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상반기 읽은 책

 

역사 7, 철학 5, 사회 4, 경제 3, 종교 3, 물리 2, 글쓰기 2, 언어 2, 진화 1, 인류 1, 과학 1, 정치 1, 심리 1, 문화 1 (모두 34권)

 

 

●  2021년 상반기 단 한 글귀

 

"소크라테스 사유는 ‘좋음과 나쁨’을 사유하는 윤리학이지 ‘옳음과 그름’을 사유하는 도덕이 아니었다. 옳음과 그름, 선과 악, 의무 같은 가치는 기독교가 도입했다.” - 이정우

 

 

●  2021년 상반기  아쉽게 순위에 들지 못한 책 6권

 

<힘 있는 글쓰기> / 글쓰기,  <오래된 미래> / 사회,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 경제,  <리오리엔트> / 역사,  <어떻게 세계는 서양이 주도하게 되었는가> / 역사, <세계철학사 1> / 철학

 

 

 

 

 

 

 

 

 

 

 

 

 

 

 

 

 

 

 

 

 

 

 

 

 

 

 

 

 

 

 

 

 

●  그럼, 2021년 상반기 읽은 책, 내 마음대로 Best Top 10

 

 

10.

 

 

 

 

 

 

 

 

 

 

 

 

 


<차가운 계산기>
필립 로스코 지음, 홍기빈 옮김
열린책들, 2017년 4월, 384쪽/ 경제

 

 

경제학은 사회'과학'이 아니다.

 

세상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가 만들어 냈기에 질서가 잡힌 세상과 우리가 사는 ‘실제’ 세상(칸트 말을 인용하면 물자체)이다. 우리가 만들어낸 세상의 여러 규칙은 인간 이성의 결과물이기에 질서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실제’ 세상의 질서(그런 게 정말 있다면)를 지배하는 여러 법칙은 우리 이해 능력을 훌쩍 뛰어넘는다.  경제학이 세상을 그렇게 잘 설명하는 이유는 경제라는 세계의 조직과 구조, 통치 자체가 바로 우리가 만든 경제학 규칙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경제학을 이런 방식으로 보는 것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세상은 경제학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경제학이 생겨나기 이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것으로 생각하는 데 더 익숙하다. 요컨대 우리는 경제학을 하나의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경제학이 묘사하는 대상은 인간 세상이다. 게다가 경제학이 초점을 두는 것은 모조리 가격과 가치라는 특정한 역사적, 문화적 맥락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경제학이 내놓는 여러 묘사는 이 세상에 대한 묘사이면서 동시에 이 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도 하다.

 

 


9.

 

 

 

 

 

 

 

 

 

 

 

 

 

 


<세계의 역사 1>
윌리엄 맥닐 지음, 김우영 옮김
이산, 2007년 3월, 408쪽 /역사

 

 

인도를 알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그리스인들은 폴리스를 형성하여 하나의 정치적 원형을 만들어냈는데, 정치조직을 영토로 규정하여 주권 단위 국가로 편성하려는 서양 세계의 경향이 나타났다. 영토권을 그 밖 모든 형태의 인간조직보다 우선시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도 필연적이지도 않다는 것은 인도의 카스트 원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전쟁과 정치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다양한 관습에 대한 관용과 포용은 인도 특유의 종교 발전과 보조를 같이했다. 진리를 탐구하는 어떤 진지한 사람은 한 명 이상의 스승 앞에 앉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상이한 교의가 각양각색 혼합되고 교착되는 현상이 쉽게 일어났다. 그래서 복잡하게 엉킨 사상의 실타래를 푸는 일은 논리적인 작업이 되어야 했다. 따라서 인도 종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논리적이다.

 

 


8.

 

 

 

 

 

 

 

 

 

 

 

 

 

 


<나의 한국사 공부>
미야지마 히로시 지음
너머북스, 2013년 1월, 436쪽/ 역사

 

 

우리는 왜 일본처럼 오래된 장인이 없는지 의문이 풀리다: 조선은 신분제 사회가 아니었다.

 

당시 신분제  사회인 일본의 직역(職役)과 비교하면 조선 시대 직역은 매우 독특하다. 먼저 조선 시대는 직역을 부담하는 단위인 집단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같은 가족이면서도 구성원에게 서로 다른 직역이 부과되거나, 같은 인물이 다음 해에는 직역이 바뀌어 부과되는 등 개인 단위로 부여되었다.

 

 

농민이니 상인이니, 혹은 관료니 하는 사회 분업에 필수적인 직업이 신분 범주가 아니었다는 점도 조선왕조가 전형적인 의미에서 신분제 국가가 아니었다는 증거다.

 

 


7.

 

 

 

 

 

 

 

 

 

 

 

 

 


<우주가 바뀌던 날 그들은 무엇을 했나>
제임스 버크 지음, 장석봉 옮김
궁리, 2010년 11월, 532쪽/ 과학

 

 

과학은 시대 정신이다.

 

과학은 객관적이라고 말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탐구 방법과 증거에 기초한다. 과학자들은 이론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한다. 같은 결과가 반복되고 방법상 어떠한 오류도 없으면 이론은 살아남는다. 과학을 평가하는 기준에는 보편성이 있다. 진리를 찾는 데 특별한 변명거리가 필요치 않다.

 

 

하지만 어떤 진리를 말하는가? 같은 진리라도 시대에 따라 달라 보였다. 비트겐슈타인을 인용하면 ‘당신은 보고자 하는 것만 보는 것’이다.  세계를 관찰하는 행위는 항상 이론 부가적이다. 가장 기초적인 것에서 가장 복잡한 단계까지 경험의 의미는 경험이 예상되는 기대 범위에 따라 관찰자에 의해 인식된다. 그렇지 않은 것은 의미 없거나 부적절한 것으로 거부된다.

 

 

구조는 가치를 결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도덕과 윤리, 목표, 목적을 결정한다. 이것은 외부 세계 실재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부여한다. 따라서 ‘과학이 찾는 진리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진리는 당시 구조에 의해 정의된다’라는 답밖에는 구할 수 없다.

 

 


6.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
김사업 지음
불광출판사, 2017년 12월, 364쪽/ 종교

 

 

희론(戱論),  말이 의미하는 그대로 실재도 그렇다고 오인하는 일

 

이것과 저것 차이점과 유사점을 구분하여 분류하는 것은 사물 그 자체와 무관하게 ‘말의 차이’ 또는 ‘개념 차이’에 의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말에 따라 보이는 세상도 달라진다. 우리 현실에서 무엇인가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은 ‘이름’이 아니다. 이름 붙이기 이전과는 다른 확고부동한 ‘진실’로 탈바꿈되고 만다. 
 


세상은 말에 의해 움직이고 말에 의해 질서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말의 허구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바로  말의 허구에서 자유롭게 되는 것, 그것이 해탈이다.

 

 


5.

 

 

 

 

 

 

 

 

 

 

 

 

 

 


<오리진>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흐름출판, 2020년 9월, 392쪽/ 인류

 

 

지구 온난화는 우려만큼 나쁘지 않다.

 

기후 온난화 원인이 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앞으로 수만 년 동안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서로 겹치는 밀란코비치 주기 리듬 때문에 정상적으로는 약 5만 년 뒤 지구가 빙하기로 되돌아가야 하지만, 우리가 이미 대기로 쏟아낸 온실가스 때문에 예정된 다음번 빙하기는 찾아오지 않을 게 확실하다. 
 


따라서 인류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지구 온난화 추세는 희망적인 측면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본다면 우리 문명은 북반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여 엄청나게 춥고 건조한 기후로 농업이 불가능한 것보다 뜨거운 세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라깡의 인간학>
백상현 지음
위고, 2017년 6월, 396쪽/ 심리

 

 

인간은 행복할 수 없다.

 

인간은 남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무의식의 억압을 받는다. 무의식은 도덕 명령 형식으로 개인 행복을 강하게 억압한다. 특히 인간 문명이 만들어낸 이웃 사랑이라는 이타성 도덕 명령은 가장 보편적이라 반박 불가능하여 가장 가혹하게 잔혹한 억압자 역할을 한다. 프로이트는 문명의 중핵에 존재하는 무의식 억압이 문명 속에 불편함과 불안을 죄책감 형태로 각인시킨다고 주장한다.

 

 

행복을 추구하지만 고통이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도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행복이란 도덕군자들이 말하듯 선을 추구할 때 동반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고통을 야기하는 역설적 만족의 대상이며, 무의식 억압에 노출되는, 그래서 선의 편이 아니라 악의 편에 위치하는 대상일 뿐이다.

 

 


3.

 

 

 

 

 

 

 

 

 

 

 

 

 


<인간의 내밀한 역사>
시어도어 젤딘 지음, 김태우 옮김
강, 2005년 2월, 640쪽/ 역사

 

 

사랑도 발명된다.

 

낭만주의자들이 새로운 사랑을 발명했다. 이것은 진정 혁명이다. 그들은 오직 남성 간에만 한정되던 두 영혼의 결합이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도 가능하다고 처음 주장했다. 그전에는 사랑에 빠진 남자가 여성을 부양할 만큼 부유하다는 사실만 진지하게 증명하면 되었다.  
 


이런 연유로 사랑 대상이 사랑 그 자체, 즉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되었다. 사랑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되었으며, 사랑받는 상대가 이상화되고, 누구하고든 사랑에 빠질 수 있게 되고, 또 사랑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는 주장이 부추겨져 사랑에 대한 모든 전제 조건이 철폐되었다. 이것은 인류의 가장 놀라운 발명 가운데 하나다.

 

 


2.

 

 

 

 

 

 

 

 

 

 

 

 

 

 


<불교를 철학하다>
이진경 지음
휴(休), 2016년 11월, 356쪽/ 종교

 

 

색즉시공

 

‘나’라는 존재가 ‘있고’ 그렇게 ‘있는’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소유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내’가 있게 되는 순간이 탄생이고, 그 ‘내’가 늙고 죽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사고는 ‘있음’에서 ‘생멸’로 진행한다. 하지만 실상 생멸하는 신체가 있고, 그 신체가 갖는 유사성이나 연속성을 통해 ‘나’라는 존재에 동일성이 부여된다.

 

 

유와 무는 생멸이라는 현상의 두 극단을 표시하는 개념일 뿐, 생멸과 무관하게 존재하지 못하는, 그저 운동을 서술하기 위한 ‘말’일 뿐이다. 따라서 생성의 논리란 헤겔 말처럼 ‘유→무→생멸’이 아니라 ‘생멸→유무’로 되돌려놓고 시작해야 한다. 아무런 규정을 갖지 않는 순수 유무는 없다. 생멸하는 것의 어떤 한 상태를 유라고 지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흔히 말하는 유란 이미 모두 생멸하는 것이고, 그 자체에 이미 유와 무를 비롯해 수많은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1.

 

 

 

 

 

 

 

 

 

 

 

 

 


<서양 윤리학사>
로버트 L. 애링턴 지음, 김성호 옮김
서광사, 2003년 8월, 608쪽/ 철학

 

 
책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정의(定義)된 정의(正義)가 없는 이유

 

정의(正義)는 어떤 행위 유형을 통해서도 결코 정의(定義)될 수 없다. 어떤 유형에 속하던 모든 행위가 항상 정의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윤리학 영역에서 원리는 ‘기껏해야 많은 경우’에 참이 될 수 있는, 단지 대체적인 규칙이나 느슨한 지침 이상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도덕적 삶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때 정확한 목표를 지적하는 것은 부적절한 일이며, 도덕적 삶의 본성이 지니는 다양성과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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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1-06-16 16: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다이제스터님 반기 결산 글이 올라온 것을 보니, 2021년도 절반이 지나감을 느낍니다. 시간이 참 빠르네요... 매번 느끼지만, 북다이제스터님의 결산 페이퍼는 참 대단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6-16 18:26   좋아요 3 | URL
항상 감사합니다. ㅎㅎ
보통 한 달 전부터 준비합니다. ㅋㅋ

mini74 2021-06-16 1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위 3위 찜 ㅎㅎㅎ 라깡, 친구랑 같이 읽자고 샀던 기억이 납니다. 무슨 책이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읽다가 어디 슬며시 놔두고 와선, 아이고 한참 재미있었는데 책을 잃어버렸네! 하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는 개를 키우게 되면 라캉으로 짓겠다며 ㅎㅎㅎ 결국 책은 어디갔는지 모르겠지만 ㅎㅎ 상반기가 지나간다는게 북다이제스터님 글을 읽으니 실감납니다. 좋은 글 유익한 글 잘 읽고 갑니다 ~~

북다이제스터 2021-06-16 19:22   좋아요 1 | URL
친구 분이 라캉 팬이신 것 같습니다. ^^
라캉 책은 넘 어려운데요, 알듯말듯 한 바로 그점이 라캉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붕붕툐툐 2021-06-16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거 넘나 좋네요!! 꾸준히 읽으시면서 페이퍼 쓰시는 모습도 너무 인상적이신데, 탑10까지 뽑으시고!!!
1등은 무조건 담아야죠~ㅎㅎ
2등은 북다님 덕분에 알게되어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하반기도 달려보아요!!🙆

북다이제스터 2021-06-17 15:14   좋아요 1 | URL
ㅎㅎ 감사합니다.^^
하반기에도 함께 달려보아요!!^^

닷슈 2021-06-30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중에 제가 본건 리오리엔트랑 불교를 철학하다. 오리진, 오래된 미래네요. 역시 수준 높은 책을 많이 보십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6-30 16:44   좋아요 1 | URL
이미 보신 책이 4권이니 제 톱10 선정이 잘못된 건 아니죠? 공감해 주시는거죠? ㅎㅎ

blueyonder 2021-06-30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6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덕분에 좋은 책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하반기에도 즐겁고 유익한 독서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6-30 19:06   좋아요 1 | URL
제가 오히려 더 많이 감사합니다. ^^
하반기에도 좋은 책 소개 많이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