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삶

 

여러가지로 마음이 부산한 나날이다.

집 이사 문제가 생겨 그동안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너무 힘들어서 그냥 어느 정도 알아보고 그만 알아보기로 했다.

언덕이고 그래서 힘들게 예상되는데 그래도 좀 고생스러워도 조금더 넓고 훤한데로 가자고 마음먹었다. 뭐 운동하지뭐.

이사는 7월 하반기에 갈 것같다.

태은양이 걱정이다. 어린이집을 어떻게 해야할지. 가뜩이나 새로운 환경을 달가워 안하는데~

 

2. 일

 

덕분에 기간을 충분히 주었음에도 일을 못해 피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밤마다 일하고 집알아보는 꿈을 꾸고 아침에 깨면 꿈이구나 싶다.

 

3. 글

동화 쓰기 모임 마지막 달인데 쓸 수 없게 되었다.

못 썼다.

ㅠㅠ

할일을 못했다는 것에 대한 무게는 엄청나다.

 

4. 갈망

 

그 와중에 양철나무꾼님이 보내주신 라이팅 클럽을 읽고 중간 중간 다시 읽기도 했다.

도저히 바쁜 일을 끝내고 볼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 새 5월의 산타가 다녀갔다.

많은 책이 왔고 내가 좋아하는 청소년 소설과 동화가 찾아왔다.

안 읽고는 못 베겨서 두권을 자다 한두페이지씩 읽고 있다.

이런 대책 없는 내 모습이라니. 일끝내고 읽으라니까

그런데 넘 궁금하다고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모습같다.

5월의 산타님 넘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책들은 제가 정말 너무나 좋아하는 종류이고 그런 종류의 글을 쓰고 싶어 안달복달한답니다.

 

5. 감기

 

이 와중에 이 죽일놈의 감기는 떡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목감기와 코감기 그리고 두통

코가 막히고 침을 못 삼기고 기침도 계속

이 여름에 왜 난 꼭 감기를 붙잡고 사는지.

 

 

6. 기쁨과 기대와 두려움

 

어떤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불안 때문에 제대로 밝히지 못한 일이 있다.

밝혔다가 금세 비공개로 바꿔서 그 글을 읽으신 소수 서너분만 아시는 일

이젠 숨길 수 없는 겉모습으로 여기에서도 밝혀 축하받고 싶다.

우리집에 가족 하나가 늘게 되었다.

이 나이에.

41살의 나이에 둘째라니.

하지만 누군가 늦둥이라고 하면 좀 기분이 나빠진다. 워낙 첫째도 늦게 낳아서 뭐~

아직 늙은 느낌이 싫은 가보다.

사실 그동안 맘 고생이 심했다.

심한 입덧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고 누워만 지낸 나날 거의 4개월.

4개월까지 내내 하혈이 있어서 누워만 지내야했다.

11주에 한 기형아 검사 듀얼테스트에서 다운증후군 고위험군이 나와서 초초한 시간을 보내다

보건소에서 한 퀘드 검사는 정상, 그리고 얼마전 한 양수 검사 정상. 정밀 초음파로 전체 신장과 여러가지 기형 검사 정상. 그리고 성별 확인(군대간단다)

혹시 잘못될까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지낸 나날이었다.

양수검사 하고 나서는 한 이주 또 누워지내다 시피 했다.

이제 23주 9월에 우리는 4식구가 된다.

정말 기쁨과 기대와 두려움과 걱정이 한번에 뭉쳐 몰려온다.

그래도 모두 축하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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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12-05-21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저 기억하시나요? 축하드려요.
날이 점점 더워질텐데 몸조리 잘 하셔서 건강한 아기 낳으시길 빌어요.
감기라니..아기때문에 약도 못 먹고 힘드시겠어요. 기운내세요.


하늘바람 2012-05-21 08:16   좋아요 0 | URL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지요 모1님 저야말로 님꼐 요즘 자주 못찾아갔었는데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선인 2012-05-21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축하드립니다. 저의 동갑내기 친구도 얼마전 아기 낳았어요. 아주 건강한 셋째를. 하늘바람님의 아가야는 더 큰 축복으로 올 겁니다. 축하축하.

하늘바람 2012-05-21 10:19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셋째 낳는 집이 정말 많더라고요
태은이에게 동생이 생긴건 정말 좋은데 터울이 많이 져서 같이 못놀게 뻔한게 아쉽네요
마로 해람이랑 비슷하죠

조선인 2012-05-22 08:03   좋아요 0 | URL
터울이 많이 지면, 큰애가 딸이면, 큰애에게는 전용 인형이, 작은애에게는 '어린 엄마'가 생기는 셈이에요. 저도 터울이 많이 져서 걱정했는데, 둘이 얼마나 죽이 잘 맞는지 몰라요.

하늘바람 2012-05-22 10:31   좋아요 0 | URL
저도 마로랑 해람이 닮길 바래야겠어요 해람이처럼 예쁘면 바랄 나위없겠네요

이매지 2012-05-2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태은이 동생 생기는군요!
못 뵙는 사이에 이런 일들이 있었네요.
하늘바람님, 축하드려요!
덧붙여 이런저런 다른 일들은 힘!내시구요. :)

하늘바람 2012-05-21 10:20   좋아요 0 | URL
네 힘낼게요 이매지님 ^^
감사합니다
전 언제나 님 서재에서 책 이야기 읽었어요

프레이야 2012-05-2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군요.
태은이 남동생부터 축하드려요.^^
이사할 즈음이면 몸은 좀 불어나도 오히려 안정감 있어지는 개월이나 다행이에요.
그러고보니 저도 이사할 때마다 7월이나 8월이었었는데요, 더운 날씨에 몸 잘 챙기며
이사하시구요. 마음 편히 지내시길 바래요.

하늘바람 2012-05-21 10:20   좋아요 0 | URL
이사는 이상하게 점점 늦춰지네요 5월이었다가 6월이었다가 7월로,
네 감사합니다. 마음 편히 지내야지요

차트랑 2012-05-2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반가운 소식을 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장차 식구가 늘어날 예정이시군요~
그래서 그동안 많이 피로하셨나봅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태은의 동생이 군대에 가게 될 것이라는 말씀^^
군대걱정을 해서 하시는 말씀 같지는 않고~!!^^

앞으로 태어날 아기와 태은의 어머님께
축하와 더불어 행복한 미래를 기원드립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하늘바람 2012-05-21 10:21   좋아요 0 | URL
감사드려요 가지 꿈은 태몽이었어요 좋은 해몽에 깊은 감사를 드린답니다

차트랑 2012-05-21 22:58   좋아요 0 | URL
그 때 그 꿈이 태몽이 확실했군요?
가지꿈을 꾸셨다고하셔서
제가 해몽을 해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해몽을 그대로 옮겨보면....

"가지 꿈은 영락없는 태몽을 꾸신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훌륭한 자녀가 태어난다는 강력한 메시지인 것이죠.
화합을 잘하면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쉽을 발휘할 것입니다."

요런 자녀가 태어난다는 뜻이랍니다.
잘키우셔야 해요~^^
큰 인물이 될테니까요^^

이거참, 기분 좋은걸요^^
저의 서재에 태교음악 한곡을 포스팅했답니다.
방문하셔서 제가 고른 태교음악을 아기에게 들려줘도 좋습니다^^

제 서재에서 축하를 해주신 분들이 계신데...
축하를 받으실 분은 하늘바람님이거든요??
그분들 축하 받아가셔요~^^

마녀고양이 2012-05-21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공개하셨군요........ 짜잔!!!
이제 안정권이라고 하나봐요, 물어보지도 못 하고 정말 걱정 많이 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축복과 기원을 많이 받은 아이니 정말 예쁘게 태어날거예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임신 중에 이사를 하신다니, 몸 정말 조심해서
너무 많은 일을 홀로 다 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렇게 하셔요.. 아셨죠?
정말 감탄스럽당, 저랑 두살 차이 밖에 안 나는데 저는 엄두도 못 내는 늦둥이를.
솔직하게......... 진짜! 부러워요!

9월에 태어난다니, 아기 옷이나 보러 다녀야겠네... 아이옷 너무 이뻐요~

하늘바람 2012-05-21 10:22   좋아요 0 | URL
네 언제나 힘이되는 마고 언니
부럽긴요.
사실 몸을 안 만들고 아기가 생겨서 정말 힘에 부쳐요.
아기를 갖는건 큰 걸 얻는 것이지만 여자는 정말 많은 걸 포기해야 하지요

blanca 2012-05-2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축하드려요!!! 이사랑 감기 저랑 같으시네요. ^^;; 아이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 순산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늘바람 2012-05-21 10:23   좋아요 0 | URL
우리 빨리 감기 낳고 이사도 잘 하자구요^^

2012-05-21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2-05-21 10:23   좋아요 0 | URL
네 바쁘셨지요?
안그래도 궁금했어요
감사합니다^^

북극곰 2012-05-21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시는 분이 많네요. 저도 지난 주에 이사하고 아직도 피곤에 쩔어 비몽사몽.
아직도 적응이 안돼서 무슨 콘도(씩이나?)에 와서 지내는 듯한 낯섦 속에 지내고 있네요.
둘째 축하드려요. 저도 모르게 첫인사도 없이 막... 축하인사부터 달고 있네요.
둘째는 너무 이뻐요!!

하늘바람 2012-05-21 10:24   좋아요 0 | URL
호호 저도 불쑥 말 걸었던 것 같은데요 뭐
그래도 이사 잘 하셨으니 적응하실 일만 남았네요
화이팅입니다

2012-05-21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1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1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1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12-05-2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드디어 ,,
몸이 힘드실텐데.그래도 바쁘게 사시고 계시네요,
태은이가 너무너무 좋아하겠어요,
몸조리 잘하시고 얼른 감기도 훌훌 털고 책은 좀 나중에 읽더라도 잠 많이 주무시고,,
앞으로 날씨도 더워지고 몸도 무거워 더 힘들어지실텐데,
건강 꼭 챙기세요,,축하축하해요,,

하늘바람 2012-05-21 14: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사실 겁부터 난답니다
태은이는 좋아해요.
빨리 감기 나아야 하는데~
울보님도 건강하게 지내셔요

마노아 2012-05-2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딸 아들 조합이라니, 200점인 걸요. 누구보다 태은양이 아주 기뻐할 것 같아요. 오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요. 하늘바람님 축하합니다. 건강한 아기 낳으시고, 하늘바람님도 건강 많이 챙기셔요. 이사도, 진행하는 일도 모두모두 순조롭기를 기원해요.

하늘바람 2012-05-24 12:0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감사합니다.
만날 동생을 바라던 태은양이지만 혹여 질투로 눈이 멀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희망으로 2012-05-2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가끔씩 들어와 글을 읽어보곤 했는데 글을 남기는 건 첨이네요.
이런건 많이 축하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축하축하축하 축하드려요.
큰아이가 서운치 않게 신경써주시고 하늘바람 님 건강도 잘 챙기셔서 튼튼한 아기 낳으세요^^

하늘바람 2012-05-24 12:06   좋아요 0 | URL
숨은 님이셨군요
감사합니다
제가 쓰는 글은 늘 넋두리였는데 그런 글을 읽어주셨다니
정말 감사해요
축하해주시는 것도 넘 고맙습니다

세실 2012-05-27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축하드려요~~ 하나는 외로워요~
힘들겠지만 화이팅 하시길^*^

하늘바람 2012-05-27 10:56   좋아요 0 | URL
ㅎㅎ 깜짝 놀라셨지요?
터울이 많이지긴 하지만 어른이 되면 그래도 서로에게 힘이 될 거예요
나이든 엄마 아빠대신^^

책읽는나무 2012-05-2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 많이 했었습니다.
축하드려요.^^
더군다나 아들...조합이 안성맞춤이네요.

제친구도 그랬다가 마음을 다잡아먹고 낳았는데 정말 친구닮아 어찌나 건강하던지~~
지금 성민이 친구인데 누나같은 덩치입니다.ㅠ
산부인과에서 검사결과 잘못나올때가 참많다라는 것을 친구들을 통해서 많이 보아왔어요.
그래도 건강 조심하시구요.맛난 것 많이 많이 드세요.
세째를 낳지 않는한,마지막일 수도 있으니 그동안 못받았던 대접 맘껏 받으세요.ㅋㅋ

하늘바람 2012-05-28 14:25   좋아요 0 | URL
감사드려요. 네 양수검사 끝나는 시간까지가 참 길어서
이래저래 맘을 놓지를 못했네요.
나이가 나인지라~
아직도 걱정은 되고요.
아이는 뱃속에 갖는 순간부터 엄마는 걱정이 시작되는 거 같아요.
 

일해야 한다고 새벽에 일어나서는 일안하고 알라딘에 머무르고 있다.

마감을 미루고도 끝낼 수 없을 것같은 스트레스가 몇일째 계속 되어서

무슨 대단한 소설가도 아니면서 마감타령을 하다니.

아무것도 없는 내가 뭔 배짱으로 시간을 어기고 있는건지

내가 편집자라면 난 아웃이겠당 ㅠㅠ.

 

사실 요즘 넘 피곤하다.

혓바닥은 다 벗겨져있고(세계지도를 그려진 느낌)

혓바늘은 늘~

검사 결과도 초초히 기다리는 중인데다

날씨가 날씨인 만큼

절대 어린이집에 집으로 곧장 오는 일은 없는 태은양,

놀이터에서 엄마들과 떠는 수다도 나는 피곤하기만 하다.

딱히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도 없고 간혹 그네 몇번 약하게 밀어주는 게 다인데도

왜케 피곤하고 힘든지

자꾸 목이 말라 이 새벽에 물만 벌컥이면서도 알라딘 마실다니는 나는

알라딘 할땐 하나도 안 졸린데 원고 작업하려고 자료 책만 보면 졸음이

요즘 내가 하는 게 세계사인지라 현재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

그 재미난 곳을 여행 중인데

어찌나 어렵고 조사할게 많은지

이런 핑계라도 대어야지.

 

아 큰일났구나.

속도 모르는 태은양

오늘 낼 친구들 또 초대한다고 난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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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5-09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좋은 새 하루
한껏 기운 차리셔요~

하늘바람 2012-05-10 10:31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후애(厚愛) 2012-05-10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아자~ 화이팅!!^^

하늘바람 2012-05-10 10:31   좋아요 0 | URL
네 화이팅이에요^^

차트랑 2012-05-12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방문을 드리지 않은 사이에
기력을 잃으셨나보군요 쿠더덩~^^
하루 속히 기력을 되 찾으시기 바랍니다~^

하늘바람 2012-05-20 13:45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차트랑 2012-05-1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을 너무 많이 끄셔요 ㅠ.ㅠ
기력 회복중??

하늘바람 2012-05-20 13:45   좋아요 0 | URL
^^ 요즘 좀 정신이 없네요. 이렇게 궁금해하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주를 끓은 물에 팍팍 삶으며 그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향과 소리를 느끼며 식탁에 앉아 있습니다.

호떡집에 불난 상황에 이렇게 여유롭다니

아침엔 김밥까지 쌌답니다

어디 갈 것도 아니고 그냥 먹었을 뿐이지만 나름~

이럴때 아닌데 하면서 말이에요.

라이팅 클럽을 아껴가며 읽고 있습니다

 

 

 

 

 

 

 

 

 

 

 

 

책이 아까운 것도 그까닭이요, 바쁜 것도 그까닭이요 하지만 읽지 않고는 못 베기는 것은 너무나 책이 내 마음을 콕콕 찌르기 때문입니다.

책 첫장부터 제 중고 시절과 너무도 닮아서요.

양철나무꾼님께서 제가 보고싶단 책을 보내주셨네요.

늘 받기만 해서 극구 사양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과 스카프까지.

고마움과 기쁨과 미안함과 죄송함과 걱정과 어쩌지 하는 맘이 한번에 몰려옵니다.

사실 이 마음은 알라딘에 내내 드는 마음입니다.

이러다 마음의 빚으로 파산하는 건 아닌지.

얼마전부터 받기만 하고 입 씻고 지내는 나날들이 넘 많아서 제 마음은 거의 두근반 세근반이랍니다. 하지만 정말 하나도 잊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다 몇배로 갚을 생각만 맘으로 하지요.

작년 회사 일과 집 일로 우울증 같은 증세가 심했습니다.

병원을 안 가서 얼마나 심한지는 알 수 없지만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주르르 나는 시간, 자전거를 타고 가족모두 한강을 달리면서도 눈물이 앞으로 가려 몇번을 숨어서 눈물을 훔쳤었습니다.

억울함과 답답함과 속상함이 자세한 사연을 쓰면 배가 될 거 같아 자세한 내막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선물보내주세요 라는 뻔뻔한 사연에 양철나무꾼님께서 멋진 뜨게가방에 양말을 보내주신게 엊그제 같습니다. 우울증책과 주역책도 보내주시고 시집도 보내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정말 이젠 지나가다 웃기도 한답니다.

어제도 그제도 그 가방을 들고 보라매 공원에 다녀왔지요.

알라딘에 고마운 분들이 많아서 저는 알라딘을 떠날 생각은 추어도 못한답니다.

양철나무꾼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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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5-06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꾼님은 주기가 즐겁다니, 하늘바람님, 맘껏 받으셔요.. 홍홍.
저도 내내 나무꾼님에게 얻어먹고, 책 받고,
제 자신으로 모자라 코알라의 어린이날 선물까지 받는 상황이라니까요...

하늘바람님, 하늘이 너무 맑지 않나요?
저도 호떡집 불난 것처럼 해야할 일이 산더미지만,
잠시 행주 삼는 내를 상상하며 다시 보고서 쓰러 갑니다.... 찡긋~ 쪽

하늘바람 2012-05-07 09:00   좋아요 0 | URL
언제나 바쁘고 그리고 멋지게 해내시는 님
저는 그렇지 못해 안달복달 중이에요
양철나무꾼님은 정말~
님도 그렇고요
빨리 저도 할일도 끝내고 계절과 사랑을 즐기고 나누고 싶네요

차트랑 2012-05-07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너분들 중에는...
위 글에 등장하시는 분이 계시니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그렇게 아름다우신 분과 가까이 지내신다니...
저는 하늘바람님이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이렇게 기분을 아주 좋게하는 글을
만나는 일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닙니다.

속이 좁은 저의 마음을 참으로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꾸어 주는 힘을 가진 글이고
이 글을 읽는 저를 그 얼마나 기쁘게하는지...
아마도 하늘바림님은 아실런지...

中과 和에 이르면
세상이 바로서고 그 안의 모든 것들이
잘 자라나게 된다더니...
오늘 저는 중화의 모습을 보고 갑니다...

우환의식을 가지고 계신 마녀고양이님이나,
중화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위 이야기의 주인공,
양철나무꾼님과 하늘바람님께
크게 깨달은 바 있습니다..

2012-05-07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방문객, 정현종 

 

 

-마녀고양이님 서재에서

 

 

단풍

 

사랑은 맹목을 잃는 순간 사랑이 아니어서

붉은 잎 단풍 한 장이 가슴을 치네

그 때 눈멀고 귀먹어

생각해보면 가슴이 제일 다치기 쉬운 곳이었지만

그래서 감추기 쉬운 곳이기도 했네

 

차마 할 말이 있기는 있어

언젠가 가장 붉은 혓바닥을 내밀었으나

그 혀에 아무 고백도 올려놓지 못했네

다시 보면 붉은 손가락인 듯

서늘한 빗질을 전한 적도 있으나

그 손바닥에 아무 약속도 적어주지 않았네

 

붉은 혀 붉은 손마다 뜨겁게 덴 자국이 있네

남몰래 다친 가슴에

쪼글쪼글 무말랭이 같은 서리가 앉네

감추면 결국 혼자 견뎌야 하는 법이지만

사랑은 맹목을 지나는 순간 깊어지는 것이어서

 

지그시 어금니를 깨무는 십일월이네

 

양철나무꾼님 서재에서

 

 

 

그 젖은 단풍나무

 

                                  - 이 면 우 - 

 

 아주 오래 전 내가 처음 들어선 숲엔 비가 내렸다
오솔길 초록빛 따라가다가 아, 그만 숨이 탁 막혔다
단풍나무 한 그루 돌연 앞을 막아섰던 때문이다 그

젖은 단풍나무, 여름숲에서 저 혼자 피처럼 붉은 잎
사귀, 나는 황급히 숲을 빠져나왔다 어디선가 물먹
은 포풀린을 쫘악 찢는 외마디 새울음, 젖은 숲 젖
은 마음을 세차게 흔들었다.
 
  살면서 문득 그 단풍나무를 떠올린다 저 혼자 붉
은 단풍나무처럼 누구라도 마지막엔 외롭게 견뎌내
야 한다 나는 모든 이들이 저마다 이 숲의 단풍나무
라 생각했다 그대 바로 지금, 느닷없이 고통의 전면
에 나서고 이윽고 여울 빠른 물살에 실린 붉은 잎사
귀, 군중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누구라도 상처 하
나쯤은 꼭 지니고 가기 마련이다.
 
  멀리서 보면 초록숲이지만 그 속엔 단풍나무가
있고 때론 비 젖은 잎, 여윈 손처럼 내밀었다 아주
오래 전 내가 처음 들어선 숲엔 말없음표 같은 비
후두두둑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내미는
낯선 손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아직 몰랐다 다만 여
름숲은 초록빛이어야 한다고 너무 쉽게 믿어버렸다
그 단풍나무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고통에 관하여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그렇다.
 
  이렇게 살다가, 누구라도 한 번쯤은 자신의 세운
두 무릎 사이에 피곤한 이마를 묻을 때 감은 눈 속
따듯이 밝히는 한 그루 젖은 단풍나무를 보리라.
  
  지금이 꼭 가을이 아니라도

 

 

-양철나무꾼님 서재에서

 

 

 

쓸쓸한 날에
                           - 강 윤 후 - 



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 더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 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떠는 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들 가끔씩
그래, 아주 가끔씩은 그대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여전히 의심이 많아서 안녕하고
잠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 치사함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
그대에게 알려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 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 놓지만
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 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 부질없이
바람에 기대어 귀를 연다, 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打電하는 것 같기에

-양철나무꾼님 서재에서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 돌 속의 별, 13p,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류시화님

 

 

-마녀고양이님 서재에서 

혼자 울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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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4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2-05-06 13:28   좋아요 0 | URL
언제나 정성스런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아프시다니 걱정이 많이 되네요
아프신데 댓글때문에 걱정하시다니요
언제나 마음으로 감사하고 있답니다

순오기 2012-05-0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담기는 시라 업어 오셨나 봅니다.^^
오랜만에 흔적 남겨요, 내가 서재 마실도 댓글도 뜸했지요.

하늘바람 2012-05-06 10:58   좋아요 0 | URL
네 그냥 읽고 지나가기엔 아까워서요
몸도 마음도 괜찮으신가요?
에너지 여사님이 아프시면 안되니 건강 살피세요

마녀고양이 2012-05-06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쪽~

하늘바람 2012-05-07 09:01   좋아요 0 | URL
ㅎㅎ 사실 시만 베껴온게 아니라 음악도 열심히 듣고 있어요 다 넘 좋아서
 

아침 태은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데 태은이 친구엄마를 만났다.

"우리 다 보라매 공원가기로 했어요. 같이 가요."

우리 동네 엄마들은 특히 태은이 어린이집 친구 엄마들의 특징은 전업주부이며 기본이 아이 둘 셋이다. 게다가 아빠들은 대부분 늦게 오거나 일주일에 한번 온단다. 각종 장난감을 다 고루 갖추게 사주며 공부보다는 놀이터에서 놀리는 걸 더 좋아라 한다. 그래서 일찌감치 아이보내고 한 집에 모여 점심을 해결하고 3~4시쯤 되면 아이를 데리고 나와 어린이집 뒤에 있는 놀이터에서 6시까지 놀다가 저녁은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두세번은 다시 어느 한집으로 우루루 몰려가 해결하고 저녁 8시나 9시쯤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이다. 딱히 다른 걱정을 하는 걸 본적은 없다.

그 엄마들은 부지런하고 젊고 예쁘기까지 하다.

거기에 발맞추기엔 나는 어느 하나 맞는 상황이 없다.

나는 지금 내가 일을 부지런히 해도 모자랄 상황이고 (하지만 늘 안해서 징징)

아빠 부분도 일치하지 않고 ~

하지만 태은이는 그 아이들과 너무 친해서 내가 원고 좀 쓰다 5시쯤만 가도 아주 난리다 엄마 때문에 친구들과 약속을 못 지켰다고.

어린이집에서 미리 이따 놀이터에서 뭐하고 놀지는 정해버리고, 우리집에 누구누구를 초대할지도 정하고~

아이가 넘 원해서 발맞춰주다보니 내 계획과 일상은 아주 엉망이 되어 버렸다,

나도 같이 노는 게 좋지만 어쩌랴.

나는 일도 해야하고 집안 일도 해야하고 책도 읽고 동화 모임에 나갈려면 원고와 자료 책도 읽고 과제도 내야하는데~

게다가 이번주엔 집문제가 터졌다. 이사온지 이년이 다 되었으니 그럴 수 밖에. 당장 주변 집과 먼 곳까지 알아봐야 할 상태다.

자동차 보험과 관련 된 문제, 그리고 갑자기 건강보험료(지역으로 내고 있다)가 추가 금액까지 포함하여 올르면서 세상에 거의 27만원돈이 나왔다. 그거 조정하러 세무서와 보험공단을 뛰어다니다보니 어느새 아이데리러 갈 시간. 도 이번주까지 나와 관련된 보험을 들어야 해서 알아보는데 관련 전화가 어찌나 많이 오는지~

나처럼 집중 안되는 사람은 정말 고요하게 마음 차분히 먹고 있어도 일이 될가 말까한데

일주일 미뤄둔 원고 마감이 다시 코앞. 오늘 아침에 독촉 문자까지.

아웅.

그런데 태은양

엄마 오늘 놀이터 가야 하니 물도 얼려서 아주 일찍 와야해.

낼은 엄마들 모두 보라매공원으로 출동한단다.

그 모임에 빠지면 아이들이 서로 대화하다 모르거나 제외되니 왕따 당하기 싫은 태은양을 위해 끼어주어야 하는데 정말 어린이집 잘 못 선택했나 싶을 정도다. 일하는 엄마 많아서 아이들이 늦게까지 있는 어린이집이 주변에 수두룩한데 어찌하여 이 어린이집은~4시만 되면 모두 아이들을 데려가고 아침에도 아홉시 도착하면 일등이다.

엄마가 데리고 노는 시간이 많으니 아이들이 착하고 밝고 폭력적이진 않아 좋긴 하다만 바쁜 엄마는 날마다 울상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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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5-0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경험 있어요. 동네에 친구가 없는 다린이가 모처럼 같은 아파트에 친구를 사귀었는데 모두 엄마들끼리 팀을 이루어 집집마다 돌아가며 품앗이 교육, 놀이 등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린이를 계속 끼워주기가 곤란하다고 한 엄마로부터 얘기를 들었지요. 그 엄마들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어요. 매일은 아니더라도 제가 좀 부지런을 떨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라도 뭔가 제 나름대로 기여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태은이가 한참 또래 친구를 찾을 때인가봐요.
그나저나 집 문제도 잘 해결하시고, 무엇보다도 건강 주의 하시고요(찡긋^^).

하늘바람 2012-05-04 13:19   좋아요 0 | URL
어릴 때 다린이처럼 혼자다 보니 친구가 넘 그리웠어요 열심히 어울릴려고 하지만 엄마까지 친한 친구들을 따라갈 수가 없고 그게 넘 속상했지요.
그런데 막상 제가 하려니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니네요. 일주일에 한번이 아니라 다른 집에 가길 원하고 데려오기도 원해서 거의 매일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조용히 제 시간을 보내던 시간이 조금 그립네요

차트랑 2012-05-0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해지실 날이 멀지 않답니다^^
세월은 쏜 살과 같다는 말, 저 많이 공감하며 살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