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 엘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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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앞쪽 몇 장 읽다가 엉덩이로 더듬어 의자를 찾아 앉았다. 말 그대로, 나를 붙잡은 문장들.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주변이 진공상태가 되는 것 같다. 저절로 되는 집중. 누가 날 호명해도 끄떡앉는다. 돌았나...생각하겠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이 책에 써 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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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분석 - 공간, 시간, 그리고 도시의 일상생활 카이로스총서 25
앙리 르페브르 지음, 정기헌 옮김 / 갈무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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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고 있는데 원저자의 사유도 좋지만, 이거 이거...번역이 정말 훌륭하다! 번역자가 옮긴 다른 책도 찾아다니는 중~. ‘탈구된‘이란 단어를 쓸 줄 아는 번역자가 얼마나 될까. ‘탈구된‘이 너무나도 어울리는 문장이라 더욱 빛나는 선택. 놀라운 책과 놀라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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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숲에 갔다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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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그로테스크는 편혜영과 김인숙 작가인데, 두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더 좋음. 거두절미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요즘, 소설계가 들썩이는 듯한데 왜 읽을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까. 좀 엇비슷한 연배, 엇비슷한 분위기. 이런 차에 은희경, 편혜영의 귀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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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존재론이 도착했다!


내용물이 새 나가지 못하게 비닐로 싼 센스. ^^


텍스트가 꽉 찬 책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비닐을 뜯기도 머뭇거려진다는.


언어 존재론과 더불어

앤드류 포터의 <상상 속의 삶>부터 읽어볼 참이다.


어떤 책을 주문했는지 알면서

왜 책박스를 열 때는 설레는 걸까.


사실은, 솔직히 말해 그새 까먹었다.


사나흘이면 책이 오는데-미국까지, 참 놀라운 일이다. 알라딘 만세다!-

그새 뭘 주문했는지 잊는다.


책을 하나 집어들 때마다, "아, 맞다. 이 책." 이런다.


그럴 때면 얼마나 즐거운지.


책마다 다른 얼굴, 다른 속내.

갈피를 넘길 때면 공기 중에 흩어지는 새책 냄새.

그리고 또 한국 냄새.


거짓말 아니다.


그런 게 난다. 


갈피마다 배어 있을 한국의 공기 내음.


이 책 박스를 쌀 때도 기계를 쓸까?

아니지 않을까?


난 무지하게 아날로그적으로 생각한다.


누군가가 손에 목록 종이 하나를 들고 

눈앞에 쌓인 책 중에서 해당되는 걸로 골라든다.

그리고 박스에 차곡차곡 담는다.


주문자 이름을 본다. 

내 이름이다.


이 사람, 또 책 샀네...


같은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도 해줄까.


그렇게 담아서 테입으로 잘 봉하고 트럭에 싣는다.


난 그렇다고 믿고 싶다.

그래서 책 표지에 어린, 책 박스에 어린 누군가의 체온을 감지하고 싶다.


책은 그런 거다. 


누가 누구를 위해 짓고, 쓰고, 싸고, 보내고...


난 그런 박스를 오늘 내 방안에서 연다.


읽은 책보다 읽지 못 하는 책이 더 많은데도 

계속 책을 사는 이유.


사람 만나는 일보다 

책 만나는 일이 더 설레는 이유.


그건 나만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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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6-08-0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 주문했는지 뻔히 알면서 그래도 박스를 뜯을 때의 설렘은 역시 책뿐입니다. 다른 택배박스는 뜯기도 귀찮아서 현관에 며칠씩 방치하면서 말이죠. ㅎ

젤소민아 2026-08-02 12:08   좋아요 1 | URL
제 마음이 그마음이여요, 바람돌이님~. 지금 또 다른 책들 장바구니에 담고 있잖아요, 글쎄 ㅎㅎㅎ 지갑은 얄팍하기만 한데 말입니다~

얄리얄리 2026-08-04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갑+공간 이슈로 당분간 책구입 금지령을 받은 상태에요..ㅎㅎ
다시 책 택배박스 열 때의 설레임을 느낄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젤소민아 2026-08-05 07:22   좋아요 0 | URL
저도 늘 그런 금지령 상태죠~~더구나 지금 책꽂이 스페이스가 더 줄어든 집으로 이사를..ㅎㅎ 그래서 세운 전략이 새로 들어오는 책만큼 기존 책 처분하기...ㅠㅠ 쓰린 가슴 부여잡고 자식같은 책 내보내고 있습니다...설렘은 늘 그래서 서운함과 겹치죠. 잘 가, 책들아~~
 
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 - 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사전
노은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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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지구에 와 자신의 장미가 숱한 장미 중 하나임을 알고 돌아갔다. 돌아온 어린왕자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장미에게 이름 붙이기가 아니었을지. 나는 이름이, ‘구별‘이 아닌 ‘관계‘를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 우리 감정이 모호한 건 이름이 없어서일지도. 호명해서 내 감정들과 관계맺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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