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한 날 같아서 기록해 놓기로 한다.

 

 

지루하던 폭염이 완전히 끝나서 초가을이 시작됨을 알리는 날인 양 오늘 처음으로 선풍기를 켜지 않고 뜨거운 커피를 마셨다. 아침을 먹고 나면 으레 덥기 마련이고 게다가 뜨거운 걸 마시느라 더 더워서 꼭 선풍기를 켜고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그러고 보니 9월 1일이다. 열두 달 중 내가 좋아하는 9월이 시작된 것이다. 봄도 좋지만 딱 한 가지 싫은 점은 봄은 더워질 여름이 문 앞에 와 있는 계절이란 점이다. 이런 이유로 곧 밀어닥칠 폭염을 걱정하느라 봄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지금은 다르다. 앞으로 가을이 오는 것도 반갑고 겨울이 오는 것도 반가우니 이 두 계절을 앞두고 있는 늦여름인 게 좋다. 내가 초가을인 것을 굳이 늦여름이라고 말하는 건 철이 바뀌길 바랐지만 막상 그렇게 되니 여름이 떠나는 님 같아 아쉬워서 여름 뒷자락이라도 잡아 이별을 늦추고 싶은 심리일 듯하다.

 

 

가을을 탄다. 바람이 나르는, 피부에 와 닿는 공기의 감촉으로 가을이란 계절이 왔음을 느낀다. 청정한 하늘도, 곱게 물든 단풍도, 거리마다 뒹구는 낙엽까지도 마음을 출렁이게 하리라. 가을은 왠지 이별의 시간 같은 분위기여서 쓸쓸함이 느껴지는데 이 느낌이 싫지 않다. 쓸쓸함을 친구 삼고 싶은 가을인 것만 같다. 쓸쓸함이 오히려 아름답게 빛나는 계절인 것만 같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땀을 흘리며 지냈던 힘든 나날이었다. 그래도 무더위의 고통 하나는 끝냈다고 말하고 싶다.

 

 

 

 

 

 

........................
어제 쓴 글이다.
날씨의 변화가 특별하게 느껴져서 기록을 남겼다.

 

 

 

 

........................
덧붙임) 모쪼록 이달부터 국민들에게 지급되는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이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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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2 1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1등.🖐 ♡ㅅ♡

페크pek0501 2021-09-02 12:37   좋아요 3 | URL
1등을 축하드립니다. 이것 쉽지 않지요. ㅋㅋㅋ

scott 2021-09-02 21:57   좋아요 2 | URL
아! 저 푸른 들판에서 뒹굴고 싶을 정도로 폭신 ,폭신 해 보이는 녹색빛깔!

이번 가을은 좀 길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어제는 뜨거운 커피를 마셨는데 오늘 아침 마신거 급 후회 하고 ㅋㅋㅋ
오후에는 다시 아메로!

페크님,청명한 가을 만끽 하시길 바랍니다. ^ㅅ^

페크pek0501 2021-09-03 10:22   좋아요 2 | URL
스콧 님도 녹색 빛깔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푸름을 좋아합니다.
이 사진을 올리며 흠흠.. 내가 잘 찍었군, 하고 생각했죠. 사진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로선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저도 가을이 길었으면 좋겠어요. ^^

라로 2021-09-02 12: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군요! 방금 패스트푸드에서 음식을 사와서 맥주와 먹고 있어요. 그런데 드라이브 드루로 밖에서 쳐다보는 그 식당 안의 풍경이 갑자기 생경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문을 걸어 잠그고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직원들,,,,,세상이 어찌 된거지? 가끔 두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저도 늦여름이 되어, 초가을이 곧 다가올 것 같아 좋아요.

페크pek0501 2021-09-03 10:26   좋아요 1 | URL
라로 님. 반갑습니다. 오호! 맥주, 좋죠.
마스크 쓰고 근무하는 모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코로나가 끝나면 좋겠어요.
또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지 정말 두려워요. 기후변화로 겪게 될 자연재해도 그렇고요.
늦여름이 원래는 음력 6월이라고 합니다. 이젠 더위가 길어져서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겨울호랑이 2021-09-02 13: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코로나로 어수선한 중에도 시간은 가고, 계절은 변화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요즘 추석을 앞두고 평안해 지는 것 같네요. 페크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

페크pek0501 2021-09-03 10:27   좋아요 2 | URL
시간은 휴일이 없으니까요.
날씨라도 덜 더우니 살 것 같네요. 코로나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이 빨리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

새파랑 2021-09-02 14: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계절은 가을이죠. 사진이 너무 청명하고 좋네요 😆

페크pek0501 2021-09-03 10:28   좋아요 2 | URL
그렇죠? 역쉬~~ 하늘, 하면 가을 하늘이고 공기, 하면 가을 공기죠.
감사합니다. **

파이버 2021-09-02 14: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9월이 와서 너무 좋아요 늘 9월이 되면 이상하게 선선해지더라구요
페크님 행복한 9월 되세요~ヽ(´▽`)/

페크pek0501 2021-09-03 10:29   좋아요 2 | URL
파이버 님도 9월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언제부터인지 이맘때가 좋더라고요.
님도 행복한 9월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청아 2021-09-02 15: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뜨거운 커피 마시며 선풍기 바람 쐬었던 1인 입니다~♡ 서재방 에어컨 없는데 찬걸 좋아하지 않아서..아무튼 반갑네요ㅋㅋ그렇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가을은 겨울과 봄을 앞두고 있어서 더 좋은거 맞고요! 마치 금.토.일요일을 앞둔 오늘처럼요😉

페크pek0501 2021-09-03 10:33   좋아요 1 | URL
저도 찬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맥주를 마실 때만 빼고는 거의 물을 따뜻하게 마셔요. 커피가 더 마시고 싶을 땐 뜨거운 보리차를 마십니다. 그러면 카페인 부족이 채워지는 것 같더라고요. 오늘이 토, 일을 앞둔 금욜이네요. 좋은 날 보내세요. ^*^

coolcat329 2021-09-02 14: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9월 참 좋은 계절이죠. 아침에 따뜻한 커피도 좋구요.
그치만 10월 중반 쯤 지나면 수렴의 시간으로 접어들면서 마음도 쓸쓸해지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간절히 좋은 9월입니다. 9월의 쓸쓸함은 페크님 말처럼 친구같아요.

페크pek0501 2021-09-03 10:34   좋아요 1 | URL
329 님도 가을 팬? 가을을 사랑하는 동호회를 만들어도 되겠어요. ㅋ
10월에 특히 10월 말에 낙엽이 뒹굴면 쓸쓸함이 더해지죠. 그것에 비하면 9월의 쓸쓸함은 친구 같죠.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

서니데이 2021-09-02 18: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가을 좋아하시는군요. 언젠가 단풍이 든 사진과 페크님이 가을옷을 입고 찍은 멋있는 사진을 본 것 같아요. 여름은 지나고 이제는 마스크를 써도 덥지 않을 시기가 되었어요. 저는 반소매 입는 시기를 좋아하는데, 점점 가을이 되는 건 조금 아쉬워요. 이제 9월입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03 10:37   좋아요 2 | URL
예. 글을 쓰면서 확실하게 알았네요. 제가 가을을 분명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맞아요. 친구들과 단풍 든 가을에 고궁에 가서 사진을 찍은 것, 올린 적이 있지요.
그걸 기억하시다니... 하하~~ 나름 용기를 냈었죠.
옷차림으로 보면 여름이 좋죠. 반소매로 간편하게 입고 빨래 양도 적잖아요. ㅋ
좋은 하루 되세요. ^*^

초딩 2021-09-02 2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 너무 좋네요 ㅎㅎㅎ 초록색!!
그래도 전 여름이 아쉬워요 ㅜㅜ 자전거 탈 때 추워요 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03 10:38   좋아요 2 | URL
반가운 초딩 님.
초록색을 저도 좋아합니다.
그렇겠네요. 제가 자전거를 타 봐서 알죠. 가을만 돼도 자전거 타면 찬 바람이 와 닿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희선 2021-09-03 00: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뉴스 들으니 오늘 위쪽은 온도가 오른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30도는 아니었습니다 29도라 했는데, 정말 그것까지 딱 맞힐까요 밑에 지방은 비 더 오고... 그래도 늦여름이과 초가을이 함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침 저녁에는 시원하니, 풀벌레소리도 잘 들려요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9-03 10:40   좋아요 2 | URL
30도 이하이기만 해도 지낼 만한 여름일 듯해요.
오늘 남부 지방은 비 많이 온다고 했어요.
요즘 전 밤에 귀뚜라미 소리 들어요. 가을인 줄 알고 정확하게 나타나네요.
밤에는 정말 가을 날씨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
 


신간을 사 놓고도 그것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지 않는 편이다. 훑어보고 어떤 내용의 책이라는 걸 몇 줄로 소개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부지런하지 않기 때문인데 사실 부지런하고 싶지도 않다. 언제부터인지 게으름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7월 초에 구매한 <끝내주는 괴물들>은 특별한 것 같아서 글을 뽑아 올리기로 한다. <끝내주는 괴물들>은 알베르토 망겔이 읽은 책에서 주목한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독자로 하여금 읽고 싶은 책과 읽고 싶지 않은 책을 구분하게 해 준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이들도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루소의 저작인 <에밀>에 대해 쓴 글을 뽑아 밑줄긋기의 네모 안에 옮긴다. 루소가 내린 결론이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참고 사항)
페크의 책탑을 구경하고 싶은 분은 여기로 ⇨

https://blog.aladin.co.kr/717964183/12890803
6번의 책탑 맨 위에 <끝내주는 괴물들>이 있다.

맨 끝에 추가한 사진이 있음.

 

 

 

 

 


 

 

 

 

 

 

 

 

 

 

 

알베르토 망겔, <끝내주는 괴물들>

 

 

 

 

 

(314쪽) 루소는 『사회계약론』이 출간된 해인 1762년에 『에밀』을 썼다. 이 책은 아동을 위한 『사회계약론』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계약론』의 첫 줄에서 ‘사람’을 ‘아이’로 바꾸면 그대로 『에밀』의 요약이 된다. "아이는 자유롭게 태어나지만 어디에서든 속박되어 있다." 『에밀』은 소설과 설교가 반반씩 뒤섞인 희한한 잡탕 같은 책이다.

(316쪽) 『에밀』의 첫 단락은 이렇게 시작한다. "사람들은 자기 개, 말, 노예를 해친다. 모든 것을 넘어뜨리고,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 그들이 기형을 사랑하고, 식인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자연이 만든 그대로 내버려두고 싶어 하질 않는다. 심지어 인간조차도 말이다."

(320쪽) 루소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버려지고 방치된 사람은 사회에서 그 누구보다도 거부당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편견들, 관계 당국들, 욕구들, 모범적 인물들, 우리를 둘러싼 온갖 사회 제도들이 그의 본성을 억누를 테고 아무것도 고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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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7 16:04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루소는 이름부터 어려움이 느껴지네요 😅 이 책 읽으면 장바구니 터진다고 해서 전 안읽고 버티고 있어요 ㅎㅎ

페크pek0501 2021-08-27 16:10   좋아요 6 | URL
장바구니가 터져도 아마 읽으시게 될 걸요. 배우는 기쁨을 주거든요.
그런데 때론 버티는 것도 필요해요. 저도 버티고 끝까지 안 사는 책이 있어요.^^


coolcat329 2021-08-27 16: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안 읽고 있습니다. ㅠ

무엇이든 자연이 만든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이말은 참 공감이 갑니다. 인간들이 그냥 놔두질 않잖아요.ㅠㅜ

페크pek0501 2021-08-27 16:12   좋아요 5 | URL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점이 위대한 고전의 힘이 아닐까 해요.
고전을 다 읽을 수 없으니 이런 책으로나마 맛보기를 하는 거죠. ^^

잘잘라 2021-08-27 16: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근데 정말 페크님 거실 사진 대박입니다. (오늘도 사진 보러 다시 왔어요.) 페크님이 인지하고 계신 저의 직업적인 시선으로 볼 때, 저로서는 증말, 감탄이 나올 뿐입니다. 군더더기가 1도 없네요. 뭐 하나,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이 완벽 그 자체, 아 물론 저기 페크님이 앉아서 책을 읽으시거나 읽을 책을 고르시거나 글을 쓰시는 등의 연출이 들어갔으면 좋았겠지만, 그랬으면 아마 제가 십중팔구 부러움에 치를 떨며 잠 못 이뤘을 것 같으니까 그렇게 하지 않아주셔서 심심한 감사를 올리며, 아무튼지간에 다시 봐도 봐도 봐도 완벽한 거실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만족하고 책은 통과~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감사를... 아니 사실은요, 벌써 이 책 장바구니로 던져 넣었어요. ㅎㅎㅎㅎㅎ)

페크pek0501 2021-08-27 18:15   좋아요 5 | URL
거실, 제가 찍은 사진인데 사진의 각도 같은 것 모르고 그땐 그저 책 제목이 보이는 게 창피해서 멀리 찍었을 뿐입니다요. 전문가의 시선으로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앉아서 책을 읽는 모습을 찍으면 사진을 망치죠. ㅋ

책탑 사진의 맨 끝에 추가한 사진이 2장 있사오니 다시 들르시게 되면 봐 주셔요.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많이 갖고 있다는 자랑질을 빼먹어서 넣었거든요.ㅋㅋ

아무튼 잘잘라 님은 짧은 글도 재미있게 짭짤하게 쓰시는 재능이 있어요. 예전부터 알아보고 댓글로 말씀 드린 적이 있지만 말입니다.^^***^^

mini74 2021-08-27 19: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책구경이 제일 재미있는거 같아요. ㅎㅎ 근데 무지 깔끔하세요. 책탑인데 정갈한 책탑 ㅎㅎㅎ

페크pek0501 2021-08-28 12:12   좋아요 2 | URL
정갈한 책탑으로 보여서 다행입니다. 자세히 보면 먼지가 있을 거예요. 사진의 효과를 톡톡히 보네요. 감사합니다.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8-27 20: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책탑과 책장이 더 있었네요. 계속 책을 사면 늘어나는데, 신간은 늘 나오니까 사게 되고요.
그래도 페크님처럼 정리 잘 하면 책이 많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페크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8-28 12:14   좋아요 3 | URL
그 책장이 나중에 생각났지 뭐예요. 제 정신머리가 이렇습니다. ㅋㅋ
오늘도 일간지 신간 안내를 보니 사고 싶은 책이 두 권 생기네요. 어제 책을 주문했는데 말이죠. 꼭 책을 주문하고 나면 사고 싶은 책이 짠 하고 나타나기 일쑤.
서니데이 님도 좋은 주말을 보내세요.^^

붕붕툐툐 2021-08-27 23: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게으름을 사랑하는 1인인데, 페크님의 깔끔한 거실은 우리 게으름 클럽에서 쫓겨 날 입니다. 제 방처럼 먼지랑 머리카락 나뒹굴어야 한다고욧!ㅋㅋㅋㅋㅋㅋㅋ

페크pek0501 2021-08-28 12:16   좋아요 3 | URL
시러 시러요. 저도 게으름 클럽의 멤버 할래요. 사진에서 안 보여서 그렇지 집에 먼지가 많답니다. 예전엔 보이는 대로 걸레로 닦고 했는데 이젠 티브이에 먼지가 많이 끼었구나, 나중에 닦아야지, 하다가 까먹습니다. 이러니 게으름 클럽에 낄 자격이 있는 거죠? ㅋㅋㅋㅋㅋ

희선 2021-08-29 00: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루소는 이름밖에 모르지만, 어린이를 위한 글을 썼지만 자기 아이는 거의 버리다시피 했다고 하는 말을 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그건 자신이 자란 배경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페크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8-29 13:26   좋아요 4 | URL
저도 어느 책에서인가 루소가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겼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맡기고 집필에 몰두했는지도 몰라요. ㅋ

좋은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1-08-29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30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예전엔 이 책장의 책만으로 만족했다. 

 

 


 

 

 

2. 시간이 지나니 책이 늘어나서 책장에 들어가지 못한 책들이 쌓였다.

 

 

 

 

 

 

 

3. 책이 더 늘어나서 2번이 이렇게 되었다.

 

 

 

 

 

 

4. 의자 뒤의 책들이다. 의자 앞에는 내 책상이 있다.


 

 

 

 

 

5. 어떻게 이런 탑으로 쌓여졌는지 모르겠다. 연출한 게 아니다.


 

 

 

 

 

6. 5번 옆의 책탑이다.

 


 

 

 

 

7. 사기열전의 두께가 유독 눈에 띈다.

 

 

 

 

 

 

8. 7번 옆의 책탑이다.

 

 

 

 

 

 

 

9. 8번 옆의 책탑이다.

 

 

 

 

 

 

10. 9번 옆의 책탑이다.

 

 

 

 

 

 

11. 그냥 찍어 봤다.

 

 

 

 

 

  

12. 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13. 8월 27일에 이 사진을 추가해 올린다. 오른쪽의 책장이 오늘에야 생각났기 때문이다. 

 

 

 

 

 

 

14. 역시 추가 사진이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많다.

 

 

 

 


내 글이 질서 정연하게 배열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 내 글이 차렷 자세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댓글을 남긴 분도 있었다. 이 표현이 너무 재밌어서 내가 기분 좋게 웃었던 게 기억난다. 질서 정연하다는 말이 좋은 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글에서 그냥 풍기는 분위기가 그런 것이니 내 개성이라 해 두겠다.

 

 

글은 곧 그 글을 쓴 사람이라고 보면 내 생활도 질서 정연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가 않다. 솔직히 말하면 무질서한 생활을 하고 있고 또 그렇게 살고 싶다. ‘오전에 글을 쓰고 오후에 독서를 한다.’와 같은 계획을 실천하고 싶지 않다. 글을 쓰고 싶을 땐 며칠을 글만 쓰고, 책을 읽고 싶을 땐 며칠을 책만 읽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집안일도 생략하길 좋아한다. 그날에 해야 할 일을 다음날로 미룬 적이 많다.  

 

 

그만큼 질서 없이 엉터리로 산다는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 또한 질서 없이 쌓여 있다. 시간이 갈수록 책이 늘어날수록 책탑의 모양은 변해 간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책을 눕혀 놓았을 때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맨 위의 책에만 먼지가 쌓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맨 위만 물휴지로 닦곤 한다.

 

 

책은 참 잘생겼다고 느낀다. 책탑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책에서 지혜만 얻는 게 아니라 위안을 얻는다. 책 책 책. 사랑스러운 것들이다. 

 

 

이 사랑스러운 책들을 장르별로 또는 작가별로 정리해 두지 않고 되는대로 쌓아 놓는다. 책 정리 면에서 볼 때 질서 정연하지 않다. 어쩌면 무질서하게 쌓여 있음이 내가 생각하는 질서인 셈이다.

 

 

 


..........................
남들은 어떤 책을 가지고 있는지가 궁금하였다.
그래서 알라딘 서재에 올려 주신 분들의 책탑 사진을 흥미롭게 봤다.
그 답례로 나도 책탑을 공개한다.

 

(생각난 책장이 있어서 8월 27일에 13번과 14번의 사진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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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8-27 06: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끼야~ ~
왜 이제 봤을까요?
보일러 교체 공사때문에 하루를 날리고 이제야 제대로 살펴보면서
페크님 책탑👍

페크pek0501 2021-08-27 12:48   좋아요 2 | URL
이제 보시길 잘하셨어요. 오늘 생각난 책장이 있어서 맨 끝에 13번과 14번 사진을 추가해 넣었거든요. ㅋㅋ
알라딘에 올라온 글을 다 볼 수는 없지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답글을 확인하실 때 추가 사진을 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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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요즘 많은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행복했을까? 그때도 행복하지 않다고 여긴 이들이 허다하리라. 왜 사람들은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만약 몸에 심각한 병이 생겼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불행한 일이 없는데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중요한 이유 한 가지를 찾게 됐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한 소소한 기쁨을 놓치기 때문이다. 가령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부러울 수 있으나 비장애인은 몸이나 정신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해서 행복을 느끼지는 않는다. 당연하다고 여겨서다. 인간은 당연한 것엔 감사를 느끼지 않는다. 감사하는 마음엔 행복이 깃들기 마련일 것인데 참 아쉬운 일이다.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이란 소설에 눈이 실명돼 세상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나온다. 소녀를 가엾게 여긴 목사가 소녀를 집에 데려와 키우게 된다. 목사의 가족과 함께 살며 성장하게 된 그녀는 어느 날 목사와 함께 연주회에 가서 전원교향곡이란 연주를 듣고 무한한 즐거움을 느낀다. 연주회로 황홀경에 잠겨 있는 듯한 그녀는 목사에게 말한다. “보지 못하는 저는 듣는 행복을 알아요.”라고. 그녀는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음에도 음악을 들으며 기쁨을 만끽할 줄 아는 것이다. 

 

 

누구나 큰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깨달으리라. ‘아, 평범한 일상에 행복이 있었구나.’ 하고.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래서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고 텔레비전도 시청할 수 없으며 음악도 들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그때 우리는 깨달으리라. ‘아, 차라리 코로나19 시대가 나았던 거구나.’ 하고.

 

 

그렇다면 미리 깨달아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건 어떨까. 다음과 같이 말이다. ‘맛있게 차려진 음식 앞에서 감사하기. 샤워를 마친 뒤 상쾌함에 감사하기. 여름엔 춥지 않음에, 겨울엔 덥지 않음에 감사하기. 걱정 근심을 잊고 달콤한 잠에 빠질 수 있는 밤이 있음에 감사하기.’ 어떠한 불행에 처한 사람도 다 지나가리라 믿고 작은 즐거움에 감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절망적인 삶을 살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지 어려운 일을 겪으면 그 불행에 열중하게 되어 행복은 마음 안에 있음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행복은 마음 안에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기를 바란다. 그래야 힘을 내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소크라테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행복을 자기 자신 밖에서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은 잘못된 사람이다.”라고.

 

 

 

 

........................................
제가 칼럼니스트로 쓴 글입니다.
이 글은 경기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실렸습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7154

 

 

 

 

 

 

.....이 글과 관련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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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18 23: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구구절절 다 옳은 말씀이세요.
전쟁나면 이 코로나시대는 아무것도 아닌거죠.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늘 감사 ,겸손한 마음 잊으면 안되겠어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1-08-18 23:14   좋아요 5 | URL
저도 이 글을 쓰면서 반성하게 되었어요. 왜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거야, 하면서 불만에 집중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소중한 것들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붕붕툐툐 2021-08-19 00: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공감! 근데 왜 사람은 있는 것에 감사하기 보다 없는 것에 주목하게 되는 걸까요? 그 습성의 뿌리가 어디인지 요즘 무척 궁금하더라구요!
경기일보가 칼럼니스트 보는 안목이 뛰어나군요!!💕

새파랑 2021-08-19 06:57   좋아요 2 | URL
저도 경기일보 안목에 감탄 ×2

페크pek0501 2021-08-20 11:19   좋아요 1 | URL
툐툐 님, 저 역시 좋은 일에 기쁨을 누리기보다 나쁜 일에 주목하게 되더라고요.
속상함과 안타까움 때문에 주목하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경기일보의 뛰어난 안목이라니... 너무 과분한 말씀이십니당~~ 그러나 저는 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을 안 좋아할 수가 없지용. ^^**

페크pek0501 2021-08-20 11:19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희선 2021-08-19 0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 때문에 못하고 달라진 게 많기는 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나아진 것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안 좋아진 것만 더 생각하기도 하네요 조금 괜찮아진 걸 고맙게 여기면 좋을 텐데...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걸 못해서 그런 거겠지요 그때는 그걸 고맙게 여기지 못했을 텐데, 그게 고마운 일이었다는 걸 알았으니 다행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8-20 11:22   좋아요 1 | URL
어떤 나쁜 일에도 찾아 보면 좋은 점은 있을 거예요. 코로나19가 우리를 깨닫게 한 것 평범한 일상의 행복일 듯합니다.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을 중요시하는 습관도 길러 주었고요. 세계인은 하나라는 것도 새삼 느끼게 하는 코로나입니다.
우리만 코로나19를 퇴치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고 세계 국가들 전부 함께 노력해야 돼요.
희선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날씨가 덜 더워졌어요.

바람돌이 2021-08-19 0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가르쳐준건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려왔던 일상의 소중함인거 같아요. 그냥 기분내킬때 아무데나 가서 친구를 만나고 스킨쉽도 자유롭게 하고, 수다떨고 여행도 휙 가고 이런것들요. 코로나 시대 이후 참 많은 것들이 변할거 같은데 한편으로는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이 올지 몰라 두렵기도 하고 그러네요. ^^

페크pek0501 2021-08-20 11:25   좋아요 1 | URL
일상의 소중함, 맞습니다. 연애하는 사람들이나 대학생들이 참 안 됐어요. 마음껏 누릴 시간들을 코로나 감염 때문에 자제해야 돼서요.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저는 우리가 맞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 10년뒤쯤 나타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연구와 임상 실험을 충분히 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서 말이죠.
빨리 예전으로 돌아가길 학수고대 합니다.

새파랑 2021-08-19 07: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행복은 항상 옆에 있어서인지 알아보지 못하는거 같아요. 그러면서 행운을 바라고 ㅋ 설마 코로나 시대를 그리워 하는 날이 오지는 않겠죠? ㅎㅎ

페크pek0501 2021-08-20 11:28   좋아요 1 | URL
오늘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 할 예정입니다. 폭염이 물러난 것에 대해 감사하고요.
이렇게 댓글로나마 소통할 수 있는 점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악성의 시대를 맞이해서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그리워하는 일이 없어야겠지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기도하겠습니다.)
하늘을 보며 늦여름을 누리는 시간을 가지며 잠시라도 코로나를 잊겠습니다. ^^**

초란공 2021-08-19 0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다가 칼럼이라니~ 멋지세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1-08-20 11:30   좋아요 2 | URL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니 제가 너무 감사하게 됩니다.
다른 분들이 쓴 칼럼들을 읽으며 기가 죽곤 합니다. 해박한 지식과 상상력과 뛰어난 안목에, 난 언제쯤 이런 글을 쓰나 한숨이 나오죠.
욕심 내기 보다는 감사 쪽을 택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8-20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순간에는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찾아야 한대요.
지금 힘든 순간이라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일을 하고, 가족이나 지인 등 가까운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요. 요즘엔 코로나19로 인해서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21 17:05   좋아요 1 | URL
힘든 순간일수록 맛있는 음식과 같이 작은 거라도 위로가 필요하죠.
방치하면 마음이 우울해져서 건강에도 안 좋고요. 찾아보면 위로가 될 만한 게 반드시 있을 거예요. 전쟁 중에 은둔하여 쓴 안나의 일기처럼 때로는 글쓰기가 주는 위로도 있어요.
저는 며칠 전 무거운 것 들어 허리를 삐끗하여 허리에 파스를 붙이고 있어요. 그래서 나를 위해서 저녁에 맛있는 걸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
가을 장마라고 하네요. 비 님과 함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8-22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허리는 좀 어떠세요. 많이 무겁지 않아도 잠깐 사이에 무리하면 다치는 것 같아요.
파스 붙일 정도면 통증 있을 것 같은데, 빨리 좋아지시면 좋겠습니다.
주말에 날씨가 많이 흐리고, 태풍 소식이 있어요. 이제 더운 날은 지나간 것 같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23 22:30   좋아요 1 | URL
오늘은 처서라고 하네요. 덥지 않아 좋은데 태풍이 문제군요.
허리는 파스를 이제 뺐어요. 코로나 때문에 병원 물리치료를 받지 않고 버텨 봤는데 웬만해졌어요. 허리 디스크가 있어요. 무거운 것만 들지 않고 살면 된다고 의사가 주의를 줬는데 간혹 제가 실수를 하네요. 허리로 앓았더니 2키로는 빠진 것 같아요.(기분상).ㅋ
마음 써 주셔서 고맙고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밤 달콤하게 코~~ 주무세요.^**^
 


키케로(기원전 106~43년)는 로마의 정치가 · 철학자 · 문인이다. 그는 변호사로서 명성을 쌓았고 로마의 제일가는 웅변가가 된다. 그의 연설과 철학적 저술은 유럽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그의 사상은 문명화된 가치 체계의 원천이 되었다. 

 

 

‘노년에 관하여’는 아주 오래전에 키케로가 쓴 글이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가치 있는 글로 평가되고 있다. 글은 ‘카토’라는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노년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해 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키케로는 우선 노년이 비참해 보이는 네 가지 이유를 열거해 놓는다. ‘첫째, 노년은 우리를 활동할 수 없게 만든다. 둘째, 노년은 우리 몸을 허약하게 한다. 셋째, 노년은 우리에게서 거의 모든 쾌락을 앗아간다. 넷째, 노년은 죽음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이렇게 그는 노년의 단점이라 할 만한 점들을 열거해 놓고 나서 이에 대하여 조목조목 반박하며 노년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노년에도 훈련과 절제를 통해 이전의 체력을 상당히 유지할 수 있고, 큰일은 체력이나 민첩성이나 신체의 기민성이 아니라 계획과 명망과 판단력에 따라 이루어지며, 그리고 이러한 여러 자질은 노년이 되면 대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늘어난다는 것이다.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노년에 관하여’를 읽었고, 앞으로 ‘우정에 관하여’를 읽을 예정이다.)

 

 

이 책에서 노년에 관한 글 중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고 문장력이 뛰어나서 여러 번 읽을 만한 글을 글상자에 작성해 보았다.

 

 

(33쪽) 한창때의 젊은이들은 경솔하게 마련이고, 분별력은 늙어가면서 생기는 법이라네.  

 

 

(44쪽) 인생의 주로(走路)는 정해져 있네. 자연의 길은 하나뿐이며, 그 길은 한 번만 가게 되어 있지. 그리고 인생의 매 단계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네. 소년은 허약하고, 청년은 저돌적이고, 장년은 위엄이 있으며, 노년은 원숙한데, 이런 자질들은 제철이 되어야 거두어들일 수 있는 자연의 결실과도 같은 것이라네.

 

 

(52~53쪽)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이성과 지혜로도 쾌락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것에 욕망을 품지 않게 해주는 노년에게야말로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자네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네. 쾌락은 심사숙고를 방해하고, 이성에 적대적이고, 말하자면 마음의 눈을 멀게 하고, 미덕과는 함께하지 않기 때문일세.  

 

 

(58쪽) 하나 노인들은 쾌락을 바라지도 않네. 그리고 바라지 않는 것은 그 어떤 것도 고통을 줄 수 없네. 이미 연로해진 소포클레스에게 어떤 이가 아직도 성적 접촉을 즐기느냐고 묻자 그는 “아이고, 맘소사! 사납고 잔인한 주인에게서 도망쳐 나온 것처럼 이제 막 나는 거기서 빠져나왔소이다.”라고 적절하게 대답했다네. 그런 것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이 아마도 혐오스럽고 괴로운 일이 되겠지만, 그런 것에 물리고 신물이 난 사람들에게는 즐기는 편보다는 없는 편이 더 즐겁다네.

 

 

(74쪽) 얼핏 하찮고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노인에게는 명예를 의미하네. 아침 인사를 받는 것, 예방(禮訪)을 받는 것, 길을 양보받는 것, 이쪽에서 다가가면 사람들이 일어서는 것, 광장에 오갈 때 호위를 받는 것, 조언을 부탁받는 것 등등. 이런 관행은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도덕 수준이 높을수록 더 꼼꼼히 지켜진다네.

 

 

(75쪽) 하나 노인들은 고집이 세고, 불안해하고, 화를 잘 내고, 괴팍스럽다고들 하네. 그러고 보면 어떤 노인들은 인색하기까지 하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은 성격상의 결함이지 노년의 결함이 아닐세.

 

 

(78쪽) 이제 네 번째 이유에 관해 고찰할 일이 남았네. 그것은 우리 나이의 사람들을 가장 불안하고 걱정스럽게 하는 것 같네.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 말일세. 죽음이 노년에서 멀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토록 오래 살아오면서도 노인이 죽음은 무시되어 마땅하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 왜냐하면 죽음이 영혼을 완전히 없애버린다면 죽음은 무시되어 마땅하고, 죽음이 영혼을 영생할 어떤 곳으로 인도된다면 죽음은 바람직한 것이니까. 제3의 가능성은 있을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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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6 16: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점이라 생각되는 것도 뒤집어 보면 장점이 되는군요 ㅋ 그래도 나이드는게 좀 슬픈건 어쩔 수 없는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1-08-16 17:07   좋아요 4 | URL
저도 그래요.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 더 먹는 게 싫더라고요.
장점이 있긴 해요. 애들이 커서 편해지고 내 시간이 생긴다는 거요.
다시 30대로 돌아가서 애들 키우고 돈 벌라고 하면 으으음...
그냥 이대로 살래요, 할 거예용^^**

페넬로페 2021-08-16 2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년에 대한 네가지 비참함이 공감되네요.
전에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한살한살 나이를 먹다보니 인간에게 물리적인 변화도 무시 못할듯 해요. 그저 지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페크pek0501 2021-08-18 13:18   좋아요 1 | URL
인간의 수명이 제한되어 있기에 현재의 삶이 소중한 듯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저 역시 나이 먹었음을 한 해 한 해
몸으로 느낀답니다.
열심히 살자는 것, 좋은 다짐입니다. 저 역시 따르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08-16 22: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젊어서는 성급해서, 늙어서는 기력이 없어서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는 반면, 젊어서는 과감함으로 나이들어서는 지혜롭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가 있음을 <노년에 관하여>에서 배웠습니다..

페크pek0501 2021-08-18 13:20   좋아요 1 | URL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 하는 데에서 차이가 있지요.
노년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미 꿈을 이룬 시기, 라고도 썼더라고요.
올림픽 선수들이 젊을 땐 연습과 노력으로 땀을 흘리지만 메달을 따고 나면
노년에는 연금으로 편하게 사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것 같아요.

저 역시 노년에 관하여, 를 읽으며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서니데이 2021-08-16 22: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로마시대 사람인데, 그렇게 오래 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만큼 계속 고전으로 전해져서 그런가, 잘 모르겠습니다.
노인이 되는 것도 하루하루 빨리 가는 시간이 무섭지만,
성격이 먼저 나이를 먹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18 13:21   좋아요 1 | URL
마치 현재 누가 쓴 책처럼 읽었어요. 시대 차이가 나지 않는 게 신기했을 정도예요.
이런 점이 고전의 훌륭한 점이겠지요.

맞아요. 저도 성격이 나이를 먹어서 꼰대 기질 생기고 참을성이 없어질까 봐 걱정입니다. ^^**

희선 2021-08-17 0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나고 나이를 먹고 죽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사람은 언제까지나 살 것처럼 살기도 하는군요 그러고 나서 나이를 먹고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하겠지요 기계도 자꾸 쓰면 여기저기 고장나기도 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런 듯합니다 나이를 먹어도 마음만은 젊게 살기... 그러면 철이 안 들었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저는 철들기 어려울 듯합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8-18 13:23   좋아요 1 | URL
그 자연스러운 일이 때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때가 있지요.
누구나 자기에게만큼은 죽음이 없을 걸로 착각하고 사는 것 같아요.
몸도 기계처럼 오래 쓰면 고장이 나는 것, 맞습니다.
철이 안 들 정도는 곤란할 수 있겠으나 젊은 정신을 갖는 건 바람직한 것 같아요.
희선 님도 굿데이,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1-08-17 0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보고 있는데요. 이 책 보면 키케로가 그렇게 훌륭해 보이지 않더라구요. ㅎㅎ 물론 연설로 로마원로원과 로마인들을 휘어잡은건 맞지만요. ^^

페크pek0501 2021-08-18 13:26   좋아요 0 | URL
아, 키케로가 그러합니까? 워낙 명성이 있어서 뛰어나다고 여겼어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이 어떤 새로운 정보를 주지 않을 수 있겠어요. 사람에 따라서는요. 그런데 저에겐 유익했어요. 노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주었거든요.
마사 누스바움의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을 읽다가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 가 많이 언급되어 있어 이 책부터 읽어야 할 것 같아 주문해 읽게 되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