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태은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데 태은이 친구엄마를 만났다.

"우리 다 보라매 공원가기로 했어요. 같이 가요."

우리 동네 엄마들은 특히 태은이 어린이집 친구 엄마들의 특징은 전업주부이며 기본이 아이 둘 셋이다. 게다가 아빠들은 대부분 늦게 오거나 일주일에 한번 온단다. 각종 장난감을 다 고루 갖추게 사주며 공부보다는 놀이터에서 놀리는 걸 더 좋아라 한다. 그래서 일찌감치 아이보내고 한 집에 모여 점심을 해결하고 3~4시쯤 되면 아이를 데리고 나와 어린이집 뒤에 있는 놀이터에서 6시까지 놀다가 저녁은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두세번은 다시 어느 한집으로 우루루 몰려가 해결하고 저녁 8시나 9시쯤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이다. 딱히 다른 걱정을 하는 걸 본적은 없다.

그 엄마들은 부지런하고 젊고 예쁘기까지 하다.

거기에 발맞추기엔 나는 어느 하나 맞는 상황이 없다.

나는 지금 내가 일을 부지런히 해도 모자랄 상황이고 (하지만 늘 안해서 징징)

아빠 부분도 일치하지 않고 ~

하지만 태은이는 그 아이들과 너무 친해서 내가 원고 좀 쓰다 5시쯤만 가도 아주 난리다 엄마 때문에 친구들과 약속을 못 지켰다고.

어린이집에서 미리 이따 놀이터에서 뭐하고 놀지는 정해버리고, 우리집에 누구누구를 초대할지도 정하고~

아이가 넘 원해서 발맞춰주다보니 내 계획과 일상은 아주 엉망이 되어 버렸다,

나도 같이 노는 게 좋지만 어쩌랴.

나는 일도 해야하고 집안 일도 해야하고 책도 읽고 동화 모임에 나갈려면 원고와 자료 책도 읽고 과제도 내야하는데~

게다가 이번주엔 집문제가 터졌다. 이사온지 이년이 다 되었으니 그럴 수 밖에. 당장 주변 집과 먼 곳까지 알아봐야 할 상태다.

자동차 보험과 관련 된 문제, 그리고 갑자기 건강보험료(지역으로 내고 있다)가 추가 금액까지 포함하여 올르면서 세상에 거의 27만원돈이 나왔다. 그거 조정하러 세무서와 보험공단을 뛰어다니다보니 어느새 아이데리러 갈 시간. 도 이번주까지 나와 관련된 보험을 들어야 해서 알아보는데 관련 전화가 어찌나 많이 오는지~

나처럼 집중 안되는 사람은 정말 고요하게 마음 차분히 먹고 있어도 일이 될가 말까한데

일주일 미뤄둔 원고 마감이 다시 코앞. 오늘 아침에 독촉 문자까지.

아웅.

그런데 태은양

엄마 오늘 놀이터 가야 하니 물도 얼려서 아주 일찍 와야해.

낼은 엄마들 모두 보라매공원으로 출동한단다.

그 모임에 빠지면 아이들이 서로 대화하다 모르거나 제외되니 왕따 당하기 싫은 태은양을 위해 끼어주어야 하는데 정말 어린이집 잘 못 선택했나 싶을 정도다. 일하는 엄마 많아서 아이들이 늦게까지 있는 어린이집이 주변에 수두룩한데 어찌하여 이 어린이집은~4시만 되면 모두 아이들을 데려가고 아침에도 아홉시 도착하면 일등이다.

엄마가 데리고 노는 시간이 많으니 아이들이 착하고 밝고 폭력적이진 않아 좋긴 하다만 바쁜 엄마는 날마다 울상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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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5-0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경험 있어요. 동네에 친구가 없는 다린이가 모처럼 같은 아파트에 친구를 사귀었는데 모두 엄마들끼리 팀을 이루어 집집마다 돌아가며 품앗이 교육, 놀이 등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린이를 계속 끼워주기가 곤란하다고 한 엄마로부터 얘기를 들었지요. 그 엄마들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어요. 매일은 아니더라도 제가 좀 부지런을 떨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라도 뭔가 제 나름대로 기여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태은이가 한참 또래 친구를 찾을 때인가봐요.
그나저나 집 문제도 잘 해결하시고, 무엇보다도 건강 주의 하시고요(찡긋^^).

하늘바람 2012-05-04 13:19   좋아요 0 | URL
어릴 때 다린이처럼 혼자다 보니 친구가 넘 그리웠어요 열심히 어울릴려고 하지만 엄마까지 친한 친구들을 따라갈 수가 없고 그게 넘 속상했지요.
그런데 막상 제가 하려니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니네요. 일주일에 한번이 아니라 다른 집에 가길 원하고 데려오기도 원해서 거의 매일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조용히 제 시간을 보내던 시간이 조금 그립네요

차트랑 2012-05-0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해지실 날이 멀지 않답니다^^
세월은 쏜 살과 같다는 말, 저 많이 공감하며 살아요 ㅠ.ㅠ