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을 읽었다.

 

 

처음 이 책의 차례를 보고 관심이 갔다. 내가 알고 싶은 것들이 이 책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차례에 나와 있는 ‘동기와 행동에 감춰진 무의식의 법칙’, ‘사람마다 다른 정신 지도’, ‘뇌는 단련할 수 있다’, ‘똑똑한 사람이 어처구니없이 무너지는 이유’, ‘사회적 유대와 행복의 상관성’, ‘번뜩이는 통찰의 순간은 어떻게 찾아오나’ 등의 소제목에 끌렸다.

 

 

“이 책은 심리학 전반을 다루고 있어 심리학 개론서라 할 만하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자면 에리카라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다룬 ‘그 여자의 일생’이자 해럴드라는 한 남자의 일생을 다룬 ‘그 남자의 일생’을 합친, 심리학 이론을 동원한 이야기책이다. 아니, 한 남자의 일생과 한 여자의 일생을 동원한 심리학 개론서인가?”(옮긴이의 말, 562쪽)

 

 

이 책의 핵심은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에 있다. 내가 중점을 두고 읽은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1.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야 행복하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일까, 사랑일까, 직업일까, 아니면 명예나 권력일까.

 

 

 

 

학자들이 밝혀낸 또 하나의 분명한 사실은, 무엇이 자기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판단하는 데 무척 서툴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일과 돈, 부동산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다. 또 친밀한 유대감이나 힘들게 노력하는 과정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다. 평균적인 미국인은 한 해에 9만 달러만 벌 수 있다면 ‘모든 꿈은 이룰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한다. 그러나 증거를 보면 그렇지 않다.

 

돈과 행복 사이의 상관성은 복잡하지만, 사회적인 유대와 행복 사이의 상관성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인간관계가 깊으면 깊을수록 사람은 더 행복하게 산다. 결혼 생활을 오래 지속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 해에 10만 달러를 버는 것과 심리적 이득 면에서 동일하다.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에 한 차례 만나는 모임에 회원이 되는 것은 소득이 두 배로 오를 때와 동일한 행복을 가져다준다.

 

- 데이비드 브룩스 저, <소셜 애니멀>, 294쪽~295쪽.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라는 것. 결국 얼마나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가, 하는 것이 그 사람의 행복감의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는 뜻이겠다. 이에 나도 동의한다.

 

 

‘좋은 인간관계’ 이외에 또 무엇이 우리를 행복한 세계로 이끌어 줄까.

 

 

 

2. 서로 공부해야 행복하다

 

 

우리는 남들로부터 괜한 오해나 비난으로 인해 불쾌해지는 경우를 경험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당신의 바보 같은 생각으로 인해 나는 불행해졌다. 나의 행복을 위해서도 당신은 똑똑해져야 한다. 제발 공부 좀 하시오.”

 

 

 

이런 예를 들어 본다.

 

 

항상 반에서 학교 성적으로 1등을 차지하는 학생이 있었는데, 몇몇 학생들은 그를 미워하여 괴롭혔다. 그들은 그가 머리가 좋아 쉽게 1등을 한다고 여겼고 그 이유로 그를 미워했다. 참고 참다가 어느 날 그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1등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너희가 아니? 나, 새벽까지 공부하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잠이 올까 봐, 밥도 많이 못 먹어. 나도 너희들처럼 놀고 싶을 때가 있지만 참고 공부하는 거야. 너희가 나를 괴롭히지 않아도 나, 충분히 힘들게 살고 있으니 괴롭히지 마라.”

 

 

또 어느 탤런트에게 다음과 같은 악성 댓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하자.

 

 

“당신은 드라마 연기도 못하면서 인기가 있다. 재능도 없으면서 얼굴 반반하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너무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은 부당하다.”

 

 

이에 대해 그 탤런트는 이렇게 답변할지 모른다.

 

 

“내가 연기는 못할지 모르지만 연기를 잘 하기 위해 무지 애쓰고 있다. 인기를 얻기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 당신은 아는가? 나, 날씬한 몸을 유지하려고 매일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하고 음식도 양껏 먹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다음날 아침에 드라마 촬영이 있는 날이면 긴장되어 그 전날에 밤잠도 푹 자지 못한다. 나의 힘듦을 당신은 아는가? 나, 충분히 힘들게 살고 있으니 괴롭히지 마라.”

 

 

또 어느 블로거에게 다음과 같은 악성 댓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하자.

 

 

“당신은 글을 잘 쓰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인기 있는 블로거라는 게 이상하다. 나는 글도 못 쓰면서 우쭐대는 당신이 못마땅하다.”

 

 

이에 대에 그 블로거는 이렇게 답변할지 모른다.

 

 

“내가 글을 못 쓰면서 인기 있는 블로거가 되었다면 그것도 내 능력이다. 그리고 글을 못 쓰기 때문에 다른 블로거보다 엄청 노력하여 이 자리에 올라섰다. 글을 못 쓰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올렸고, 글을 못 쓰기 때문에 책 속의 좋은 글을 많이 인용했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나, 충분히 힘들게 살고 있으니 괴롭히지 마라.”

 

 

사람들 중에는 어떤 능력이 아니라 어떤 매력으로 인해 인기를 얻는 사람도 많다. 연예인의 경우,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가수라고 해도 인기가 있을 수 있으며, 연기를 잘하지 못하는 탤런트라고 해도 인기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그에게 매력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글을 잘 쓰지 못하는 블로거라도 인기가 있다면 그건 그의 매력 때문일 수 있다. 매력은 타고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피나는 노력의 산물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매력으로 인해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탓할 일은 아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우리는 공부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모두 공부해서 상대를 꿰뚫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해져야 서로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괜한 오해나 비난을 한다면 누군가가 불행해지고, 자신 또한 불행해진다.

 

 

몽테뉴는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배워야 할 것이라면, 누가 노년기에 이런 공부는 뭣하러 하느냐고 물으니까 “그것은 보다 더 나아져서 더 편하게 떠나기 위하여.”라고 대꾸한 자와 같이 대답할 수 있도록 우리의 조건에 합당한 공부를 하자.

 

- 몽테뉴 저, <몽테뉴 수상록>, 170쪽.

 

 

 

 

편하게 떠나기 위해서, 즉 행복한 죽음을 맞기 위해서도 공부가 필요할 듯싶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고미숙 저자는 말한다.

 

 

 

 

우리 시대의 공부란 책을 읽는 것이고, 책 중에서도 고전과 접속하는 것이다. 독서는 결코 선택이나 취미가 아니라 필수며, 특히 고전 읽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 공부는 말짱 도루묵이다.

 

- 고미숙 저,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122쪽.

 

 

 

 

 

 

3. 만족해야 행복하다

 

 

남이 봐선 아무리 행복한 사람처럼 보여도, 자신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나의 왕관은 머리에 있지 않고, 마음속에 있다.

그 왕관은 다이아몬드나 진주로 장식된 것이 아니다.

그 왕관은 볼 수 없다. 그 왕관은 <만족>이라고 호칭된다.

그것은 임금들이 별로 즐기지 못하는 왕관이다. - <헨리 6세>에서.

 

- W. 셰익스피어 저, <셰익스피어 명언집>, 36쪽.

 

 

 

 

만족하는 삶을 산다면 삶의 큰 발전은 없겠지만, 마음은 행복할 것이다. 삶을 발전시키려는 욕구와 삶에 만족하려는 마음이 충돌한다면, 타협점을 잘 찾는 일이 중요하겠다.

 

 

 

* 이 글을 쓰고 나서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여러 책들을 살펴보며 다음의 세 가지를 주시했다.

 

 

첫째, 인간은 자신이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 : 이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둘째, 행복감이란 매우 주관적인 느낌이라는 것 : 그러므로 남들이 볼 때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고, 남들이 볼 때 불행해 보이는 사람이 반드시 불행한 것은 아니다.

 

 

셋째,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것 : 그러므로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다.

 

 

 

.........................................................................

 

 

<이 글과 관련한 책들>

 

  

          

 

 

 

 

  

 

 

 

혜원출판사의 <몽테뉴 수상록>이 품절이므로

동서문화사의 <몽테뉴 수상록>으로 대체함. 

(위의 글의 인용은 혜원출판사의 책으로 함.)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이에자이트 2012-02-2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티아라가 부르는 러비더비를 들으면 행복합니다.이 노래를 아시는지요? 정말 신나는 노래입니다.행복을 주는 노래!

페크pek0501 2012-02-26 23:19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확실히 음악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죠. 저도 매일 음악을 들어요.
러비더비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가수와 제목 모르게 듣는 노래가 꽤 있어요.
제 엠피쓰리에 80곡 넘게 들어가 있거든요.
요즘 빅뱅의 Top Of The World라는 노래를 좋아해서 백 번 넘게 들었어요. 리듬이 좋죠. 그리고 가수는 모르겠고 웃음만, 그리고 미친거니 라는 노래도 좋던데요.ㅋ


노이에자이트 2012-02-27 17:07   좋아요 0 | URL
오...빅뱅을 좋아하는군요.

숲노래 2012-02-26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좋은 꿈을 이룰 수 있어요

페크pek0501 2012-02-26 23:20   좋아요 0 | URL
예, 반가운 된장님, 즐겁게 살아가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ㅋ

jeandemian 2012-02-26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삶을 발전시키려는 욕구와 삶에 만족하려는 마음에 타협점을 찾는 것.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 인간은 자기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웃라이어'책 앞부분에도 미국의 한 이탈라이인 마을에 심장병 발병률이 제로인 이유에 대해 인간관계에 대해 나오죠..저도 요즘 좋은 공동체, 네트워크를 찾고 싶은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ㅋ

페크pek0501 2012-02-26 23:22   좋아요 0 | URL
아, 새 손님이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자기 자신을 아는 방법, 저도 잘 모릅니다.ㅋ 어려운 문제지요. 다만 제 경험에 의하면 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됩니다. 특히 문학과 심리학의 고전을 읽는 게 도움이 돼요. 그리고 어떤 행동이나 말을 했을 때 왜 그랬는지, 분석적인 자세로 따져보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ㅋ

마녀고양이 2012-02-2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과연 공부가 어떤 공부일까 열심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고전을 읽는다 하여, 과연 마음의 공부, 열어놓고 무엇인가 진심으로 받아들일 공부가 되지 않는다면, 공부로 얻어진 지식은 그저 우월감을 자랑하기 위한,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한 일환이 될 뿐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저는 공부를 (나름)...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하하.

인간 관계와 만족감은 정말 중요하다는 말씀에 저는 완전 공감합니다.
페크 언니, 좋은 한주되셔요~

페크pek0501 2012-02-27 12:30   좋아요 0 | URL
아, 마고님, 전부 옳은 말씀입니다. 완전히 공감해요.
<고전을 읽는다고 마음 공부가 될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 좀 해봐야겠네요.
찾아지면 페이퍼로 올려 볼게요. (안 찾아지면 할 수 없고요.ㅋㅋ)
님도 좋은 한 주 되셔요.~~~^^^

마태우스 2012-02-2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언니 안녕하세요
제게 유머있다고 칭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 특별히 웃기려고 쓴 것도 아닌데 유머가 묻어난다는 건 유머가 그만큼생활화됐기 때문이라고 혼자 생각하렵니다^^
매력이란 주제로 글을 쓰셨네요.
이 단어를 들으니 참 마음 한편이 스산해집니다.
중고교 때 누가 나같은 걸 좋아하겠냐며 스스로를 저주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런 제가 지금은 학생들에게도 제법 인기있는 사람이 되고,
알라딘에서도 나름의 인기를 얻고 있으니,
그때 안죽기 정말 잘했다 싶어요.
궁금한 건, 그때 제가 노력해서 지금의 매력을 갖게 된 걸까,
아니면 그때도 제게 매력이 있었는데 발휘를 못했던 걸까 하는 거예요.
암튼 그때의 삶, 참 힘들었어요
유머감각을 기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그런 생활이었죠.
이번주도 좋은 한 주~~

페크pek0501 2012-02-27 19:48   좋아요 0 | URL
예, 페크언니 안녕하셨답니다.ㅋㅋ

1) 누구에게나 매력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이 모르는 매력도 있을 수 있고요. 남이 미처 발견 못한 매력도 있을 수 있어요. 짚신짝도 짝이 있고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건 누구나 알고 보면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돼요.
2) 열등감은 때로 삶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아마 님은 어떤 열등감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의대를 갔겠죠.(제 추측임) 또 사람들과 좋게 지내려고 유머도 개발했을 테고요.

저도 알고 보면 열등감 있는데요. 그래서 책에 집착하고 열심히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독서가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것 같았어요.

반갑고 반가웠습니다. ^^ 님도 좋은 한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