 합치는 일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긴다면 결혼을 해도 좋으리라. 아니 결혼은 꼭 이런 생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사랑에 빠진 해럴드(남자)는 자기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라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에리카(여자) 없이 행복한 것보다 에리카와 함께 참혹해지는 게 더 좋았다. 둘이 함께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좋았다. 자기와 에리카 사이에 놓인 경계선을 지우고 둘의 영혼을 녹여서 하나로 합쳐야 했다. 다른 무엇보다 그 일이 가장 중요했다.

 

 

- 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 311쪽.

 

 

 

 

사랑하면 ‘그녀 없이 행복한 것보다 그녀와 함께 참혹해지는 게 더 좋았다’라기보다 ‘그녀가 없다면 그 어떤 것도 무의미해져서 행복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 같다.

 

 

 

 

4. 친구 : 이성과 마찬가지로 친구도 상대의 어떤 매력에 서로 끌려야 친구가 될 수 있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그 관계가 유지된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면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자기와 비슷해서거나 자기와 달라서거나. 즉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동질성 때문이거나 이질성 때문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친구 사이에서의 사랑은 어떤 빛깔로 나타날까.

 

 

 

 

루이스는 이어서 이런 말도 했다. “친구 사이의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정해 놓은 의무에서 자유롭고, 질투하는 일이 없고, 필요한 자격 조건도 없으며, 매우 정신적인 차원에 속한다. 천사들 사이에나 있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사랑이다.”

 

 

- 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 316쪽.

 

 

 

 

친구들과 얼마나 가깝게 지내는가, 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다음의 글로 알 수 있다.

 

 

 

 

프랑스의 고전적인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사회적인 연결점을 적게 가진 사람일수록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예방의학의 권위자인 딘 오니시는 저서 <관계의 연금술>에서 외롭게 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3~5배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

 

 

- 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 317쪽.

 

 

 

 

 

친구간의 전염성은 놀랍다.

 

 

 

 

학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사회적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작업과 관련해서 많은 연구를 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것이 전염성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친구들이 뚱뚱하면 본인도 뚱뚱할 가능성이 높다. 친구들이 행복하면 본인도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친구들이 담배를 피우면 본인도 담배를 피운다. 친구들이 외로움을 많이 타면 본인도 외로움을 많이 탄다.

 

 

- 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 290쪽.

 

 

 

 

친구란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겠다. 내 경험으론, 친구 사이에서 ‘어떤 것에 대한 생각’도 전염되어 생각이 같아지는 현상도 일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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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2-03-06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누가 절 쳐다보거나 무안한 상황이면,
"왜? 너무 예뻐?"라고 합니다.
당연히 어이없어 하며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나오기 마련이고, 어찌되었건 무안한 상황은 무마됩니다.

그리고, 모자는 즐겨서 패션의 완성은 모자라고 생각할 정도예요.
그래서 직장에 들어갈때는 아니어도, 나올때는 거의 모자를 옷에 맞춰 써 줘요.
저 70년생이구요~

아웅~ㅠ.ㅠ
그런 의미에서, 전 20대와 40대의 차이가 저렇다는 거...동의할 수 없습니다여~

페크pek0501 2012-03-06 17:05   좋아요 0 | URL
크하하하하하하하~~~ 웃겨요 웃겨~~~ 제게 이런 웃음을 주시다니...

님 때문에 이 글에 (여기서 40대 사람들이란, 40대 후반의 사람들을 말하는데 50대 사람들도 포함함.)이란 말을 추가로 넣었답니다.ㅋㅋ 좋은 지적이셨습니다.

아직 40대 초반은 30대의 정서로 살 수 있는 나이입니다. 40대 후반이 되어야 비로소 40대의 정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님의 코멘트는 정답입니다. 아마 님은 50대가 되어서도 해당되지 않을 듯해요. ㅋ 위의 글에 쓴 것처럼 그런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왜? 너무 예뻐?"라는 말, 대.... 박.... 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분, 너무 좋아합니다. 양철나무꾼님! 보기 드문 멋쟁이님!!!!!!!!

첫 댓글, 고맙습니다.

stella.K 2012-03-0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것 같긴해요.
반대의 경우인 것 같긴한데 힘들어하고 매사에 부정적인 친구는
연락이 좀 꺼려져요. 나이들수록 정서 수준이나 구조가 비슷한 사람과 연락을
하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페크pek0501 2012-03-06 17:08   좋아요 0 | URL
그래서 유류상종이 되지요. 끼리끼리 모이게 되고요.
반갑습니다. ^^

icaru 2012-03-06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20대에서 10여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꿈에서는 제가 20대로 나오거든요. 지금보다는 외모에 자신감이 있었던 그때의 모습으로.. 그것도 좀 묘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전 아들만 둘인데, 지하철에서나 길에서 사람들이 주로 어르신분들이 그런 말씀 많이 하세요. 다음엔 꼭 딸을 낳아야겠네요. 딸은 꼭 있어야 된다고!
속으로 생각하죠. ' 모르는 사람도 걱정해 줄만큼, 내 노후가 위태로운 거구나...!'
무튼,, 많이 공감하며 읽었어요.

페크pek0501 2012-03-07 13:48   좋아요 0 | URL
방문에 감사 드립니다.
제가 못 낳은 아들을 둘이나 낳으셨다니, 꼭 승자의 위치에 있는 분 같으세요.(제가 볼 땐)
병원에서 둘째도 또 딸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패자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어떤 게임에서 진 기분이었죠. 아, 운명의 여신은 내 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 시댁에서 아들을 무척 바랐거든요.(남편이 장남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기분 없어졌어요. 그리고 아들이건 딸이건 어차피 인간은 혼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 들어요. 자식은 그저 사랑을 받기보다 주는 존재이고, 차라리 배우자가 의지하고 살아야 할 대상 같아요.

지금은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고 혹은 자식이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자식이 있으면 근심이 따르는 법.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면서 즐겁게 살면 그게 최고라는 생각이에요.

고맙습니다. 또 뵙기를...

프레이야 2012-03-06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자를 즐기는데 얼마전 머리를 잘라서 당분간 좀 안 쓸 것 같아요.
그래도 모자 쓸 때 자신감 충만이에요 ㅎㅎ
참고로 저도 4학년이에요^^
딸 둘을 낳은 열등감이라기보단 가끔 엄마들 만나면 아들 자랑하는 사람앞에서 조금 부러울 땐 있더라구요. 특히 무거운 거 척척 들어 옮겨주고 그럴때요.ㅎㅎ
사랑은 스트레스가 있는 행복, 너무 똑똑(!!)하면 결혼은 평생 못할지도 모르죠.ㅋㅋ

페크pek0501 2012-03-07 13:5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반갑습니다.
의외로 모자 쓰시는 분이 많네요. 저는 머리손질 할 시간이 없을 때도 활용한답니다. ㅋ
4학년이라시니 부럽습니다. 저는 작년부터 새로운 나이대에 진입했어요.
저처럼 딸 둘이시군요. 저는 키 큰 아들을 둔 엄마를 보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겠구나, 그런 생각 들어요. 남이 보기만 해도 든든한데 본인은 어떻겠나 싶어서요.ㅋ

맞아요, 손익계산을 따지면 결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랑에 빠져 마음의 균형을 잃어야 가능한 거죠. 또 봐요.

2012-03-07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2-03-0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이런저런 이야기 모두
'도시'에서나 하는 이야기 아닌가 싶어요.

시골 스무 살 아가씨와
시골 마흔 살 아주머니라 한다면...
논일과 밭일을 하는 모습을
서로 어떻게 견주거나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페크pek0501 2012-03-08 15:30   좋아요 0 | URL
된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시골에 살았다면 비교의식, 열등의식이 없었을 거예요. ㅋㅋ
사실 굶고 있는 아프리카인도 있고 집 없는 노숙자도 있고... 그런 것 생각하면 저는 가진 게 너무 많은 사람이니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건데 말이죠.
그런데 인간이란 원래 환경의 지배를 당하며 사는 어리석은 존재라서요.
어떤 상황에 몰리면 자기 생각의 동굴에 갇혀 버리고 말죠.

어떤 모임에 갔더니 저만 차가 없어서 헤어질 때 모두가 주차장을 향하는데, 저만 지하철 역을 향했어요. 이런 때 그 동굴에 갇혀 버리죠.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서울은 지하철 시설이 잘 돼 있어서 편리해 덜 초라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의 아파트만 해도 지하2층으로 내려가면 지하철을 타는 곳으로 연결이 돼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운전 안 하느냐 물으면 편리한 지하철 핑계를 댄답니다. 아마 전 평생 운전 못 할 거예요. 운전대 잡는 게 무서워요. ㅋ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댓글, 부탁 드립니다. ㅋㅋ

2012-03-07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8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2-03-08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든 생각인데, 제 생각에 페크님 무지 미인이실 것 같아요.
이거 빈말 아니예요. 저 그런 거 안합니다..(할 때도 있지만..지금은 그런 타이밍이..)

글 너무 재밌어요.
저는 어느 쪽으로든 저 쳐다보는 거 부담스러워요.-_-;;

페크pek0501 2012-03-08 15:32   좋아요 0 | URL
미인이라고 생각하시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ㅋㅋ
저 절대로 미인 아닙니다. 으음~~ 솔직히 말하면 보통 수준의 얼굴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원래 인간이란 자기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존재라서 이건 타당하지 않을 것이고...
아마 보통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하면 타당할 것 같군요.
저도 미인이라고 사기를 치고 싶은데, 이곳에 제 친구들도 가끔 들어오는 곳이라서 거짓말을 못하겠군요. 히히~~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마태우스 2012-03-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셨어요. 넘 오랜만이네요. 평일이고 주말이고 짐승같이 일하다보니 알라딘 할 새도 없네요. 그래도 올때마다 페크언니한테 인사 올리는 거 기특하죠? 근데 페크언니도 요즘 글 많이 안쓰시네요. 아래 글이 2월 25일이니... 참참참, 누가 자길 쳐다보면 못생겨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 게 40대라구요? 전 어릴 적부터 그랬는데... 그게요 나이도 관계가 있겠지만 저처럼 하위 10%는 누가 저를 안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평생을 살았답니다. 이런이런, 그래요. 하위 10%로 슬그머니 올렸어요. 원래는 5%가 맞죠 ㅠㅠ

외모가 못생긴 건 의외로 많은 걸 좌우하더라구요. 글을 쓰고자 했던 것도 아마 외모 때문이었을 거예요. 글은 얼굴이 안보이니깐요. 그래도 제가 조금만 더 생겼다면 좀 더 자신감 있게, 자신을 사랑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원망하거나 그런 차원은 아니구요, 그냥 약간의 아쉬움이랄까, 그런 거죠 뭐. 근데 미인임이 밝혀진 언니도 이런저런 열등감이 있군요. 으음... 많은 걸 배워가는 글이네요.

페크pek0501 2012-03-12 14:49   좋아요 0 | URL
아, 반가운 마태우스님.
"페크언니한테 인사 올리는 거 기특하죠?" - '기특'이 아니라 영광스럽게, 아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ㅋ

"근데 페크언니도 요즘 글 많이 안쓰시네요." - 저도 나름대로 바쁩니다. 10년간 초중고 학생들에게 글쓰기 수업을 하며 살았는데, 먼 거리의 이사로 중단, 1년 반 정도 쉬었는데 요즘 다시 가르치고 있어요.
학교에 외부강사로 나가 '독서논술'을 가르치고 있어요.
수업이 있기 전날엔 수업준비로 바쁘고, 수업이 있는 날엔 수업으로 바쁘고, 수업이 없는 날엔 운동과 사우나, 그리고 친정에 가서 몇 시간 재롱? 피우는 효도를 하는 것으로 바쁘고... 독서와 집안일 등, 바쁘다 보니 차분히 글 쓸 시간이 없네요.

"하위 10% ~" - 이건 겸손이시고, 제가 님의 사진을 봤는데, 그 정도면 괜찮은 용모세요. (준수해염ㅋ)
그리고 제 얼굴... -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미녀라는 건 엄마의 고슴도치식의 시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자면, 못생겼어요. ㅋㅋ

참, 님은 좋은 직업을 가지셨으니 자부심 갖고 사셔도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교수님 소리를 듣고 산다는 것, 멋진 일입니다. 저는 교실에서 선생님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가 무슨 선생인가? 이렇게 엉터리인 내가 선생 자격이나 있나?, 뭐 그런 생각을 한답니다.
또... 봐...요...(쓰다 보니 길게 썼넹ㅋㅋ)

노이에자이트 2012-03-12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부강사는 학교에 개인책상이 없나요? 기간제 교사와는 어떻게 다릅니까? 궁금궁금...

페크pek0501 2012-03-13 11:15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오랜만이네요.ㅋ
예, 개인책상이 없고 외부강사만 모이는 룸이 있는데, 공동으로 쓰는 큰 책상이 있답니다. 아마 개인책상이 있다고 해도 무용지물일 듯해요. 강사들은 츨근하는 요일이 각기 달라서 제가 들어가면 한두명 정도만 있어요. 또 대부분 강사들은 수업 마치면 학교에 머무르지 않고 바로 가니까 책상이 필요없는거죠. 수업도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이 있답니다. 그래서 여러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한 번 가면 두 시간 연속해서 - 중간에 십분 쉬고- 수업하는데, 끝나면 룸에 들러 출석부 갖다 놓고 그날의 수업내용을 간략히 적고 사인하고 바로 집에 옵니다. 수업 끝나면 집에 가서 쉬고 싶단 생각밖에 안 들어요.

기간제 교사는 다릅니다. 예를 들면 수학과목 담당하는 선생님이 임신과 출산으로 6개월 휴직하게 되면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데, 그 선생님이 맡았던 수업을 다 하는 것이니 학교교사와 다를 바 없이 수업이 많죠. 당연히 책상이 있겠죠. 아마 매일 출근해야 할 거예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ㅋ

노이에자이트 2012-03-13 21:59   좋아요 0 | URL
요즘은 학교에서 강의하는 분도 종류가 여럿이군요...잘 알았습니다.
 

 

 

 

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을 읽었다.

 

 

처음 이 책의 차례를 보고 관심이 갔다. 내가 알고 싶은 것들이 이 책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차례에 나와 있는 ‘동기와 행동에 감춰진 무의식의 법칙’, ‘사람마다 다른 정신 지도’, ‘뇌는 단련할 수 있다’, ‘똑똑한 사람이 어처구니없이 무너지는 이유’, ‘사회적 유대와 행복의 상관성’, ‘번뜩이는 통찰의 순간은 어떻게 찾아오나’ 등의 소제목에 끌렸다.

 

 

“이 책은 심리학 전반을 다루고 있어 심리학 개론서라 할 만하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자면 에리카라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다룬 ‘그 여자의 일생’이자 해럴드라는 한 남자의 일생을 다룬 ‘그 남자의 일생’을 합친, 심리학 이론을 동원한 이야기책이다. 아니, 한 남자의 일생과 한 여자의 일생을 동원한 심리학 개론서인가?”(옮긴이의 말, 562쪽)

 

 

이 책의 핵심은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에 있다. 내가 중점을 두고 읽은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1.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야 행복하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일까, 사랑일까, 직업일까, 아니면 명예나 권력일까.

 

 

 

 

학자들이 밝혀낸 또 하나의 분명한 사실은, 무엇이 자기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판단하는 데 무척 서툴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일과 돈, 부동산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다. 또 친밀한 유대감이나 힘들게 노력하는 과정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다. 평균적인 미국인은 한 해에 9만 달러만 벌 수 있다면 ‘모든 꿈은 이룰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한다. 그러나 증거를 보면 그렇지 않다.

 

돈과 행복 사이의 상관성은 복잡하지만, 사회적인 유대와 행복 사이의 상관성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인간관계가 깊으면 깊을수록 사람은 더 행복하게 산다. 결혼 생활을 오래 지속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 해에 10만 달러를 버는 것과 심리적 이득 면에서 동일하다.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에 한 차례 만나는 모임에 회원이 되는 것은 소득이 두 배로 오를 때와 동일한 행복을 가져다준다.

 

- 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 294쪽~295쪽.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라는 것. 결국 얼마나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가, 하는 것이 그 사람의 행복감의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는 뜻이겠다. 이에 나도 동의한다.

 

 

‘좋은 인간관계’ 이외에 또 무엇이 우리를 행복한 세계로 이끌어 줄까.

 

 

 

2. 서로 공부해야 행복하다

 

 

우리는 남들로부터 괜한 오해나 비난으로 인해 불쾌해지는 경우를 경험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당신의 바보 같은 생각으로 인해 나는 불행해졌다. 나의 행복을 위해서도 당신은 똑똑해져야 한다. 제발 공부 좀 하시오.”

 

 

 

이런 예를 들어 본다.

 

 

항상 반에서 학교 성적으로 1등을 차지하는 학생이 있었는데, 몇몇 학생들은 그를 미워하여 괴롭혔다. 그들은 그가 머리가 좋아 쉽게 1등을 한다고 여겼고 그 이유로 그를 미워했다. 참고 참다가 어느 날 그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1등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너희가 아니? 나, 새벽까지 공부하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잠이 올까 봐, 밥도 많이 못 먹어. 나도 너희들처럼 놀고 싶을 때가 있지만 참고 공부하는 거야. 너희가 나를 괴롭히지 않아도 나, 충분히 힘들게 살고 있으니 괴롭히지 마라.”

 

 

또 어느 탤런트에게 다음과 같은 악성 댓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하자.

 

 

“당신은 드라마 연기도 못하면서 인기가 있다. 재능도 없으면서 얼굴 반반하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너무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은 부당하다.”

 

 

이에 대해 그 탤런트는 이렇게 답변할지 모른다.

 

 

“내가 연기는 못할지 모르지만 연기를 잘 하기 위해 무지 애쓰고 있다. 인기를 얻기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 당신은 아는가? 나, 날씬한 몸을 유지하려고 매일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하고 음식도 양껏 먹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다음날 아침에 드라마 촬영이 있는 날이면 긴장되어 그 전날에 밤잠도 푹 자지 못한다. 나의 힘듦을 당신은 아는가? 나, 충분히 힘들게 살고 있으니 괴롭히지 마라.”

 

 

또 어느 블로거에게 다음과 같은 악성 댓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하자.

 

 

“당신은 글을 잘 쓰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인기 있는 블로거라는 게 이상하다. 나는 글도 못 쓰면서 우쭐대는 당신이 못마땅하다.”

 

 

이에 대에 그 블로거는 이렇게 답변할지 모른다.

 

 

“내가 글을 못 쓰면서 인기 있는 블로거가 되었다면 그것도 내 능력이다. 그리고 글을 못 쓰기 때문에 다른 블로거보다 엄청 노력하여 이 자리에 올라섰다. 글을 못 쓰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올렸고, 글을 못 쓰기 때문에 책 속의 좋은 글을 많이 인용했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나, 충분히 힘들게 살고 있으니 괴롭히지 마라.”

 

 

사람들 중에는 어떤 능력이 아니라 어떤 매력으로 인해 인기를 얻는 사람도 많다. 연예인의 경우,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가수라고 해도 인기가 있을 수 있으며, 연기를 잘하지 못하는 탤런트라고 해도 인기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그에게 매력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글을 잘 쓰지 못하는 블로거라도 인기가 있다면 그건 그의 매력 때문일 수 있다. 매력은 타고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피나는 노력의 산물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매력으로 인해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탓할 일은 아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우리는 공부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모두 공부해서 상대를 꿰뚫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해져야 서로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괜한 오해나 비난을 한다면 누군가가 불행해지고, 자신 또한 불행해진다.

 

 

몽테뉴는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배워야 할 것이라면, 누가 노년기에 이런 공부는 뭣하러 하느냐고 물으니까 “그것은 보다 더 나아져서 더 편하게 떠나기 위하여.”라고 대꾸한 자와 같이 대답할 수 있도록 우리의 조건에 합당한 공부를 하자.

 

- 몽테뉴 저, <몽테뉴 수상록>, 170쪽.

 

 

 

 

편하게 떠나기 위해서, 즉 행복한 죽음을 맞기 위해서도 공부가 필요할 듯싶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고미숙 저자는 말한다.

 

 

 

 

우리 시대의 공부란 책을 읽는 것이고, 책 중에서도 고전과 접속하는 것이다. 독서는 결코 선택이나 취미가 아니라 필수며, 특히 고전 읽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 공부는 말짱 도루묵이다.

 

- 고미숙 저,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122쪽.

 

 

 

 

 

 

3. 만족해야 행복하다

 

 

남이 봐선 아무리 행복한 사람처럼 보여도, 자신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나의 왕관은 머리에 있지 않고, 마음속에 있다.

그 왕관은 다이아몬드나 진주로 장식된 것이 아니다.

그 왕관은 볼 수 없다. 그 왕관은 <만족>이라고 호칭된다.

그것은 임금들이 별로 즐기지 못하는 왕관이다. - <헨리 6세>에서.

 

- W. 셰익스피어 저, <셰익스피어 명언집>, 36쪽.

 

 

 

 

만족하는 삶을 산다면 삶의 큰 발전은 없겠지만, 마음은 행복할 것이다. 삶을 발전시키려는 욕구와 삶에 만족하려는 마음이 충돌한다면, 타협점을 잘 찾는 일이 중요하겠다.

 

 

 

* 이 글을 쓰고 나서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여러 책들을 살펴보며 다음의 세 가지를 주시했다.

 

 

첫째, 인간은 자신이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 : 이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둘째, 행복감이란 매우 주관적인 느낌이라는 것 : 그러므로 남들이 볼 때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고, 남들이 볼 때 불행해 보이는 사람이 반드시 불행한 것은 아니다.

 

 

셋째,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것 : 그러므로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다.

 

 

 

.........................................................................

 

 

<이 글과 관련한 책들>

 

  

          

 

 

 

 

  

 

 

 

혜원출판사의 <몽테뉴 수상록>이 품절이므로

동서문화사의 <몽테뉴 수상록>으로 대체함. 

(위의 글의 인용은 혜원출판사의 책으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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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02-2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티아라가 부르는 러비더비를 들으면 행복합니다.이 노래를 아시는지요? 정말 신나는 노래입니다.행복을 주는 노래!

페크pek0501 2012-02-26 23:19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확실히 음악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죠. 저도 매일 음악을 들어요.
러비더비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가수와 제목 모르게 듣는 노래가 꽤 있어요.
제 엠피쓰리에 80곡 넘게 들어가 있거든요.
요즘 빅뱅의 Top Of The World라는 노래를 좋아해서 백 번 넘게 들었어요. 리듬이 좋죠. 그리고 가수는 모르겠고 웃음만, 그리고 미친거니 라는 노래도 좋던데요.ㅋ


노이에자이트 2012-02-27 17:07   좋아요 0 | URL
오...빅뱅을 좋아하는군요.

숲노래 2012-02-26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좋은 꿈을 이룰 수 있어요

페크pek0501 2012-02-26 23:20   좋아요 0 | URL
예, 반가운 된장님, 즐겁게 살아가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ㅋ

jeandemian 2012-02-26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삶을 발전시키려는 욕구와 삶에 만족하려는 마음에 타협점을 찾는 것.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 인간은 자기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웃라이어'책 앞부분에도 미국의 한 이탈라이인 마을에 심장병 발병률이 제로인 이유에 대해 인간관계에 대해 나오죠..저도 요즘 좋은 공동체, 네트워크를 찾고 싶은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ㅋ

페크pek0501 2012-02-26 23:22   좋아요 0 | URL
아, 새 손님이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자기 자신을 아는 방법, 저도 잘 모릅니다.ㅋ 어려운 문제지요. 다만 제 경험에 의하면 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됩니다. 특히 문학과 심리학의 고전을 읽는 게 도움이 돼요. 그리고 어떤 행동이나 말을 했을 때 왜 그랬는지, 분석적인 자세로 따져보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ㅋ

마녀고양이 2012-02-2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과연 공부가 어떤 공부일까 열심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고전을 읽는다 하여, 과연 마음의 공부, 열어놓고 무엇인가 진심으로 받아들일 공부가 되지 않는다면, 공부로 얻어진 지식은 그저 우월감을 자랑하기 위한,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한 일환이 될 뿐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저는 공부를 (나름)...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하하.

인간 관계와 만족감은 정말 중요하다는 말씀에 저는 완전 공감합니다.
페크 언니, 좋은 한주되셔요~

페크pek0501 2012-02-27 12:30   좋아요 0 | URL
아, 마고님, 전부 옳은 말씀입니다. 완전히 공감해요.
<고전을 읽는다고 마음 공부가 될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 좀 해봐야겠네요.
찾아지면 페이퍼로 올려 볼게요. (안 찾아지면 할 수 없고요.ㅋㅋ)
님도 좋은 한 주 되셔요.~~~^^^

마태우스 2012-02-2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언니 안녕하세요
제게 유머있다고 칭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 특별히 웃기려고 쓴 것도 아닌데 유머가 묻어난다는 건 유머가 그만큼생활화됐기 때문이라고 혼자 생각하렵니다^^
매력이란 주제로 글을 쓰셨네요.
이 단어를 들으니 참 마음 한편이 스산해집니다.
중고교 때 누가 나같은 걸 좋아하겠냐며 스스로를 저주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런 제가 지금은 학생들에게도 제법 인기있는 사람이 되고,
알라딘에서도 나름의 인기를 얻고 있으니,
그때 안죽기 정말 잘했다 싶어요.
궁금한 건, 그때 제가 노력해서 지금의 매력을 갖게 된 걸까,
아니면 그때도 제게 매력이 있었는데 발휘를 못했던 걸까 하는 거예요.
암튼 그때의 삶, 참 힘들었어요
유머감각을 기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그런 생활이었죠.
이번주도 좋은 한 주~~

페크pek0501 2012-02-27 19:48   좋아요 0 | URL
예, 페크언니 안녕하셨답니다.ㅋㅋ

1) 누구에게나 매력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이 모르는 매력도 있을 수 있고요. 남이 미처 발견 못한 매력도 있을 수 있어요. 짚신짝도 짝이 있고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건 누구나 알고 보면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돼요.
2) 열등감은 때로 삶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아마 님은 어떤 열등감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의대를 갔겠죠.(제 추측임) 또 사람들과 좋게 지내려고 유머도 개발했을 테고요.

저도 알고 보면 열등감 있는데요. 그래서 책에 집착하고 열심히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독서가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것 같았어요.

반갑고 반가웠습니다. ^^ 님도 좋은 한 주~~
 

 

 

 

내가 결혼기념일 20주년이 지난 나이가 되었는데도 우리 엄마는 나를 애 취급한다. 아직도 내가 교복 입고 다니던 여고생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나에 대한 엄마의 사랑은 위대하다고 할 정도다. 마치 자식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나신 분 같다.

 

 

가까이 살아서 친정에 자주 들르는데, 엄마는 갈 때마다 먹을 것을 내와서 먹으라고 한다. 친정엔 먹을 게 늘 있다. 옆집에서 가져온 떡이 있는가 하면, 앞집에서 가져온 과일이 있을 때가 많다. 떡을 자주 해 먹는 이웃이 있어서이고, 마당에 감나무가 있는 이웃이 많아서다. 이것도 저것도 없으면 빵이 있는데, 내가 오면 주려고 사 놓으셨단다.

 

 

엄마가 “얘, 많이 좀 먹어라.”하시면,

 

 

나는 먹다가 “아휴, 배불러.”한다.

 

 

또 “얘, 뭐 먹고 싶은 거 없니?”하시면,

 

 

“없어 없어.”한다. 그러면,

 

 

“얘는 왜 먹고 싶은 게 없어.”하시면서 먹성이 좋지 않은 나를 탓하신다.

 

 

나는 위가 작아서인지 조금만 먹으면 배부르다. 아니, ‘조금만’이라고 하면 옳지 않다. 나는 밥 한 공기와 국 한 그릇이면 배부르다. 엄마는 그게 늘 불만이시다.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밥을 먹을 땐, “푹푹 좀 먹어라.”하시고,

 

 

“나 푹푹 먹고 있는데.”라고 하면,

 

 

“그게 뭐가 푹푹이야, 그러니까 살이 안 찌지.” 이러신다.

 

 

우리 엄마의 제일의 소원은 딸이 포동포동 살이 찌는 것이다. 길 지나가다가 통통한 아줌마들을 보면, 너도 저러면 좋은데, 하며 부러워하신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살이 쪄 본 적이 없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여름날의 체육시간을 제일 싫어했다. 체육복 반바지를 입기 때문이다. 애들은 내가 말랐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반바지를 입고 운동장에 나가면 꼭 한마디씩 했다.

 

 

“너, 생각보다 되게 말랐다.”

 

 

이 소리를 내가 얼마나 싫어하는지, 그들은 모른다. 나의 ‘새 다리’에 열등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아무리 더운 날에도 반바지를 입지 않고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입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 다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시대가 왔다고 느꼈다. 내가 결혼한 지 몇 년쯤 되어서다. 다이어트 열풍 때문인지 길에서 새 다리의 여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반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그래서 나도 용기 내어 그때부터 반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확실히 반바지를 입으면 덜 더워서 좋았다.

 

 

“왜 너는 다른 아줌마들처럼 살이 안 찌는 거니?”

 

 

이것이 우리 엄마의 최대의 불만이시다. 내가 살이 찌지 않아서 약골이라고 생각하신다. 그러니까 내가 튼튼해지려면 살이 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홍삼도 자주 사 주신다.

 

 

“얘, 이 홍삼 좀 먹고 살 좀 쪄라.”

“많이 먹어 봤잖아. 홍삼 먹는다고 살찌는 거 아니야.”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단 살이 찌겠지.”

“나 이제 그렇게 마른 편 아니야. 아가씨 때보다 체중이 얼마나 늘었는데.”

“더 늘어야 돼.”

 

 

우리 모녀의 대화는 늘 이런 식이다.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하는데, 이 말이 우리의 경우엔 틀렸다. 내가 대구에 살 때 애들이 방학하면 애들과 함께 서울 친정에 와서 열흘쯤 놀다 가곤 했다. 열흘 있다가 내가 대구에 내려가는 날 아침에 사위가 전화하면 엄마는 이렇게 말하신다.

 

 

“우리 딸이 기차 타고 내려가느라 피곤할 거거든, 그러니까 자네가 집 청소 좀 해 놔.”

 

 

이런 장모님, 참 드물 것이다. 사위는 백년손님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우리 엄마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딸이 친정에서 해 주는 밥 먹고 편히 놀다 가는데, 뭐가 피곤하단 말인가. 오히려 열흘 동안 혼자 밥 해 먹고 출근하는 남편이 더 피곤하겠지. 그런데 그 장모에 그 사위다. 남편은 그런 장모님의 비위 맞추는 데 선수다.

 

 

“예, 안 그래도 집 청소 다 해 놓고 출근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청소를 해 놨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다. 사실 남편은 청소기를 잘 돌린다. 깔끔한 걸 좋아하기도 하고 일종의 취미인지 요즘도 일요일이면 으레 청소기는 자기가 돌리겠다고 할 정도다. 게다가 주부가 집을 열흘이나 비웠으니 먼지가 많을 테고, 그러니 청소를 해 놓는 건 그의 성격상 당연할 것이었다. 어쨌든 장모와 사위가 꿍짝이 잘 맞는다.

 

 

손자 사랑은 할머니라고 하는데, 이 말도 우리의 경우엔 틀렸다. 외할머니가 용돈 줄게, 하면서 내 딸들에게 돈을 줄 때가 있는데, 꼭 이렇게 말하며 주신다.

 

 

“나는 엄마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예뻐. 앞으로 속 썩이면 용돈이고 뭐고 안 줄 거야.”

 

 

이 말은 우리 딸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손녀만 예뻐하겠단 뜻이다. 사위도 마찬가지다. 내 딸을 편하게 해 주는 사위만 예쁜 것이다. 뭐든 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니 딸에 대한 사랑이 최고라는 걸 의미하겠다.

 

 

친척 결혼식에 함께 가는 날이면 엄마는 아침부터 전화하신다. 나보고 미용실에 들러 예쁘게 하고 오라는 것이다. 결혼식장에서 만난 친척들 앞에서 내가 예쁘길 바라시는 것이다. 이제 내가 늙어서 예쁜 딸의 배역으론 어울리지 않을 터인데, 그 고슴도치의 자식 사랑은 그런 건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촌 언니가 그냥 인사말로 내게 하는 말,

 

 

“얘, 너는 어쩌면 그대로니, 늙지도 않고.”

 

 

그러면 엄마는 이렇게 거드신다.

 

 

“응, 우리 딸은 안 늙는 스타일이야.”

 

 

미쳐 미쳐. 그 고슴도치의 자식 사랑은 참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 사촌 언니와 눈 마주치고 함께 웃을 수밖에 없다.

 

 

내가 결혼식 올릴 때, 결혼식장의 하객들 사이에서 남편이 미남이라고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한 친구가 내게 하는 말은 이렇다.

 

 

“얘, 니가 들으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신부보다 신랑이 더 예쁜 결혼식이었어. 니 신랑 정말 미남이더라.”

 

 

큰애가 중학교 졸업식 때 아이들 사이에서도 남편의 얼굴이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니네 아빠, 영화배우 같이 잘 생겼더라.”라고 친구들이 말하더란다.

 

 

이런 얘기를 전해 들으면 우리 엄마가 또 하는 말이 있다.

 

 

“니네 아빠가 뭐가 잘 생겼니? 엄마가 훨씬 예쁘지.”

 

 

그러면서 덧붙이신다. “사람들이 눈이 삐었어.”

 

 

딸보다 사위가 더 잘 생겼다는 사실을 절대 용납 못하신다.

 

 

내가 가장 히트라고 생각하는 우리 엄마의 멘트 중 압권은 이것이다. 사위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무튼 자네는 장가 잘 갔지 뭐. 살림 잘 하지, 돈 잘 벌지, 게다가 마음도 착하지, 그렇다고 인물이 빠지길 하나, 그런 마누라가 어디 흔한가.”

 

 

미쳐 미쳐.

 

 

그래도 우리 남편은 웃으며 여전히 꿍짝을 잘 맞춘다.

 

 

“예,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큰애가 한마디 한다.

 

“엄마, 외할머니 은근히 웃기시는 거 알어?”

 

 

내가 답한다.

 

 

“은근히가 아니라 대따 웃겨.”

 

 

내가 외동딸이라서 그러실까. 친정 엄마의 자식 사랑과 나의 자식 사랑을 비교하면 나는 자식에게 무심한 편에 속한다. 엄마처럼 자식에게 집착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또 모르지. 나도 나이 들면 고슴도치의 자식 사랑이 시작될지도. 그래도 우리 엄마처럼 당신 딸이 제일 잘났다고 착각하며 말하는 엄마는 최소한 되지 않으리라고 다짐한다.

 

 

이것, 어디에다 적어 놔야겠다. 나중에 잊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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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2-02-1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졸업식에 갔는데 말이죠.
우리 아들 얼굴 뒤에서만 후광이 비치는 거예요, 천사를 아들로 둔 줄 알았다나 어쨌다나~^^

저도 고슴도치도...함함하다, 될 것 같죠?^^

페크pek0501 2012-02-18 18:16   좋아요 0 | URL
어머나! 양철나무꾼님,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저 이런 유머를 구사하시는 분 너무 좋아해요.

그 마음 이해되어요. 아들은 연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아주 멋진 연인과 같다고 하던데, 제가 아쉽게도 딸만 둘이라서 그 마음을 못 느껴 봤답니다. 그러나 그 마음 이해하는 건 친구들로부터 많이 들어서요.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것, 잘 알아요. ㅋㅋ 참, 좋으시겠어요. 저도 그런 연인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ㅋㅋ

stella.K 2012-02-1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따님 사랑이 대단하시군요.
저도 언니 어머니 같으신 분이 울엄니셨으면...ㅋㅋ
어쩌면 손주 보다 딸이 먼저실까요?
그러니까 따님들이 언니한테 꼼짝 못하겠는데요.
어머니 정말 지혜로우세요. 부럽습니다.^^

페크pek0501 2012-02-18 18:17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외동딸이라서 불만이에요. 사랑을 받으면 받는 만큼 의무와 책임 사항이 많아진답니다. 그래서 약간 고단할 때도 있답니다. 이건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듯, 경험이 없으면 복에 겨워 그럴 것이라고 오해 받기 십상이죠. ㅋ

LAYLA 2012-02-1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은 엄마의 복숭아 찹쌀떡 꿀물이란 생각이 들어요~엄마짱~

페크pek0501 2012-02-18 18:17   좋아요 0 | URL
아, 첫손님이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딸은 엄마의 복숭아 찹쌀떡 꿀물 이군요. 재밌는 표현이에요.ㅋㅋ 고맙습니다.

프레이야 2012-02-18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엄마도 고슴도치면 좋을텐데 그렇진 못하세요.ㅎㅎ
저도 고슴도치엄마는 아닌 것 같은데 남들이 보기엔 또 어떨지 모르죠.^^
페크님은 외동딸이라 더더 사랑 많이 받고 자라신 표가 나요, 글에서요^^
페크님 고슴도치 어머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2-02-18 18: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저는 좀 무심한 엄마 편에 속해요. 제 머릿속이 복잡해 아이들의 생활에 일일이 신경 못 쓰고 살아요. 잔소리 없는 엄마라서 좋다고 큰애는 말하지만 때론 미안할 때가 있어요. 집에선 늘 바쁜 엄마로 통한답니다.

숲노래 2012-02-18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그 사랑을 잘 물려받으리라 믿어요~

페크pek0501 2012-02-18 22:59   좋아요 0 | URL
예 된장님.
반대로 아이들이 제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게 하는 걸 보고 자라서 나중에 내가 늙으면 그대로 저에게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되어요. 제가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 하겠죠. ㅋ

노이에자이트 2012-02-1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결론은 "나는 나이 들어도 늘씬해!"로군요. 배에 주름잡히고 허리 굵은 여자들이 읽으면 분노할 내용입니다.게다가 남편은 미남이라니...노처녀가 읽으면 한 숨 쉴 거구요...하하하!

페크pek0501 2012-02-18 22:58   좋아요 0 | URL
크하하~~~~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군요. 졸고 있었는데, 님의 그 매력적이고도 예리한 멘트에 잠이 확 달아나는군요.

그래도 외모가 초라하게 늙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좀 봐 주시기 바랍니다. 젊음들과 비교되어 정말 주제파악이 되더군요. 그런데 제 나이 때에도 아직도 외모에 자신감 있는 사람을 보고 놀랐어요. 헬스 다니며 열심히 몸을 가꾸는 사람인데, 차라리 그를 부럽다고 해야 하나요. 아무리 인간이 착각하는 존재라고 하지만 그런 착각은 들지 않으니 다행인지, 비극인지 모르겠어요. ㅋㅋ

순오기 2012-02-19 0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내편'인 친정엄마의 고슴도치 사랑!!
우리도 더 늙으면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요?ㅋㅋ

페크pek0501 2012-02-19 10:58   좋아요 0 | URL
예 맞아요, 순오기님. 아마 우리도 더 늙으면 그리 될 것 같아요. 제 친구들 중엔 벌써 그런 친구 있어요. 갑자기 학교에 간 아들 얼굴이 보고 싶다는 친구도 있고...ㅋㅋ 저의 경우엔 현재 큰딸이 자랑스러운데, 우리 엄마처럼 되지 말자고 다짐한답니다. 속으로만 자랑스러워 할래요. ㅋㅋ

신지 2012-02-19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서재에서 이런 글은 비교적 드물게 올라오는 편이라 더 반갑네요.
중간에 따옴표로 평소 대화를 직접인용하셨잖아요.
몇 마디 대화만으로도 어머님이나 페크님이 너무나 생생하게 상상이 되는군요. ^^


페크pek0501 2012-02-19 10:58   좋아요 0 | URL
신지님, 맞아요. 이런 글 처음 써 본 것 같아요. 저와 가족이 너무 드러나서 확 지우고 싶은 충동이 순간 일어나네요.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2-02-19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하다는 속담은 뭔가 잘못된 거 같아요.고슴도치 아기는 못생겨도 어미가 보기엔 이뻐보인다는 해석인데...사실 고슴도치는 정말 이쁜 동물이거든요.직접 보신 적이 있나요?얼굴이 정말 이뻐요.

페크pek0501 2012-02-20 13:43   좋아요 0 | URL
예, 맞아요. 그런 말 들은 적 있어요. 저도 고슴도치 아기 사진을 봤는데, 귀엽기만 하더라고요.

호박꽃도 그렇지 않나요? 못생긴 여자한테 호박꽃이라고 하는데, 예쁘던데...ㅋㅋ

굿바이 2012-02-19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살림 잘 하지, 돈 잘 벌지, 게다가 마음도 착하지, 그렇다고 인물이 빠지길 하나"
어머님이 한 가지 모르시는게 있어요. 글도 잘 쓰시는데!!! 이거 알려드릴 방법이 없네요^^

페크pek0501 2012-02-20 13:45   좋아요 0 | URL
굿바이님, 아! 예리한 지적이세요. 그리고 아주 맘에 드는 지적이세요. 그건 생각 못했어요. 키득키득~~ (나, 굿바이님, 많이 좋아할래요.호호~~)

우리 엄마는 제가 글 쓰거나 책 읽는 것, 안 좋아하세요. 몸 축난다고 하지 말래요. ㅋㅋ 그리고 컴퓨터를 잘 모르셔서 이 블로그에 대해 잘 모르세요.
제가 책 읽고 있으면, 책 좀 그만 봐라, 하세요. ㅋㅋ

2012-02-22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3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2-02-2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다리, 살 안찌는 체질, 미남 남편 등등 대단하십니다!
특히 이 페이퍼로 페크 언니가 미녀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전 깔끔하지가 않아서 집에서 청소는 잘 안하구요 그냥 설거지랑 쓰레기 관련된 일만 좀 하는 편입니다. 그러면서 아내한테 이럽니다. "내가 못생겼으니 이러는 거지, 잘생겼으면 나도 손 까닥 안하고 살았을 걸." 근데 님의 부군은 미남인데 청소까지...흠흠. 존경스럽네요

페크pek0501 2012-02-23 21:22   좋아요 0 | URL
어맛! 반가운 마태우스님.

제가 미녀라고 한 적은 없사옵니다.ㅋㅋ 으음~~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 때문에 제 얼굴을 꼭꼭 숨겨야 되겠군요. 탄로나지 않도록...

잘 생겼다고 해서 집에서 일을 안 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럼 아내에게 사랑 못 받죠. 그렇게 따지면 연예인들이 왜 이혼을 하겠습니까. 외모는 별개의 문제예요. 설령 밖에서 잘 나가는 남편이라고 해도 집에서 왕 대접만 받으려 하면 안 됩니다. 그냥 애처가가 되시는 게 여러 모로 이득이 됩니다. 가정의 평화는 물론이고 반찬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어요. 알아 두시길...ㅋㅋ

마녀고양이 2012-02-2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외할머니가 페크 언니 어머님처럼, 저희 친정 어머님을 더 아끼셨답니다.
음.... 손주된 입장으로 말하자면, 그게 왜 그리 서운하던지요... ㅋㅋㅋ

페크 언니 잘 계시죠? 봄이 오는 소리가 조금씩 들리는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12-02-25 15:02   좋아요 0 | URL
서운하셨군요.ㅋ 우리 애들은 그냥, 외할머니가 그런 것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어느 새 봄이 오는 길목에 있군요. 시간이 빨라 기절하겠어요.
잘 지내세요. 제가 마고님을 지켜 보고 있다는 것, 잊지 마시고요.
(으음~~~ 엄살 피우며 사는지 씩씩하게 사는지, 지켜봐야징ㅋㅋ)
엄살 피우는 건 나의 주특기인데...ㅋㅋ
반가웠어요.
 

 

 

 

1. 내가 아니라 당신이 착각한 거야

 

 

 

어느 블로그(서재)에 들어갔더니 악성 댓글이 몇 개나 있었다. 다른 블로그에서도 악성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이런 댓글을 쓰는 사람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모양이다.

 

 

TV로 개그 프로를 보다가 어느 개그맨의 말에 크게 웃고 말았다. 내 기억을 더듬어 써 보면 이렇다.

 

 

“개그맨은 왜, 꼭 웃길 거라고 생각하니? 왜 개그맨은 웃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 안 웃길 거야. 앞으로도 안 웃길 거야.”

 

 

나, 이 말 듣고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또 다른 개그맨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뚱뚱했다.)

 

 

“사람들은 왜, 뚱뚱하면 맛있는 음식집을 잘 알 거라고 생각하니? 맛집으로 어디 아냐고, 왜 다 나한테 물어보니? 뚱뚱하면 맛집을 알아야 하니? 나, 맛집 몰라. 나, 귀찮아서 우리 집에서 가까운 음식점에 가서 대충 먹는다.”

 

 

정말 재밌지 않은가. 얼마나 신선한 발상의 유머인가.

 

 

이런 발상으로 나도 다음과 같이 써 본다.

 

 

“왜 블로거는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건 당신의 착각이야. 나, 그냥 글을 쓰기 좋아해서 블로거가 된 거야. 나, 글 잘 쓰지 않을 거야. 앞으로도 글 잘 쓰려고 노력하지 않을 거야."

 

 

블로거에겐 이런 배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블로거 자신이 글을 잘 쓰는 줄로 착각하고 우쭐대는 모습이 싫어서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향해 착각은 바로 당신이 한 것이라고, 블로거가 글을 잘 써야 한다고 당신이 착각한 것이라고 말하는 배짱 말이다. 그래야 악성 댓글에도 기죽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개그맨들에게 한 수 배웠다.

 

 

“기죽지 마세요, 악성 댓글을 받은 사람들 파이팅!”

 

 

나는 웃기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면서 좋아진다.

 

 

“나 당신들 팬 할래, 개그맨들 파이팅!”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간은 바보라도 괜찮고 성질이 못돼먹어도 괜찮다. 어리석은 언행은 만인의 권리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우둔함 ‧ 열등감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말하는 것은 죄악이다. 그것은 선량한 풍속과 예절을 거역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 A.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362쪽.

 

 

 

 

 

2. 부부들의 착각

 

 

 

사랑에 대한 명언 중 이런 게 있다.

 

 

“무수한 사람이 너무 희미한 불빛 아래 여자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좀 더 밝은 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슈발리에)

 

 

대부분의 사랑은 착각이 만든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사랑한다고 여기는 착각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착각도 있는 것 같다. 평소 부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부부도 한쪽의 배우자가 죽고 나면 깊은 슬픔에 빠진 경우를 많이 봤는데, 그중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늘 가까이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몰랐어요.”

 

 

이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은 한쪽의 배우자가 심각한 병으로 다 죽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될 듯하다.

 

 

 

 

3. 바보짓에 대한 해석

 

 

 

내가 어느 블로그(서재)에 들어가서 이런 댓글을 쓴 적이 있다.

 

 

“전 왜 바보 같을 때가 많은 건지 모르겠어요. 책에서 얻은 지혜는 다 어디 가고, 점점 바보가 되는 느낌이에요. 바보짓해서 미치겠어요.ㅋ”

 

 

그랬더니 그곳의 서재인님이 이런 좋은 답글을 달으셨다.

 

 

“pek님께서는 분명히 책을 통해 더 지혜로워진 게 틀림없으리라 믿습니다. 다만 '점점 바보가 되는 느낌'은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일 거예요. 책을 점점 더 많이 읽을수록 종전보다 훨씬 더 '높은 기준'이 생겨날 테고, 그런 새로운 기준에 비춰 봐서 자기 자신이 바보가 되는 것처럼 착각할 뿐이겠지요.”

 

 

이 분의 말씀처럼 정말 내가 바보라고 생각한 게 착각이면 좋겠다. (이 통찰력 있는 답글에 감탄했다. 꼭 쇼펜하우어의 말씀 같다.) 

 

 

 

 

4.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이 책에 착각의 즐거움에 대한 글이 있다.

 

 

 

 

복권구입이 금전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복권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안다. 그럼에도 복권이 그렇게 많이 팔리는 것은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심리적 기능이다. (…) 일요일 아침에 사면 그 상상의 즐거움을 다음 주 토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토요일 오후에 그날의 추첨복권을 산다면 고작 반나절밖에 즐길 수 없다. 같은 돈을 투자해서 누구는 일주일 내내 상상을 즐기며 삶의 고통을 잊게 해 주는 효과를 누리는데, 누구는 같은 돈을 투자해 2시간만 즐긴다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그러므로 복권은 일요일 아침에 사야 한다.

 

 

-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83쪽~85쪽.

 

 

 

 

착각을 조심하라는 글도 있다.

 

 

 

 

그래서 내 친구는 현명하다. 엊그제 회를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누군가 사망했다면, 회는 오늘쯤이 가장 안전하다. 보건당국은 횟집들을 상대로 일제점검에 들어갔을 테고, 횟집 주인들은 수조와 생선의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다. 아마 오래된 생선도 버리고 수조도 새로 청소하고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할 것이다. 그런데 손님은 한 명도 없다. 그래서 그때 횟집에 가면 서비스는 물론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안전한 생선을 가장 싸게 먹는 것이다. 나와 내 친구가 그렇게 안전한 생선을 실컷 즐기고 나면, 얼마 뒤 사람들은 다시 횟집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제는 안전할 거라 안심하며, 그때가 언제냐 하면 그 깨끗하던 수조에 다시 이끼가 끼기 시작하고 싱싱하던 생선이 흐물흐물해질 때쯤이다. 역시 똑똑한 친구 따라 강남 갈 만하다.

 

 

-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131쪽~132쪽.

 

 

 

“당신은 나에 대해 착각하는 게 있고, 나는 당신에 대해 착각하는 게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아니고, 마찬가지로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은 당신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구입한 책이 <가끔은 제정신>이다. 책 제목이, 우리는 늘 착각 속에 살고 가끔만 제정신이라는 뜻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착각이 얼마나 심한지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다. 물론 나 역시도 착각을 하고 산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5. 때론 착각이 필요하다

 

 

 

나 역시 착각을 하고 산다. 지금은 좋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언젠가는 내게 책을 내자는 출판사가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내 글의 애독자가 생길 것이라고 착각한다. 착각인 줄 알면서도 착각은 즐겁다. 착각임을 아는 것은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래도 즐거운 것은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로또 복권을 사서 당첨이 되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혹시 당첨될지 모른다고 착각하고 즐거워하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착각하는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다. 물론 그 착각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닐 경우에 한해서다. 경우에 따라선 착각을 깨게 하는 진실이 마음에 상처를 주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해서 행복한 사람이 있다면, 그 착각을 이왕이면 긴 시간 누리도록 해 주고 싶다. 그가 먼 훗날 임종의 시간에 그동안 살아온 삶을 행복한 시간과 불행한 시간을 나눠 계산해 보았을 때, 불행한 시간보다 행복한 시간이 많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착각도 좋은 것이다. 누군가에겐 살기 어려운 세상이고, 누군가에겐 우울한 세상이며, 누군가에겐 싱겁기 그지없는 권태로운 세상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때론 ‘착각’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에 책을 7권 구입하면서, 이 책들을 읽고 나면 내가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내게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을 것이다.

 

 

 

 

일생을 독서를 하며 지혜를 얻은 사람은 어떤 나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많은 여행기에서 얻은 사람과 비슷하다. 이런 사람은 많은 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지만, 결국 그 나라의 상태에 대해 정리된 지식, 즉 명확한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반대로 일생을 사색하며 보낸 사람은 실제로 그 고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과 같다. 이런 사람만이 화제에 오른 이야기들의 진상을 알고 여러 가지 관련을 이해하며, 그 나라 사정에 정통하고 있다.

 

 

- A.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377쪽.

 

 

 

그래도 나는 책을 읽으면 똑똑해질 것이라고 착각하련다. 이 착각이 있어야 열심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때론 착각이 필요하다.

 

...............................................................................................

 

 

 

 

<이 글과 관련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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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2-1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 언니, 언니께서 현명하고 지혜롭고 많은 지식이 있으시단건
제 입장에서 볼 때 착각이 아닌 진실입니다... 아님, 저 같은 사람은 어쩌라구요. ^^

그런데 어느 서재에 악성 댓글이 그리 달렸는지 궁금하네요.
요즘은 그다지 많이 보질 못 해서요. 한때는 참 시끌한 일들이 많았는데,
요 몇달은 꽤나 조용한거 같습니다. 알라딘 서재가 그런 시절이 그다지 없었다던데
음... 너무 조용하니, 서재의 활기가 사라지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역시
착각이겠지요.

평온할 때는 무엇인가 짜릿한 것들이 일어나기를, 정신 없을 때에는 어서 평온해지기를 바라는 욕심처럼 말이예요. 아, 전 왜 만족하지 못하는걸까요! 에헤헤...

페크pek0501 2012-02-15 21:35   좋아요 0 | URL
저를 그렇게 높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악성 댓글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제가 많은 서재를 돌아다니지도 않는데...ㅋ

마녀고양이님은 만족 못 하셔서 '발전'이 있는 거랍니다. ㅋ

2012-02-15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5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2-02-15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잘하고 싶어요! (좀 생각하고 댓글 달아야 하는데 지금은 이것밖에 생각이 안나요)

페크pek0501 2012-02-15 21:38   좋아요 0 | URL
으음~~ 지난번의 글이 너무 글 잘 쓰려는 콘셉트로 쓴 것 같아 부담스러워
이번에 살짝 풀었어요. 그냥 막 편히 쓰자는 콘셉트로... 그러면 균형을 찾게 되겠죠?ㅋ

잘잘라 2012-02-1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생각나요. 어릴때 친구들한테 많이 하기도 하고 듣기도 했던 말, 착각은 자유! ^^ 어차피 착각은 그것이 착각이라고 밝혀지기 전까지는 착각이 아닐테니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싶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메리포핀스님. 착각을 그저 즐기면 되는 것 같아요. 착각은 자유니까. ㅋㅋ. 사실 착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 들어요. 또 뵙겠습니다.

신지 2012-02-1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이 소개한 유머를 보면, 페크님 의외로 참 해맑으신 분일 것 같아요.(혹시 낙엽만 떨어져도 웃는다는 그 소녀같은 분?? ^^^^)
(에구 악플 아닙니다요, 부럽습니다 +_+ )

페크님의 서재지인님이 해 주신 말씀, 참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을 바보라고 칭하셨잖아요.
저는 그 말씀을 들을 때, 참 이해가 되더군요. 또 김수환 같은 분도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위안을 받았구요.

쇼펜하우어의 저 말은 페크님에게 하는 충고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론을 좋아하는 지식인들이 귀담아 들어야겠지요.

"내가 잘 났으면 뭘 그렇게 크게 잘 났겠어요.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니 내가 제일 바보스럽게 살았는지도 몰라요."
(김수환)

페크pek0501 2012-02-16 19:21   좋아요 0 | URL
아, 신지님한테 들켰다.ㅋㅋ 이제 제 수준을 정확히 보셨군요. 저, 정신연령이 낮아요. 소녀 같답니다. ㅋ
어릴 적 친구집에 놀러가서 친구가 없으면 그 동생하고 놀았는데, 그러면 수준이 딱 맞았어요. 요즘도 나이 훨씬 적은 후배하고도 잘 놀아요.

지식인 -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많이 배웠다고 해서 정신이 성숙해지거나 판단력이 생기는 건 아닌 듯해요. 많이 배우고도 기본 없는 사람들 많죠.

해맑다, 그것 칭찬 같은데요? 한때 제 별명이 천진난만, 순진무구였는데...
지금도 저의 그런 면을 귀여워하는 친구가 있답니다.

순오기 2012-02-16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이라도 제정신을 차리고 살도록 힘써야겠어요.
'기준'이 높아졌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아래글도 제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2-02-16 19:23   좋아요 0 | URL
아, 유명인사께서 오셨군요.ㅋㅋ아, 이런 분과 같은 동네에 살아야 하는 건데... 그래서 자주 봐야 하는 건데, 하는 생각...ㅋㅋ
저, 어디 가서 순오기님하고 친하다고 해도 되죠? 허락 안 하셔도 친하다고 뻥 칠건데...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의하면 오만한 사람은 높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지 않는데요.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 그런데 허영 있는 사람은 높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한대요. 그러면 자신도 덩달아 높은 사람과 똑같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으로 착각해서요.

아무래도 저는 오만하기보단 허영 있는 사람인 듯... 크하하~~~

이진 2012-02-16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런 멋진 댓글을 다시는 분이 있다니.
얼마나 인생을통달하셨으면 그렇게 멋진 생각을 해내실수가 잇는걸까요.
아, 제가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언제나 페크님이 읽으시는 책들과 제가 추구하는 장르는 너무나 큰 갭이 존재해서
페이퍼를 읽고, 댓글을 읽노라면 버거울때가 많아요.
하아, 저도 인생론같은데에 도전을 해보아야할텐데요 ㅠㅠ

페크pek0501 2012-02-16 19:24   좋아요 0 | URL
<쇼펜하우어 인생론>이란 책을 적극 추천해요. 쉽게 읽히고 그 뜻은 심오하답니다. 연필로 밑줄 그으며 읽으면 재밌을 거예요.

제가 소이진님의 나이 때는 정보와 지식이 바닥이었는데, 그걸 비교하면 소이진님은 너무 멋쟁이!!!!!!!!!

숲노래 2012-02-16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좋은 꿈을 꾸면 되리라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26   좋아요 0 | URL
아니, 된장님, 새벽3시에 뭐하는 거예요?ㅋㅋ 잠을 안 주무시고...
혹시 다 주무시고 깨신 건가요?

아, 님의 집 앞마당에 반해 버렸어요. 오늘과 내일은 제가 뭐 제출할 게 있어서 바쁘고요. (저도 오늘은 새벽까지 일하게 될지 몰라요.)
토요일쯤 님의 서재에 방문해서 그 앞마당 사진을 비롯, 꼼꼼히 봐야겠어요. 그때 소감도 남겨 드리죠. ㅋ

마립간 2012-02-1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같은 무플 서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어떤 착각 속에 사는 것이 좋을까요?

stella.K 2012-02-16 12:47   좋아요 0 | URL
음...그건 마립간님이 다른이의 서재에 가시게되거든
댓글 달고 나오시면 될 것 같은데요.ㅋ

페크pek0501 2012-02-16 19:28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스텔라님의 말씀이 저의 말씀입니다. ㅋ여기저기 다니셔야 되는 거예요.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거쳤답니다. ㅋ자신의 존재를 여기저기 알리셔야 되는 겁니다. 키득.

그런데 님의 서재가 무플은 아니던데요.ㅋㅋ어쨌든 앞으로 제가 댓글 남겨 드리는 1인이 될게요. 독서일기에...ㅋ

마립간 2012-02-17 07:52   좋아요 0 | URL
stella09님, pek501님, 나름 노력해서 발전한 모습이 이 모양입니다.^^ 존재를 알릴려고 할 때 항상 심적 동요를 느낍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새해 결심인 일주일에 한번씩 지인에게 먼저 전화걸기는 지키고 있습니다. (내년 새해 결심으로 알라딘에 '댓글 남기기'를 한번 해 볼까?)

stella.K 2012-02-17 11:14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내년까지 어케 기다려요?
당장 실천하세요. 아님 3월부터.
3월은 뭐든 새로 시작하기 좋은 달입니다.ㅋㅋ

페크pek0501 2012-02-17 11:58   좋아요 0 | URL
아, 스텔라님의 의견에 한 표 던집니다. 아, 던지면 안 되고 한 표 드립니다. 스텔라님은 말씀도 잘 하세요. 3월은 뭐든 새로 시작하기 좋은 달, 참 좋은 표현입니다.(스텔라님에게 '참 잘했어요' 표를 드리고 싶어요.)

마립간님 아셨죠? 제가 (감히)정해 드리면 3월부터 하루에 한 번씩 댓글달기를 하세요. 그러면 아마 4월부턴 저절로 그 수가 늘어날 것입니다. 장담합니다. 한 번씩 달다 보면 님의 서재에 답방 오는 사람들이 생길 테고, 그러면 또 마립간님은 고마운 마음에 그 분 서재에 또 답방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된장님의 서재에서 봤는데, 된장님은 하루에 5번의 댓글달기를 실천하기로 하셨다고 하네요. 댓글달기도 덕을 쌓는 일이랍니다.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죠. ㅋㅋㅋ(나, 너무 맞는 말만 하는 것 같다.ㅋ)

stella.K 2012-02-17 15:1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ㅋㅋ
와, 된장님이 그러신 분이셨군요.
어느 날 제 글에 된장님의 댓글이 달리면 그날은 특별한 날이군요.
영광으로 알아야겠는데요?^^

마립간 2012-02-18 14:08   좋아요 0 | URL
하루에 한번 댓글 달기, 결심하게 된다면 너무 어려운 결심이 될 것 같아요. 일단 오늘부터 시작은 아니구요. stella09님, peK0501님, 격려해 주신것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2-02-18 14:19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한 개도 안 어려워요. 그럼 우선 비밀댓글로 남겨 보시면 어때요? 저의 경우, 처음 방문해서 비밀댓글로 남긴 분들에게도 답방을 가게 되어 댓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그럼 그쪽에서 그 다음엔 공개댓글로 남기죠. 그러면서 친해져요. ㅋㅋ 아효!!!

stella.K 2012-02-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니가 글을 못 쓴다는 착각속에 사시면 어쩝니까?
저 추천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믿으시겠습니까?ㅎㅎ
월요일날 밤에 하는 <안녕하세요>란 프로를 아시나요? K2에서 하는.
거기 보면 착각남, 착각녀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이건 상식이고 기본인데라고 하는 저의 생각이 차라리 잘 못 됐나 할 정도죠.
그리고 그런 사람 보면 별 사람 다 있다 싶어요. 근데 좋은 건 그걸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한다는 거죠. 기 죽지 않고.ㅋ

블로그에 대해 쓰신 건 맞는데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은 추천과 알라딘 적립금 때문인 것 같아요. 추천을 많이 받아야 내 블로그가 뭔가 괜찮은 것 같고, 적립금이 높지 않을 땐 까짓 꺼 했는데 높이 책정되고 중복이 가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이 박탈감? 열등감? 그런 게 있는 거죠. 한달치 책값을 그냥 벌 수 있는 거잖아요. 난 좀 이게 시정이 됐으면 하는데 참 안 돼요.ㅠ

악성댓글이 달린다는 건 지적하셨지만, 그 서재쥔장이 글을 잘 써서 음해하는 거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니 정말 기죽을 거 하나 없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32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으음~~ 악성 댓글을 받고 나니 누군가가 꼭 제 글을 관찰하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가 제 글을 보고‘늘 글이 그타령이군, 나아지질 않아’, 하면서 폄하할 것만 같답니다.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모르겠어요. 자만심보다는 낫지만 이것도 심하면 이상한 피해의식으로 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심각하진 않음ㅋ)

적립금은 이달의 당선작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글이 새로 올라오는 걸 보면 마이페이퍼에 비해 마이리뷰가 두 배 가량 많던데, 그러니 당선작도 두 배로 뽑아야 옳다고 생각은 해 봤어요. 너무 조금 뽑는 것 같아요. 한 달 동안의 글 중에서인데... ㅋ 좋은 리뷰가 뽑히지 않은 경우를 많이 봤어요.

oren 2012-02-1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님의 재미있는 글 가운데 담긴 '부부들의 착각'과 '가끔은 제정신'이라는 단어들을 만나니, 문득 아내를 잃은 김상기씨의“아내의 묘비명”이란 시집에 담긴 시가 떠오릅니다. 가끔씩 조차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저부터 '엄청난 착각'으로부터 어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습니다.
* * *

시간이 있을 줄 알았다 (김상기)


시간이 있을 줄 알았다

실점을 만회할 시간

잘못을 돌이킬 수 있는 시간


시간이 정말 충분한 줄 알았다

네가 나보다 십 년이나 젊고

여자는 남자보다 또 십 년은 더 사니까


내가 얼어 죽을 직장을 그만두고

일 핑계로 잊고 산 가족을 돌아볼 시간이

적어도 일이십 년은 더 주어질 줄 알았다


나는 보답하고 싶었다

나에게 잡혀 하늘을 날지 못한 네 젊음과

자식들에게 묶여 꽃피우지 못한 네 꿈을

늦게나마 조금이라도 보상해 주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일생

숱한 실수를 되풀이하며 살았지만

내 최악의 잘못은

우리 목숨을 단순 덧셈뺄셈으로

바보처럼 예단한 일이다


하루 앞도 모르는 미물 주제에

삼라만상의 지배자인 시간을 멋대로 재단하고

결코 오지 않을 미래에

무책임하게 당장 할 일들을 미뤄 놓았다


나는 우선 하늘로부터 용납이 되지 않고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용서를 구할 수가 없는데

무엇이든 내 잘못을 무조건 덮어주던

단 하나 관용의 천사가 이젠 나를 떠났다

페크pek0501 2012-02-16 19:33   좋아요 0 | URL
오렌님, 이 시, 참 좋네요. 부모님은 자식의 효도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부부도 그럴 수 있는 거군요. 아직 젊어서? 그런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좋은 시네요. 시 옮겨 주신 것, 감사 드립니다.

스누풀즈 2012-02-17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쌤~~저 근웅이에요ㅋㅋㅋ

페크pek0501 2012-02-17 22:10   좋아요 0 | URL
아, 근웅군이 맞습니까? 너무 반가워서 쌤이 기절하겠네요.
근웅이가 보낸 이메일을 너무 늦게 봐서 미안한 마음으로 급히 답장 보냈는데, 수신확인 보니 이메일을 열어 보지 않더군... 지난 10월 1일의 이메일을 찾아보도록 해.ㅋㅋ찾을 수나 있을까 싶네. 스팸메일에 묻혀 있겠지.ㅋ

또 보자. 나의 이메일 주소 알지? 이제 자주 열어 볼 테니 이메일로 보내용.

글샘 2012-02-17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런 개그를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개그도 하도 진화해서... 점점 감각이 떨어지는 듯... ^^

페크pek0501 2012-02-17 22:07   좋아요 0 | URL
반가운 글샘님, 예, 저런 개그 매우 좋아해요. 직접 봤다면 글샘님도 웃으셨을 거예요. 제 친구에게 흉내내서 말해 줬더니 그 친구도 웃던데...ㅋㅋ

개그가 정말 많이 진화해서 가끔 놀라곤 해요. 예전에 억지 웃음을 자아내는 개그가 많았다면 요즘은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훌륭한 개그가 많아요. 전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좋아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그들을 응원해요. ㅋㅋ

글샘님이 방문해 주셔서 얼마나 반가운지...ㅋㅋ

마태우스 2012-02-23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글입니다.
1) 저는 요즘 책을 별로 안읽습니다. 그러니까 글도 잘 안되고, 사람이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책을 안읽으면 기준이 낮아져야 하고, 그럼 제가 똑똑해지는 느낌을 받아야 되는데 그렇질 않거든요. 그러니 기준 이론은 답이 아닌 듯.
2) 비브리오 얘기엔 100% 공감합니다. 저는 그런 이유에선 아니지만, 그 업계를 살리기 위해 사건이 터지면 해당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었답니다.
3) 알라딘 서재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새로운 서재인이 서재계의 정상권으로 진입하려면 그전보다 몇십배 힘들다"는 말을 우리끼리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페크님이 추천을 다 쓸어가시는 걸 보면서 "역시 알라딘 서재는 글을 잘쓰는 사람이 왕이구나"는 걸 느낍니다. 님, 짱이십니다.

페크pek0501 2012-02-23 21:27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님이 짱이십니다.ㅋ

님이 쓴 댓글에서 “턱선이 살아났다고 다들 칭찬하더군요. 전 살찌는 체질도 아닌데 엄청난 먹성으로 체질을 극복한 경우지요.” - 요런 글이 있던데, 그 유머감각은 댓글에서도 살아나네요. 요런 글을 페이퍼에 넣어 주셔야지 여러 사람들이 보지 않겠습니까. (혼자 보기 아까웠음.ㅋ)

어떤 님의 서재에 있는 매력적인 멘트가 생각나서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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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언제 이렇게 연구를 많이 했나요?"라고 묻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답해줬다.
"해보니까 논문이 제일 쉽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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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저도 이것을 흉내 내어 이렇게 대답할 날이 올까요?
“해보니까 글쓰는 게 제일 쉽더라고요.”
요런 날이 오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