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시간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드웨이>, <1030>, <사라진 내일>에 이어 네번째로 읽는 잭리처 시리즈.

네 권 중 가장 재미있었다. 리처에 대한 정보가 가장 많이 담겨 있기도 했다. 그는 군인 가족 출신으로, 어머니는 프랑스인이다. 부모도, 조부모도, 두 살 위의 형도 모두 죽었다. 그야말로 홀홀단신이다.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임이 객관적인 보고서를 통해 전달된다.


그는 모든 종류의 소형화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았다. 육해공군이 공동으로 개최한 1,000미터 소총사격대회에서는 최고점을 기록했다. 적성 보고서에서는 그가 교실에서 평균 이상의 성취도를 보였고 전장에서는 매우 우수하며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고 스페인어 실력 또한 무난하며 모든 휴대용 무기에 능통하고 맨손 격투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빼어나다고 적혀 있었다.   - 전자책 인용


 육체적 능력과 지적 능력을 모두 갖춘 사람. 그리고 커피를 즐길 줄 아는 사람. 


 향긋한 커피 냄새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콜롬비아산이로군. 리처는 생각했다. 거칠게 간 신선한 원두야.  -전자책 인용


 거의 완벽에 가까운 남자가 아닌가? 하지만 파트너로서는 결정적인 결점이 있으니 정착을 못 한다는 것이다. 완벽한 떠돌이 인생. 그는 여벌옷을 가지고 다니는 대신 며칠에 한번씩 새옷을 사 입고 입고 있던 옷은 버린다. 이런 놀라운 행태에 대해 잔소리하는 사람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여기에 대해 리처도 할 말은 있다. 



가게 주인은 현금으로 120달러를 받았다. 나흘 정도는 이걸로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루에 30달러 꼴. 1년을 계산하면 1만 달라가 넘는 액수다. 의복만으로 1년에 1만 달러. 어떤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 하겠지. 그렇지만 리처는 이렇게 사는 게 좋았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옷에 쓰는 돈이 1년에 1만 달러에도 턱없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좋은 옷 몇 벌을 옷장에 모셔두고 지하실에서 세탁을 한다. 그렇지만 옷장과 지하실은 집이라는 테두리에 둘러싸여 있고 집은 1년에 1만 달러보다 훨씬 비싸다. 사든 빌리든, 어느 쪽이든 말이다. 게다가 때맞춰 수리하고 유지보수를 하는 데도 돈이 든다.

그러니 정말로 정신이 나간 건 누굴까?   - 전자책 인용


 맞아. 니 말 맞아. 하지만 그래도 네 쪽이 더 정신이 나간 걸거야... 


 이번 이야기에서 잭 리처는 그가 탄 버스가 우연히 사고를 당하여 시골 마을 볼턴에 머무르게 되고, 거기에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마약밀매 현장을 목격한 증인인 노부인 재닛 솔터는 재판에서 증언하기 전까지 경찰들에 의해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 마을에는 몇년 전 유치하여 지은 교도소가 있는데, 만일 교도소에서 탈옥이나 패싸움 등이 발생하여 싸이렌이 울리면 경찰관 전원이 출동하여 경계근무를 서야만 하는 약점이 있다. 마약밀매단이 이 점을 이용해 재닛 솔터를 해치려 할 것이라고 예상한 리처는 경찰들과 협력하여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데... 


 재닛 솔터. 이 노부인 정말 환상적인 분이다. 


"(...) 난 옥스퍼드대학교의 도서관학과 교수었어요. 거기서 보들리언도서관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줬고. 나중에는 미국으로 돌아와 예일대학교 도서관을 운영했지요. 그런 다음에 퇴직해서 마침내 고향인 볼턴에 돌아온 거예요."

"부인께서 가장 좋아하는 책은 뭡니까?"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책은 뭐죠?"

"전 없습니다. 부인은요?"

"나도 없어요."    -전자책 인용


 무려 옥스퍼드대학교 교수에 예일대학교 도서관을 운영했던 분이 제일 좋아하는 책은 없다고 대답하다니. 뭔가 멋있다. 나도 앞으로 그렇게 대답해야지. 하지만 내가 그렇게 대답하면 그냥 책을 안 읽은 사람으로 보이겠지... 

 게다가 목격자라는 신분으로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걸 받아들이는 이 자세를 보라. 


"나 자신이 매우 대단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무슨 특권 말인가요?"

"내가 이제껏 지켜온 삶의 원칙대로 행동할 기회를 경험하고 있잖아요. 세상을 살다보면 끔찍하고 사악한 일을 마주하기 마련이지요. 그렇지만 나는 우리의 법제도를 믿어요. 피의자들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동시에 그들에게 불리한 증거를 갖고 있는 증인들을 대면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도 믿어요. 하지만 말이야 항상 쉽지. 그렇지 않나요? 그걸 행동으로 보여줄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무척 드물어요. 감사하게도 내겐 그런 기회가 찾아왔지요."    -전자책 인용


  와우. 교수님 너무 멋져요 ㅠㅠ 


  또 이 책에는 멋진 여성이 한명 더 등장한다. 바로 수잔 터너. 리처가 지휘관으로 있었던 110특수부대의 현 지휘관이다. 이번 책의 특징 중 하나는 리처의 베드씬이 안 나온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수잔 터너와 전화로 썸을 타기만 하고 만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 둘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도움을 주는 관계이지만 썸을 타면서 티키타카도 하는데, 그게 또 재밌다. 


"전 애꾸눈에 꼽추에다 나이는 쉰 살이나 돼요."

"그럴 줄 알았어.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치 챘지."

"못 되게 구시긴."

"키는 165에서 170센티미터 정도일 것 같은데. 목소리가 후두를 통해 나는 걸 보면 꽤 말랐고."

"그러니까 제 가슴이 절벽이라고 하시는 건가요, 지금?"

"기껏 해봐야 75A일 거고."

"젠장."    -전자책 인용


 그리고 이 장면. 이거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본 것 같다. 철벽 치는 수잔 터너 ㅋㅋ 너무 웃김 ㅋㅋ 


리처가 물었다.

"자네 결혼했나?'

그녀가 물었다.

"선배님은요?"

"안 했지."

"한 번도?"

"한 번도."

"별로 놀랍지도 않네요."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전자책 인용

"다른 건요?"

"결혼은 했나?"

그녀는 대답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 전자책 인용


 왜 안 가르쳐 주는거야 ㅋㅋ 리처 얼마나 궁금했을까. 

 또 이번 편에서 리처가 한국에서 머물렀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우스다코타 지역이 그렇게 추운 곳인가? 리처는 마을에서 머무는 동안 추위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한다. 추워 죽겠다는 식의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그런데 리처가 경험한 한국도 비슷했나 보다. 


"지금 이게 춥다고요?"

"따뜻한 건 아니죠."

"이 정도면 약과입니다."

"알죠." 리처가 말했다. "한국에서 겨울을 나 봤으니까. 이것보다 훨씬 매섭죠."

"그런데요?"

"군대가 따뜻한 외투를 지급해줬거든요."

"그리고?"

"그리고 한국은 최소한 재미있기라도 했죠."     -전자책 인용


 시리즈 중에 한국이 배경인 것도 나오려나?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은데. 

 참, 이번 책에서는 "~하오"체가 사라졌다! 말투가 훨씬 자연스러워져서 읽기 편했고, 어쩐지 나이들고 무례하게 느껴지던 리처가 젊고 예의바른 청년으로 느껴졌다. 축하합니다, 잭 리처. 번역 덕에 회춘했어요. 나는 이 차이가 출판사가 바뀌었거나 번역자가 바뀌어서일까 했는데 지금 보니 출판사 동일(오픈하우스), 역자는 <사라진 내일>도 번역했던 사람이었다. 아마 출판사 내에서 하오체의 부자연스러움을 지적했던 게 아닐까 싶다. 


 잭 리처 시리즈 중 고작 네 권 읽었을 뿐이지만, 마지막 100쪽 정도에서 숨가쁘게 몰아치는 게 특징인 것 같다. 어젯밤에도 막판에 손에서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어 버렸다. 엄청난 박진감과 속도감이다. 매권마다 장면과 상황 묘사도 굉장히 세세한데, 이런 작품을 꾸준히 써내고 있는 작가, 대단하다. 

  

 과연 잭 리처는 재닛 솔터를 지켜내고 범인을 때려잡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읽어보시라! 


 ※ 잭 리처 시리즈의 추천 포인트

    1. 액션/스릴러물이라는 장르상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에 별로 필요하지         도 않으면서 과하게 집어넣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수준이라고 봄. 

    2. 잭 리처의 신변잡기 정보를 모아가는 재미(예: 잭리처의 양치법, 잭리처의 다림질법) 

    3. 잭 리처의 티키타카/농담 센스 

    4. 추리와 액션은 덤.  


 다음은 <악의 사슬> 이다! 

    

어느 때보다도 맑고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신호가 내려진 순간 상대가 누구든 천 배는 빨리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들고 발사할 수 있을 것 같은 흥분과 설렘이 느껴졌다. 놈이 총을 들어올리기도 전에 땅속에 묻힌 광맥을 감지하고 쇠 냄새를 맡고 도면을 그리고 부품을 주조해서 직접 총을 만들고도 시간이 남을 것 같은 그 오싹한 고양감.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죽음이 나를 두려워하리라.
두려움을 공격성으로.
죄책감을 공격성으로.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7-21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꺅 >.<
저도 61시간 재미있었어요.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잭 리처 읽는 족족 팔아버렸지만 61시간 읽으면서 모아야겠다 생각했지요. 후훗. 수잔 터너와 핑퐁같은 대화하는 거 넘나 좋고요 잭 리처 유머감각 좋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 저 악의 사슬은 읽었던데(마치 다른 사람 말하듯한다) 안읽은거 슬슬 하나 또 읽어줘야겠어요. 으하하핫.

독서괭 2021-07-21 14:08   좋아요 2 | URL
61시간은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기본 스토리도 탄탄하고, 소소한 재미요소들도 많구요. <악의 사슬>은 다부장님이 부장되기 전 시절에 읽으셔서 다른 사람처럼 말하시는 거겠죠? ㅋㅋ 저 리차일드 마니아 순위 11위이던에 이 글 올렸으니 순위 좀 상승하려나요. 1위는 다락방님일까요?

다락방 2021-07-21 14:11   좋아요 2 | URL
아니, 저 두번째 마니아네요? 그러면 첫번째 마니아는 누굴까요??????????????????

독서괭 2021-07-21 14:13   좋아요 3 | URL
이럴수가!! 설마 첫번째 마니아는 잭리처 본인…?

잠자냥 2021-07-21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잭 리처 이 친구는 ㅋㅋㅋㅋㅋ ‘거칠게 간 신선한 원두‘인 줄도 냄새로만 아는 겁니까? ㅋㅋㅋㅋ

잠자냥 2021-07-21 14: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참, 저도 가장 좋아하는 책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21 14:40   좋아요 3 | URL
아니, 책을 어느 정도 이상으로 읽으면 그렇게 되는 건가요? ‘가장‘을 꼽기 어려워서 그런가요? 하긴 저도 몇권만 뽑아보라면 어려울 것 같긴 하네요..
잭 리처 개코 인증 ㅋㅋ

scott 2021-08-06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제 알라딘에서 괭님 잭리처 전문가로!

이달의 당선 추카~*

독서괭 2021-08-06 15:42   좋아요 2 | URL
이번달엔 전혀 기대가 없었는데 리처가 저에게 선물을 주네요ㅎㅎ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8-06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독서괭 2021-08-06 18:21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당~^^

페넬로페 2021-08-06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축하드려요.
잭 리처의 매력을 저도 느껴보고 싶어요~~

독서괭 2021-08-06 18:22   좋아요 1 | URL
ㅎㅎ <61시간>으로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초딩 2021-08-06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앙 우앙
독서괭님 측하드려요~

독서괭 2021-08-06 18:22   좋아요 1 | URL
초딩님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1-08-06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독서괭 2021-08-06 18:22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1-08-06 1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08-06 18:23   좋아요 2 | URL
앗 글 올렸다 하면 밑에 <thkang1001님도 이 책을 좋아합니다>라고 뜨는 그 분이시죠?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08-06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잭 리처>의 주인공이 톰 크루즈로 알고 있는데, 독서괭님 글을 읽으니 잭 리처의 주인공은 본 시리즈의 주인공 맷 데이먼이 더 어울리지 않았나 잠시 생각해 봅니다.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08-06 21:04   좋아요 2 | URL
오 맷 데이먼! 톰크루즈보다 어울릴 것 같네요. 톰크루즈도 멋지긴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땐 책으로 안 봐서 형성된 이미지가 없었거든요^^ 호랑이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8-06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잭리처 퀴어문학 전문가 독서괭님 축하드려요 🎉 너무 읽고 싶어지는 리뷰였어요 ^^

독서괭 2021-08-06 21:04   좋아요 1 | URL
읽고 싶어진다는 게 리뷰에 대한 가장 기분좋은 반응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아침 6:30에 뒤척이는 둘째 때문에 깼다. 다행히 둘째 녀석 다시 잠이 들고, 나는 선택지 3개 중 고민에 빠졌다. 

 1. 다시 잔다.

 2. 운동한다.

 3. 책을 읽는다. 

 달리기는 격일로 하므로 오늘은 하는 날이 아닌데, 어쩔까.. 하다가 3번을 선택. <고독의 우물>을 폈다. 이 두꺼운 장편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긴 이야기의 흐름과 세밀한 감정묘사를 좋아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이 정도의 장편은 근래에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 같은데, 잘 팔리지 않아서일까. 고전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더 고전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걸까.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 최근 문학에서는 보기 힘든,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작은따옴표('')속에 넣어 보여주는 기법을 나는 좋아한다. '오, 신이시여!' 그녀는 생각했다. '내일이 되면 이런 기분은 잊히겠지. 하지만...' 뭐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내면의 속삭임 말이다. 


<고독의 우물>은 주인공 스티븐의 일생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아이는 생식기는 여성이지만 남성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남성적 젠더표현을 하는, 트랜스남성(FTM이라고도 한다)으로 보인다. 스티븐의 아버지 필립경은 학식이 깊고 사려깊은 귀족 남성인데, 보수적인 영국 신사답지 않게, 아이의 내면을 알아보고 신중하게 지켜보면서도 기존의 틀에 가두려고 억압하지 않는다. 이 아버지, 진짜 멋지다... 스티븐은 아버지를 지극히 사랑하고, 아버지를 쏙 빼닮은 모습으로 자라면서 운동과 책을 동시에 사랑하는(!) 멋있는 사람으로 자라난다. 하지만 스티븐의 어머니 애너를 포함한 다른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스티븐은 괴상하게 보일 뿐이다. 사춘기에 들어 스티븐은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과잉 의식하게 되면서 괴로움을 겪게 된다. 


 스티븐이 일곱살일 무렵, 이웃 귀족의 집에 방문했다. 고작 일곱살 아이에게 많이 먹는다고 조롱을 던지는 그집 부인, 케이크를 먹는 내내 스티븐을 지켜보며 비웃을 거리를 찾는 남자아이 로저와 자신은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에 걸린다며 내숭을 떠는 그 동생의 모습을 보며 경악스러웠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건방지게 구는 로저에게 맞서는 위풍당당한 스티븐이, "난 여자랑은 싸우지 않아."라며 나가버리는 로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장면은 정말 슬펐다. 여성에게 요구되는 육체적, 정신적 코르셋은 자신이 여성이라고 느끼는 여성들에게도 가혹했지만 자신이 남성이라고 느끼는 여성에게는 더욱 가혹했을 것이다.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겪게 되는 이 부조리함을 촘촘하게 펼쳐보인다. 

 그래도 스티븐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인 아버지 필립경이 있는데.. 이 책의 제목만 봐도 해피엔딩은 아닐 것이 예상된다. 스티븐에게 엄청난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강력한 예감.. 으으 불안불안 마음이 조이는 느낌으로 읽고 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여성의 종속에 관한 이야기를 '듣똑라'에서 들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데뷔했을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당시 브리트니와 크리스티나아길레라가 그야말로 핫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둘 모두 좋아했다. 그 시절 이후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삭발을 했다던가 마약을 했다던가 살이 쪘다던가 그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최근 왓챠에서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가 방송되었다고 한다. 브리트니는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보아 성인이면서도 피후견인이 되었는데 후견인으로 친아버지가 선정되었다. 그런데 브리트니가 콘서트도 활발하게 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가는 와중에도 후견이 계속되어 무려 13년째라고 하며, 브리트니는 그동안 아버지의 승인 없이는 무엇도 할 수 없는 속박을 받았다며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프리브리트니(freebritney)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고.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여성연예인에 대한 이중잣대, 여성혐오, 선정적 언론 등에 의하여 브리트니가 얼마나 고통받아 왔는지 조명했다고 한다. 한때 최고의 디바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이렇게나 힘든 시절을 겪고 있었다니 마음이 아프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연예인에 대해 특히 가혹한 언론보도로 인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선정적인 언론보도에 흥미로워하며 소비하는 독자들도 공범이 아닐지.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140&aid=0000043900




성년후견제도는 우리나라에도 2011년에 도입되었다(그 전에는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제도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년후견제도에 의해 부당한 권리침해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아차, '주제독서: LGBT+'를 이제 슬슬 마무리하려고 이론서 두권을 골라 주문했다.
















 <퀴어, 젠더, 트랜스>는 번역서이고 <퀴어 이론 산책하기>는 우리나라 연구자가 쓴 책이니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얼마나 어려울지는 잘 모르겠는데... '재미있다'는 평이 있는 것만 믿어본다. 

 그러나 이것으로 주문을 마치려던 나에게 알라딘이 알림으로 이런 책을 알려주었다. <변이의 축제>라고 하여 난 그냥 진화론 책인 줄 알았지.. 책 소개를 읽어보니 동성애/트랜스젠더 관련 서적이 아닌가. 아이고 어쩐다.. 684쪽이나 되는데.ㅜㅜ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1-07-19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독의 우울>은 제 스타일은 아닌데 독서괭님 리뷰 읽고 나니 관심이 생기네요 ㅎㅎ
독서괭님 주제 독서 너무 멋져요! 저는 봄바람에 살랑살랑 스타일이라 두서가 없는데, 저도 언제쯤 독서괭님처럼 주제 독서 함 도전해 볼래요!!
브리트니 이야기는 저도 기사에서 본 적 있는데, 뭐야? 이게 진짜야? 할 정도로 믿어지지가 않더라구요 ㅠㅠ

독서괭 2021-07-19 13:13   좋아요 1 | URL
아니 단발머리님, 전방위로 많이 읽으시는 분께서 무슨 그런 말씀을. 전 많이 안 읽으면서 두서없이 읽으니 뭔가 남는 게 없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즐거우려 읽는 거니 꼭 남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좀더 의미를 찾고 싶어서요^^ 다음 주제는 뭘로 할까 고민하는 것도 꽤나 즐겁습니다.
브리트니 진짜.. 저도 충격적이었어요 ㅜㅜ

잠자냥 2021-07-19 1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고독의 우물>은 제목이 완전 스포일러네요..;;; ㅜㅡㅜ

독서괭 2021-07-19 13:15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이예요. 아무래도 조만간 아버지가 죽을 것 같고 그러면 엄청난 시련이 펼쳐질 것 같아 너무 무서워요 덜덜(제발 아부지 오래 사세요 ㅜㅜ)

단발머리 2021-07-19 13:16   좋아요 1 | URL
스포일러라 하시니, 자꾸 쳐다보게 되네요. 흠.... 고독의 우물이라.....

다락방 2021-07-19 13: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브리트니를 엄청 좋아해서 시디 나오면 다 사고 그랬엇는데요 제가 아주 오래전에도 브리트니에 대한 글을 쓰니 누군가가 브리트니의 방탕한 생활이나 뭐 그런걸료 얘기하고 그랬어요. 저는 그런 댓글이 좀 기분 나빠서 ‘그렇게 어린 여자를 유명하게 만들어놓고서는 그것들을 한꺼번에 끌어안게 된 사람에게 다들 너무한 거 아니냐‘라는 뉘앙스로 댓글 달고 그랬었는데요, 젊은 여성을 자기들 기호에 맞게 소비해서 대스타로 만들어놓고 그런데 그녀가 자기들 생각대로 혹은 자기들 기준대로 살아가지 않는 것에 대해 어리석다 철이없다 튄다 등등 말이 많았더랬죠. 그때는 여성혐오가 뭔지도 모르던 때였는데 그녀에게 대중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그 젊은여성을 대중은 얼마나 성적으로 소비했는지. 하아-

저도 생각난 김에 브리트니 다큐 봐야겠어요.

독서괭 2021-07-19 14:12   좋아요 4 | URL
여성혐오가 뭔지 모르던 시절에도 핵심을 파악하셨군요. 어린 소녀를 성적대상으로 삼아놓고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사귀자 혼전순결 유지하는지 캐묻고.. 진짜 너무합니다. 듣똑라에서 그러던데 11살에 무슨 오디션 프로그램인가 나갔던 브리트니에게 심사위원이 ˝남자친구 있냐, 나는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는데요(듣다가 이런 씨불놈하고 현실욕 튀어나왔..). 이것도 다큐에 나온다고 합니다. 꼭 보시고 감상 알려주세요(흐흐)

레삭매냐 2021-07-19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브릿니가 나이가 몇 개인데
여적 성인 후견을 받아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문득 어느 방송인가 인터뷰
에서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이 브릿니를 쏠 수 있는 기회
가 있다면, 그러겠다고 말한
기억이 나네요...

독서괭 2021-07-19 18:16   좋아요 3 | URL
헉 그 사람은 왜 그런 말을 했대요?
한번 피후견인 낙인이 찍혀버리면 되돌리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그래도 이번에 의회까지 나섰다고 하니 브리트니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새파랑 2021-07-19 16: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독의우물 표지가 너무 눈길이 가네요. 내용도 흥미롭고~!!
선택지 3개중 운동하면서 책을 읽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서괭 2021-07-19 18:17   좋아요 3 | URL
표지가 참 의연하면서도 쓸쓸해 보이죠? 정말 재미있어요.
저도 늘 하는 생각입니다 운동과 책을 함께한다면 참 좋겠다는..!

얄라알라 2021-07-20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2.3 선택지에 저라면 4 아침부터 스마트폰이 있었을텐데 독서괭님의 1,2,3 선택안은 다 건전건전 이시네요.

브리트니 속옷 노출 = 엄마자질 부족

이런 식의 *같은 기사도 있었던지라, 오래 전 일이지만, 그 기사보고 분개했던 생각이 납니다. 브리트니가 한 순간 정신이 무너진 것 처럼 묘사되지만 어린 시절부터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겨내고 잘 활동하는 그녀가 대단해보입니다.

독서괭 2021-07-21 10:39   좋아요 2 | URL
ㅎㅎ 어쩌다보니 최근 매우 건전한 여가생활을 하고 있네요^^
저런 기사도 있었나요.. 대체 엄마의 자질이란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자격없는 기자들 좀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좋은 기자들까지 묶어서 욕먹잖아요. 이런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도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걸 보면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펠리시아의 여정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5
윌리엄 트레버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릴러적 요소의 스포일러는 하지 않으려 조심했습니다만, 대략의 줄거리는 나옵니다. 


 제목을 보고, 첫 장을 읽는 순간 느낌이 온다. 펠리시아, 고생길이 펼쳐지겠구나! <펠리시아의 여정>, 원제는 <Felicia's Journey>인데, 'journey'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특히 멀리 가는)여행[여정, 이동]'이라고 한다. 보금자리로 돌아올 것이 예정되어 있는 '여행'과는 달리 '여정'은 어쩐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펠리시아의 고향인 아일랜드가 가톨릭 국가인 점을 감안해 성경에서 'journey'가 어떻게 쓰이는지 찾아보니 '사역'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는 모양이다. 신이 주신 임무를 행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겪은 자는 그 사역에 대한 보상으로 신의 은총을 얻는다. 펠리시아가 여정 끝에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소설은 펠리시아가 고향 아일랜드를 떠나 영국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시작되며, 그녀가 떠난 이유를 회상을 통해 보여준다. 이유는 분명하다. 그녀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옛날 이웃집 오빠인 조니를 만난다. 그녀는 조니와 사랑에 빠진다. 어머니를 만나러 고향에 왔을 뿐인 조니는 떠나고, 펠리시아에게 남겨진 것은 뱃속의 아기와 '조니는 영국 버밍엄 북부 지역의 잔디깎이 부품 공장에서 일한다'는 불분명한 정보뿐이다. 펠리시아의 아버지는 영국놈과 만나는 것은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임신했다는 그녀의 말에 "창녀"라는 말을 던진다. 아일랜드에서는 1861년 낙태금지법을 제정하여 낙태를 하면 최고 징역 14년에 처했고, 2018. 5.에야 낙태죄가 폐지(여성이 원할 경우 임신 12주 이내에서는 다른 사유가 없어도 임신중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되었으므로, 이 소설이 발표된 1994년에는 낙태죄가 엄연히 존재하였으며, 아버지와 100살 된 증조할머니의 존재로 대표되듯 아일랜드는 엄격한 가톨릭이며 보수적인 국가이다. 그녀에게 어떤 선택지가 남아 있었겠는가? "그런 쪽으로는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알아서 해."라고 말하는 7-8살 연상의 남자를 믿었다는 이유로, 그의 주소나 연락처를 제대로 받아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녀는 "전통적인 죄, 탐욕의 죄, 참을성 부족의 죄"를 짊어지고 구원을 찾아 떠난다.


 그러나 펠리시아가 영국에 도착해 아무리 수소문을 해보아도 잔디깎이 부품 공장을 찾을 수가 없다. 길을 헤매고 다니는 그녀의 앞에 자꾸만 한 남자, 힐디치가 나타난다. 힐디치는 이 소설을 스릴러소설로 분류되도록 만든 장본인인데, 이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독자는 긴장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대체 어떤 인간인지, 어떤 의도인지 좀처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매의 눈으로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는, 즉 어리고, 순진하고, 이방인이고, 의지할 데 없는 여성을 포착하여 토끼몰이 하듯 모종의 목적을 향해 몰고 간다는 점이 소름을 돋게 한다.

 헤매는 펠리시아 앞에 나타난 또 다른 인물, 캘리거리는 일종의 종교공동체에서 지내며 전도를 위해 돌아다니는 여성으로, '지상낙원'이 그려진 안내책자를 들고 다닌다. 갈 곳이 없는 펠리시아는 캘리거리를 따라 종교공동체에 잠시 몸을 의탁하지만 곧 그곳을 떠난다. 그 뒤 힐디치가 짜둔 그물에 걸려 결국 그의 집에 머물게 되고, 임신중단 수술까지 받는다. 그러나 펠리시아는 힐디치의 기대와 달리 그의 곁에서 떠나고자 한다.


 이제, 아기는 사라졌고 조니를 찾을 가능성도 사라진 마당에 펠리시아가 택할 수 있는 길이 뭐가 남아 있을까? 집을 나와 떠도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쉽게 "집 나오면 고생이야, 얼른 들어가."라고 말하는가. 홈 스윗 홈. 돌아온 탕아가 가족의 품에서 회개하는 스토리에 익숙한 독자라면 펠리시아 역시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서로를 얼싸안는 눈물의 상봉을 기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작가는 완전히 반대의 결말을 보여줌으로써 통념의 전복을 꾀한다.

 캘리거리가 보여준 '지상낙원'도, 힐디치가 제시한 '거짓 섞인 안락'도 펠리시아에게 구원이 될 수 없었다. 그녀가 얻은 구원은 확실한 현실이면서도 진실한 연민에 기초한다. 말하자면 '얼굴에 비치는 따뜻한 햇볕'같은 것, "그럴 필요가 없는 어떤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구급차를 부르는 것"이나 "밤에 수프를 가져오는 여자들", "자신의 존재를 부랑자들의 썩은 이에 바치는 치과의사"다. 나는 이토록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소설을 본 적이 없다.


 'Felicia'라는 이름은 라틴어 'felix'에서 유래했는데, 그 의미는 'happy, lucky'라고 한다. "밑바닥 인생"에도 따뜻한 햇볕이 비춰질 수 있는 세상이라면 그녀도 이름대로 행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남은 여정이 너무 고되지 않기를 빌며, 다정한 세상을 위해 작은 선의라도 보태고 싶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07-16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행과 여정은 비슷한 단어이면서도 주는 느낌은 다른것 같아요. 이 책의 제목도 정말 매력적인거 같아요. 그녀의 독자적인 여정을 저도 응원합니다~!!

독서괭 2021-07-16 15:56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여정은 뭔가 아련한 느낌도 있는 것 같아요. 새파랑님의 희곡 여정을 저도 응원합니다~!!

잠자냥 2021-07-16 15: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단 저기 셋째 문단에 힐대치는 누구인가요? 최대치도 아니곸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16 15:56   좋아요 2 | URL
아앗 이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최대치 ㅋㅋㅋㅋ

잠자냥 2021-07-16 15: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journey‘라는 단어에 사역이라는 뜻도 있군요. ‘신이 주신 임무를 행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겪은 자는 그 사역에 대한 보상으로 신의 은총을 얻는다. 펠리시아가 여정 끝에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이 부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펠리시아의 이름(Felicia)에서 해석해 보신 부분도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독서괭 2021-07-16 15:58   좋아요 3 | URL
뭔가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와 이 이야기가 매칭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고 좀 찾아보았으나 저의 짧디짧은 성경지식으로는 파악이 불가능했습니다 ㅎㅎ 흥미롭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1-07-19 1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쨕 쨕 쨕 !!!

수고하셨습니다.

독서괭 2021-08-03 09:16   좋아요 0 | URL
앗 매냐님 댓글에 답을 안 했었네요.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21-08-03 0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포 없이 이리 아름답게 리뷰를 쓰실 수도 있군요!! 하하! 탄복하고 갑니당~😊

2021-08-03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3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를 알라딘 개미지옥으로 끌고 들어오는 데 톡톡히 일조하신 ㅈㅈㄴ님께서 추천해 주옵신 <고독의 우물>을 읽기 시작하는데, 추천의 글을 쓴 사람이 '해브록 엘리스'였다. 누군지 각주도 없어. 하지만 나는 이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몇시간 전에 읽은 책에 등장했던 것이다! 





바로 아래 사진. <조선의 퀴어>의 초반부에 등장한다. 나는 처음 들어봤지만 이쪽 분야에서 선구자로 유명한 분인가 보다. <조선의 퀴어>를 읽지 않았다면 위 추천사는 누구지?하고 그냥 넘어갔겠지. 흐흐. 연계독서의 뿌듯함이랄까. 



그나저나 이 두 책 모두 참 흥미진진하다. 오늘 새벽에 깼다가 <고독의 우물>을 조금 읽었는데, 잠이 다시 안 와서 혼났다. 너무 피곤하다..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lstaff 2021-07-1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혹시 악기하시나요?

독서괭 2021-07-16 14:38   좋아요 0 | URL
네? 무슨 말씀이신지^^;

다락방 2021-07-16 15:01   좋아요 1 | URL
음.. 제 생각에는 독서괭님의 손가락을 보고 혹시 악기 다루는 일을 하시는 건 아닌지..를 물으시는 것 같은데요. (틀릴 수 있음 주의)

독서괭 2021-07-16 15:07   좋아요 1 | URL
헉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그러고보니 제 손가락이 사진에 나오는군요 ㅋㅋ 근데 어딜 보고 악기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참고로 악기 못 합니다.. ㅜㅜ

Falstaff 2021-07-16 15:20   좋아요 1 | URL
손톱이 짧아서 말입죠.
혹시 물어뜯는 버릇 있으세요? 보다 악기 하세요?가 좀 나은 거 같아서 그랬는데,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이런 건 아예 묻지 말아야 하는데요. 죄송합니다. (아, 죄송할 짓을 왜 했을까. 흑흑....)

독서괭 2021-07-16 15:2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물어뜯는 버릇은 없고 항상 이정도로 자르는데 제가 좀 짧게 자르는 편인가 봅니다 ㅋㅋ 아니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ㅎㅎ

잠자냥 2021-07-16 15:52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다락방님처럼 생각했다가, 독서괭님 프로필 사진(?) 보고 그러신 것인가 했습니다요. 그런데 그러기엔 저 프로필(음반 듣는 고양이 그림)은 알라딘에서 여러분이 쓰고 있어서 그것도 아닐 것 같고... 결론은 주정뱅이 폴스타프가 낮술을 한 것으로.....*찰싹*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16 16:10   좋아요 2 | URL
생각지도 못한 제 손톰 땜에 이렇게 댓글이 달리다니 ㅋㅋ 제 프로필 사진(?)은 사실 음반 좋아하시는 잠자‘냥‘님께 더 어울리는 것 같네요. 전 옛날 옛적 첨 서재 만들 때 고양이가 좋다는 이유로 그냥 선택한 후 한번도 안 바꾸고 있습니다..

청아 2021-07-16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럴때 기분 너무 좋죠! 잘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ㅋㅋㅋ😉

독서괭 2021-07-16 14:39   좋아요 2 | URL
맞아요~ 연계독서를 별로 안 해 봐서. 괜히 뿌듯하고 그러네요 ㅎㅎ

잠자냥 2021-07-16 14: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잉?! 전 왜 <고독의 우물>도 <조선의 퀴어>도 읽었는데 ˝해브록 엘리스˝는 감감 모르는 것인가효! ㅎㅎㅎㅎ
독서괭 님 연계독서 승!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16 14:39   좋아요 3 | URL
ㅋㅋㅋ 우연히 같은 날 두 권을 시작하는 바람에 알게 되었다는 것! 우연의 승!입니다. ㅋㅋ

다락방 2021-07-16 15: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고독의 우물 읽었고 조선의 퀴어는 안읽었고 해브록 엘리스는 누군지 모르겠네요? ㅋㅋ 사실 고독의 우물 읽은지 십년은 된 것 같아서 내용은 1도 기억이 안난답니다? 이러면서 독서는 왜 하는 것인지.... 히융 ㅜㅜ

독서괭 2021-07-16 15:09   좋아요 1 | URL
에이 추천사 쓴 사람을 일일이 기억하면 AI이지 사람이겠어요? ㅎㅎ 저도 이글 안 써두었으면 틀림없이 1년 뒤에는 홀랑 까먹었을 겁니다.. 글 썼는데도 까먹을 수 있음 주의.

새파랑 2021-07-1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를 개미지옥으로 이끄시는 ㅈㅈㄴ님은 악마인가요? 🤔

독서괭 2021-07-16 15:38   좋아요 1 | URL
음 뭐 ㅈㅈㄴ님 본인이 선구적으로 빠져 계시니.. 뭐라 할 수도 없을 것 같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1-07-16 15:40   좋아요 2 | URL
본인이 선구적으로 빠져 계시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16 15:45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도 마찬가지이십니다 ㅋㅋㅋ

새파랑 2021-07-16 15:4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친화력을 봤을 때는 악마는 아니신 걸로 😊

잠자냥 2021-07-16 15:51   좋아요 1 | URL
악마 요괴인간 ㅈㅈㄴ 은 스스로 책의 바다로 분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16 16:11   좋아요 1 | URL
헉 스스로 정체를 밝히셨다!

다락방 2021-07-16 16:13   좋아요 1 | URL
듣자하니 다락방은 천사 라는 소문이 있던데요? (자기를 제3자화 시켜 말하고 도망간다)

독서괭 2021-07-16 16:25   좋아요 1 | URL
아니 어쩌다 천사님이 타락하여 이 개미지옥에…
 
아주 편안한 죽음 을유세계문학전집 11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강초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설적인 제목이다. 삶을 사랑하는 한 죽음은 편안한 것일 수 없다. 어머니의 고통받는 육신과 그 안에 담긴 영혼의 변화를 지켜보는 작가의 예리한 성찰이 돋보인다. 그는 선언한다-죽음은 하나의 부당한 폭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